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6/11 13:12:26
Name i_terran
Subject [일반] 이렇게 나는 보수주의자가 되어가는 것인가?


이렇게 나는 보수주의자가 되어가는 것인가?


1. 사람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말자

전에는 사람에게 배신(?)당하거나 팽당하거나 갑질당하면 참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마법의 힐링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사람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말자> 입니다.
나에게 막말하는 사람을 보거나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보거나
인간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상처를 입는 경우에도
‘사람한테 무슨 큰 기대를 하냐?’라고 생각하고 나면 웬만한 건 받아들일 수가 있더군요.
‘저 사람이 뭐가 성인군자라고… 할 수 있을 때 갑질해야지’
‘저 사람이 무슨 노력왕이냐? 대충대충 할 수도 있지’
이런 만능 힐링 문구를 만들어내고 나니
취침타이밍이 효과적으로 단축되었습니다.
가장 뼈아픈 건, 저런 말들이 저를 가장 잘 설명한다는 것이죠.  


2. 세상은 언제나 거기서 거기였다.

적어도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낫고
내일 보다는 그 다음이 나아질 거라고 오랫동안 생각해왔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제가 정신을 차린 시점부터 지금까지 세상은 언제나 똑같았습니다.
쉽게 말해서 인터넷을 보면 그렇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다릅니다. 같은 사안을 보더라도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죠.
하지만 이런 단순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는 끝 없이 싸웁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싸울까요?
내가 정의고 내 생각이 세상을 선하게 만든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정 야구감독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에 대한 평가가
정의의 생사를 규정하기 때문에 그 싸움도 멈출 수가 없죠.
(생각해보니 실질적인 물적 피해도 있을 수 있겠네요.)
아무튼 내 정의를 위해서 욕질이나 비아냥이나 어그로나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전쟁이죠.
그리고 그 전쟁에는 기본 사상을 전파하는 리더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또한 이런 사람들도 항상 있어왔습니다.


3. 정의나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항상 있었다.

“난 원래 의리파고 동생들 챙기는 거 좋아한다”
고 말하는 사업가 형님을 알게 됐습니다.
저한테 1원 한장 뜯어낼 거 없는 상황인데도 계속 전화하고 안부 묻고 매우 고마웠죠.
하지만 그 형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제가 상갓집에 갔다 오니
거짓말처럼 연락이 툭 끊어졌습니다.
그렇게 그 사업가 형님께서는 저와의 인간관계를 흑자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빙빙 돌리지 않고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역사적으로 정의와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천한 사람은 매우 소수였습니다.
따라서 정의와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거짓말쟁이인 겁니다.
보통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죠.
그 거짓말쟁이 리더들은 보통사람들 보다 머리가 훨씬 좋습니다.
오랜 역사를 통해서 평민들이 속아 넘어갈 밑밥을 착실히 깔아 놓은 거죠.


4. 교육은 거짓말과 위선을 기본으로 한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 말은 책에서 매우 익숙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갑질 당하고 배신당하고 팽당하고 통수 맞아보면
저 말이 얼마나 무쓸모인지 절절히 느끼게 됩니다.
비슷한 말이 많이 있습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인간은 평등하다>
<프로듀스101은 국민프로듀서가 뽑는다> … 등등…
나름 친숙하신 <프로듀스101> 얘기를 해볼게요.
평가 A클라스에 2차경연에서 점유율/캐리율 높았던 박민지라는 연습생이 있었습니다.
분량이 아예 없어서 1차에서 탈락을 했고 먼지처럼 잊혀졌습니다.
아슬아슬하게 탈락한 SS멤버나 악마로 편집된 허찬미는 그야말로 축복 받은 거죠.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는 피디가 편집해준 대로 투표하는 투표기계였던 겁니다.
A클라스 박민지가 이 정도니 BCD의 아무개들에겐 이런 억울도 과분이죠
정말 더도 덜도 없이 투표기계였습니다.
이런 현실을 교육적으로 아름답게 포장하면 [투표기계->국민프로듀서]가 되는 거죠.
이렇게 포장된 기록을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게 교육입니다.
3권분립이라는 말이 교과서에 있고
경제의 문제는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분배하는 가의 문제>라는데
‘프로듀스101은 국민프로듀서가 뽑는다!’는 말처럼
현실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은 설명서에 명시된 내용하고 차이가 큽니다.
이 잘못된 설명서의 대부분은 ‘문과’교육이 담당하고 있죠.
그리고 그 문과교육은 앞서 말한 정의와 진보의 주창자들이 만들었고요.


