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8/03 05:32:59
Name 구밀복검
Subject [일반] <제이슨 본>의 각본상의 의문점들(스포일러)
* 지난 목요일에 본 터라 기억이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프닝 시퀀스는 우리으 제이슨 본이 그리스의 길거리 격투장에서 파이트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하지요. 이걸 그냥 본이 한 방에 상대를 K.O 시켜버리는 것으로 끝내버리는데... 우리으 맷 데이먼이 내일 모레 50이라도 아직 안 늙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마냥 유치하게 묘사된 씬이다 싶습니다. 그나마 동작이 너무 단순하다보니, 외려 늙어서 역동적인 액션 못하니까 저렇게 처리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더 강하게 들 정도죠. 덥덥이에서 골드버그나 존 시나 밀어주는 것도 아니고...


* FU 한 방이면 누구든 그냥..

<본 슈프리머시>의 오프닝 시퀀스에선 제이슨 본이 해변에서 카디오 자랑하는 달리기 하는 컷과 마리가 본이 고민을 휘갈긴 노트를 읽는 컷을 교차시키면서 본의 체력과 고뇌 양자 모두를 별 허세없이 아주 가볍게 제시했는데, 그에 비하면 요란하기만 하죠.


- 아이언핸드 프로젝트가 등장하는데, 이것도 진부하다 싶습니다. <아이덴티티>에서 나온 트레드스톤이 처음이었고, 그 다음에 <슈프리머시>와 <얼티메이텀>에서 [강력 트레드스톤]이랍시고 블랙브라이어가 나왔고, 이번엔 [초강력 트레드스톤]으로 아이언핸드가 나온 것이죠. 똑같은 패턴을 몇 번째... 무슨 쥬라기 월드컵 같은 유초딩용 소년물 같죠. 돌발이슛! 초강력 돌발이슛!




- 이런 식으로 이전작들의 각본을 재활용한 사례가 꽤 됩니다. 니키 파슨스(줄리아 스타일스)가 정보를 넘겨주겠다는 연락을 취하자, 본은 그리스에서 그녀와 접선하는데, 도중에 CIA의 추적을 받게되자 반정부 집회 나온 시위대 틈에 섞여서 추적을 따돌립니다. 이것은 <슈프리머시>에서 본이 베를린에서 CIA에 접선 요청을 하여 니키와 만날 때에, 터키 시위대에 섞여서 CIA의 감시를 따돌리고 니키를 잠시 납치했던 시퀀스을 재탕한 것이죠. 심지어 그때나 지금이나 접선 상대가 니키...


- 그리스를 도입 배경으로 삼은 것도 빈약합니다. 굳이 왜 그리스에서 은둔하고 있었고 그리스에서 니키와 접선했는지가 작품 내적으로 명확한 이유와 필연성을 가지고 있지 않죠. 이것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은 작품 외적인 이유입니다.

1) 그리스를 배경으로 삼으면 시위대가 등장해도 자연스럽고
2) 시위대가 등장하면 시의적인 세계 사회의 현황을 보여주기도 용이하고, 군중들 사이에 섞인 본과 CIA의 추격전 액션을 묘사하기도 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딱 그 정도의 이유입니다. 때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했다면 근년 간에 '스노든'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감시/통제라는 테마와 콤비네이션을 이루며 현실 관련성 및 시의성을 강화할 수 있었던 그리스의 정치 집회가 그냥 스케치처럼 스쳐지나가고 소모될 뿐입니다. '오늘도 평화나라는 중고..아니 지구롭습니다' 정도의 인상 밖에 주지 못하죠.


- 이후 CIA의 추적을 받고 결국 니키가 죽게 되는데, 이것도 생각해보면 필연성이 없습니다. 니키는 자신이 죽기 직전에 본에게 제공해줘야할 자료가 저장된 USB 숨겨진 코인로커 열쇠를 던져줍니다. 그리고 이후 본은 그 열쇠로 USB 얻어내고 자연스럽게 서사가 진행되죠. 그렇다면 애초에 니키가 본과 처음으로 접촉했을 때, 잠시 뒤 다시 접촉할 것을 기약하고 CIA의 추적을 떠돌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보자마자 열쇠만 건내주고 본과 헤어졌으면 되는 것이죠. 그렇게 해도 본이 일처리 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걸요. 따라서 이것은 본과 니키가 처음 만났다가 다시 만날 때까지 이어질 추격전 액션 시퀀스를 전개시킬 이유를 마련하기 위한 작위적인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니키의 죽음'이라는 진부한 드라마적 요소가 추가되고요.


- 누구나 떠올릴 수 있듯 니키가 죽는 것은 <슈프리머시>에서 마리(프란카 포텐테 분)가 죽는 것과 대응됩니다. '그땐 마리 죽였으니 이번엔 니키 죽이자. 4번이나 나왔는데 죽을 때 되었지' 정도의 아이디어죠. 이것도 재탕이죠.


- '본'녀들은 본 때문에 꼬입니다. 마리는 고아에서 재회하자마자 얼마 뒤에 사망했고, 파멜라(조앤 앨런 분)는 해임당했고, 니키는 4번이나 출연해서 매번 본을 도와줬지만 별 보상도 없이 이번에 죽었죠. 다들 그저 조력자로 그냥 소모됩니다. 본 아니었으면 다들 잘 먹고 잘 살았을 텐데 ㅜㅠ 이놈의 본은 마성의 남자인가요? 맨날 여자들의 일방적인 헌신과 희생 덕에 살아남습니다. 심지어 이번엔 위기 상황에서 헤더가 몇 번이나 구해주죠. 이런 게 진짜 한남충...읍읍.

마치 괴도 뤼팽을 연상케하죠. 외국어 마스터에, 다방면의 능력을 가지고, 피지컬 마스터에, 종합적으로 먼치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허당스럽게 궁지에 몰리고, 여복에 의해 상황을 타개. 자기 과거에 대한 집착도 똑같습니다. 뤼팽은 기억하고 본은 가물가물하고 그 차이일 뿐...


- 뜬금없이 아부지 이야기로 떡밥 던지는 것도 부자연스럽습니다. 이미 본 트릴로지에서 본의 기억 가지고 충분히 이야기 해서 딱히 명분이 없다보니, 아버지 이야기를 급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아버지라는 소재 자체도 진부하고요. 제이슨 본 과거 가지고 언제까지 우려먹을 것인지..제이슨 본 뇌수로 곰국 끓이기도 아니고.


