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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9/19 21:17:05
Name 깔치
Subject [질문] [장문주의]인생 선배님들께 조언 구합니다.


안녕하세요, 피지알에 글 쓰는건 정말로 오랜만이네요.

전 올해 26살이고, 이제 막 모 공공기관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더 된, 병아리입니다.
사실은 이전부터 꾸준히 해오던 고민이었지만 지금까지는 취준의 무게에 눌려있었는데, 인턴이라도 하게 되면서 고민이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제 고민은... 잘 살 자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차원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차원에서 모두 그렇다는 게 더 우울한 점이네요.

첫 번째 차원이자 이 고민을 하게 만든 계기인 연애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중학교때부터 오래 만났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중3때부터 8년을 만났고, 3년 전 헤어졌던 사람이에요.
여자친구를 만날 땐, 삶의 동기부여? 가 됐습니다. 제가 힘들 땐 저를 보듬어주고, 때론 제가 돌봐줘야 할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평생을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만일 잠시 헤어지는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다시 만날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헤어지고 1달 뒤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네요. 상대는 저와 전여친이 함께 알고 지내던 대학 선배였구요. 종종 SNS를 들어가보곤 하는데, 잘 모르겠지만 아직 잘 만나고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다도 일단 행복해 보입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나니,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 없어지니 왜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그리고 다시 다른 사람을 만날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머리로는 저희도 그냥 평범한 연애를 했고, 이별을 했다는 걸 알지만 쉽사리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혹시 돌아오지 않을까, 혹시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듭니다.

그리고 두 번째 차원은, 일에 관한 것입니다.
취업준비를 할 때는,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면 불만 없이 잘 하겠다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자소서를 쓰지 않고 인적성을 보지 않을 수 있다면 매일이 야근이라도 감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인턴을 시작하고 나니 또 그렇지가 않네요. 일은 왜 그리 많은지, 사람은 또 왜 그리 부족한지... 주어지는 일은 어떻게 하나같이 제게는 벅찬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총괄을 해야 하는데, 매일매일 엄청난 부담감에 짓눌리는 기분입니다. 선생님들은 그래도 여기만한 데 없다, 나가면 더 고생이다 하시는데, 이걸 내가 과연 할 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드네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평생을 살아야 하는건가? 매일 하는 야근과 주말 출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이렇게는 못살 것 같다, 이렇게 살아낼 자신이 없다는 생각은 덤이구요.

그 외 인간 관계라던가 가족 관계 등 다양한 고민이 있지만, 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저 두 가지 이유가 제 삶을 우울하게 만드는 메인 요소라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에겐 저런 게 고민이야? 싶은 그런 일일 수 있지만, 지금 저에게는 진지한 고민 주제네요. 어떻게들 살고 계신지,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 아무런 말이라도 좋으니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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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19 21:23
수정 아이콘
1.저는 8년을 사귄적은 없지만 한 여자친구가 머리속에 아주 오래 남아있긴 했습니다..뭐 세월이 약이고 다른 더 좋은 사람 만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지난일을 되돌릴 순 없는거고 세상엔 좋은 사람 많습니다. 자기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2.다들 그렇게 일시작하고 몇년 지나면 적응하고 야근과 주말출근이 당연하진 않고 짜증나지만 어쩔 수 없이 다 그렇게 사는거죠 뭐..별 대안은 없고 나이는 들었고..

아직 젊으시니깐 정말 이 일이 내 갈길이 아니다 싶으면 다른거 찾아보셔도 되죠. 나이가 부럽습니다.
17/09/19 21:37
수정 아이콘
1. 8년 사귄 분보다 사회적으로 훨씬 못한 취급을 받는 모쏠상태로 20대 중반까지 무의미하게 보내다가 첫연애가 26이었는데 이후로도 여러번 연애하고 결혼도 빨리하고 애도낳고 잘살고 있습니다. 다 경험아닌가요 어렵겠지만 빨리 잊어버리고 새인연을 찾아야죠