5. 외부인 매니아는 어설프고 관계자는 왜곡한다.

가치판단이란 골치가 아프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급적 가공되지 않은 팩트를 원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정보가 많이 공개되어 있을 지언정,
문서화되지 않은 일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듀스101>에서 편집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매니아들은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서 조립해보지만
결정적인 정보는 가려져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추측합니다.
때문에 매니아의 추측이 어떤 부분에선 완전히 빗나갑니다.
연예엔터테인먼트 사업이라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추악하고
그곳에 뛰어드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일반인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관계자는
이미 그 이익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습니다.
잘못하면 자신의 이익이 줄어드는데요.
그래서 욕먹지 않은 말을 하거나 자신의 단체가 추구하는 이익을 쫓아가며 욕을 먹죠.
요컨대. 쓴소리를 낼 수 있는 매니아(넓은 의미의 학자)는 모르는 정보가 많고
참 많이 알고 있는 관계자는 조작하죠.
한마디로 공개된 정보라는 건 믿을 게 못됩니다. (생각보다)  


6. 정보의 제한은 경험에 의한 편견을 유용하게 만든다.

나이가 많으면 체력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잘못된 판단근거 일까요?
대부분은 이 편견에 부합하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저도 그러하구요.
남자가 여자보다 게임을 좋아한다든지…
누구의 사는 곳이 어디인지. 차는 뭘 타는지…. 자주 가는 사이트가 어디인지…
바람직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맞지 않는 편견이라는 건, 없습니다.
더 많이 틀리는 편견이란 건 통계적으로 틀렸다는 겁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대학진학률이 높다> 이런 종류의 편견은 없습니다. 팩트 자체가 틀렸으니까요.
편견이란 건 어느 정도 통용될 만큼 신빙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편견자체가 그 편견에 해당하지 않는 소수에게 피해를 주는 측면에서는
도덕적이지 못한 편견이지만,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기본 잣대평가에 있어선 유용하죠.
그게 고작 몇년에 걸쳐서 쌓인 편견이 아니라
몇십년에 걸쳐서 쌓인 편견이라고 한다면 그걸 과연 편견이란 말로 폄하할 수 있을까요?


7. 살아보니 뻔한 세상. 결국 남는 건.

이미 찬란하고 바람직한 인생을 논하기엔 너무 멀리 왔습니다.
저는 이미 정의를 믿지 않고 수많은 개인적 편견에 치우쳐서
나이를 먹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헉헉대는 추악한 헬조선의 아저씨입니다.

저라는 인간을 객관적인 편견으로 바라보면서
또한 위선적인 요소를 지워서 평가할 때.
저라는 인간의 남은 인생 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제 목표는 ‘남은 인생 동안 살아나 있자’는 것이 목표 입니다.
거기에 운이 좋으면 특이점이란 게 오는 걸 구경하고 싶네요.
그때까지는 부질없이 정치애기나 하면서 소주나 마실
저의 친구들이 참 소중하다고 느껴집니다.

저의 개인적인 편견으로 이 친구들은 충분히 믿어도 좋고
마음을 터 놓고 얘기해도 좋고
손익계산 따지기 이미 너무 오래 주고받은 게 많기 때문이죠.

무한리필 삼겹살 집을 자주 갑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번취리
16/06/11 13:15
수정 아이콘
미괄식!!
전 무한리필 초밥집요 흐흐
하심군
16/06/11 13:18
수정 아이콘
젊을 때 진보적이지 않으면 가슴이 텅 빈 것이고 늙었을 때 진보적이면 머리가 텅 빈 것이다.

인용한 사람이 이원복 교수라 참 재인용하기가 싫은데 딱히 틀린말은 아닌 것 같더군요.
i_terran
16/06/11 15:56
수정 아이콘
저의 처지에서는 상당히 공감가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16/06/11 16:04
수정 아이콘
전 틀린말이라고 봅니다. 젋을때 진보적이다가 늙을때 보수적일수도 있고 그 반대일수도 있죠.
물론 경향이라는게 있습니다만 100%는 아닌데 이원복 교수가 저 말을 한건 분명 잘못된거죠. 틀리기도 하고요.
늙고도 진보적인분들을 본 입장에서는 정말로 틀린 말입니다.
솔직히 이원복교수 말은 이야기 하기도 싫네요...
Camomile
16/06/11 23:05
수정 아이콘
그건 이원복 교수의 사상이 변화된 과정을 축약하는 말이라서 인용됐을 듯 합니다.

