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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28 11:54:51
Name rorschach
File #1 sully_imax_poster_gallery.jpg (267.3 KB), Download : 66
Subject [일반]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만큼 사건 전개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지만 영화 전개 방식에 대한 스포일러는 될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신작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Sully, 2016)]이 오늘 국내 개봉을 했습니다. 사실 유료시사회라는 마음에 안드는 이름으로 지난 주말에 아이맥스관에 한해 이미 변칙개봉을 했었고 그 때 미리 감상을 했습니다.


본 영화는 2009년 1월 15일 승객과 승무원 포함 총 155명을 태우고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했던 US 에어웨이즈 1549편 에어버스 A320 비행기가 새떼 충돌로 인해 양쪽 엔진이 모두 기능을 상실한 상태에서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후 155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된 사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인 설리(Sully)는 1549편의 기장 체즐리 설렌버거(Chesley Sullenberger)의 애칭입니다.


한국어 위키 : https://ko.wikipedia.org/wiki/US_%EC%97%90%EC%96%B4%EC%9B%A8%EC%9D%B4%EC%8A%A4_1549%ED%8E%B8_%EB%B6%88%EC%8B%9C%EC%B0%A9_%EC%82%AC%EA%B3%A0

영문 위키 : https://en.wikipedia.org/wiki/US_Airways_Flight_1549


영화는 당시 사건을 시간순서로 다루는 방식을 취하고있진 않습니다. 즉, 비행기 불시착 사고를 스펙터클하게 다룬 블록버스터는 아니라는 말이지요. 영화상의 '현재 시점'은 불시착 후 전원 구조가 완료된 이후 부터 사후 조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며 중간중간 플래시백으로 실제 불시착 사건이 나옵니다. 실제의 긴박했던 사건과 달리 영화는 상당히 차분하면서도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기장인 설리의 시각에서 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기장의 심리적인 상태 또한 잘 그리고 있습니다. 두시간이 훌쩍 넘는 상영시간을 가진 영화가 심심치않게 나오는 요즘의 트렌드(?)와 달리 96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함 없이 모든게 전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극장 측에서는 참으로 좋아할만한 영화죠;;)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낀 것은 연출자가 당시의 전원 구조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지였습니다. 그러한 감독의 마음이 톰 행크스와 아론 에크하트를 비롯한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통해 매우 잘 전달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님의 영화들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 영화는 이전 영화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그랜 토리노, 2008> 만큼이나 좋았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해 보면, 간단히 이야기해서 여건이 된다면 [무조건 아이맥스로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일반상영의 화면 비율은 2.39:1이고 디지털 아이맥스로 전체 상영되는 아이맥스 상영의 화면 비율은 1.90:1입니다. (사실 일반상영에서 본 적은 없어서 직접 비교는 못합니다만 ) 아이맥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화면의 힘은 특히 비행기 불시착 씬들에서 매우 크게 느껴집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적을까 말까 고민을 하긴 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는 중에, 혹은 보기도 전에 시놉시스만 보고도 우리의 아픈 기억이 떠오르실겁니다. 저도 영화 중반부터 가슴이 먹먹해져서 영화를 보는 시간이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전원 구조가 되었다는 결과 보다도 사고 발생시 기장 및 크루의 대처와 그 구조 과정이 너무도 부럽기도 하고 그리고 또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북미에서는 개봉 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만 국내에는 크게 화제가 된다거나 하고 있진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주에 국내 기대작인 <아수라>가 함께 개봉을 하기도 했네요. 하지만 아이맥스에 걸 영화가 딱히 있는건 아니라서 아이맥스 상영은 여유롭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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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8 12:15
수정 아이콘
아니 클린트할배랑 톰행크스 형님 콜라보라니

