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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12 19:30
제 생각으론 앞에 예시는 현실성이 낮고(키우는 개가 없다면 상황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돈가방든 사람이 빠지면 모를까 돈가방만 빠지진않을테니...)
뒤에 나온 이야기는 살아가다보면 한번쯤은 경험할수 있는 이야기라서 다들 현실적으로 생각하기때문이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개vs사람 구하기의 이야기는 그냥 도덕적으로 자기 논리에 맞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뒤에 길가던사람도와주기는 현실이거든요...
11/08/12 19:30
개 vs 사람의 논쟁은 당위의 문제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보면 뭐라고 부르는 이름이 있다고 했는데 술 한잔 했더니 알딸딸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군요 '';; 어쨌건, 이런 문제의 핵심은 핵심이 되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들을 단순화(=제거)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개 vs 사람의 논쟁에서 구하는데 있어서의 난이도라거나 어려움은 논의하지 않는데 현실에서 그럴 일이 없죠. 사람이, 개가 죽을 정도의 물살인데 구출에 있어서 구출의 난이도를 논하지 않는다는게 말이 됩니까. 그러나 여기에서는 당위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그러한 조건들은 단순화시켜서 동일한 것으로(혹은 같은 것으로) 치부하죠. 그러나 일면식 없는 어려움에 처한 여성(타인이라고 해도 좋겠네요)을 구해야하느냐 하는 문제는 현실의 문제입니다. 그 문제에서 답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당위의 문제로서는 타인을 구해야한다'는 뉘앙스를 조금씩은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실에서 맞이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거론하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뿐이지요. 둘은 다른 질문이기 때문에 다른 대답이 나오는 겁니다.
11/08/12 19:30
개 vs 사람은 구하는 데 드는 노력 정도만 쓰면 되지만, 길가던 사람 돕기는 그 이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죠. 길가던 사람 돕기에 달리는 '잘못하면 독박 씁니다' 라는 덧글은 상반된 반응이 아니라, 당신의 도우려는 행동은 당신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입니다.
결국 '구하는 데 드는 노력'과 '구함으로서 얻는 도덕적인 이익'을 저울질하면, 예상 비용을 감안해 일반적으로 위의 반응이 자연스럽겠죠.
11/08/12 19:30
길가던 사람을 도와주는 문제에 있어서는
돕지 말라는 뉘앙스보다는 돕더라도 자기가 난처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라, 정도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개와 사람 중 누굴 구할 것인가, 라는 문제는 일단 '자신이 안전한 범위 내에서 둘 중 하나를 구할 수 있다'라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봅니다. 만약 물살이 심하게 세다거나 하는 현실적 조건이 추가된다면 둘 다 직접 구하기는 포기한다, 내지는 얼른 119에 신고한다 등등 답이 달라지겠죠. 폭행당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에 있어 '피해자가 그냥 도망간다거나, 가해자가 역고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이 배제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면 마찬가지로 당연히 구해야 한다, 가 답이 될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현실적 조건이 가해졌을 때 답이 달라지는 건 위와 마찬가지 아니려나요.
11/08/12 19:38
의도와 상황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둘 다 측은지심에서 비롯되어 봉사하는 마음을 베푼다는 것까지는 같은 의미겠지만 누군가를 구한다고 하는 것은 어떤 누군가가 보더라도 위험에 처해진 상황이고 피구조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이전에 의협심?이 발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구하기나 폭행당하는 여성을 도와주는 상황은 굳이 다르다고 볼 수 없습니다. 도와주다가 폭행범이 될 수도 있는거고 구해주다가 대신 죽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길 가던 사람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하려던 순수한 의지의 도움의 손길보다 본문에 나와 있듯이 위협의 주최에 대한 주객이 전도될 수 도 있는 상황이고 구원자가 아닌 피의자로 바뀌거나 구원자에서 피해자로 바뀔 우려가 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 의해서는 주변의 도움을 노리고 의도적인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게 사람아닌가요? 또 그런 점이 무서운거고.. 폭행범이 될 수도 있는 것을 감안했다면 쉽사리 돕지 못했을것이고 대신 물에 빠져 죽을수도 있다는 것을 먼저 감안했다면 물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가장 첫 글에 나온 문구에 개와 사람을 구하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는 개와 사람을 구분하는 것 또한 쉽게 판단 할 수 없을때가 많다는 겁니다. 피해자의 상황이 피해 그 자체로 순수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도우려는 마음이 클 때가 있는 반면 도우려는 마음보다 피해자의 상황에 대한 의도를 의심하는 마음이 더 크다면 행위의 결과는 달라지겠지요. 행위의 주체는 결국 본인의 마음이고 그 판단에 근거한다고 하고 싶네요.
11/08/12 19:40
죽음이라는 극단적인전제를 빼고 자신의 애완견을 위해 사용하는 노력을 일면식없는 사람에게 돌릴수있는냐라는
질문이라면 대답은 달라질거 같습니다.