- 덧붙여 이 아버지 썰은 이전의 설정들과도 충돌하지 않나 싶은 것이, 이미 파멜라가 <얼티메이텀>에서 본과 관련된 신상자료를 죄다 살펴본 바 있죠. 그래서 본에게 본명과 생일(물론 생일은 위장된 것이고 실제로는 트레드스톤 연구소의 주소였지만)을 알려주기도 했고요. 프로젝트 지휘자가 알버트 허쉬와 닐 다니엘스라는 것까지 나왔습니다. 이미 본의 과거에 대해 분명하게 매듭을 지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본의 아버지가 본의 아버지 리차드 웹이 트레드스톤을 설계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억지스럽지요. 그런 정보가 <얼티메이텀>에서 명시적인 컷으로 제시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얼티메이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파멜라가 자료를 읽던 도중 리차드 웹에 대한 사항을 인식했다. 다만 본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뿐이다'라든가, 아니면 그냥 '파멜라가 눈이 삐어서 미처 그것만 못 찾고 넘어감^^'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황당한 설명이겠습니다만. 하지만, 그렇다 한들 리차드 웹이 트레드스톤에 연관되었다면 이는 보통 민감한 일이 아닌지라 본 얼티메이텀 엔딩에서 블랙브라이어가 언론에 폭로될 때 같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제이슨 본의 아버지가 트레드스톤에 개입했다'는 자극적인 사실이 지금까지는 어떻게 잘 숨겨져왔다가 니키의 해킹에 의해서 이제서야 몇몇 소수의 핵심 인물들만 알게 된 것은 작위적인 인상을 준다는 것이죠.


- CIA 국장 로버트 듀이(토미 리 존스 분)와 신임 현장 책임자인 헤더 리(알리시아 비칸데르 분)의 구도는 이전의 본 트릴로지와 매우 유사합니다. <아이덴티티>와 <슈프리머시>의 워드 애봇(브라이언 콕스 분) - <얼티메이텀>의 보슨(데이비드 스트래던 분) - <제이슨 본>의 듀이, <슈프리머시>와 <얼티메이텀>의 파멜라 - <제이슨 본>의 헤더로 바로 대응되죠. 음모를 꾸미는 높은 자리의 흑막들은 항상 존재하고, 이에 맞서 본과 협력하는 CIA의 현장 책임자가 있는 셈입니다. 물론 파멜라와 헤더는 분명 다릅니다. 파멜라는 정당성을 위해서 움직였지만, 헤더는 야심이 있고 꿍꿍이가 있지요. 하지만 이것은 '헤더도 파멜라처럼 단순한 선역으로 나오는 것은 뻔해보이니, 약간 비틀어서 나름의 속셈이 있는 인물로 설정하자'는 정도의, 1차원적인 단순성을 뒤집은 2차원적 변주에 불과합니다. 아이디어가 너무 얄팍해서 밑천이 훤히 보이죠. 한 마디로, 이전의 인물 구도를 부분적으로만 수정해서 재탕한 것입니다.




- 니키가 죽은 이후 본은 그녀에게 받은 USB의 정보를 해독하기 위해 니키를 고용하고 있던 크리스찬 다쏘라는 인물을 찾아갑니다. 제이슨 본이 그리 발이 넓지 못한 것인지 왜 다쏘가 아닌 더 신뢰할만한 인물을 찾아가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만, 일단 그것은 접어두지요. 이후 다쏘가 기습하여 본과 다쏘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당연히 본이 가볍게 제압하지요. 이것은 격투기나 복싱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떡밥 매치'입니다. 단지 제이슨 본이 대인 액션 보여줄 핑계거리가 필요했고, 그 때문에 선택된 것이 그야말로 양민에 불과한 다쏘인 것이죠. 사자 우리로 염소를 던져주듯..




- USB를 해독한 본은 말콤 스미스라는 인물이 이전까지의 자신의 행적을 상세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그에게 접근합니다. 그리고 듀이는 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작전을 계획하며 지휘를 헤더에게 맡기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듀이가 굳이 헤더에게 지휘를 맡길 이유가 없는 듯 합니다. 작중에서 듀이가 지휘권을 헤더에게 주는 이유는, 헤더가 작전을 지휘할 때 자신의 명령을 받는 암살자 어셋(벵상 카셀 분)을 투입시켜 작전을 수행하는 CIA 요원 4명 및 말콤 스미스를 살해하고 본의 소행으로 위장함으로써 직후에 본을 사살할 명분을 얻기 위한 것이죠. 여기서 과연 듀이에게는 본을 사살할 명분이 따로 필요한지가 의문입니다. 이미 니키와 본이 그리스에서 만날 때 듀이는 지휘하면서 사살 명령을 내렸고 CIA 내부에서도 그것에 아무런 이의를 표하지 않았습니다. 본은 언제 CIA가 죽여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인 것이죠. 그러니 이제 와서 구태여 사살할 명분을 따로 얻을 필요가 없습니다. '명분 없이 본을 사살하면 헤더가 반발할 테니까'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헤더를 작전에서 배제했으면 생기지 않을 문제고, 헤더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신참에 불과하지 듀이가 눈치봐야할 대상이 아니죠. 결국 이 과정에서 CIA 요원 네 명이 걸레짝처럼 버려지는데, CIA 요원들이 무슨 길거리 부랑자도 아니고 무리수가 크다는 생각이 들지요.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본을 잡을 허울 뿐인 명분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듀이와 어셋은 CIA 요원들의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는 쇼킹한 놈들이다'라는 것을 관객에게 어필하면서 충격을 주는 '쇼'를 의도했다는 이야기 밖에 안 되지요.


- 결과적으로 CIA 요원 넷과 말콤 스미스가 어셋에 의해 죽게 되고, 헤더는 무엇인가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하여 차량을 타고 직접 본을 찾아나섭니다. 그녀는 본과 조우하여 협력하게 되죠. 이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1) 헤더가 본과 협력할 것을 판단하는 계기는 트레드스톤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본을 훈련시킨 알버트 허쉬가 보고서에다 '제이슨 본은 CIA로 복귀시킬 수 있다'고 소견을 적은 것을 읽었기 때문인데, 고작 보고서에 몇 마디 끼적인 것을 근거로 본을 CIA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죠. 허쉬가 본에 대해 얼마나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지, 그의 소견이 어느 정도로 신뢰도가 있는지 허쉬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허쉬의 보고서는 쓰여진 지 시일이 한참 지난 문서입니다. <본 아이덴티티>의 배경이 2002년이고 <슈프리머시>가 2004년, <얼티메이텀>이 2005년 초죠. 그런데 <제이슨 본>은 그리스 시위대가 나오는 것을 볼 때 근년임은 분명해보입니다. 즉, 알버트 허쉬의 보고서는 얼티메이텀 직전에 쓰여졌다고 쳐도 대략 10년 전에 작성된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한참 시일이 지난 몇 줄 안 되는 메모에 가까운 소견을 보고 본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고 방침을 정하는 것은 초딩 수준의 판단입니다.

2) 본 역시도 이상합니다. 물론 이전에 본은 인터넷으로 헤더에 대한 정보를 얻은 바도 있고, 헤더가 자신에게 문자로 CIA의 추적 방침을 알려주기도 했죠.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헤더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본 입장에서는 헤더가 자신에게 신뢰를 얻은 뒤에 더 깊숙한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것인지, 진짜로 협력하려 한 건지 구분할 도리가 없습니다.

