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봉쇄의 오류는 주장을 반박하는 사람들을 공격함으로써 반론을 봉쇄하는 오류입니다. 논리적 오류이지만 논쟁 중에 상당히 횡행합니다.

예)
주사파가 어디 있습니까? 증거 묻는 사람이 주사파입니다.
못생긴 여자는 성격이 나쁩니다. 반박하는 여자는 못생긴 여자입니다.
국가 보안법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은 종북입니다.
여성할당제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은 남성우월주의자입니다.
내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다 나쁜 사람입니다.

이 중 마지막 예는 실제로 이렇게 말하면 웃음거리가 될 뿐이지만, 나머지는 현실 사회에서 설득력이 있어서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마지막 예와 나머지가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현실에서 그 취급은 다릅니다. 토론장에서 반대 의견을 이기기 위해서 이런 오류를 주장할 뿐만이 아닙니다. 토론자들은 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음에도 관찰자들은 스스로 마음 속에서 오류를 저지르며 자기가 동의하는 주장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시중에서 논리적인 오류가 왜 오류인지를 분석하는 글은 많지만, 논리적인 오류가 왜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찾기가 쉽지 않아서 (몇몇 오류들이 인간의 휴리스틱과 일치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는 것은 보았지만 원천봉쇄의 오류에 대해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왜 원천봉쇄의 오류로 사람을 설득하고 자기 주장을 동조하게 할 수 있는 것인가요? 그리고 그럼에도 '내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다 나쁜 사람이다'는 설득력이 부족한 것일까요?

추신. 원래부터 동조하는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을 해줄 뿐이지 설득력은 없다는 답이 많아서 덧붙입니다. 아직 의견이 정해지지 않은 사람을 끌어들일 정도의 설득력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