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주찬이에 이어 지 동기들이 보이자마자 또 속닥대는 걸 보니 뭘 말하는지 자동재생된다.
비밀이라더니, 지 입으로 재잘재잘 말하고 다니는 걸 보니 기가차서 피식 웃음이 나온다.
"아 참, 그나저나 어제 잘 들어갔냐?"
"어?"
주찬이의 물음에 잠시간 접어놨던 어제밤 일이 떠올랐다.
"뭐야? 무슨 일 있었어?"
친한 친구 아니랄까봐 눈치 하나는 더럽게 빠르다.
"일은 무슨."
"뭐가 있긴 한데?"
"나 가기 전에 자리 파했다며? 수영이한테 들었다."
"뭐? 무슨 소리야. 네가 못 올것 같다고 수영씨한테 연락한거 아니었어? 그때까지 꾸역꾸역 어색한 분위기에서
술먹고 있었는데."
어젯밤 주고 받은 톡 내용이 뇌리를 스친다.
분명 먼저 갔으니까 걱정하지 말라 그랬는데.
수영이가 일부러 나를 배려해서 그랬음을 깨닫는데는 불과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새삼 수영이의 배려심에 감탄하면서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수업이 끝나는대로 뭐라도 사서 전해줘야겠다.
"대충 니 표정뭐니 뭐가 뭔지 알겠다."
"응?"
"잘해. 임마."
"알아. 나도 새삼 이런 여자가 또 어디있을까 싶다."
"그거 말고 자식아."
수영이한테 잘해주라는 말이 아니었나?
"너는 꼭 이런 방면으론 더럽게 눈치가 없다. 친구야. 휴."
"뭐 어제까지만 해도 아니라고 우겼겠지만, 인정한다."
"어쨌든 잘해라. 난 축제 주에도 시험이 있어서 공부하러 가볼란다. 김현중 이 자식!"
왜인지 주찬이가 남겨놓고 간 말이 끊임없이 머리속을 맴돌았다.
뭘 잘하라는 거야? 젠장.
45끝 46에 계속...
- -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분량이 짧아도 이해해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