샌더스나 올랑드가 머리가 빈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16/06/11 23:06
수정 아이콘
"젊어서 마르크스에 빠지지 않으면 바보지만, 그 시절을 보내고도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 있으면 더 바보" 칼 포퍼가 한 말이군요. 저런 말을 인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과연 젊은시절 진보주의자였을까..싶은.
DanielHeiman
16/06/11 13:21
수정 아이콘
보수주의자가 뭐 나쁜거라도 되는건가요??
공허진
16/06/11 13:27
수정 아이콘
정상이십니다. 원래 세상이 그런데요 뭐....
에어크래프트
16/06/11 13:27
수정 아이콘
천동설은 유용한 편견이네요
i_terran
16/06/11 13:50
수정 아이콘
음냐 반박불가네요.
호모 루덴스
16/06/11 13:35
수정 아이콘
제 생활방식이 타인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무배려입니다. 타인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않고, 타인으로부터 배려을 원하지도 하지도 않는다. 단지 요청시에만 행하고, 무엇을 원하다면 상대방에게 의사를 표현한다. 감정은 표현되는게 아니라 설명되어지는 것이다.
나이스데이
16/06/11 13:45
수정 아이콘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 Dylan Thomas, 1914 - 1953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순수히 저 멋진 밤을 받아들이지 마세요.
​노인이여, 하루가 저무는 것에 발끈하고 노여워 하세요.
분노하고, 분노 하세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하여

저는 인터스텔라를 보고 다른 그 어떤 것들보다, 위 시구가 가장 인상적이더라구요.
아직까지 100세인생의 쿼터쯤 살았지만 여전히 정의니 진보니 하는 것들에 마음이 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글쓴이 분께서 써내려간 생각들을 읽다보면 '왜 다른 사람이 내 얘기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하는거지?'라고 느낍니다.
특정 프로그램을 위주로하여 설명을 해주셨지만, 제가 일상속에서 느끼는 바와 대상만 다를 뿐 본질은 같은 것 같습니다.

저도 아마 10년 쯤 지나면 본문과 비슷한 향기의 글을 남길거같네요. 담담한 글, 잘 읽었습니다.
i_terran
16/06/11 15:54
수정 아이콘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지는 의미심장한 문구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힐링이 되었습니다.
켈로그김
16/06/11 13:53
수정 아이콘
3번의 형님은...
사실 인건비정도 나올거 같은 상황이라 딱히 흑자는 아닌거 같네요.
죽음을 포함한 가정상황의 변화(결혼같은;;;)로 외향적인 활동을 많이 했던 사람의 행동이 변하는건 흔하고 당연한 일이니
배신감을 느끼실 일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리고 본문은 보수주의자라기 보다는 회의, 비관주의에 가까운 느낌이네요;;
티타늄
16/06/12 22:05
수정 아이콘
3번에 대한 생각에 공감합니다.
구밀복검
16/06/11 13:56
수정 아이콘
3번 문단은 거진 투아모리와 카트리나의 상관관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네요..
16/06/11 14:00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거 대부분이 보수적 가치를 대변하죠. 정의, 윤리, 도덕, 약자의 배려를 시혜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 등등.. 반대로 진보를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는 '계급'이죠. 사회정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계급적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진보입니다. 그리고 상층 계급에 맞서 자기 계급적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하층 계급간의 연대를 도모하는 것일 뿐이구요. '난 의리파고 동료들을 챙긴다' 이런 거야 말로 전형적인 보수의 언어일 뿐입니다. 본인이 진보주의자에서 보수주의자로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보수자의자였고 나이가 들면서 보신주의자가 되어간다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16/06/11 14:07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그 시대의 교육은 진보주의자들이 아니라 당대의 권력자들이 만들어 내는 겁니다. 전시대 진보주의자들의 사상이 후대에 지배적 사상이 될 수는 있겠으나 현시대의 진보주의자들은 대부분의 역사에서 보통 권력에 소외되어 있죠.
WeakandPowerless
16/06/11 15:04
수정 아이콘
알맞은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기준으로 변모해왔으아 소위 '진보'의 뿌리는 '유물사관'에 근거했다고 봐야할테까요
월을릇
16/06/11 20:39
수정 아이콘
'보신주의'... 라는 단어가 참 섬뜩하네요. 이 글을 읽고 막연하게 느껴졌던 불편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 단어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16/06/11 14:06
수정 아이콘
다른 얘기는 그런대로 수긍은 합니다. 물론 동의는 안하지만요. 헌데 편견 얘긴 아예 이해가 안가네요. 편견이란건 만들기는 엄청 쉽고 한 번 임팩트 있게 만들고나면 조장도 쉬우며 편견 자체가 편견을 재생산하는 구조가 다수죠. 이 부분에 한해선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비합리적인 모습으로 보입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6/06/11 14:08
수정 아이콘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비관론자, 보신주의자가 되어가시는 것 처럼 보입니다... 대다수의 소시민이 그러하듯...
16/06/11 14:41
수정 아이콘
저도 글보면서 보신주의적 성향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보수랑은 별 상관이 없어보이네요
품아키
16/06/11 14:15
수정 아이콘
태클걸고 싶은게...
1. 정의와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이 거짓말쟁이들인게 아니라 '의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보통 거짓말쟁이들인 겁니다(남이 자신에게 지킬 의리만 강조하죠). 묘하게 적대세력을 잘못 잡으셨네요.