11/08/12 19:43
이제 스타리그 보러 가야할 것 같네요 ㅠㅠ 리플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달아주실 분들도 미리 감사합니다! 경기 끝나면 다시 올게요 ㅠㅠ
11/08/12 19:44
두가지 상황이 비슷한 건 아닌 것 같아요. 키우던 개와 모르는 사람 중에 어느쪽을 구할 것인가는 가치의 문제인 것 같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도울 때 주의하라는 건 방법의 문제니까요.
가치의 문제에 있어서는 물론 어느 한쪽을 구함으로써 다른 한 쪽의 위험을 구해내지 못했다는 심리적 고통내지 부담감의 크기에 따라 답이 다를 것이고, 방법의 문제에 있어서는 위험을 구한다는 전제하에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현명할 것인가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다를테니까요. 물론 우리집 개는 저보다 위험을 더 빨리 알아차리고 주인보다 빠르게 도망갑니다만.....헐;;
11/08/12 19:44
쉽게 말씀드리면
개vs사람에서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나는 수영을 잘해서 절대 빠져죽지 않음 이라는 조건요. 즉 행동과 결과사이의 관계가 아주 심플합니다. 예를 들어 돈가방vs개 일경우 돈가방을 선택하면 거두절미하고 무조건 돈을 얻으며 개를 선택하면 무조건 개를 얻죠. 내가 빠져죽을 확률 등등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조건을 간단하게 한다면 이렇게 바꿔야겠네요. 문) 길을 가는데 어떤 여성이 어떤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 구해줄 것인가 말것인가? 단, 나는 어떤 사람에게도 힘으로는 지지 않으며, 여성은 구출된 이후 딴소리 하지 않는다.
11/08/12 19:44
전자의 예는 이런 저런 가정들이 워낙 현실성이 없는 상황이라 현실에서 아예 동떨어져서 이상적으로만 사고하기 쉬워져서이리라 생각합니다. 더욱이 애견인이 아닌 사람들이라면 키우던 개라고 예를 들어놨더라도 전혀 감정이입이 되지 않겠죠. 그에 비해 후자는 실제 피해사례와 함께 있을법한 이야기를 적어 놓으니 현실적으로 경계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1/08/12 19:45
개 VS 사람의 경우는 나는 무조건 둘 중 하나를 구해낼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가 되는 거고
도와준다 VS 무시한다는 위험부담이 있느냐 없느냐로 크게 갈리기 때문에 어느 상황이던 이해를 하는 거죠. 막상 그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진짜 딱 무시만 하고 가는 분은 그렇게 댓글 단 분들 중에서도 얼마 없을 겁니다. 단지 직접 몸으로 맞서서 피해자를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흐름이 그런거죠. 피해자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하는 게 먼저고 도와주는 사람도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야하는 게 문제인 게 정말 문제죠. 대체 그냥 도망가시는 분들의 양심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 정도에요; 무슨 심리인 줄은 알겠으나 틀리고 잘못됐다고 하고 싶을 정도로...
11/08/12 19:52
개vs사람 논쟁은 이가치의 객체에 대한 가치판단 문제죠. 그리고 상기하신 다른 문제는 나vs타인의 문제이고요.
개vs사람 논쟁이 한창일 때 내가 죽을 수도 있으니 안구한다라는 말이 많아서 그건 제하고 논쟁이 있었거든요. 순수한 가치판단 문제였기 때문에요. 따라서 둘의 반응이 다를 수 밖에 없고, 그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겁니다. 사람은 당연히 자기 일신의 안녕을 가장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죠.
11/08/12 20:39
질문 자체는 비슷해보이는데, 답변을 보니까 비슷한 상황이 아니네요.
전자는 나에게 리스크가 없는 것이고, 후자는 나에게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돕지 말라고 하는거죠. 그게 아니어도, 어차피 사람과 개중 하나를 구해야하는 상황이 주어진 것과 구할지 말지를 생각하는 것에는 다른 답변이 달릴수밖에 없죠. 많지는 않지만 당하는 사람을 돕고도 도와주다가 피해입은 사연들이 매스컴에 탔었죠. mangyg님이 적으신 사연을 저는 TV에서 봤어요
11/08/12 20:45
설명을 돕기위해 든 예도 이해를 돕기에 별로 적절치 않았던 것 같고, 설명하고자 노력한 것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비춰지는것 같고, 설명하고자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쳐다보기도 싫은 개vs사람 논쟁의 연장선에서 자꾸 글 써야될 것 같아서 그만 달도록 하겠습니다.
11/08/12 22:41
내가 키우던 개가 죽는데 왜 리스크가 아닌지요..?-_- 개를 안 키우는 사람들이야 개가 없으니 그걸 리스크로 받아들이지도 못하는가보군요.. 사실 그 논쟁의 전제하에서는 리스크에 그치는게 아니라 확실한 희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무조건 여자가 도망가고 폭행죄로 고소당하는 것과 같은 케이스라 해야겠죠.) 내 개의 생명과 생면부지의 사람과의 생명중에 내 개의 생명이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에게 내 개를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희생시킬 의무는 없습니다. 개를 구할 것인가 사람을 구할 것인가 논쟁의 문제는 개와 사람 누가 더 중요하냐는게 아니라 내 개를 희생시킬 의무가 나에게 있느냐는 문제죠. 결국 글쓴이 말마따나 두 문제가 아주 별개의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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