3) 이후 현장이 개판이 되고 본이 위기에 몰리게 되자, 헤더는 본을 직접 찾아 나서죠.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헤더는 본과 마주치자마자 총질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본이 그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마음을 품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과 직접 만나 해결하겠다는 것은 맹목적인 행동이죠. 이것이 합리화되려면, 크나큰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반드시 헤더가 본을 손에 넣어야만 하는 크리티컬한 이유가 있어야하는데 딱히 그런 것이 없습니다.

해서 본이 헤더의 차에 올라탔을 때 헤더가 당황해서 '난 대화를 하려 했어'라고 변명하지만 본은 이미 모든 사정은 천리안으로 봤다는 듯이 쿨하게 씹어버리고 차 타고 가죠. 마치 '야 각본가가 우리 같은 편으로 정했으니까 긴 말 할 필요 없어. 말하지 알아도 알아요.'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 이런 식으로 상황 해결을 헤더 리가 죄다 해버립니다. 니키를 역해킹해서 멀웨어를 니키의 USB에 심어버리고, 휴대폰으로 해킹해서 파일 삭제하는 등등. 뭐 이런 거야 먼치킨 급으로 유능해서 그렇다쳐도, 본이 위기에 몰린 상황도 헤더가 막무가내로 정면돌파하든 직감으로 때려맞추든 다 타개해버리죠. 각본 쓰다가 막히고 아이디어 고갈 되어서 다음 단계로 나갈 방도가 딱히 없다 싶으면 '헤더가 자기 능력으로 해결한다'를 선택한 듯 합니다. 여성버전 John nace인 거죠. 이것은 알리시아 비칸데르를 부각시키기 위한 방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할리우드 20대 여배우 중 손꼽히는 레벨이니 다음 시리즈와 여타 작품들을 위해서라도 밀어주고 싶기는 했겠죠. 작품 외부의 요소가 작품 내부의 질서를 무너뜨린 것입니다.




- 암살자/저격수 등장도 이젠 진부한 패턴이죠. <아이덴티티>에서는 프로페서(클라이브 오웬 분), <슈프리머시>에서는 키릴, <얼티메이텀>에서는 데슈하고 파즈, 제이슨 본에서는 어셋(벵상 카셀 분).


- 그나마 이번의 어셋은 이전의 인물들보다 격이 떨어집니다. 본 트릴로지에 등장한 대부분의 암살자들은 그냥 시키는대로 하는 프로였습니다. 개인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들이 아니었다는 거죠. 이해관계나 거창한 목적 없이 순수하게 본과의 대결만을 위해 행동하는 인물들이죠. 자연히 깔끔하게 액션과 배틀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냥 게임을 수행한 것이고, 관객은 별 고민 없이 스포츠 관람 즐기듯 감상할 수 있죠.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향상된 캐릭터가 <얼티메이텀>의 파즈입니다. <얼티메이텀>의 극후반에서, 본은 트레드스톤 연구소에서 알버트 허쉬와 만나고 자신의 정체와 성장 과정, 행적에 대해서 파악하게 된 직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이미 자신을 추적한 바 있고 자신이 한 번 목숨을 살려주기도 했던 파즈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때 본은 파즈에게 뇌까리죠. "날 왜 죽여야 되는지는 알고나 있나? 우리 꼴 좀 봐. 저것들이 너한테 무슨 짓을 시키는지 보라고." 그렇게 본은 파즈에게 그네들이 어떻게 꼭두각시처럼 살아가고 있는지 어필하고, 이로 인해 파즈 역시 국가와 정보기관에 의해 조종되는 자신의 처지에 회의와 자기반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간의 킬러들은 단순히 시키는대로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기계였고, 그것은 제이슨 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제이슨 본이 자신의 진실과 대면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근거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것이 파즈에게도 전달이 되죠. 그리하여 정부와 첩보기관의 명령대로 살던 로보트들이 스스로와 명령을 의심할 수 있는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작해야 제이슨 본에게 복수하기 위해 움직이는 인물입니다. '이 자슥이 헤까닥한 이유는 본이 블랙브라이어 폭로하는 바람에 때문에 고문을 당해서...'라는 설정인 것인데, 유치하죠. 게다가 그냥 본 때문에 일방적으로 피해 입은 인물도 아닌 것이, 이 어셋에 의해 본의 아버지가 죽었죠. 이러면 '이놈도 사실은 사연이 있었어'라는 정당성을 제공하기 위해 어거지로 마련한, '어셋은 본 때문에 고생한 인물'이라는 명분에도 관객이 공감할 여지가 아예 사라져버립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본 아부지 미국 보낸 놈이 고작 고문 좀 당한 게 무슨 대수라고 본에게 원한을 품는지 어이가 없다는 생각 밖에 안 들게 되죠. 정리하자면, 본 트릴로지를 통해서 천천히 쌓아올리고 <얼티메이텀>에서 정점을 찍은 '킬러들의 정체성'이라는 화두를 내팽개쳐버리고, 어디서 조악한 복수귀 하나 공수해온 셈입니다.


- 듀이와의 뒷거래를 통해 IT기업 딥드림을 성장시킨 CEO 칼루어(리즈 아메드 분)라는 인물이 CIA와 관계를 끊고 그간의 비리를 폭로하려 하자, 듀이는 어셋을 시켜 군중들이 모인 칼루어의 강연장에서 그를 저격하려고 계획하죠. 이것도 무리가 있다 싶습니다. 작중 칼루어의 인기 같은 것을 보면 거의 스티브 잡스나 에릭 슈미트 급 인물인데, 이런 거물을 CIA에서 맘대로 처리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죠. 그것도 심지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강연장에서 말입니다. 지금이 무슨 케네디에게 헤드샷 날리던 시절도 아니고, 수습이 불가능하지요. 이것은 CIA가 문제가 아니고 대통령이 당장 탄핵 당해서 하야하게 될 건입니다. 게다가 이런 건을 두고 FBI나 DIA나 NSA 같이 CIA와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의 정보 및 수사기관들이 가만 있을 리가 없습니다. 실제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CIA 국장이 무슨 어마어마한 월권행위나 폭주행보 보인 것도 아니고, 고작 개인적으로 외도한 것을 FBI에게 걸리는 바람에 개망신 당하고 해직 되어 처벌 받았던 게 불과 몇 년 전이죠. 즉, 칼루어 암살은 CIA 국장이 독단으로 감행할 수가 없는 건입니다. 이쯤 되면 듀이는 그냥 미친 놈이지요. 엔딩에서 헤더와 에드윈에게 비합리적인 인물이라고 뒷담화 당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얼마 전 본 <아이 인 더 스카이>와 대비가 되더군요. 거기서는 영국의 각료들이 케냐에 있는 테러리스트들 안가에 드론으로 폭격을 하려다가 빵팔이 소녀가 같이 폭사할 것 같다는 이유로 재고에 재고를 거듭합니다. 물론 저런 높으신 양반들이 고작 빵팔이 소녀 때문에 고민할 거란 생각은 도통 안 들어서 뭐 저리 소심하게 그려놓았는지 의문이 들기는 했습니다만...아마 듀이 같이 '대범한' 인간이 그 자리 투입되었으면 20분 만에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엔딩 크레딧 올라가면서 단편 영화로 끝났을 것입니다.


