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업계에서 입지가 제법 높은 사람과 프로젝트?를 하나 같이 했습니다.
게다가 그 분의 요청으로 시작하게 된 거라 주변에서 다들 축하해 주기도 했죠.
그 사람 라인만 잘타면 된다고.

실력과 실적은 인정을 받는 분이지만 인성 쪽으로는 아닙니다. 흔한 '독선적인 능력자 꼰대' 죠.
딱 제가 싫어하는 타입이고 그러다보니 그분도 절 좋게는 안보고 있었는데,
상황이 어찌어찌 잘 맞물려서  그분이 저에게 먼저 요청을 하게 된 겁니다.

전 당연히 거절하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흔히들 하는 어른흉내내는 충고들 있잖아요
'세상일이 다 그런거다 성공을 위해서는 그정도쯤 더럽고 치사해도 참고 손을 잡아라 허리 숙여주면 좋아해줄거다'
뭐 이런 충고요
그래 한번 해보자 하고 같이 하게 됐는데,

아니나달라 성공이고 성장이고 나발이고 스트레스 받아서 같이 일 못하겠는 겁니다.
듣던거보다 훨씬 무례하고 독선적이더라구요 안하무인 그 자체입니다.
그래도 티안내고 굽신굽신 열심히는 해서 제 능력은 인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계속 같이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는데요 전 억만금을 줘도 전혀 같이 일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제 내일 출근해서 거절하면 되는데...

그냥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적당한 핑계를 대고 정중하게 거절을 하고 끝내는 게 맞을까요? 물론 그게 정답에 가깝겠죠.
근데 그럼 그 분은 자기 잘못은 전혀 눈치 못채고
'xxx 그 자식이 감히 내요청을 거절했어! 아 요즘 젊은것들은 정신상태가... 끈기가...' 이러고 다닐 거란 말이죠?

그래서 따박따박 할말 다 쏟아내고 시원하게 끝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겁니다.
그분이 공감하고 반성하면 베스트고, 아니라면 분노해서 천하의 나쁜놈으로 저를 매도하고 다니겠죠.
근데 그사람이 그런다 해도 먹고사는데 치명적인 수준은 아닙니다. 뭐 약간의 피해는 있긴 하겠지만요. 도리어 제 편들어주는 분도 있을거 같고...

어찌할까요?
정중하게 거절해도 평판 나빠지고, 확 지르고 끝내면 많이 나빠지고...
어찌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