2. 편집에는 당연히 피디의 의도가 들어가는거고 이는 교육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애초에 팔기 위해 장사 및 광고하는걸 교육 내지는 세뇌와 동일시하시는게 이상하네요.
아이고배야
16/06/11 14:17
수정 아이콘
3번을...그렇게 이해하는건 좀..
조시라이언
16/06/11 14:29
수정 아이콘
애초에 진보/보수 개념 자체가 잘 잡혀있던 상황이 아닌 듯 보입니다. 그냥 우리 모두가 그렇듯 세파에 찌들어 회의주의자가 되어간다, 낙관론을 잃어간다 정도의 글이네요.
천소다
16/06/11 14:31
수정 아이콘
그다지 깊은 통찰에서 나온글은 아닌거 같네요. 윗분들이 말씀하셨듯 보신주의로 전향하는 걸 변명하는 느낌입니다.
mystery spinner
16/06/11 14:31
수정 아이콘
음.. 글만 보면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회의론자, 비관론자의 냄새가 물씬 나네요.
특히 3번에 등장한 그분과 정의, 진보의 연관성이 뭔지 모르겠어요.
그냥 단지 그분은 머리와 입이 따로 노시는 분이 아닌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을수도 있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수도 있습니다.
또 자기방어 기재로 틀린게 아니라 왜곡해서 혹은 일반화해서 받아들일수도 있구요.
앞으로 지금과 다른 경험, 좋은분을 만나 또 생각이 달라지실길 바랍니다.
-안군-
16/06/11 14:38
수정 아이콘
글 내용을 봐도 딱히 보수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진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정의롭거나 도덕적이지도 않아요. 오히려 급진주의자들은 기존 도덕률의 파괴를 주장하기도 하고요.

진보주의 중에서도 가장 극단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아나키즘은, 국가와, 법과, 공권력을 부정하고.
그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국가요인의 암살/사살'을 꼽죠.

제 나름대로의 보수/진보를 나누는 관점은, 사회 변화의 주체를 '사람'에 둘 것이냐, '시스템'에 둘 것이냐 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진보가 실패했다고 보기도 하고요. 사람들에게 이것을 납득시키기 전에, 도덕성 프레임에 매몰돼버렸어요.

보수가 부패한다는 것은, 보수집단의 특징일 뿐이지, 그들의 아이덴티티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부패(?)해 가는 것을 느낀다고 해서, 보수화 된 것은 아닙니다.
쭈꾸미
16/06/11 19:52
수정 아이콘
'사회 변화의 주체를 시스템에 둔다'가 진보라는 말인가요?
-안군-
16/06/11 20:01
수정 아이콘
개인들의 인식의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오직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 만이 개인들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말하자면 유물론인데,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지점을 저는 이것으로 봅니다.
쭈꾸미
16/06/11 20:12
수정 아이콘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16/06/11 14:39
수정 아이콘
공감이 가네요.
그러나 마지막 줄은 공감 안 가네요.
님은 아직 아저씨는 아니고 청춘이신듯 하네요. 저는 무한리필 음식점 안 갑니다. 나이드니 무한리필 가도 어짜피 많이 못 먹더군요. ㅠㅠ 차라리 제 값주고 질 좋은 음식 먹는게 좋더군요.
i_terran
16/06/11 15:44
수정 아이콘
맞네요. 생각해보니 무한리필가서 본전 뽑기 힘들었네요.
독거노인
16/06/11 15:03
수정 아이콘
내용을 읽으니 혼란스럽습니다 제목을 나는 진보주의자가 되어가는가로 바꿔야되지 않나 생각이 들정도로요. 말씀하신내용들 대부분이 진보주의자들의 주장과 일치합니다. 지배를 위한 교육의 수단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 내가 진보주의자요하면 모두 한마디씩했던 그래서 이제는 식상한 레파토리죠.