- 여기서 작중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스노든 이야기도 사족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스노든 이야기 나오려면 정부 차원에서 감시와 통제, 리바이어던이 작동되어야하는데, 실제로는 그냥 CIA가 지들도 감당 못할 미친 짓을 하는 것 밖에 안 되죠. 억지로 시사적인 문제들과 얽으려 하지만 그게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이죠. 해서 그리스 시위와 마찬가지로 스노든도 배경이자 스케치로 스쳐지나갈 뿐입니다.


* 내가 사족이라니...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 여기서도 본의 천리안이 활용됩니다. 헤더가 '뭔가 잘못됐어'라고 본에게 문자 메시지 보내자마자, 본은 곧바로 어셋이 암살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곧바로 문에 들어가 곧바로 통풍구에 어셋이 있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총을 갈겨버립니다. -0-;


- 계획이 어그러지고 본이 자신을 죽이러오는 상황임에도 듀이는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방에서 본을 맞이합니다. 부하가 도망가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요. 무슨 일기토 로망 있으신 건지...내가 왕년의 빌런 투 페이스인데 어떻게 머글 특수요원 따위가 두려워서 도망가냐 이런 걸까요?


* 토미 리 존스 투 페이스 시절


- 듀이를 사살하는 것은 결국 본이 아니라 헤더인데, 이것도 비칸데르의 비중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구멍까지는 아니지만 비칸데르 밀어주려고 작정했다는 것이 보여서 위화감이 들더군요.


- 게다가 듀이가 사망한 직후 본이 라스베이거스 시내로 어셋을 추적해오자 어셋은 본을 피해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가로지르며 도주하는데, 이것도 문제가 큽니다. 일단 행적을 감추고 죽은 듯 살아가야할 암살자라는 인간이 라스베이거스가 발칵 뒤집히도록 막무가내로 운전해서 카지노고 길거리고 아작을 내는 것부터가 무리가 있습니다. 무려 자동차를 170대나 박살냈다고 하는데... 이 정도로 일을 시끄럽게 벌린 이상 앞으로 킬러로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결정적으로, 영화 내내 이 인물은 본에게 복수하고 싶어 안달난 인간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놓았는데, 본이 추적해오니까 도주해버리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정말 본에게 복수하고 싶었으면 본이 쫓아오는 것은 그야말로 반길 일입니다. 외딴 곳으로 유인한 뒤 거기에서 정면대결을 해서 본을 죽일 마음을 품는 식이 맞지요. 본에게 복수는 하고 싶었지만 막상 쫓아오니까 '아 아까 편집본 미리 보니까 저 새끼 오프닝에서 원펀치로 그리스에서 덩치 우락부락한 길거리 파이터 쓰리 강냉이 하던데, 나는 잘못 맞으면 뼈도 못 추릴 듯'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여하간, 바로 얼마 전에 CIA 요원 넷도 아무렇지도 않게 인정사정없이 폐품처리 해버리던 터프한 어셋이 생뚱맞게도 본이 겁나서 도망가는 개쫄보가 되어버립니다. 이 역시 어떻게든 어셋과 본의 추격전을 연출해내려고 작위적인 조작을 가한 것이죠.


* 진중권...아니 암살자 씨 지금 도망가고 있습니다!


- 본도 이상한 것이, 바로 얼마 전에 말콤 스미스에게 그토록 절박하게 아버지가 어떤 일을 했는지 다그친 바 있죠. 그래서 말콤 스미스의 목숨도 차마 뺏지 못하고 협박만 하다가 어셋이 말콤 스미스를 죽일 기회를 주게 되고요. 게다가 듀이도 죽었습니다. 그럼 리차드 웹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은 어셋 뿐이죠. 그런데 본은 어셋을 추격해서 아부지 이야기 자초지종 듣지도 않고 죽여버립니다. ???


- 게다가, 언제부터 본이 자신의 분노에 멘탈이 터져서 복수를 하고 다녔을까요. 원래 본 시리즈에서 스릴이 있었던 것은, CIA와 암살자들이 추적해오고, 이를 본의 먼치킨스러운 능력으로 타개했기 때문입니다. 본은 무고한 피해자였고 상대들은 프로페셔널한 킬러였기 때문에 임요환이 마이크로 컨트롤로 저그 병력의 쌈싸먹기를 타개하는 것을 보는 듯한 스릴이 있었죠. 그런데 이번엔 우리의 먼치킨이자 John Nace 본느님이 킬러를 쫓아갑니다. 여기에 CIA는 방금 전에 보스 모가지 따인 상태고요. 이러면 킬러는 이미 죽은 목숨인 거죠...스릴이 들래야 들 수가 없습니다.


