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09/20 16:19:56
Name SAS Tony Parker
Subject 엄마의 잔소리
엄마가 밤만 되면 하는 얘기가 있다.

아들아~ 양치하고 온나~ 이빨 닦고 놀아래이
- 나 알아서 잘 닦는다  기다리봐라 투덜투덜
실제로 당연한거지만 이 닦는거 편하자고 전동칫솔까지 영입해서 잘 닦는다
그래도 엄마의 잔소리는 매일 밤 내 귀를 울리고 있다

엄마는 오늘 입에 얹었던 틀을 들어낸뒤 임플란트를 해 넣으셨다. 대구 시장들을 돌아다니며 장사하고 넷 누나들을 키울때부터 가난과 괴로움을 견뎌주던 엄마의 치아는 무게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스러져 틀니가 대신한지 몇년 되었다

보기 괴로웠던지 둘째 매형이 나섰다 임플란트 해드리자고. 형은 누나와 결혼 후 얼마 안가 장모님인 엄마의 아들 위치까지 올라왔다. 일 잘하고 교회 잘다니고 남친 시절부터 누나와 데이트 하는데 나를 불러서 놀아줄만큼 대단한 형이었다

그런 형이 제안을 했다 어머니 임플란트 해드리자고
치과의사인 형님 친구에게 검진을 받고 들어보니 범위가 너무 넓어서 2천은 더 나온다고 했다 그나마 그게 친구라서 싼거였다

놀래도 할 수 없다 이것은 엄마가 세상의 불합리를 참아가며 나를 세상으로 내보내기까지의 시간도 깃든거니까

그렇게 2천 3백에 그동안 당신이 보냈던 시간의 무게를 사고 왔다 샀으니 앞으로 재고가 쌓이지 않겠지

이젠 자식인 우리가 다 사버릴거다 먹고 싶은거 다 먹고 가고 싶은데 다 가고 살고 피곤함 대신 자유가 들어오게 될것이다 얼마든 다 팔아줄테니.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4-05-14 01:21)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 게시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Promise.all
22/09/20 16:40
수정 아이콘
멋있으시네요.
저는 집안 돈 축내는 하마인데 아직...
스타본지7년
22/09/20 16:42
수정 아이콘
오늘 집에 전화라도 한 통 해야겠네요..
갑의횡포
22/09/20 18:06
수정 아이콘
부모님의 아무 잔소리라도 듣고 싶습니다..
22/09/20 19:34
수정 아이콘
돈 2천만원은 큰돈이지만 그동안 고생하신 부모님께 해드린다고 생각하면 아까울 게 없긴 합니다. 정말 잘 하셨습니다.
Hulkster
22/09/20 23:30
수정 아이콘
(그렁그렁해진 눈으로 코를 훌쩍이며)
평범한 이야기네요.



그저 추천...
22/09/21 01:28
수정 아이콘
추천입니다. 치아 관리 정말 잘 해야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592 뛰어난 AI가 당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면? [47] Farce16483 22/09/25 16483
3591 엄마의 잔소리 [6] SAS Tony Parker 14857 22/09/20 14857
3590 [테크히스토리] 애플이 프린터도 만들어? / 프린터의 역사 [5] Fig.114729 22/09/07 14729
3589 [역사] 일제 고등문관시험 행정과 조선인 합격자들 [10] comet2111959 22/09/20 11959
3588 (스포리뷰) <수리남> 방정식, 수리(數理)에 밝은 남자의 인생 계산법 [40] mmOmm11725 22/09/19 11725
3587 다 함께 영차영차 [31] 초모완11461 22/09/14 11461
3586 '내가 제국을 무너트려줄게': 아즈텍 멸망사 상편 [36] Farce11925 22/09/13 11925
3585 구글 검색이 별로인 이유 (feat.정보를 검색하는 법) [63] Fig.112097 22/08/31 12097
3584 아즈텍 창조신들의 조별과제 수준 [29] Farce16304 19/04/10 16304
3583 (약스포)<수리남> - 윤종빈의 힘 [96] 마스터충달15663 22/09/10 15663
3582 구축아파트 반셀프 인테리어 후기 (장문주의) [63] 김용민15560 22/08/29 15560
3581 여러분은 어떤 목적으로 책을 읽으시나요? (feat.인사이트를 얻는 방법) [23] Fig.115145 22/08/27 15145
3580 너는 마땅히 부러워하라 [29] 노익장15011 22/08/27 15011
3579 혼자 엉뚱한 상상 했던 일들 [39] 종이컵13076 22/08/26 13076
3578 롯데샌드 [25] aura13900 22/08/26 13900
3577 헌혈 후기 [37] 겨울삼각형12998 22/08/24 12998
3576 [사회?] 1968년 어느 한 엘리트 노인의 아파트 피살 [21] comet2112654 22/08/24 12654
3575 댓글잠금 추천게시판 운영위원 신규모집(~4/30) jjohny=쿠마21034 24/04/17 21034
3574 무지의 합리성 [23] 구텐베르크14362 22/08/24 14362
3573 [테크히스토리] 회오리 오븐 vs 레이더레인지 [16] Fig.113296 22/08/22 13296
3572 교회의 쓸모(feat. 불법주정차) [163] 활자중독자14359 22/08/21 14359
3571 국가 기밀 자료급인 홍수 위험 지도 [45] 굄성14790 22/08/19 14790
3570 스티브 유 - 그냥 문득 떠오른 그날의 기억 [29] 겨울삼각형4332 22/08/18 433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