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21 03:35:05
Name 고로록⌒⌒
Subject 아~ 취한다! 굿겜 박정석!
오늘 메가에 가서 두 선수의 혈전을 지켜봤습니다.

아, 정말 최고의 경기더군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는 선배와 함께 술을 한잔 했죠.(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섯 경기는, 세 시간동안 이어진 술자리의 안주감으로 손색이 없었죠.

여기선 이랬어. 저기선 그랬지? 그거 봤어? 와 죽였지....

그리고 결론.

두 선수 모두 '뚜렷한' 실수 하나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승패가 갈렸다는 거, 둘 다 진짜 대단한거야. 진짜 실력이라고.



이 두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경기를 펼쳤었는지에 대한 찬사가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둘 다 동시에 내뱉은 말.

"아! 빨리 집에 들어가서 게임 게시판좀 보고싶다! 특히 pgr!"

그게 술자리가 일찍 파한 가장 큰 이유였죠.



그런데 여기 들어오니 글 한두개 때문에 좀 어지럽군요.



pgr에 어떻게 이런 글이 올라올 수가 있냐!

이 말엔 100% 동감을 합니다.

프로게이머 까페라는 건, 회원의 수를 떠나 상당히 개인적인 공간입니다.

만약 어떤 프로게이머 까페에서 그 선수에 대해 근거없는 비난을 하면,

운영자가 강퇴시킬 수도 있죠.

당연하죠. 거긴 그 선수 좋아하는 사람 모이라고 만든 곳이니까요.

그리고 거긴 그 선수 응원하라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게임게시판은 다릅니다.

특히 pgr같이, 회원들의 암묵적인 합의로 중립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곳은 더 그렇죠.

대체, 출처에서조차 비판받는 글을 여기까지 퍼와서 논쟁을 일으키는 건

얼마나 소모적인 일인가 말입니다.

글 퍼오시는분들 생각좀 하셨으면 하네요.



이런걸 다 떠나서...

저는 오늘, 굿겜을 보여줬다는 것 이외에 박정석선수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한번도 이런 메이저 대회에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더군다나 2시간 반동안 자리에서 한번 일어나지도 못하고, 녹초가 되도록 방송경기를 치뤄 본 경험이

한 번도 없다는 겁니다.

예전에 코크배 때, 홍진호선수가 그랬었죠.

모든 사람이 걱정했던것처럼,

그렇게 큰 자리가 처음이었던 홍진호선수는 얼굴이 석상처럼 굳어있었습니다.

오늘 경기 시작전에 보여준 두 선수의 모습 역시 많이 달랐죠.

박정석선수, 잠을 못잤는지 한껏 부은 눈. 굳게 다문 입.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이겼는데도 조금도 기쁜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는게 좀 아쉽지만^_^.



전, 박정석 선수 많이 클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아래서 말했던것처럼,

세종족 최고의 트로이카의 한 축으로 군림하면서

입벌어지는 게임 계속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 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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