- 엔딩 시퀀스. 헤더는 에드윈 부장을 만나 자신이 본을 이용할 계획이며 만약 그가 협력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제거하겠다는 속내를 밝히는데, 사실 그 광경은 본이 숨어서 영상 캡쳐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영화가 끝나죠. 이는  
1) 헤더는 마냥 선역이 아니라 꿍꿍이가 있었다.
2) 우리의 본느님은 뛰는 년 위의 나는 놈이시라 그 정도 속셈은 꿰뚫고 계신다.
이것들을 이야기 하려는 것인데, 영 유치하다 싶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한 번만 보고 시간 좀 지나서 정리한 거라, 사실관계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저 중에서 5할 정도만 맞다고 하더라도 <제이슨 본>의 각본은 수습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본 트릴로지라고 치밀한 각본을 가진 작품들은 아니었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같은 흔한 장르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합은 나왔죠. 부분적으로 편집해내고 부분적으로 설정만 추가하면 해결될 정도의 문제들이었습니다. 그렇게 골조가 적당히 셋팅 된 상태에서 그 위에 독보적인 연출을 거하게 쌓아올리니 명작이 된 것이고요. 그에 비하면 <제이슨 본>은 결함이 너무 커서 연출로 덮기도 어렵습니다. 트릴로지의 각본을 재탕한 부분이 적지 않고, 캐릭터의 능력과 직감으로 각본 상의 난점을 해결해버리고, 전개가 아귀에 맞지 않고 등등... 각본에 대한 글이기에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나마 그 연출도 전작들만 못한 매너리즘적인 수준이고요. 대인 액션이라고 해봐야 이전의 생활용품 응용 격투 같은 건 안드로메다로 간 채 원펀치 쓰리 강냉이만 남았고, 카 체이스도 본 트릴로지에서 나온 관습적인 수준이고..오토바이 활용만 해도 이미 활용되었던 거니까요. 해서 그럭저럭 클래스는 있는 작품이라고 봅니다만, 굳이 시리즈를 이어나갈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 제가 패널로 참여하는 팟캐스트 영화계 82화에서 <제이슨 본>을 리뷰했습니다. 본문에서 서술한 내용을 포함하여 촬영과 연출, 편집, 연기, 음악 등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1부 - 프롤로그 : http://www.podbbang.com/ch/8720?e=22035023
2부 - 본편 : http://www.podbbang.com/ch/8720?e=22035022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코난오브라이언
16/08/03 05:49
수정 아이콘
별 생각없이 오 영화 쩌네 하면서 봤는데 구밀복검님 글 보며 구구절절 수긍하는 바가 많네요.
사실 굳이 안 나왔어도 되는 영환데 괜히 나와서 아버지 떡밥이니 아이언 핸드니 뜬금포+자기복제 떡밥 던진게 마음엔 안 들지만 그래도 그리스와 라스베가스 추격신만으로도 전 시리즈에 누는 끼치지 않는 후속작 아니었나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커피보다홍차
16/08/03 07:07
수정 아이콘
보면서 들었던 의문과 지루함이랑 구밀복검님이 쓰신 글이랑 일치해서 놀랍네요. 어째 맷형은 엘리시움부터 그저 그런것 같습니다. 본 트롤로지때가 정점이었던 것 같아요.
찾아보니 컨트롤러도 맷형이 나왔었군요. 아...
16/08/03 08:05
수정 아이콘
여러가지 있었지만 영화보는내내 가장 이해가 안되었던 것이
헤더가 아무리 야심이 많은 인물이라 하더라도
본인을 현장책임자로 발탁되게한데는 듀이 공도 큰데 (에드윈이 결정했다 가정하더라도 듀이도 딱히 반대 안한걸로 나오죠.)
자신의 상사가 되자마자 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오르려고 한다는 설정은 이해가 안됐습니다.
듀이밑에서 십몇년을 썩다가 듀이가 은퇴번복을 하고 질질 끌어서 내치려고했다라는 설정이 더 공감되었을듯하네요.
구밀복검
16/08/03 11:09
수정 아이콘
그래서 비칸데르 밀어주기라는 인식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딱 봐도 대략 대위와 준장 정도는 짬 차이가 날 거 같은데 말이죠...
갓설현
16/08/03 08:11
수정 아이콘
사족이죠. 이미 끝난 얘기를 굳이 길게 끄는 느낌이었습니다. 얼티메이텀의 마지막 씬에서 그냥 이 시리즈는 끝냈어야 했어요. 본 레거시도 이번 제이슨 본도 외전 느낌만 강합니다..
catharsis
16/08/03 08:13
수정 아이콘
크.. 역시 짠맛에 보는 구밀복검님의 분석.
근데 제이슨 본 관련 질문은 아닙니다만, 본 3부작에 대해 구밀복검님 본인께서 '명작' 정도로 인정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여러 사람에게 명작이라 불린다는 뜻에서 그렇게 말씀하신 건가요? 점수가 너무 짜니 갈피를 잡을 수가 -.- (제이슨 본 2.5 / 본 아이덴 + 슈프리머시 3 / 본 얼티 3.5점인데...)
구밀복검
16/08/03 11:00
수정 아이콘
오락영화라는 기준 하에서는 충분히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작품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그렇게 말하기 애매할 수도 있지만 트릴로지를 통해서 프랜차이즈를 구축했으니.
16/08/03 08:47
수정 아이콘
저도 본시리즈 팬이였는데 3편에서 끝났어야할 시리즈라는건 동의합니다. 이번 제이슨본은 매우실망했습니다..

그래도 맷데이먼 형님의 액션신만으로도 재밌게 본걸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민정­
16/08/03 09:03
수정 아이콘
저도 거의 같은 생각입니다.
복습한답시고 본 트릴로지를 전날 다 보고 가서 더욱 더 피곤했습니다. 카메라도 너무 흔들어대고...
이순신
16/08/03 09:15
수정 아이콘
본이 듀이국장을 밖으로 유인하고 사무실에 침입해서
금고를 열기 위해 듀이국장에게 전화하고 목소리를 녹음하는 장면이 있었죠.
대충 목소리만 녹음하고 끊었으면 됐을것 같은데
굳이 자신이 듀이국장의 사무실에 있다는 걸 알려주는게 의문이더군요.
그렇게 하고도 여유롭게 탈출했으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니었구요.

영화적 연출을 위해 그렇게 한거라고 보기엔 본 시리즈가 그렇게 허술한 영화가 아니었거든요.
제가 놓친 내용이 있는건지... 혹시 이 장면에 대해 설명해주실 분 계신가요?
늘지금처럼
16/08/03 09:43
수정 아이콘
그건 얼티메이텀 아니었나요?
이순신
16/08/03 10:05
수정 아이콘
아, 그랬나요??
제이슨 본 보기위해 1편부터 정주행 한 번 했는데
제가 헛갈린거 같기도 하네요.
(사실 극장에서 제이슨본 보다가 중간중간 졸았습니다...)

그럼 얼티메이텀에서는 왜 그랬던 걸까요?
구밀복검
16/08/03 10:59
수정 아이콘
얼티메이텀이었죠. 그리고 그때는 보슨 부국장이었습니다. 국장은 에즈라라고 하는 다른 인물이었고요.
저도 구멍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 나오는 제이슨 본과 CIA/경찰의 추격전을 마련해주기 위한 핑계죠. 애초에 부국장하고 요원들이 전부 다 밖으로 나간 것도, 전부 다 나갔다고 본진 가볍게 털린 것도 작위적이지만 그렇다 치고...

