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없이 버스만 타고 산지 어언 오랜 세월?!이 흘렀네요.

저는 역세권에 살지 않아서 지하철보다 버스가 더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어렸을 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탔던 버스 운행 실태가 스물이 넘고 보니 문제점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몇 가지 제가 직접 겪은 사례를 열거해 보겠습니다.

1. 정류장에서 손님을 태운 채 대기하던 마을버스(원래 거기서 배차 간격을 맞춥니다). 제가 그 버스를 타기 위해 헐레벌떡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을 닫아 뒀더군요? 문을 두드리면서 태워달라고 했지요. 그런데 그 기사분이(분이라고 하기도 싫네요.) 고개를 돌려 저를 처다보면서 썩소를... 짓더니 버스를 출발시켜 버렸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서 몇 초간 그 자세 그대로 서 있었네요. 승차거부는 많이 당해봤지만 그렇게 가만히 멈춘 상태에서 일부러 눈을 맞추며 썩소까지 지으면서 승차거부 하는 양반은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다음 버스에 탄 후 앞차의 기사가 누구냐고 물었지만 "나도 모른다." 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그 마을버스 기사 인원이 5명 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앞차 기사를 모른다고?! 욕을 실컷 퍼붙고 싶었지만 여린 마음 동호회 회원이라 참았습니다.

2. A 버스는 고갯길을 넘어가는 버스 입니다. 좁은 고갯길을 매일 몇 번씩 넘어가려면 스트레스가 참 크겠죠. 그 스트레스 건전하게 푸셔야죠. 하지만 대부분의 A 버스 기사님들은 욕으로 풉니다. 길이 막힐 때 상대방 자동차가 약간의 꼬투리만 잡히면 소새X 개새X 시X놈은 기본이고, 온갖 부모 안부까지 나옵니다. 그리고 그 정체가 풀릴 때까지 욕을 합니다. 그 버스회사는 기사 뽑을 때 욕 실력을 보고 뽑는 모양이에요. 게다가 더욱 웃긴 건 A 버스도 빠른 운행을 수단 방법 가리지 않습니다. 추월, 역주행, 신호위반 기본이고 버스의 큰 덩치를 이용해 끼어들기, 안끼워 주면 욕하기..;; 등등 난폭 + 욕설 운전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그런 주제에 상대방이 약간의 잘못만 하면 욕을 세숫대야로 퍼붙는데 도가 튼 분 들입니다. 매일 이용하는 저 같은 승객들은 A 버스의 운행 실태를 잘 아는데, 그런 승객들 태우고 저런 반응이라니...? 얼굴에 철판 두께를 능히 짐작할 수 있죠.

3. 최근에 있었던 일 입니다. B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몇번 타본 적은 없지만 가끔 탈 때 마다 총알버스의 교과서 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유명한 노선이죠.... 아무튼 탑승 했는데 제가 백팩을 매고 있었어요. 그런데 기사분이(정말 분이라고 하기 싫군요...) 문을 너무 빨리 닫아서 문이 백팩을 쳤어요. 동시에 급출발까지.... 저도 젊은 남자인데 정말 대책 없이 넘어질 뻔 했습니다. 버스 입구라는 좁은 공간이 아니었다면 100% 심하게 넘어졌을 겁니다. 제가 놀라서 소리를 냈어요 그러자 기사분이 저를 보더니 문을 열았다 다시 닫더군요. 아마도 가방이 문틈에 낀 것이라고 착각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곤 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곤 그냥 전방주시하며 또다시 급출발...... 제가 황당해서(당시는 당황해서 화도 나지 않더군요) "아저씨 무슨 문을 그렇게 빨리 닫아요? 넘어질 뻔 했잖아요." 라고 따졌습니다. 그런데 들은 척도 안하더군요. 그래서 한 마디 더 했습니다. "아저씨 저 한테 할말 없어요?" 그래도 못 들은 척..... 하는 꼴을 보니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더군요. 덕분에 처음으로 시청에 신고를 했습니다. 버스 번호와 사건 발생 시간, 그리고 기사의 이름을 알아야 신고 가능하더군요.

솔직히 신고하면 어떤 처분을 받을지 모르겠어요. 만약 약한 처분을 받더라도 이제부턴 꾸준히 신고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택시는 대중교통이 아니니까 논외로 치고, 지하철이나 기차, 그리고 비행기에서 저런 식으로 승객을 대하는 승무원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도 없으실 겁니다. 그런데 버스만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가는게 많은 것 같아요. 기차나 비행기에서 저런 짓을 했다간 민원 폭발일텐데 말이죠.

버스 기사분들 준공영제 실시 이후 수입도 괜찮은 편입니다. 이제는 대중교통의 발전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신고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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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제 3번 사례를 당하고, 방금 시청에 신고를 했습니다. 흥분한 마음에 비하적 발언을 했네요. 문제가 된 내용은 삭제하였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