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127의 Cherry Bomb은 2017년 4월에 나왔습니다. 이 노래에 대한 반응으로는 주로 3가지가 있습니다.
1. 이딴게 음방 1위를 하다니 역시 현대음악(?)은 이해할 수 없다.
2. 대중성은 개나 줘버린 전형적인 아이돌 팬덤용 음악이다. 3. 좋다. 아이돌도 이런 음악을 하다니.
(이 노래로 NCT127은 최초로 음방 1위를 달성했지만 한 차례 뿐이었습니다. 단, KBS는 가사 심의 문제로 출연하지 않았습니다.)
(실수로 1.5배속 음원이 나왔던 공연. 자세히 보면 멤버들이 당황해서 계속 몰래 웃고 있음.)
2018년 3월, 한국대중음악상은 이 노래를 최우수 팝-노래 부문 후보에 선정했습니다. (수상작은 레드벨벳의 '빨간 맛' 이었습니다.)
"‘Cherry Bomb’을 듣고 있으면 그간 힙합과 아이돌팝의 접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온 프로듀서와 작곡가, 음악가들의 피 땀 어린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뼈아픈 실패 사례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그 중 일부는 장르팬들을 실력으로 설득해 겨우 자리 잡아가는 사이, 이 노래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참으로 괴이한 방식으로 힙합과 어번 R&B를 아이돌팝에 이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금껏 장르음악을 아이돌팝에 도입하려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자극을 주는 발상의 전환 사례이자, 아이돌팝을 위시한 케이팝의 기본 특질이 탈장르와 무정형성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훌륭한 바로미터다."
2019년 3월, NCT127은 일본, 미국, 멕시코, 태국, 러시아, 유럽 등을 도는 월드 투어를 시작하는데 4월 말부터 3주간 미국 9개 도시를 돌 예정이었고 그 시작은 뉴욕 이었습니다. 그들은 콘서트를 위해 미리 뉴욕을 방문해서 전용 버스를 타고 일정을 소화하다가 도중에 '워싱턴 스퀘어 파크'라는 공원을 발견하고는 잠깐 둘러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들은 갑자기 K팝 팬들이 '랜덤 플레이 댄스'를 하고 있는 현장에 난입을 하고 있었다는걸 깨닫게 됩니다.
(이 이벤트를 주최한 한국인 유튜버의 후일담으로, 원래 타임 스퀘어나 센트럴 파크에서 하려고 했지만 대여료가 너무 비싸서 이 장소를 골랐는데 당일에 NCT127이 갑자기 나타나서 패닉 상태 였다고 합니다.)
NCT127 등장은 12분 10초부터
잠깐의 소동이 가라앉고 이벤트가 재개되어 NCT127 멤버들은 잠시 구경을 하다가 랜덤 플레이 댄스에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말미에는 NCT 노래들을 연속으로 틀었는데 마지막 곡이 바로 'Cherry Bomb'이었습니다. (22분부터) 그리고 여기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원래 Cherry Bomb은 끝에 다소 파격적인 아크로바틱 동작이 나오는데 랜덤 플레이댄스로 나온 부분이 그 파트였습니다. 멤버 마크는 '그 파트'가 나오기 직전, 갑자기 거기 모인 팬들이 다칠까봐 뒤로 돌아서 "wait, wait, wait"하고 외칩니다. 그런데 이 팀의 센터 태용은 뒤에 누가 뭘하고 있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맨앞 가운데에 서서 그냥 누워 버립니다. 무대가 아닌 돌바닥이고 체크 무늬로 유명한 명품을 입고 있었다는 것도. 저는 아이돌의 센터 포지션이라는 것에 대체로 회의적인 편인데 이 때는 센터 재질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하고 감탄했었습니다. 이 영상은 K팝 스타의 해프닝 중에서 전설로 남았습니다.
2019년 5월 22일, 한 걸그룹이 이 노래의 댄스 커버 영상을 올립니다. 그리고 이 커버 영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엄청난 호평을 받습니다. (이들은 그 한 달 전에 무려 BTS의 '불타오르네'를 커버 했는데 지금 보면 Cherry Bomb 커버의 조회수가 3배 가까이 높습니다.)
(2분 30초부터 나오는 '그 퍼포먼스'는 '올리바아혜'가 팀을 대표하는 여덕몰이 멤이 되는데 크게 기여 합니다.)
그리고 이 커버 영상은 한 프로듀서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는데 그가 바로 NCT127을 만든 SM의 수장 이수만 이었습니다. 결국 이수만은 자신이 이 팀을 프로듀싱 하겠다고 나섰고 그가 손을 댄 "So what"은 '이달소'에 최초로 음방 1위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원래 발랄하거나 몽환적인 컨셉을 오간 이 팀에 확실한 정체성을 만들어 주었다는 겁니다. 이수만은 그 다음 곡 "Why not?"을 끝으로 이 팀을 맡지 않게 되었지만 이 알파걸 이미지의 강렬한 컨셉은 최신곡 'Paint The Town'까지 확고하게 이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바닥의 빨간선이 꽤 많이 지워진걸 볼 수 있습니다.)
(검은색으로 다시 붙임)
SM엔터테인먼트에는 합격률이 낮기로 악명높은 오랜 전통의 '토요 공개 오디션'이 있습니다. 2020년, 한 소녀가 이 오디션을 통과해서 11개월 만에 데뷔를 하게 되는데 바로 에스파의 '지젤' 입니다. 그리고 그 때 불렀던 노래가 Cherry Bomb의 랩파트 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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