그 이외에도 사실 트릴로지도 구멍이 꽤 있기는 합니다. 예컨대 얼티메이텀의 경우, 마드리드에서 본과 조우한 니키는 CIA를 버리고 본을 도와주게 되는데요. CIA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탕헤르에 있는 다니엘스(영화 초반에 가디언 기자에게 본에 대한 비밀를 폭로한 정보원)의 정확한 소재를 확인하려고 하지만 이미 니키에 대해 CIA의 방화벽이 설정된 상태라 실패합니다. 그래서 그 대신으로 저격수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의 뒤를 밟아 다니엘스의 소재를 파악한다는 계획을 세우죠. 그런데 이상한 것이, 다니엘스 소재는 CIA가 방화벽으로 막아놓고 저격수가 누구인지는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작위적이죠. 아예 아이디를 블록처리한 게 아닌가 싶던데. 물론 해킹을 통해 저격수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거면 왜 다니엘스 소재는 해킹 못하는지 의문이 생기고요. 이 역시도 탕헤르에서 추격전을 전개시키기 위한 알리바이라고 봐야죠. 이런 식으로 트릴로지도 각본상의 결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결함의 빈도와 정도의 차이가 있었고 이번 제이슨 본 수준은 아니었다는 거..
이순신
16/08/03 13:12
수정 아이콘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얼티메이텀을 하루 전에 보고 제이슨본을 졸면서 봤더니
영화내용을 뒤죽박죽으로 기억하고 있었네요.
제 뇌를 너무 믿어선 안 되겠습니다.
Blooming
16/08/03 09:42
수정 아이콘
본 시리즈가 액션 영화계에 끼친 영향은 셰이키캠+빠른 컷 분할 기법의 조합이죠. 그런데 요즘 그렇게 찍고 편집해서 나오는 영화가 없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지막으로 본게 Alex Cross(2012) 정도이고, 그나마 그 영화는 그렇게 규모가 큰 영화도 아니죠. 그런데 그 기법을 아직도 그대로 씁니다.. 심지어 더 심하게.. 뭔가 유행이 지나간 원조맛집이라고 해야하나.. 원조니까 버릴수도 없었을테지만 막상 직접 맛보면 시류에서 밀려난 오묘한 상태죠..
구밀복검
16/08/03 11:24
수정 아이콘
네 그래서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제이슨 본 액션 보여주기 위한 서사 전개 + 관습적인 컷들로 조합된 양산품이 나올 거라 생각했네요. 현실은 그조차도 아니었지만... 시류에서 밀려나도 기존의 스타일을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로 제공하면 그래도 '어르신 입맛의 전통 있는 맛집'이라고 해주겠는데, 이젠 어떤 관점에서 봐도 맛집도 아니라.
영원한초보
16/08/03 09:50
수정 아이콘
이렇게 분석할 가치도 못느끼게 해주던데 본시리즈에 애정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초반 니키가 죽기전까지는 재미있었습니다.
헤더는 본시리즈 중에서 외모가 가장 뛰어난 여성케릭터라서 기대를 했는데 배대슈의 원더우먼 역할도 못해줬네요.
거기다 결말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베인 최후와 비슷한 결말 처리 용도로 쓰이고
악당 킬러가 뱅상카셀이라 이번에 뭔가 더 대단한걸 기대하게 했는데 배우가 아깝네요.
본의 킬러는 대사가 최대한 없는게 좋네요.
구밀복검
16/08/03 11:13
수정 아이콘
네...카셀이든 비칸데르든 다 좋아하는 배우들인데 너무 못 썼죠.
축구사랑
16/08/03 10:06
수정 아이콘
저 역시도 스토리상의 빈약함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진짜 화면만 보는 영화였죠 킬링타임으로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뭔가 개연성이 너무나 부족하긴 하더군요
16/08/03 10:08
수정 아이콘
제가 보면서 생각한거랑 거의 일치하네요.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신듯.
그래도 본을 다시 봐서 좋았습니다. 흐흐
치킨너겟은사랑
16/08/03 10:09
수정 아이콘
보는재미는 있었는데 스토리가 너무 엉성했습니다.
16/08/03 10:18
수정 아이콘
딱 이 정도일꺼라 예상했었기에 그렇게 큰 부담없이 본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운동선수 마지막 은퇴시즌 보는 느낌으로...
깊이 파고 들면 내가 좋아하는 제이슨본이 까여서 싫단말이야 ㅜㅜ 일것 같아서 그냥 영화를 다보고 조용히 놓아주었습니다.
구밀복검
16/08/03 11:19
수정 아이콘
문제는 이번 시리즈에서 완결되지 않은 떡밥도 있는데다(예컨대 헤더와 칼루어와 눈빛 교환과 같은) 뻔히 후속편이 기획된 게 보여서. 은퇴시즌은 요원한 것 같습니다.
16/08/03 13:24
수정 아이콘
그렇게 영화계의 브렛 파브가 되겠죠....
16/08/03 10:28
수정 아이콘
스토리는 엉성 액션은 좋았다가 저의 영화평...
김연아
16/08/03 10:42
수정 아이콘
요근래 본 영화 중 이게 가장 재밌었다는게 참 슬픈 영화......
구밀복검
16/08/03 11:28
수정 아이콘
같은 생각입니다. 올 여름 나온 상업 영화들 중에는 만족스러운 것이 없네요. 아니 사실 올해 자체가...물론 좋은 영화지만 한계가 분명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주토피아가 극장가에서 3달 가량 좀비처럼 군림한 것부터가 이례적인 일이죠.
16/08/03 10:45
수정 아이콘
이야기가 지나치게 사족 같은 느낌이 진했죠. 전반적인 분위기도 지나치게 시끌벅적한 블록버스터 느낌이과해서... 별로인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전작보다 좋은 영화는 아닌거 같은 느낌이 진하게 들더라고요.
딱좋은나인데
16/08/03 10:55
수정 아이콘
본시리즈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번편은 보는 내내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
본시리즈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액션도 대실망.
Ace of Base
16/08/03 11:48
수정 아이콘
글 요지에 대한 수긍은 가면서도 중간까지 읽다 내렸습니다. 글 분위기가 이 영화에 대해 1부터100까지 '어디 한번 약점을 찾아보자' 라는 스탠스로 분석하신거 같네요.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전 2편을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뒤 2편에 비해 얼티메이텀을 보고 조금 아쉬웠고 9년이 흐른 지금 시리즈 전체를 두고 제이슨본을 보니 더 아쉽고 그런 느낌입니다. 아쉬웠던건 3편부터였지만 제이슨본은 이전 트릴로지의 업적과 비교 해야하는 차이랄까요. 흑.
구밀복검
16/08/03 11:53
수정 아이콘
뭐 나름 좋아하는 프랜차이즈이기도 하고, 팟캐스트로 다룰 때는 책임감을 느끼는 터라 저 정도로 분석하곤 합니다. 특별히 그린그래스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닙니다. 사실 작품의 매력 자체가 강렬했다면 결점들이 다소 있어도 그럭저럭 넘어갔을 텐데, 딱히 그렇지 않아서 직관적으로 눈에 띄는 약점들만 거론하게 된 것 같습니다.
경미네
16/08/03 11:48
수정 아이콘
제작진이 이전 시리즈들의 성공에 너무 고무된 듯 하네요. 패턴을 조금만 바꿨다면 참 좋았을텐데. 이런거 보면 거듭 패턴을 바꿔서 흥행에 싱공하는 엑스맨 시리즈가 대단한거 같습니다
역시택신
16/08/03 12:5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저는 애시당초 본시리즈에서 블랙브라이어나 트레드스톤은 일종의 맥거핀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개인적으로는 볼만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실 그전의 3부작도 스토리는 그닥이라고 느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주본좌
16/08/03 13:16
수정 아이콘
중간 헤더가 본에게 죽을지도 모르는데 도와준건

본이 이유없이 살인하는게 아니고 자기의 과거를 쫓는다는걸 알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암살자의 gps가 움직이지 않는걸보고 듀이의 속셈을 눈치챈거고요

다쏘때도 몇분뒤에 자기네편이 도착한다고 문자도 보냈죠

칼루어암살도 암살자가 죽이고 투면 cia짓인지 누가 아나요 듀이는 발뺌하겠죠

애썻이 튀는것도 본이랑 싸우다가 밀리니까 도망간거였죠
구밀복검
16/08/03 14:07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이미 다룬 이야기들인 것 같습니다.

