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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8 18:05
국어 괴수는 아니고..그냥 보고 느낀점을 말씀드리면
A는 인위적이다 가 포인트인데 A가 없는것 같아 보이는데요, '~에서' 로 끝나는게 주어는 아니지 않나요? ~ 김교수의 몽고에 대한 연구가 원 세조 등장 이후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는 상당히 인위적이다. 로 바꾸는게 좋아 보입니다.
17/02/28 18:36
마침 제가 한가한 관계로 제가 답변을 달아보겠습니다.
조사 (은/는)과 (이/가)는 비슷해 보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그 용법이 다릅니다. (은/는)은 단순 사실관계를 가리킬 때 사용하고 (이/가)는 주어만이 서술어의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예1)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나는 경찰입니다. 주어(나)와 서술어(경찰이다) 사이의 단순 동의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주어(나)외의 다른 사람들도 서술어(경찰이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예2) 여러분들 중에 어떤 분이 경찰이신가요? 내가 경찰입니다. 이 때에는 주어(나)만이 서술어(경찰이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오직 나만이 경찰이고 다른 사람들은 경찰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원문은 [위에서 제시된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보면 김교수의 몽고에 대한 연구가 원 세조 등장 이후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위적이다.] 입니다. 이 문장은 2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김교수 연구가 인위적임을 서술하는 단순 사실관계 서술일 경우: [위에서 제시된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보면 김교수의 몽고에 대한 연구는 원 세조 등장 이후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위적이다.] 라고 쓰는 게 더 적절한 표현입니다. (2) 김교수 연구 외에도 최교수, 박교수, 이교수 연구들이 있는데, 다른 연구들은 모두 자연스러운데 김교수 연구만이 인위적이다라는 뜻일 경우: [위에서 제시된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보면 김교수의 몽고에 대한 연구가 원 세조 등장 이후 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위적이다.] 라고 쓰는게 더 적절한 표현입니다. 다만 이런 뜻을 전달하려면 왜 다른 교수연구들은 자연스러운데 유독 김교수 연구만이 인위적인 건지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게 보다 분명하게 문장의 뜻을 전달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글쓴이 님이 지적하신 데로 [위에서 제시된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보면 김교수의 몽고에 대한 연구가 원 세조 등장 이후 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고 쓰면 훨씬 더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가)를 (은/는)으로 고친 해설집도 맞는 얘기이고, 주술호응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글쓴이님 이야기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예로 들어주신 1번째 자작문장 [아이들의 성적을 분석해 보면 성적이 꾸준히 올랐다는 점에서 이 방식이 효과가 있다.] 도 마찬가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로 들어주신 2번째 자작문장은 조사 구분이랑은 약간 다른 문제 같습니다. 이부분은 저도 잘 이해가 안가서 다른 분께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17/02/28 22:13
고퀄답 감사합니다ㅜㅜ 감동적인 퀄리티네요.
이,가와 은,는의 차이는 말씀하신 바가 정확할 겁니다. 논문을 읽은 적이 있거든요. 다만 저는 가를 은으로 바꾸어도 술어에 ~라는 것을 알 수 있다가 안 붙으면 비문으로 느껴지는데요. 은으로만 바꾸면 뒤의 술어를 그대로 둬도 괜찮게 느껴지시나요?
17/03/01 14:47
대댓글도 읽고, 밑에 필로지스트님 글도 읽어봤는데 말씀하신부분은 저도 잘 이해가 안가네요. 원문이나 글쓴이님 말대로 (~라는 것을 알수있다) 라고 추가한 문장이나 둘다 의미상으로 이해하는데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문제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만한 근거는 모르겠네요.
17/03/01 03:53
크게 문제 없는 문장 같습니다.
앞 부분의 종속절을 제거하고 가운데 '-에서'로 연결된 부사구를 제외하고 나면 '김교수의 몽고에 대한 연구가(는) 상당히 인위적이다'로 주술호응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학교 문법에 관한 내용이 아닙니다. 즉, 시험에 나오면 이렇게 답하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망이 님이 약간 어색하게 느끼시는 부분이 어딘지를 생각해보면, 종속절이 표현하고 있는 내용이 화자의 비단정적 사실이라고 판단하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XX를 근거로 종합한다는 말은 경우에 따라서는 단정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후행절에서 'X이다'라는 단호박 먹은 서술이 의미상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고, '~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비단정적 표현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문법상 위의 문장은 하자가 없으며, 많은 한국어 화자들에게 있어서 의미상으로도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겁니다. 밑에서 예로 드신 문장도 동일한 구조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서술어에 이미 주격 조사가 한 번 나타났다는 점과 의도하신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주어 혹은 주제어에 해당하는 요소가 부사구 뒤에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의 성적을 분석해 보면 이 방식이 성적이 꾸준히 올랐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이 바꾸면 많은 한국어 화자에게서 문장이 조금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성적을 분석해 보면 이 방식이, 성적이 꾸준히 올랐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 이렇게 끊어 읽으면 조금 더 나을 거구요. [아이들의 성적을 분석해 보면 이 방식은, 성적이 꾸준히 올랐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 '이'를 '은'으로 바꾸면 더 나아집니다. 종속절 부사구 빼면 '이 방식은 효과가 있다'이기 때문에 문제 없습니다. 사실 한국어에서 '~이 ~이 서술어' 구성은 그다지 선호되는 문장 구성방식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 보통 '~은 ~이 서술어' 구성으로 실현되게 됩니다. [철수가 호랑이가 무섭다] [철수는 호랑이가 무섭다] 최초에 제시하신 문장에서 어색함을 느끼시는 건 그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17/03/08 03:06
고퀄의 답 감사합니다ㅠㅠ 상세한 답에 감탄했습니다.
제가 이 문제를 계속 찾아보고 있는데 ebs에서는 해당 문제를 주술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공무원 시험에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네요. 제시해 주신 아이들의 성적을 분석해 보면, 이 방식은 성적이 꾸준히 올랐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도 저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개인차가 있는 걸까요ㅠ 저는 개인적으로 앞의 종속절에서 어떤 서술어가 쓰였느냐에 따라서 주술호응 여부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앞을 보면 슈퍼가 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이 방법은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다. 전자는 주술호응에 문제가 없고, 뒤는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말씀해 주신 대로 단정적 어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론적 차이는 문법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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