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16/03/28 22:02:42
Name 물범
출처 개드립
Subject [텍스트] 군대 새끼 염소 썰.txt
여하간 우리부대는 부지가 넓었다. 동물도 많아서 아침에 구보하면 각종 멍멍이들이 항상 같이 뛰곤 했음.

그리고 내가 동물좋아하는건 다들 알아서 새로 온 동물들 있으면 일단 다 나한테 갖다줬었다.


어느날 주임원사가 부르길래 갔더니 흑염소 새끼 두마리를 나한테 주는거.

연대장이 대대별로 두마리씩 뿌렸다고..

별 미친 염소를 뿌리네 하면서 뭐 쨌든 알겠습니다 하면서 받아옴.





사진은 퍼옴. 여튼 분위기 딱 이랬다.


간부숙소 뒤에 철망이랑 하우스파이프 갖다가 염소장을 만들어서 거기다 뒀는데

어차피 군대 남아도는게 풀에 잡초인데 마침 생체 예초기로 활용하면 되겠다 싶었음.


밤에만 염소장에 넣어두고 기다란 줄 구해다가 아침되면 목에 묶고 풀 많이 자란곳에 말뚝박아놓고

나중에 다시 와보면 그 풀 무성하던곳에 염소 줄 닿는 부분까지 딱 동그랗게 미스터리서클이 만들어지는거임.

'캬 이거 예초기 매우 고성능 낄낄' 하면서 원 다섯개 겹쳐서 올림픽 오륜기도 만들어보고 별 미친 아트를 다 해봄.


어느 주말이었다. 염소장에 염소들 넣어두고 염소장 하우스비닐로 좀 둘러치고 있었는데 본부중대장이 염소 좀 본다고

염소장 문을 열고 들어옴. 아 근데 좀... 들어왔으면 문을 잘 닫아야지.. 문이 빼꼼 열린채로 있던거다.

둘중에 작은놈이 이때다 하고서 밖으로 튀어나감.

와 매우 큰일났다! 하면서 나도 바로 튀어나가 새끼염소를 매우 쫒아감.


연병장을 가로지르는 나와 염소의 추격전을 보며 옆중대 아저씨들이 매우 웃는데 쪽팔려 뒤질거 같았지만

저거 잃어버리면 주임원사한테 피살 당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날 매우 달리게 했다.


우리부대가 한가운데에 병기본교장과 대공초소, 대대 탄약고, 탄약고초소가 한데 있는 동산을 두고 있는데 그게 은근 넓다.

염소가 산으로 들어가버린거임. 아 매우 한숨... 하면서도 쫒아들어가는데

사람이 염소속도를 어떻게 따라가나.. 게다가 산길도 아니고 그냥 덤불사이로 쏙쏙 빠져나가는데 매우 절망감이 듬.

그러다보니 탄약고 초소까지 오게 됐는데 마침 거기에 카사노바가 묶여있었음.


카사노바는 매우 똥개인데, 부대주변 동네 개들과 숱한 관계를 맺고 다녀서 붙은 이름임. 여튼 걔가 거기 묶여있던 이유는

작전장교가 애끼던 진돗개를 덮쳐서 탄약고 초소에 귀양온거. 감히 시정잡배 천것이 양갓집 규수를 범했으니

죽지 않은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고 생각함.


여튼 탄약고초소를 지나 도망간건 확실해서 지나치려는데, 카사노바랑 눈이 마주침.

그때 개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눈빛으로도 가능하단걸 깨달았는데, 카사노바 눈빛이 나한테 말하고 있었다.

'야! 내가 봤어! 내가 봤어 그 염소! 내가 봤어!'

눈빛 보자마자 바로 카사노바 줄 끌러서 쥐니까 한쪽방향으로 튀어나감. 오케이! 하면서 그 방향으로 따라갔는데

어느정도 가다보니 신기하게 저 앞에 도망가고 있는 염소가 보임. 요놈 신통방통하네 하면서 쫒아갔다.


근데 염소가 보이긴 하는데 간격이 안 좁혀짐. 그러다 카사노바가 답답한지 날 딱 쳐다보는데 눈빛이..

'줄 놔'

바로 줄 놔버렸다. 그러자마자 정으니의 로켓처럼 튀어나가서 염소랑 카사노바랑 둘 다 사라짐.

아 뭐됐네... 하고 있는데 염소 울음소리가 음매 하고 울림.


소리 난 곳으로 급하게 쫒아가보니 야 이강아지가 신통하게 염소를 몸으로 눌러서 꼼짝못하게 잡고 있는거.

"야 카사노바 매우 잘했다!" 하면서 다가가니까 이강아지가 똥개인건 어쩔수가 없는지 칭찬해달라고

벌떡 일어나버림. 염소 다시 도망감. 하...


근데 카사노바가 귀를 다시 쫑긋 세우더니 가만히 있다가 어느 방향으로 또 발사됨.