1.
헤더가 본의 동기를 짐작하는 근거, 즉 [헤더가 본과 협력할 것을 판단하는 계기는 트레드스톤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본을 훈련시킨 알버트 허쉬가 보고서에다 'CIA로 복귀시킬 수 있다'고 소견을 적은 것을 읽었기 때문인데, 고작 보고서에 몇 마디 끼적인 것을 근거로 본을 CIA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죠. 허쉬가 본에 대해 얼마나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지, 그의 소견이 어느 정도로 신뢰도가 있는지 허쉬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허쉬의 보고서는 쓰여진 지 시일이 한참 지난 문서입니다. <본 아이덴티티>의 배경이 2002년이고 <슈프리머시>가 2004년, <얼티메이텀>이 2005년 초죠. 그런데 <제이슨 본>은 그리스 시위대가 나오는 것을 볼 때 근년임은 분명해보입니다. 즉, 알버트 허쉬의 보고서는 얼티메이텀 직전에 쓰여졌다고 쳐도 대략 10년 전에 작성된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한참 시일이 지난 몇 줄 안 되는 메모에 가까운 소견을 보고 본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고 방침을 정하는 것은 초딩 수준의 판단입니다.] 그리고 헤더가 본의 무슨 여자친구도 아니고, 난장판이 된 현장에서 자신이 자칫 잘못하면 본의 공격을 받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본을 도와서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이유가 제시된 것이 없지요.

2.
[물론 이전에 본은 인터넷으로 헤더에 대한 정보를 얻은 바도 있고, 헤더가 자신에게 문자로 CIA의 추적 방침을 알려주기도 했죠.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헤더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본 입장에서는 헤더가 자신에게 신뢰를 얻은 뒤에 더 깊숙한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것인지, 진짜로 협력하려 한 건지 구분할 도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고 말콤 스미스가 어셋에 의해 사망한 직후에는 더더욱 그렇죠. 이런 상황이 헤더의 의도 하에 펼쳐진 것인지 아닌지 본이 확신할 근거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은 의심조차 품지 않죠.

3.
그러기엔 칼루어를 너무 거물로 묘사했고 일도 시끄럽게 벌렸습니다. 다수의 군중의 눈 앞에서, 세계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IT 유명 CEO를, 여타 정보 기관들의 감시를 받고 있으며, 애초에 국내 공작 활동이 금지되어 있는 CIA가 저격을 시도한다는 것부터가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당장 저런 일 벌어지면 진상 규명 여론이 빗발칠 테고 백악관과 대통령은 엄청난 압박을 받을 텐데, 그냥 모르쇠 입 싹닦고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CIA 선에서 수습이 불가능한 문제라는 것이죠. 실제로 근년 간 CIA가 저 비슷한 일을 벌인 사례조차 없죠. 저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하다면 국회의원이고 내각 관료고 항상 목숨이 위태롭다고 봐야합니다.

4.
어셋이 도주한 것은 저격이 실패하자마자입니다. 건물 나오자마자 바로 SWAT 요원 살해하고 차량 탈취해서 도망가려는데, 이때 본과 마주치고, 이후 추격전이 진행됩니다. 물론 건물 나오자마자 도주하려는 것은 타당합니다. 그런데 무려 SWAT 요원을 살해하고 차량을 탈취해서 무려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무려 170대나 되는 차량과 카지노 도박장을 개작살을 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고, 특히 제이슨 본과 맞닥뜨렸을 때는 더더욱 그렇게 요란하게 도망칠 이유가 없습니다. [영화 내내 이 인물은 본에게 복수하고 싶어 안달난 인간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놓았는데, 본이 추적해오니까 도주해버리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정말 본에게 복수하고 싶었으면 본이 쫓아오는 것은 그야말로 반길 일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마지막 결전 장소 같은 외딴 곳으로 유인한 뒤 거기에서 정면대결을 해서 본을 죽일 마음을 품는 식이 맞지요.]
주본좌
16/08/03 14:25
수정 아이콘
1은 다쏘컴퓨터로 본이 자신의 과거파일을 보고있다는걸 헤더는 알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말콤때 어셋의 gps가 멈춰있고 cia요원이 죽었으며 듀이가 본을 죽이라고 명령하죠
이때 듀이어셋의 속셈을 눈치챈걸로 보고 본을 도와주려하죠

