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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0 12:14
혹시 군사학, 혹은 전쟁학에 대해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군사작전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전투와 전쟁의 승리와 패배가 어떻게 규정되는지 궁금하네요.
지금 딱 드는 생각은 군사작전의 실패 = 전투에서의 패배라는 등식이 성립하는가?인데 왜냐면 상대 입장에서도 군사작전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가 있을 테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보통은 간단하게 사상자의 교환비로 승리와 패배를 가늠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22/07/20 12:35
전술적 승리, 전략적 패배인 경우는 제법 많죠
하지만 저런 말도 안되는 연합작전은 논외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일 전장도 아니고 5G 무선 통신이 되는 상황도 아니죠
22/07/20 13:12
저도 교환비로 가늠하는 것이 일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럴 경우 전쟁은 목표달성으로 승패를 따지는데(임진왜란의 경우) 전투는 교환비로 따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22/07/20 13:16
일단 먼저
[군사작전의 실패=전투에서의 패배] 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따지면 군사작전의 실패>전투에서의 패배(즉, 전자는 후자의 필요조건이라고 할까요)라고 볼 수 있죠. 작전에 실패하였다고 반드시 전투 패배로 규정할 수는 없는게, (특히나 국지적인)작전에는 실패했지만 딱히 승부가 나지 않았던 전술적 전투는 인류 역사상 수도 없이 많습니다. 다만 전투에 패배하는 상황의 거의 대부분이 작전의 실패에서 초래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는 있다고 볼 수 있죠. 풀어 말하면 작전 실패는 전투의 패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하지만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음), 반대로 전투의 패배는 대부분 작전의 실패에서 기인한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작전이 성공했는데도 패배하는 경우도 희귀하지만 있기는 합니다. 보통 작전목표 자체가 무리가 있다던가, 혹은 너무나도 큰 희생을 치른 피로스의 승리로 인해 작전 종료와 동시에 동력을 잃고 공세종말점에 빠져 역공당한다던가 뭐 이런 케이스가 많죠) [군사작전의 상공과 실패] 이 부분은 간단합니다. 작전 수립시 어떤 작전이든 목표를 수립하기 마련이고(xx고지의 점령이라던가, 적 xx부대의 섬멸이라던가, 적성부대를 xx에서 몰아낸다던가 등등), 작전 결과 이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죠.
22/07/20 22:09
가장 핵심은 언제나 작전 목적,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느냐 못했느냐죠. 본문의 경우라면 전략목표를 달성 못한건 맞습니다만, 그 전략목표 달성 실패의 책임은 이순신에겐 전혀 없다, 라고 해석하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작전목표의 달성여부와 무관하게, 적의 전력감소를 - 다른 부담이나 지출없이 이뤄냈다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군공으로만 보면 이순신은 큰 군공을 세웠죠.
22/07/21 22:13
'작전'의 성패는 전략목적이 아니라 작전목적의 달성 여부로 평가해야겠죠. 그리고 어느 단계이든 간에 목적 달성에 실패했을 경우 실패자는 계획을 수행한 사람이 아니라 목적을 입안하고 결정한 사람일 겁니다.
22/07/20 12:35
역알못1인으로 보통 이순신 장군관련 글을 보면
Q 무패였는가? A 응 무패야... 그리고 이런 것도 있어... 느낌인데... 이글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22/07/20 13:05
전략적 목표를 (이런저런 상황에 의해) 달성하지 못하였다.
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갈리겠지만. 이걸 패 로 규정짓는건 힘들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22/07/20 13:11
지휘권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로 판정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조 - 패배 이순신 - 승리 사실 영향 범위를 너무 늘리면 예를들면 시간축까지 길게 늘리면 일본은 다 패배, 조선은 다 승리라는 관점도 가능해집니다.
22/07/20 13:25
엄밀하게 따지면 웅포해전(사실 전 이 명칭은 잘못되었다고 보는게 웅포해전은 단순히 전술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국지전에 불과하다고 보고, 전략적으로 보면 부산 탈환&봉쇄작전이라고 봐야한다고 봅니다)은 전략적으로는 조선&명 연합군의 패배는 맞다고 봅니다.