또 멀리서 음매 하고 울리길래 그쪽으로 가니까 카사노바 이 강아지가 빡쳤는지

이번엔 염소 모가지를 물어서 분질러놨네....

염소가 마지막 숨을 헐떡이다 절명함..


아.....리얼 뭐됐다.... 하면서 죽은 염소를 들고 가는데 개선장군처럼 옆에서 당당히 우쭐대며 걷는

카사노바가 오늘따라 왜이리 원망스러운지 모르겠더라.

근데 예상외로 츄리닝 차림의 주임원사는 별일 아니라는듯이 알았다고 한 다음에 죽은 염소를 가져감.

그리고 한 이틀있다가 보약봉지 쪽쪽 빨면서 돌아다니는거 보니 아마 그걸 영양원에 가져갔었나봄.

출처 - 개드립


욕설은 자체 수정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3/28 22:05
수정 아이콘
스토리텔링이 테드급이네요.
고양이
16/03/28 22:08
수정 아이콘
흥미진진 합니다!
Sgt. Hammer
16/03/28 22:08
수정 아이콘
음 뭔가 있을법해
16/03/28 22:24
수정 아이콘
전부 군대에서 있을법한 일들이라
크크
16/03/28 22:26
수정 아이콘
언제 가로쉬나 레스토랑이 나오지 하면서 두근두근하고 있었는데...군대로 끝나네요 흐흐
16/03/28 22:36
수정 아이콘
똥개라고 해도 개는 개네요..
야생의 본능이!!!
네오크로우
16/03/28 22:37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근데 매우 똥개는 어떤 똥개인가요? 카사노바 매력이 아주 그냥... 크크크
김오월
16/03/28 22:40
수정 아이콘
뭐여 크크크크크크
-안군-
16/03/28 22:54
수정 아이콘
이상해 이 글 매우 끌려...
16/03/28 22:55
수정 아이콘
정말 리얼한 글이네요
화이트데이
16/03/28 22:55
수정 아이콘
추천 기능이 없는게 아쉽네요 크크크크
16/03/28 23:01
수정 아이콘
이건 진짜 리얼이네요. 군대 냄새 폴폴 남 이거리얼인정
좋은하루되세요
16/03/28 23:08
수정 아이콘
퍼온글만 아니면 자게감인데 ㅠㅠㅠ
3막1장
16/03/28 23:29
수정 아이콘
아 머지 왜 추천 버튼이 없는거죠?
미카엘
16/03/29 09:51
수정 아이콘
매우 큰일났다! 매우 똥개! 매우라는 표현이 이렇게 웃겼나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05129 [텍스트] 레딧.. 두문장 괴담.txt [15] 끄엑꾸엑9524 20/11/25 9524
380852 [텍스트] 미안하다 이거보여주려고 어그로끌었다.. [18] 불행13972 20/03/24 13972
375126 [텍스트] 시어머니가 육아비용 월 200을 요구하시는데 이럴 경우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74] 비타에듀19654 20/01/26 19654
374783 [텍스트] 5문제 다 맞추면 잡지식왕. [37] 제이홉8544 20/01/22 8544
372892 [텍스트]  이루공 수술 험하게 받은 썰 [26] 불행12502 19/12/29 12502
350909 [텍스트] 고려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촉촉한 감성의 글 [32] 물맛이좋아요13588 19/04/23 13588
341301 [텍스트] 아싸하면 생각나는 글.TXT [16] 비타에듀10855 18/12/14 10855
329580 [텍스트] 나도 모르게 차여본 썰 [59] 마스터충달16432 18/06/25 16432
317214 [텍스트] 어느 대행알바 후기 [40] 데낄라선라이즈15762 17/11/30 15762
316145 [텍스트] 한글아님 [27] 그래픽디자인10543 17/11/13 10543
302445 [텍스트] [북한] 죽음의 직캠 [13] 유유히8420 17/03/09 8420
300825 [텍스트] 2ch 불륜썰 [39] legend32919 17/02/13 32919
300047 [텍스트] 혼란스러운 시국에 다시 보는 31세기 환단고기 [13] 스테비아14669 17/01/30 14669
279082 [텍스트] 31세기 환단고기 [17] 스테비아11499 16/06/09 11499
269410 [텍스트] 군대 새끼 염소 썰.txt [15] 물범5869 16/03/28 5869
259897 [텍스트] 예비 대학생들이라면 무조건 읽어야할 아싸문학.txt [19] 비타에듀12232 15/12/13 12232
259894 [텍스트] 치킨 한 마리 [19] 미생10839 15/12/13 10839
249224 [텍스트] [실화] 아내와 함께 갔었던 소녀시대의 콘서트 이야기 [51] 효연광팬세우실10262 15/08/21 10262
245302 [텍스트] [실화] 커서 피지알러가 될거 같은 제 딸래미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헨젤과 그레텔) [23] SCV6067 15/07/02 606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