엄청 기대중입니다.. "플라이트"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요, 하여튼 영화 하나는 정말 잘 만드네요 ㅠㅠ
위원장
16/09/28 12:41
수정 아이콘
짧고 좋은 영화는 전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6/09/28 12:42
수정 아이콘
'미국은 과연 위대한 국가인가?' 라는 물음에 가장 적합한 대답이 될 만한 사건으로 그렸겠네요. 보수주의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소재를 고른 것은 필연적으로 보입니다. 전작 <아메리칸 스나이퍼>처럼 논쟁거리가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에스테반
16/09/28 13:04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정성일 평론가의 평가가 좋아서 관심이 가더군요.
인생은혼자다
16/09/28 13:09
수정 아이콘
클린트 이스트우드, 톰 행크스는 믿고 보는 거라고 배웠습니다.
톰 행크스는 선장하더니 이제 기장이네요.
써니지
16/09/28 13:11
수정 아이콘
"위대한 미국(?)"을 만들자는 도널드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하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배니 내용은 안봐도 대충 보이는 듯 합니다만, 워낙 영화를 잘 만드니, 피하고 싶어도 피하지 못할거 같네요.
자전거도둑
16/09/28 13:32
수정 아이콘
이 영화 너무 좋았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다운 촘촘한 플롯과 빈틈없는 나레이션,연출이 정말 완벽했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국뽕은 남의 나라인데도 왜케 감동스러운지.... 톰행크스 연기는 뭐 말할필요도 없고요.
싸이유니
16/09/28 13:47
수정 아이콘
아수라평을 보니 이번 주말에는 이영화를 봐야겠네요..
코코몽
16/09/28 13:49
수정 아이콘
그 사건과 비교를 안할래도 안할수가 없더군요. 진짜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요
꿈꾸는용
16/09/28 14:03
수정 아이콘
약스포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톰행크스가 물들어 오는 기내에서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는 거랑, 최종 탑승객 모두 무사하다는걸 끝까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건을 안떠올릴수가 없죠...

정말 위급상황에 선장이 해야 할 일이 그런것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구출되어 돈말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보통블빠
16/09/28 22:36
수정 아이콘
괜히 그 사건 자체를 대한민국의 현 주소라고 비꼬는게 아니었나 봅니다.
선장부터 잘못된 아름다운 모습이라는게..
꼬마산적
16/09/28 18:24
수정 아이콘
난 왜 설리 라고 해서 FX 를 떠 올렷지??
클레오파트라
16/09/28 19:21
수정 아이콘
적당한 러닝타임에 깔끔한 편집, 개운한 콩나물국밥처럼 같은 영화였습니다.
candymove
16/09/28 23:42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습니다.. 실화를 다루는 최근 미국 영화들의 기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요. 호들갑떨지 않으려는, 영웅 감성 팔이하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지가 느껴졌지만 그 이상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이 영화가 자랑하는 건조함은 약간만 높은 경지에서 보면, 기본이니까요. 워낙 재미없는 영화가 많다보니까 이 영화 정도면 그래도 볼만은 하다고 볼 수도..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행위"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지금의 시점에서도 저는 아직 영화에 대해 이 영화 이상의 것을 원하나 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짧은 러닝타임인 것 같아요. 아무리 재미없어도 극장을 박차고 나오지는 않는 저에게 재미없는 영화가 길기까지 하면 그것보다 곤욕은 없거든요.

그래도 침착함만은 유지하던 감독의 의지가 좌절된 건 마지막 공청회 장면을 위시한 조사관들과 설리의 대립구도라고 생각해요. 건조한 극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일방을 지나치게 이상한 무리로 만듦으로써 결과적으로 극 자체가 힘을 잃었다고 봐요. 애초에 부당한 조사관들의 무리한 플레이와 그를 깨부수는 설리의 노력 구도로 솔직하게 가던가, 그렇게 할 거 아니면 초심대로 설리를 띄우기 위한 무리한 악역 만들기를 하지 않았어야 되지 않을까요. 물론 이 영화가 실화 바탕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적이 부당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실화 바탕이라고 해도 그 실화를 어떤 방식으로 파악한다는 감독의 일관된 비전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는 좀 이도저도 아닌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할리우드 우리나라를 막론하고 이런 식의 작품들이 양산되는 이유는 결국 예술에 대한 오해, 대중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정치인의 정치공학적인 행태에 짜증이 나듯이 소위 예술가라는 사람들이 짱구 굴리는 느낌을 받게 되면 뭔가 그 결과물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음.. 이 소재는 뭔가 다뤄보고 싶군.. 좋은 소재야.. 돈 냄새가 나는군..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대놓고 국뽕 마시면 사람들이 댓글에 주모 드립 치겠지? 좀 쿨하게 가야겠군.. 아냐아냐 이거 너무 쿨하게 가면 또 좀 그런데.. 부당한 억압과 극복 서사 한 스푼 정도는 넣어도 되지 않을까..투하! " 이런 식의 짱구 굴리는 영화, 대중을 우습게 보고 대중을 "맞춰주는" 대상으로 여기는 영화가 너무나 많습니다. 정말 이 사건에서 어떤 감동을 받아서 그걸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면 소위 국뽕 영화를 만들어도 "잘" 만들면 되는 겁니다. 결국엔 execution의 문제라고 봐요. 그리고 그러한 execution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것은 저런 알량한 계산이 아니라 무언가를 느끼고 그 느낌을 어떤 식으로, 때로는 세밀하게 때로는 거칠게 전달하느냐 하는 "정도"의 "예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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