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11 09:01:41
Name 마치강물처럼
Subject 가슴 한켠이 저려오네요..
몇번이나 망설이다가 이렇게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사실 요즘에 게시판에서의 논쟁을 지켜보면서, 저는 그냥 비겁한 방관자의 입장이었네요.

안타깝고, 또 가슴이 아팠지만 감히 뭐라고 이야기 할만한 용기도 자신도 없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전 그냥 pgr이 좋습니다.( 그 누가 그랬죠. 이유없이 좋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구요)

여기에 글을 남기시는 분들이나, 혹은 글을 남기시지는 않더라도 들르셔서 다른 분들을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가 다 저와 같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도 다르고 하는일도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다르고 서로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지만 여기에 계신 모든분들은 한가지에 대한 사랑과 따스함으로 맺어진 가족이라고 느껴왔는데, 이건 저만의 착각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비포에버님과 분수님의 글을 보면서, 전 그것을 느낄수가 있고, 아파님을 걱정하는 여러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그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조금만 여유로워 졌으면 좋겠네요.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에, 열정에 휩싸여 차분함을 잃어버렸다면, 한숨 한번 크게 쉬고 좀 편안하게 생각하면 좋겠네요.

과연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 안타까워 하는 작은 목소리 쯤으로 생각해 주세요.

p.s : 아파님! 마음이 아프시더라도, 또 슬퍼지고 무기력하게 느껴지더라도, 당신이 가진 열정과 사랑은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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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저그
02/09/11 09:27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강물님...
저 울트라입니다. 님이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저야... 머.. 피지알을 걱정해 하는 것이 적어서인지, 너무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님 스스로 비겁하다 방관했다 이러지 마십시오.
용기가 없는 것이 부끄럽다 .. 이렇게 생각지도 마십시오..
님이 그럴수록 더 괴로운 것은 여기를 아껴주는 분들뿐입니다.
때로는 말입니다.
그냥 조용히 지켜 보는 것이 오히려 도와주는 일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아무렇치도 않은 듯이 게임얘기하고 연얘얘기하고, 노땅프로게이머소설 쓰고 하는 것이 게시판 운영에 더욱더 도움이 되기도 한답니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슬픔을 보고 외면하는 것은 옳지 못하지만,
게시판에서의 논쟁은 때로는 외면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님의 말씀대로 매사에 여유로와지고, 편안하게 생각할려고 노력하는 불멸의 저그였슴당~~~~
Dark당~
02/09/11 11:15
수정 아이콘
여기선 '...저그'라는 아뒤가 꽤 많은거 같더군요... '허풍, 폭풍, 초보, 폐인, 사우론, 그리고 불멸의' 저그... 아직도 좀 헷갈리긴 하지만... 아마도 저그 팬이신 듯.. ^^,

저도 불멸의 저그님과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온라인 특성인지.. 사람의 특성인지.. 모두들 자기 생각들을 말하고 싶어하고.. 그리고 공감을 얻고 싶어 하겠지만... 때로는 말을 아끼는 것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얘기를 100번에 걸쳐.. 점점 감정이 격해져서 말하고 나서 바보될 필욘 없다는 생각임다(사실은 저도 만만찮은 다혈질이라 통제가 않되는 경우가 많죠..-_-)...

그리고 Apatheia님의 결정도 옆에서 보기에 조금만 편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런사람, 저런사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걍 무시할건 무시하셨으면 하지만.. 또 직접 운영하는 입장에선 그리 맘편하게 두지 못 할 수도 있기에... 그냥 보는 맘만 아프죠..
아트 블래키
02/09/11 11:38
수정 아이콘
나는 강들을 알지:
세상만큼이나 오래되었고 사람 핏줄에 피가 흐르기 전부터 흐르던 강들을.
내영혼 그 강들처럼 깊이 자라왔네.

새벽이 아직 젊을 때 나는 유프라테스 강에서 목욕했고,
콩고 강 기슭에 지었던 오두막은 나를 얼러 잠재워.
나는 나일 강을 우러러보며 그 위로 피라미드를 세웠네.
에이브러햄 링컹이 뉴올리언스에 내려왔을 때 미시시피 강의 노랫소리를
들었고 그 진흙창 가슴팍이 황혼녘에 금빛으로 변하는 것을 봤네.

나는 강들을 알지:
오래된 어스름한 강들을,

내 영혼 그 강들처럼 깊이 자라왔네.
----랭스턴 휴스.[니그로가 강에 대해 말하다]

p.s 아파님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힘내세여^^
02/09/11 11:59
수정 아이콘
강물님, 가슴 아파 하시지도 말고 자신이 비겁한 방관자였다고도 생각하지 마십시오.
아무도 강물님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구요. 전혀요!
오늘 '스조'에 실린 정일훈님의 글이, 마침 이런 내용이더군요. 사람들은 마주 보며 얘기할때는 절대로 모든 사람들의 말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사이트의 '자게'에 실린 글에는 모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데, 때론 무시할 건 무시할 줄 알아야 한다. 말하는 사람의 의중이나 상대가 어떤사람인지, 상대의 말에 몇프로의 가치를 두어야 할지 등등 은, 오프라인에서는 판단하여 차별하여 받아 들이면서 왜 온라인상의 글에서는 동등하게 반응하는지...
아마 이런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지하철안에서 이유없이 사방을 향해 떠드는 사람의 말에는 귀도 안 기울입니다. 길 가다가 이유없이 저한테 막 욕을 해대는 사람을 만난적도 있지요.
보통 그럴땐 우린 그저 웃고 지나지 않나요? '자게'의 글들... 하루만 지나면 묻혀버려서 무슨 글이 올라 왔는지도 모르게 되고, 그리고 흥분했던 글들도 하루만 지나면 별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데...
아파테이아님도 너무 힘들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삼이
02/09/11 12:25
수정 아이콘
전 비겁한 방관자가 오히려 좋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나 다 제 목소리를 낸다면 이런 사태가 또 일어나겠지요.
저도 한자 적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모적인 논쟁에 기름을
더 부어주는 격이 될까 싶어 저절로 꺼지기를 바라만 보았습니다.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안되겠지만요.

전에 누군가가 새로운 사람들이 많아져서 많이 알려져서 걱정이라는
글을 쓰신 걸 봤을 때는 기득권의 푸념으로 안 좋게 봤습니다만
이제는 그 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저도 새로운 마음으로 이 게시판을 들여다보겠지만 전처럼 많이는 안 들어오지 싶습니다.
와야할 이유가 적어도 하나는 줄었기에.....
오늘 아침에도 역시 별로 바뀐 건 없어 보입니다.

p.s 불멸의 저그님 부산 와서 회 사신다고요? 미리 인사드릴게요. 잘먹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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