2. 아니다싶으면 때려치는것도 방법이니다. 30대중반 넘어가면 산업군/직군을 못바꿉니다. 해온게 아까워서.. 30정도까지는(최대 32?31?) 대충 바꿔다니면서 신입으로 입사하는게 가능하니 여러경험 해보세요
방민아
17/09/19 21:51
수정 아이콘
1. 그 상처를 계기로 성장해서 새 인연을 만나는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2.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26살 이면 어려요. 그 일을 어려워하는 것도 당연한거고, 반대로 다른 일을 하기에도 충분히 젊습니다. 대학교에만 있었으니 26살이 많은 것 같죠? 졸업한후엔 사회인 1년차 라는 것. 그리고 그 사회인 1년차를 요즘엔 평균 27~28세에 시작하고, 30세 넘어서 시작하는 분들도 많아요. 본인에게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어떻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 보세요.
17/09/19 22:35
수정 아이콘
1. 어떻게든 좋아하는 다른 여자를 만나시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전 여친이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있는 경험을 하게됩니다. 그럼 이래서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는구나 알게되요. 지금 글쓴이님은 부처 예수님 할아버지가 와도 바꿀 수 없는 과거를 기억으로 되살려 현재에서 곱씹으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걸 깨달으셔야 일단 다른거라도 하게 됩니다.

2.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을 하려면 너무 쉬운일부터 매우 어려운 일까지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내가 지금 어느 정도 할수 있구나 깨달으며 내 수준에 적합한 일을 하게 되는 때가 옵니다. 적정 수준의 일을 잘하다보면 더 고난도의 일도 잘하게 되는 건 막을래야 막을 수도 없어요. 일 하는 걸 포기하지만 않으면요. 지금 그 나이는 지식과 무관하게 사회경험 부족으로 방황할 시기여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글쓴이님 나이대에 10년 후의 저에게 쓴 편지가 있는데 자살하진 않았냐 (글쓴이님과 비슷한 이유로)하는 내용입니다...지금은요? 졸라 잘지내요.
Hysteresis
17/09/19 23:47
수정 아이콘
살아지는게 삶입니다.
잘 할 필요 없어요
우린 다 갑남을녀 평범한 사람입니다.
힘내란 말을 무의미하니
그냥 생존당해버리세요
웃을 날도 옵니다 분명히
17/09/20 00:37
수정 아이콘
둘중 뭔가를 선택하는거라면 조언이 필요하겠지만, 이건 조언이 별로 필요 없습니다. 해준다고 해도 별 도움이 안 될 거구요.
그냥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 1. 당장 그 여자분 아니어도 다시 연애 하시기에도 충분히 젊으십니다. 2. 인턴하면서 보는 다른 직장인의 삶이 100% 깔치님과 똑같을 수도 없습니다.
임아란
17/09/20 10:47
수정 아이콘
모두 처음 태어나서 처음 살아보는 겁니다. 힘 닿는 곳까지 살고, 더 이상 안 되면 울고 토해내도 됩니다. 남들이 보기엔 저 정도로 겨우? 얼마나 뛰었다고? 하며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삶이란 결국 제각각 걸어갈 수 있는 만큼 걷다 떠나가는 겁니다. 남들을 기준 잡지 말고 자기 자신을 기준 잡을 수 있도록 하세요.

사랑은 결국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저도 이별 때문에 몇 달을 멍하게 보내고 두 번 다시 인연을 맺지 않을 거라며 외쳤는데 같은 고민으로 만난 사람과 결혼해서 지금 애도 낳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선 이 노래를 추천하고 싶네요. 하림의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가사가 가슴에 잘 닿을 거예요.
ataraxia
17/09/20 11:48
수정 아이콘
1. 시간이 해결해 줄테고...
2. 인턴이 무슨 특정업무를 총괄하나요?
잘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스스로 부담감을 만드는건 아닌지요?
공공기관 인턴 1개월이라면 내부 보고문서도 제대로 못쓸텐데요;;;
17/09/20 14:53
수정 아이콘
1. 더 행복한모습 보여주시면 됩니다.
돌아온들 예전같을까요?
더 좋은사람 만날 기회는 앞으로도 많습니다.
저역시 장기연애 후에 비슷한 느낌 받았었지만 지나보니 그냥 지난일이더군요

2. 모든직장인들이 하는 고민인것 같습니다.
평생 하실 고민이고 다른분들도 같은 고민을 계속 하실테구요.
업무 외 시간에 푹빠지실 뭔가를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것만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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