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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9 16:30
일상이 행복인데, 이걸 설명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가끔씩 제가 문명처럼 복잡해 보이는 게임을 하고 있으면 와이프가 저더러 왜 그런 머리아픈 걸 하냐고 하는데, 그게 왜 재미있는지를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21/03/09 16:34
퇴근하고 아이가 아빠하고 달려올때?
와이프랑 아이가 아침에 아빠 다녀오세요 인사할때? 토요일밤에 애가 체해서 배아프다고 징징댈때 아이의 배를 밤새 아빠손은 약손할때? 내가 라면끓였는데 아빠 라면 빼앗아 먹는 딸내미를 볼때? 대중없네요.
21/03/09 16:39
솔로의 장점의 유부의 단점이고
유부의 장점이 솔로의 단점입니다... 솔로 생활이 너무 행복하시다면, 결혼 생활의 즐거움보다 괴로움을 더 크게 느끼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21/03/09 16:44
어려운 질문을 하시네요.
위 글곰님 말처럼 게임에다 빗대자면... 야생의 숨결을 안해본 사람이 이 게임의 재미를 알 수 없듯이 아이를 놓고 키우는 과정에서 이 아이가 가져다주는 영혼을 가득채우는 희열은 결혼을 하고 육아를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은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아이 넷을 키우는데, 가끔 셋째 딸래미와 넷째 막내 아들의 자는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볼때가 좋아요. 이 맛에 애 키운다 싶습니다. 이건 억만금이 있어도 경험해보지 못할 감정이거든요.
21/03/09 16:49
특별한 행복이라기 보다 게임에 비유하면 확장팩이나 후속작 같은거죠.
후속작 나왔는데도 그냥 전작에서 하던거만 맨날 슬슬 하고 있으면 어느순간 지루하고 현타오지 않을까요? 결혼해서 얻는건 본질적으로 말하면 내 가정이 생기는 것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식사하고 여가를 보내는것 등으로 만족을 얻고 살죠. 자신이 그런타입이 아니라면 굳이 결혼 안해도 됩니다.
21/03/09 16:55
사실 인생이라는게 정해진 phase를 하나하나 깨는게 아닌 가 싶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 하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자녀를 결혼 시키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각 하나하나의 이벤트는 그냥 발생하는 것이고, 행복하느냐? 그건 또 부차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결혼을 했는데 아직 자녀가 없어서 그런가 신혼초의 즐거움도 끝났고 뭐 지금은 일에 치여서 별로 아내랑 같이 뭘 하지도 못하고 있네요 잠시나마 여유가 생기면 그냥 게임하는게 조금 더 낫다?? 아이 준비 중인데, 아이가 생긴다면 그 내부에서 또 다른 행복을 찾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21/03/09 17:52
요즘은 결혼이 필수가 아닌만큼, 결국 가치관 차이로 귀결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해야 한다는 사람의 생각도 맞는거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람의 생각도 맞는거고.. 저는 비혼 생각은 평생 해본 적도 없고, 평생을 같이 해도 좋을 여자도 옆에 있었던지라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극적으로 대단히 큰 행복이 찾아온다거나 그런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퇴근하고 나서 돌아가면 날 반겨줄 사람이 있고, 같이 뭐 먹을까 고민할 사람이 있고,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크게 날 돕고 의지처가 되어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소소한 행복과 안정감을 느끼곤 합니다. 퇴근하고.. 밥먹고.. 같이 침대 누워서 투닥투닥하고.. 각자 폰 보다가 재밌는 거 발견하면 같이 얼굴 맞대고 보다가.. 잘 때 되면 같이 잠들고.. 그런 일상 하나하나가 소중하네요.
21/03/09 22:45
아이없이 혼자 즐기는 주말도 억만금을 줘도 못 얻을 행복이죠. 특히 님처럼 뭔가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경우에는 더더욱요.
지금의 상황이 좋으면 굳이 결혼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21/03/10 04:01
가족구성원간 상호작용을 직접하거나 그걸 지켜보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저와 아이들의 상호작용, 저와 와이프의 상호작용, 온가족이 다 같이 하는 상호작용, 애들이 서로하는 상호작용, 애들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상호작용, 미래에는 아이들의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이 추가되겠죠. 상호작용의 조합은 구성원이 늘어날때마다 기하급수로 늘어나기 때문에 많을수록 더 다양한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건 직접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면 힘들게 키워놓은 애들이 둘이 놀고 있으면 그것을 그냥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는 것 만큼 뿌듯한 일은 없을거라 장담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저희 가족이 금요일에는 다 같이 무비나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애들이 제 등위에 눕고 머리에 기대고 있으면 그냥 그 일상 자체가 행복이 됩니다.
21/03/10 09:55
저는 제가 꾸린 가정에선 항상 행복한데, 그렇다고 같은 상황을 모든 사람에게 던져줬을 때 남들도 똑같은 행복을 느낄까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은 사실 큰 상관은 없고.. 반대로 생각하면 그럼 여유가 없어서 결혼하는 거냐 하면 아니거든요. 오로지 내 성향이 결혼생활에 맞는지 안 맞는지가 중요하고 안 맞는다고 생각되면 굳이 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1/03/10 10:11
물질적으로 충분하신것같은데 굳이 결혼을 선택하는것보단 지금은 즐기시고 좀더있따가 생각해보셔도 될것같네요.
가족이란게 행복감을 주는 분들도 있고 그게 고통이고 힘들어서 이혼하는분도 계시니까요. 그런데 부모님이 말씀하시는 나중에 혼자는 외로울수있다. 그부분은 맞는듯합니다. 제주위 지인들을 보면요.
21/03/10 17:05
결혼 생각이 없는 80년생입니다.
살아가다보니 결혼이 약되는 사람과 독이 되는 사람이 있더랍니다. 고독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여행을 못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혼밥(혼자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과 교류로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습니다. 이런 분들은 결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편 혹은 아내, 자식과의 교류에 쏟는 에너지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결혼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40대지만 60대 이후에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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