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있던 붕어빵 트럭이 기억났다.
연애시절 붕어빵 사주면 호호 불어먹으며 좋아하던 생각이 들어 두마리만 사러 갔다.
'500원에 한마리 / 3000원에 일곱마리'
트럭까지 오는 길에 있던 폐지줍는 할머니가 생각났다.
"3000원어치 주시고 두봉지에 나눠담아 주세요. 네마리, 세마리."
세마리가 담긴 봉투는 할머니 손에 쥐어 드렸다.
"이거 나먹으라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불편한 대화가 어색해 소리도 나지않는 이어폰을 끼고 안들리는척 돌아섰다.
집앞엔 분리수거함이 열렸다.
경비아저씨는 버려진 의자가 쓸만해 보였는지 망치질을 하고 계셨다.
괜히 의류 수거함에서 입을만한 옷이 있는지 뒤적거리던 우리 할머니가 생각났다.
궁상맞은 짓 하지 말래도 멀쩡한게 많다 이야기하시는게 그렇게도 싫었는데.
붕어빵 한마리를 드시라고 종이봉투를 찢어 쥐어드렸다.
"어디서 잡아왔디야? 안그래도 요앞에는 700원이라 나도 잡아올까 말까 하다 안잡았잖여~"
찢어진 종이봉투 사이로 찬바람에 식을까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엘레베이터가 닫히려는 순간 21층 아주머니와 딸아이가 뛰어들어왔다.
열리자마자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더니 우리집 층수를 보고 말을 건넨다.
"아침마다 애기들이 너무 예쁜 그집 맞죠? 남편분은 처음보네."
아내에게 몇번 들었던 아주머니라는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지난 여름에 마트 장바구니에서 아이스크림 두개를 꺼내줬다던 누나라는것도.
한마리씩 가져가시라고 두마리를 건네자마자 엘레베이터는 우리집에 먼저 도착했다.
띡띡띡띠로리리
아이들을 먼저 씻기고 재워놓은 아내에게 남은 한마리를 건넸다.
"원래는 7마리였는데 어쩌고 저쩌고 해서 1마리 남았어~"
"오 완전 맛있겠다, 안그래도 쌀쌀해서 먹고 싶었는데 고마워."
자기 전 아내가 한마디 보탰다.
"삼천원으로 다섯팀이나 기분 좋아졌네?"
"왜 다섯팀이야 네팀이지"
"붕어빵 아저씨는 안셌지? 멍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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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