진보주의자와 글쓴이가 다른 것은 결론뿐입니다. 진보주의자들은 그래서 세상을 바꿔야한다는거고 글쓴분은 그래서 진보주의자가 나빠 나는 보수주의자가 될래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덧붙여서 우리나라 교육계는 생각하시는 것만큼 진보적이지 않습니다 굉장히 보수적이에요
WeakandPowerless
16/06/11 15:09
수정 아이콘
보수와 보신을 구분 안 하시고 잘못 설정하신듯 하네요. 애초에 '정의' 라는 것도 기준이 다를 수 밖에 없고, 또한 '정의'를 '상부구조 '혹은 '허위의식' 이라고 규정하는 게 마르크스적인 진보의 기준이니까요...
성큼걸이
16/06/11 15:33
수정 아이콘
님의 주장이 대부분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근데 저런 생각하면서 인생 사는건 슬픕니다
슬프지 않은 사고방식 갖고 인생 사는 사람들이 때로는 부럽습니다
i_terran
16/06/11 15:42
수정 아이콘
슬프니까 술과 술친구 없이 살기가 힘든것 같네요
상여선인
16/06/11 15:40
수정 아이콘
살다보니 얼렁뚱땅 보수주의자가 된 자신에게 자주 놀라는 사람으로서, 글쓴 분은 보수적이 아니라 보신-염세적인 거라고 보여집니다. '알 수 없으니 신경끄자'라는 사고는 진보-보수적인거랑은 그다지 일치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진짜로 알 수 없는 일도 세상에 많겠지만요.
yangjyess
16/06/11 15:51
수정 아이콘
보수주의자랑 별 상관 없는듯요.
16/06/11 16:00
수정 아이콘
아주 잠깐 학생운동을 경험했던 선배가 오랜만에 학교후배들을 만나 술마시며 나는 이렇게살고있다며 자신의 삶을 옹호하는 그런....
예전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16/06/11 16:06
수정 아이콘
윗분들도 이야기하셨지만 저도 진보-보수 이야기보다는 그냥 보신주의 혹은 염세적이거나 비관주의의 느낌이 훨씬듭니다.
Camomile
16/06/11 17:30
수정 아이콘
보수주의가 현상유지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보수주의에 속하는 사상들도 자신들의 이상에 맞춰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언행을 하죠.

