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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8/27 22:18:40
Name Syncnavy
Subject [일반] 수박 예찬론 (수정됨)
빠알갛게 달아오른 볼처럼,
혹은 이루어지지 않은 인연의 생채기처럼, 달아오른 너,
수박

와삭와삭.

때로는 직장상사를 씹을 때처럼 단단하다가도,
때로는  한없이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내 이를 포근히 감싸주는 너의 존재는,
요람에서부터 현재까지 나의 기대를 저버린적이 없었다.

과일을 먹는건지 물을 먹는건지 모를 너의 촉촉함에,
유난히도 더운 여름날의 햇살을 애써 외면할 수 있었지.

달콤한 맛에 취해 정신없이 먹다보면,
어느새 흰 속살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아, 이것은 흥청망청 쓰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옛 성현의 가르침인가.
아니면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무또한 다해야 한다는 정도(正道)의 나침반인가.

세월의 풍파에 못이겨 정신을 잃을만큼 술을 마실때마다,
너는 몸과 마음으로 나를 위로해주었다.
숙취에 너의 존재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는 모르겠으나,
메스꺼운 속도, 속 만큼 쓰린 마음도 네 달콤함이 자상히 보듬어주더라.

언제나 품안에 넣고 꺼내어먹고 싶지만,
너또한 계절과일이기에 어느새 사라진 모습이 마냥 아쉽다.

그러나 고진(苦盡)의 시간이 다하면
감래(甘來])의 때가 당도할 것 또한 알기에,
비루한 일상에서 희망을 꿈꾸듯
나는 다시 내년에 돌아올 너를 꿈꾼다.







***

안녕하세요.
오늘 시원하게 차이고 술을 잔뜩 마셨는데,
어머니께서 철이 지나 사지 못했다는 수박이 냉장고에 있지 뭡니까.
제가 사실 365일 삼시세끼 수박만 먹어도 살수있는 사람인지라,
감성에 취해 한자 끄적였습니다.
내일이면 이 글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네요 @_@

수박은 정말 좋은 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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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이뻐쟤이뻐
18/08/27 22:20
수정 아이콘
수박에 막걸리 사이다면 이런 진국이 또 없지요.
Sith Lorder
18/08/27 22:22
수정 아이콘
음..과일을 너무 좋아하는 1인입니다. 그런데 올해 진짜 너무 비싸요. 얘들한테도 제대로 사주질 못해 못난 아빠로서 미안할 지경입니다. 어릴때 아버지께서 수박농사 하실때, 그렇게 천대했었는데..지금은 ...아하...수박아 그때 나의 과오를 용서해다오.
18/08/27 22:24
수정 아이콘
이게 그전에는 싸다가 비 오고 여러가지로 겹치니 갑자기 가격이 거의 2배로 되버린거땜에..
18/08/27 22:34
수정 아이콘
수박을 제일 좋아하는데, 더워지면서 수박값이 너무 올라서 차마 손이 안가더군요 슬프다 ㅠㅠ
ridewitme
18/08/27 22: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수싫모 있나요? 수박은 비립니다. 수박은 싫습니다. 오이의 친척이기 때문이져. 오이를 싫하는 사람들은 수박과 참외 역시 싫어하는 뚜렷한 경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많이 드셔서 저 대신 수박농가에 기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체리과즙상나연찡
18/08/28 00:44
수정 아이콘
참외는 격한 알러지, 수박은 약한 알러지, 오이는 생각하고 먹으면 비위상함.. 이런류 중에서 멜론만 겨우 조금 먹네요..
18/08/28 09:32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지식인이시네요
오이 수박 멜론 참외 노답입니다.
동굴곰
18/08/27 22:39
수정 아이콘
수박 좋아요. 가격 빼고... 여름 내 참외로 버텼...
더 잔인한 개장수
18/08/27 22:49
수정 아이콘
비싸...
아점화한틱
18/08/27 22:59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이별은 언제나 아픈법이죠.
마법사7년차
18/08/27 23:09
수정 아이콘
수박 참 좋죠.
덥고 목마를때 시원한 수박이면 끝장나니.
Jon Snow
18/08/27 23:12
수정 아이콘
친구 여자친구네가 수박 농사하는데... 거기가면 수박을 가운데만 먹고 버린데요. 문화충격
치열하게
18/08/27 23:22
수정 아이콘
전 솔직히 돈 만 많으면 수박 한 통 저 혼자서 다 먹을 거 같아요. 수박 먹을 땐 항상 자제하거든요. 언젠가부터는 씨도 안 고르고 그냥 삼킵니다. 차가운 그맛 단 그맛, 아삭한 그맛
홍승식
18/08/27 23:30
수정 아이콘
최애 과일입니다.
담배상품권
18/08/27 23:45
수정 아이콘
수박+후르츠칵테일+밀키스+꿀 넣고 화채 만들면 맛이 좋습니다
물리쟁이
18/08/28 01:30
수정 아이콘
수박은 양구 두레박? 두레산 수박이 진짜 다른 어느 지역 보다 맛있습니다? Gop에서 먹어서 그런게 아니라 정말이라구요~
야릇한아이
18/08/28 01:54
수정 아이콘
최애 과일이라 해마다 여름이면 매일 같이 먹는데 ,
이번엔 날이 고약해서 가격은 둘째치고 맛이 드릅게 없어서 진짜 슬픈 여름 이었습니다 ㅠㅠ
제 생애 수박을 이리 안 먹은 건 처음인 듯. ..
그리고 글쓴이님 토닥토닥 ...
18/08/28 07:18
수정 아이콘
올해처럼 수박맛없는 해는 역대급이었던 듯 하네요 비싸긴 오지게 비싸고
고란고란
18/08/28 07:57
수정 아이콘
6월부터 사서 먹었는데 7월 되니 맛이 덜하더라고요. 지금은 비싸져서 못 먹고.
봄바람은살랑살랑
18/08/28 10:01
수정 아이콘
스무살 때 마트에서 과일 판매 아르바이트 해보고 젤 싫어졌던 과일이 수박이였죠.
전 알바라 몰라요 그냥 꼭지 싱싱하고 뒤에 꽁지 작은거 사세요 라고 수도 없이 얘기해도 자꾸 골라달라는 분들 많아서 나중엔 그냥 포기하고 대충 몇 개 두들기는 시늉 한다음에 하나 집어줬던 기억나네요.
그리고 왜자꾸 진열해놓으면 다 파해쳐서 안에 있는거 꺼내가고, 꺼내달라고 하는지. 다 똑같은건데.. 이것도 일부러 좀 된걸 안쪽에 넣어뒀더니 좋은거라고 파해쳐가면서 사가던 분들 생각나네요
바트 심슨
18/08/28 11:08
수정 아이콘
수박 맛있죠. 그런데 먹다가 배탈나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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