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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1/06 20:44:01 |
Name |
판 |
Subject |
소개팅 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초필살님께 드리는 답변) |
제가 분명히 쓰고 라이트 눌렀다고 생각했는데 급히 나가느라 다시 보니 ..ㅡㅜ
페이지가 두 페이지나 넘어가서 못 읽으셨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어줍잖게나마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에..
페이지가 넘어간 글에도 답변을 달아놓긴 했지만 부득이 다시 올립니다. 소개팅 따위 빌어처먹을 세상아 ..라고 생각하시면 백스페이스...
아무튼 소개팅 후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그녀로부터의 연락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는 초필살님의 글에 드리는 초필살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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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새내기 대학생들의 소개팅 상담은 3,4월쯤인데
역시 이 시즌은 이십대 중반의 뒤늦은 월동준비 시즌이군요.
그런데 이건 굉장히 일반론적인 문제입니다.
주위에서도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흔한 문제라는 얘기는
많은 사람이 고민해 보고, 겪어 본 문제인데도 계속 발생하는 문제란 얘기고
결국 완벽한 정석의 해답이 없는 문제란 이야기죠.
뭐, 그래도 이십대 중반이시라면 이야기는 쉽습니다.
어떤 관계를 접을 때는 두 가지를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것.
자신에게 흠집이 나지 않을 것.
어휘의 뉘앙스에서 이미 와닿으셨겠지요.
사안의 경우 이십대 중반이시라면 여성분도 분명 갓 대학생은 아니실 겁니다. 어려도 이제 2학년 올라가는(고등학생이라면 본문에 언급하셨겠지요. 나이차가 조금 있다 라는 식으로...보통 남성분들은 4살차 이상부터는 나이차를 꽤 의식하시더군요. 자랑하고 싶어하시기도 하고.)
그러면 한마디로, 알 건 아는 분들의 만남이란 얘기죠.
그분이 정말로 혼자 애태우고 상처를 많이 받을 분이라면
최소한 몸이 달아서라도 주선자에게 문의해 볼 겁니다. 그런데 주선자에겐 전달을 하셨으니, 아무리 2단계 주선구조라고 해도
친구가 힘들어하는 걸 보면 그쪽 주선자도 알아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결국 전달은 됩니다.
이렇게 일단 보험가입은 완료되셨고..
문자를 짧게, 보내거나, 금방 대화를 종료시켜 버리는 상황종료성 멘트로 대화의 가능성을 막아버리셔도 좋고
어느 정도 연애감각이나 경험이 있으신 여성분이라면
지금 시즌이면 쌍화점 정도 얘기 하시면서 한번 보러가자고 운을 띄우실 텐데
그때 아 제가 요새 바빠서 통 시간이 안나네요 정도로
'지금 바빠서' 못 가는 게 아니라
'당분간 쭉' 바빠서 못 만난다. 라는 뉘앙스만 전해 주시면 다 알아듣습니다.
물론 특수한 경우에는 위의 댓글처럼
저 죄송한데 관심없어요. 라고 말해야할 경우도 있겠지요. 겪어 봤습니다. 그걸 부정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게 작든 크든 분명 그분께는 상처가 되는 말이고,
사실 진짜 문제는
그게 어떤 형태로든 악영향이 돌아옵니다.
학부생에서 사회 초년생까지의 남녀관계는 의외로 좁습니다. 다들 비슷비슷한 집단인 데다가
한두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이 난마처럼 얽혀 있습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남성분들은 소개팅 받는 주선자가 극히 한정적입니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 한국 대학생들의 경우 주선 하는 사람은 아예 여자 많이 아는 사람으로 고정된 한두 명이 계속 조달(?)을 하더군요. 그런데 이 주선자도 사람인지라, 한번 안좋게 끝나거나, 뒷마무리가 개운치 않은 사람은 다시 해주기 그렇단 겁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마이너스 마이너스 뿐이라는 거지요.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경우는 정말 TV에나 나올 법한 상황 뿐입니다.
그 외의 경우이실 것 같으니 아래의 방법을 추천합니다.
1. 여자분이 다치지 않게, 연락을 짧게짧게 단발성 대답으로 차단시키고, 만나자는 제의는 확실하게 거절한다.
2. 자신에게 불이익이 오지 않도록, 자신 측의 주선자에게 진지하게 괜찮은 사람인데, 여자로서는 안 끌림을 호소한다.
3. 이 경우 높은 확률로 한번더 만나보고 생각하라는 주선자 측의 강권이 들어오는데, 여자측 주선자라면 희망고문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실히 해서 회피하고, 자신의 주선자가 권한다면 밥만 먹고 돌아온다. 이유는 여자측 주선자보다 자신의 주선자가 후일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물론 만나서 밥만 먹고 나서 확실히 돌아오면 메시지 전달이 된다. 커피라도 마시는 순간 ...
"그래서 다시만나서 뭐했어?" "아 뭐 밥먹고 커피마시고 사람들 하는대로 했지" "그래그래 잘했어 이제 어쩌고저쩌고..."
밥'만' 먹고 돌아올 경우에는 위의 상황이 바뀐다.
"그래서 다시만나서 뭐했어" "밥먹었지 뭐" "밥 먹고 뭐했냐니까" "밥만 먹었다니까" "밥 만? 진짜로?" "응 밥먹고 그냥 가던데"
"...." "........." "........................"
물론 이렇게 해도 상처가 아예 안 되지는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연애에 있어서 눈치없음은 죄악에 가깝죠. 이 정도는 그 분도 감수하셔야 합니다. 한 번의 기회를 더 부여받았는데도 그 안에 이 남자를 휘어잡지 못했다면, 자신이 가슴이 아플 거란 걸 그 분도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나오셨을 테니까요.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굽혀가며 만든 자리란 건 이렇게 리스크가 큰 법입니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받는 두 분, 그만큼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늦었지만 해피뉴이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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