결국 전술적으로 일본의 수군에 어느정도의 타격은 입혔지만 결정적인 타격은 입히지 못했고, (육군의 태만이 원인이기는 합니다만)부산 진군도 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일본군의 퇴각도 일어나지 않는 등 전략적인 목표는 뭐 하나 달성한 게 없거든요. 다만 본문 말씀대로 이걸 이순신의 패배로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만, 전 약간 시각이 다른게 애당초 이 전역을 단순 “웅포 해전”으로 한정짓는게 아니라 “부산지역 탈환 및 퇴각하는 일본군 섬멸”이라고 넓게 해석하면 이순신은 단순히 해군 사령관에 불과하고 총책임자의 위치라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해석한다 한들 육해군 공동작전의 해군측 지휘관 정도라고 봐야하죠. 따라서, “애당초 총책임자의 위치에 있지 않던 이순신을 이 전역에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그의 책임으로 봐야 하는가”에 부정적이다, 뭐 이런 시각으로 해석하는 편입니다.
22/07/20 14:47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말을 고르고 또 고르시는게 느껴져서, 이순신 관련은 언제나 어렵구나 생각합니다. 역사계 2대 성역이기도 하고요. 저 역시 22전 22승 식의 프레임은 억지라고 보고 혹여 패전이 있더라도 거기에 이순신의 책임이 막중하다거나 그러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전선에서 소환된 후의 롬멜이나 자마회전 당시의 한니발마저 동정적 시각이 가득한데 하물며 이순신이야... 모든 전투가 항상 승패가 뚜렷하게 결정되는 것이 아닌 이상 애매한 영역은 있게 마련이지 않습니까. 그걸 극단적으로 승패로 못가르면 안달내는 사람들의 태도가 문제죠. 뭔가 극단적으로 만들어야 컨텐츠가 되니까 그런 거겠지만요.
22/07/20 15:59
말씀하신 것처럼 이순신에 대한 시각은 어째 극과 극으로 나뉘는 듯합니다. 저는 뭐 한없이 올려치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아도 이해는 할 수 있는데, 한없이 내려치는 사람들도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22/07/20 14:59
전술적(Tatical) 단위에서의 승리.
작전(Operational) 단위에서의 승리(전구나 전역). 전략(Strategic) 단위에서의 승리. 각각 구분해서 볼 필요는 있습니다. 이순신의 승리를 얘기할 때는 보통 전술적 단위에 한정지어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죠. 왜냐면 전역 단위부터는 이순신보다 윗선 라인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전략'단위는 군사적으로 보면 애초에 훨씬 큰 개념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략이라고 말할 때는, 작전(Operational) 수준인 경우가 많아요. 이라크전 미국을 예로 들면 간단합니다. 이라크전 미국은 전술, 작전 단위에서 전부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라크에 본인들이 원하는 정권을 제대로 구성한다는 전략 단위에서는 패배했죠. 임진왜란을 예로 들면. 웅포 해전의 전술 단위에서 이순신은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조명 연합군은 육군의 태만으로 웅포 전역에서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실패한 거죠. 작전 단위에서는 패전이라 해도 무방합니다만, 패배도 또 다 같은 패배는 아닌지라 저 전술 단위에서라도 승리해서 조선도 전략 단위에서 얻어가는 건 있었다 정도.
22/07/20 16:30
한국전쟁때의 기록들을 봐도, 중공군 참전 이후의 대부분의 전투들은 UN군과 중공군의 교환비로만 따지면 언제나 UN군의 압승으로 봐야 하지만, 고지점령에 실패했다거나 전선에서 물러나는 등의 패배는 여러번 있었죠. 단순 교환비로만 전투의 승패를 따지는 건 전쟁을 너무 단순화 시키는 거라 봅니다만...
이순신 장군은 진 적이 없다고 봅니다. 적어도 이순신 장군이 지휘했던 조선수군만 놓고 본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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