Date |
2002/09/30 23:14:47 |
Name |
minyuhee |
Subject |
신념가여, 매니아가 되라 |
디지털 카메라와 컵라면만 있으면 행복하다"
국내의 거대언론에 소개된 한 거대폐인사이트 운영자의 말이다.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러한 개인주의적 속성이 악은 아니지만 신념과 긍지를 지닌 자라면 불쾌감을 표시할 자격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약간만 바꾸어
"디지털 카메라와 컵라면만으로도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라고 한다면 개인주의적 속성은 180도 회전해버리게 된다.
대다수의 일반시민은 위인이 아닌 동시에, 사소한 것이라도 사회의 부정함에 저항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물론 노력은 그 대가를 거두는게 당연하지만 이상하게도 신념이 들어간 노력은 성공하기 전까진 그 노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사소하게나마 사회의 부정함을 변화시키려 하는 자는 소외감을 거듭하고 때로는 굉장한 굴욕감까지도 거듭 맛보게 된다. 결국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다수의 대중으로 전락해버린다. 그러한 자들에게 현재의 여러 매니아적 문화매체야말로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도하지 의도하지 않았던 것에 현재의 여러 매니아적 문화매체는 다른 매체가 지니지 못한 강렬한 창조성을 나타낸다.
오타쿠들에겐 다른 매니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독립적 개인정신이 살아있다. 사회 전체에서 부정당하고도 긍지를 잃지 않을 정도다. 그 독립된 혼이 사회의 부정함에 저항하는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파제가 될 수 있다면.....! 각종 에니메이션의 명랑사회같은 궁극이상에는 도달할 수 없더라도 그 과정을 쌓아올릴 수 있을 것이다.
'매니아 + 신념가'라는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성향의 결합이야말로 위인이 아닌 일반시민의 사회변혁에는 최선의 길일지도 모른다. 관료제의 비리를 내부고발했다가 동료들에게 버림받고, 공사를 구분했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절교당할 때라도 매니아의 세계는 변함없지 않은가.
PS.
'거대폐인사이트'라는 단어가 약간 걸리지만 본인은 전생의 인연을 지키기 위한 사소한 노력의 결과 그 x 10의 사회적 소외감을 느꼈기 때문에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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