2본이 도움을 받았다고해도 사람들 많은곳에서 헤더가 차로 태워준것이었고 이상황에 살인하는 미친짓은 안할테구요

게다가 본은 헤더의 도움을 주려는듯한 얘기를 듣지만 차에서 내리죠. 라스베가스에서 보자면서요

3첨에 듀이는 칼루어만 죽일 생각이었죠
그래서 자신에 대한 의심을 풀기위해 자기 손을 쏴달라는 얘기도 합니다

자신도 같이 공격을 받았는데 cia를 연관시켜 생각할 사람은 없을테구요

4는 카추격전을 하기전에 터널같은데서 싸웠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본을 죽일뻔도했지만 이후 싸움에서 밀렸기에 도망가는걸로 선회했던걸로 기억하네요
(카추격전이후 싸웠던건가??;; 이부분은 좀 헷갈리네여)
구밀복검
16/08/03 15:10
수정 아이콘
1. 본이 과거에 얽매이는 거야 본 트릴로지에서 이미 지겹도록 나열된 거고, 파멜라도 그래서 슈프리머시 엔딩-얼티메이텀에서 본과 통화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 본의 과거죠. 그건 누구나 다 아는 겁니다. 핵심은 본을 끌어들이는 게 가능한지/아닌지인데, 이미 트레드스톤-블랙브라이어 폭로 건으로 CIA와는 거하게 척을 진 인물이고, 당장 바로 러닝타임 20분 전 쯤에 CIA가 서슴없이 본 사살하려 들고 결국 니키는 죽였죠. 그런 상황에서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본의 과거에 대한 집착과 알버트 허쉬의 10년 전 보고서 몇 줄을 가지고 '본을 CIA로 끌어들일 수 있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각본을 진행시키기 위해 대충 넘어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 헤더가 차에 태워준 것이 아니라, 본이 상황을 점검하고 있던 헤더의 시야 밖에서 튀어나와서 갑자기 창문 깨고 자기가 문 열고 탑니다. 그래서 헤더가 벙 쪄서 '엄...나는 대화하고 싶었어'라고 하는 거고요. 즉 헤더가 본을 맞이하러 간 건 사실인데, 서로의 존재를 인지한 상태에서 조우한 게 아니라 본이 먼저 들이댄 거죠.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1) 본 입장에서 저 차량이 자기 추격해온 건지 도와주러 온 건지 단정 지을 근거가 없습니다. 2) 여전히 헤더가 왜 그렇게까지 본을 손에 넣어야했는지 동기가 없습니다. 본에 대한 빠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알파 팀 브라보 팀이 연락 안 된 상태에서 어셋의 포인트가 움직이지 않고 듀이가 본을 죽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은 본이 아닌 어셋의 소행이며 듀이의 사주고 본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것이다'라는 판단 이상은 주지 못합니다. 여기서 '잘못 본에게 접근했다가 듀이-어셋과 한통속으로 오해받고 공격당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과 접촉해야겠다'라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동기가 더 필요하다는 거죠. 이 역시도 '어차피 본하고 헤더하고 태그팀 먹을 것은 관객들 다들 예상하고 있었잖아'라고 간주하고 넘어가려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3. 그건 당장 상황만 모면하는 거고, 그런다고 해봐야 감당이 안 되는 건입니다. 아마 링컨 암살을 뛰어넘어 세계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 1위 찍을 것입니다. 정보 기관들의 비행이나 공작이 밝혀지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대개 그런 건들이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구글 회장/애플 회장 쯤 되는 인물이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대중 강연장에서 살해 당했다면, 정당/언론/정부 기관 모두가 달라붙어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온갖 애를 쓰겠죠. 또한, CIA가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제이슨 본의 USB를 해킹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을 한창 과시했는데, 다른 정보기관이라고 그렇지 않을 리가 없지요. 특히나 NSA 같은 경우. 즉, CIA도 동등한 수준으로 감시 받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IA라면 딥드림 회장 정도는 군중 눈 앞에서 해치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CIA 쯤 되는 첩보 기관은 원래 짱짱맨이니까 뭐든지 남들 모르게 할 수 있다'는 과거 첩보물이나 음모론의 클리셰에 기댄 것이지요. 그나마 개연성을 부여하고 싶었다면 그렇게 군중들의 이목이 집중된 자리가 아니라 은밀한 곳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칼루어를 저격해야합니다. 언론과 팬덤들이 다 보고 있는 자리에서 칼루어를 처리하는 건 정말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죠.
제이슨 본이 그냥 '영화일 뿐'이라는 포지션을 취했다면 상관 없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 전반을 걸쳐 스노든을 이야기하고, 그리스 시위를 이야기하고, 정부의 감청과 감시와 통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이 영화는 현실을 다루는 것이다'라고 모양새를 잡았단 말이죠. 그런 이상, 이렇게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사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연출해버리면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4. 카 체이스가 진행된 다음 터널 가는 겁니다. 터널에서 어셋이 죽죠.
야크모
16/08/03 15:06
수정 아이콘
시마요원
Jace Beleren
16/08/03 16:13
수정 아이콘
본레가 훨 잼남
지금만나러갑니다
16/08/03 18:26
수정 아이콘
사실 이렇게 길게 평을 쓸 퀄리티를 가진영화가 아니죠. 전작들도 오락성이 뛰어난 작품들이였고, 이번작품은 그마저도 자기복제. 길게 쓴 글을 보며(사실 반쯤읽다 말았지만) 오히려 본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질 정도. 전 차라리 부산행이 재미있었습니다. 최소한 졸리진 않았거든요.
Piloted Shredder
16/08/03 21:21
수정 아이콘
어셋이 누구죠?
혹시 추격씬에서 맵상에 Asset이라 뜬건 이름이 아니라 요원이란 뜻인데.
구밀복검
16/08/03 21:42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아마도 그런 게 아닌가 싶어 사전 뒤져보았는데 딱히 그런 뜻이 없어서 이름인가보다 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5649 [일반] 외부터 시작하라. [20] Love&Hate11805 18/01/31 11805 16
75600 [일반] 코네티컷 양키, 과거와 경멸에 대한 소설. [7] Farce12146 18/01/27 12146 13
75232 [일반] [뉴스 모음] 아직은 갈 길이 먼 MBC 외 [49] The xian14759 17/12/31 14759 61
70819 [일반] 제 관현악곡 올립니다. [28] 표절작곡가5225 17/02/24 5225 34
69841 [일반] 검찰 vs 경찰 수사권 조정 갈등에 대한 이야기 [45] 사고회로10048 17/01/06 10048 1
68611 [일반] 더이상 괴담이 아니다. 명백한 가능성! [34] 잊혀진꿈11167 16/11/13 11167 19
67589 [일반] [데이터 약주의] 바르바로사 작전 - 에필로그 [28] 이치죠 호타루5308 16/09/16 5308 13
66737 [일반] <제이슨 본>의 각본상의 의문점들(스포일러) [42] 구밀복검7787 16/08/03 7787 2
63891 [일반] [스포] 스티브 잡스 보고 왔습니다. [13] 王天君3950 16/03/04 3950 1
61859 [일반] [가요] 아이돌과 뮤지션 [124] KARA9825 15/11/05 9825 17
60683 [일반] 지휘자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직 내려놓겠다" 논란 [101] 군디츠마라11060 15/09/01 11060 2
59552 [일반] [크킹 계층] 현실 정치인에게 트래잇을 달아봅시다 -안철수 [14] 어강됴리6122 15/07/03 6122 2
59481 [일반] [크킹 계층] 현실 정치인에게 트래잇을 달아봅시다 -김무성 [14] 어강됴리5850 15/06/30 5850 6
59319 [일반] [크킹 계층] 현실 정치인에게 트래잇을 달아봅시다 -박원순 [30] 어강됴리7548 15/06/24 7548 8
58630 [일반] 음악가로서 독일에서 자리잡기...(본거 위주,,,) [17] 표절작곡가9535 15/05/31 9535 3
58038 [일반] 오케스트라 이야기...(그림파일 많음) [31] 표절작곡가5819 15/05/08 5819 5
57204 [일반] 스티브 잡스 전기(by 월터 아이작슨)를 읽고 [18] 王天君3471 15/03/27 3471 7
57199 [일반] <위플래쉬>를 보고 쓴 일기. (스포有) [27] 두괴즐5633 15/03/27 5633 14
57119 [일반]  위플래쉬, 연출의 이데아 [32] ZolaChobo5397 15/03/23 5397 5
57045 [일반] <위플래쉬> - 광기와 광기의 충돌... 그 짜릿함! [46] 마스터충달10266 15/03/18 10266 5
56895 [일반] 마도카 오케스트라 콘서트 관람 후기 (+삿포로 눈 축제) [17] 랜덤여신7240 15/03/08 7240 5
56877 [일반] 우리마당 테러사건(1988.8.17) [31] kurt9921 15/03/06 9921 3
55863 [일반] 아시안컵 빅3 프리뷰 3.대한민국 [35] Special one.7133 15/01/08 7133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