1,2번은 진보-보수와 관계없는 얘기고
3번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사건정도면 심경의 변화가 올 만한 큰 사건입니다.
4번 : 보수주의자가 착한 삶을 살면 안된다거나 정의로운 행동은 필요없다고 주장하던가요?
5,6번 : 4번에서 비판하셨던 문과 학문들도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검증되며 발전해왔습니다. 물론 정설이 뒤엎어질 때도 있지만 현재 나와있는 것들은 인간들의 수준에서는 최선의 해석 방법이예요.
16/06/11 21:37
수정 아이콘
그냥 순진했다가 환상이 깨지고 비관적이고 보신주의적으로 방어기제가 작동중이신거 같네요 근데 순진했던거 자체는 어릴적 나름 세상풍파에 보호받는 좋은환경에 사셨을거 같고(그리고 부유하진않았을테고), 그건 어른되면 얼른 깨고 올바른 세계관을 갖는게 바람직합니다 근데 어릴때 똥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그렇게 분노할 일도 아니고 세상은 똥으로 이루어졌다고 반대로 기울어질일도 아닙니다.
16/06/11 21:45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그리고 보신주의적이고 염세적인 사람이 대부분 보수가 되죠.
일베의 원동력은 진보와 세상에 대한 냉소와 혐오이듯이요.
16/06/11 23:17
수정 아이콘
"세상은 원래 그렇고 그래...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그렇게 만들었다"
15년째 제 PGR 프로필에 있는 글입니다.
저도 내일모레면 나이 50이니 PGR 에서는 중늙은이겠지만 제가 존경하는 대학시절 은사님이 아픈 다리를 이끌고 이런저런 집회에 열심히 참여하시는 것을 보면 숙연해집니다. 심지어는 최근에는 나이든 사람을 "어르신"으로 부르는 호칭부터 없애버리자고 하시더군요(소설가십니다...) 대부분의 나이 먹은 작자들 나이만 먹은 어린애들, 후안무치라고요. 샤르트르 같은 세계적인 지성도 나이가 들어서 공산주의로 경도되었지요. 글쓴이 말씀에 일부분 동감하지만, 이 세상은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굉장히 힘들여서 스스로를 지키지 않으면 괴물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그렇게 지킨 자만이 어른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겠죠.
몽키.D.루피
16/06/12 00:16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진보/보수랑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16/06/12 20:21
수정 아이콘
우리는 운 좋은거죠. 수십년내로 인공지능이 상용화되면 강제적으로 세상은 자유롭고 평등해질겁니다.
애초에 인간은 오래전부터 하늘을 나는 꿈을 꾸어왔지만 날개가 없는 인간이 하늘을 날게 된건 비행기때문이듯이
인류사회가 추구해온 정의나 평등은 애초에 인간이 구현하기 힘든가치였죠. 애초에 인간에게 그런 속성이 없으니까요.
i_terran
16/06/13 11:26
수정 아이콘
속이 시워해지는 말씀이네요. 그래서 그런변화의 시점을 구경하고 싶은거예요. 과연 그 시점에 인간은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5709 [일반] [KBO]김성근감독 허리수술 복귀 이후 일어난 일들 [91] QM310079 16/06/12 10079 1
65708 [일반] 삶의 정수(quintessence)를 찾아서 [11] 마스터충달3893 16/06/12 3893 2
65707 [일반] 국민의당 뉴스가 지나치게 대서특필되고 있지 않나요? [79] 삭제됨8177 16/06/12 8177 1
65706 [일반] 서울시 "지하철 안전 위해 정부 재정 지원 필요" [179] 릴리스10134 16/06/12 10134 6
65705 [일반] 비리 제보한 '만삭 임산부' 직원 추궁해 실신시킨 안철수 측근들 [33] 갈색이야기11622 16/06/12 11622 1
65704 [일반] [KBO] 2017 예비 FA들 예상 [86] QM38591 16/06/12 8591 1
65703 [일반] 미국의 가수, 크리스티나 그리미 사인회 도중 피살 [24] Leeka12200 16/06/12 12200 1
65702 [일반] 2016 퀴어퍼레이드 후기 [13] 王天君8950 16/06/12 8950 17
65701 [일반] [세계증시] 6월 FOMC 미팅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관하여 [5] Elvenblood4818 16/06/12 4818 7
65700 [일반] 14~16년 가온 월간 스트리밍 차트 1위 곡들 [18] Leeka5203 16/06/12 5203 0
65699 [일반] [UFC] 채드 멘데스가 USADA의 불시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16] The xian6417 16/06/12 6417 2
65698 [일반] [나눔] 또 책입니다. [19] Mighty Friend4483 16/06/11 4483 1
65697 [일반] [스포일러] 워크래프트 영화 감상 [57] 류지나8428 16/06/11 8428 3
65696 [일반] 자게는 자랑질 게시판의 줄임말라면서요?(아이고배야) [81] 번취리14599 16/06/11 14599 72
65695 [일반] 그 놈을 만나다 [16] 해피어른6016 16/06/11 6016 26
65694 [일반] 본 투 비 블루에 대한 개인적 감상 (스포, 짧음, 헛소리) [4] 빙봉2370 16/06/11 2370 0
65693 [일반] 불편하다는 말 함부로 쓰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52] 루트에리노10699 16/06/11 10699 64
65692 [일반] 두서없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리뷰 (약스포) [29] 삭제됨4537 16/06/11 4537 2
65691 [일반] 이렇게 나는 보수주의자가 되어가는 것인가? [49] i_terran9317 16/06/11 9317 16
65690 [일반] 음주에 대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19] 모모스201312257 16/06/11 12257 15
65688 [일반] 대한민국의 루프물 [1] kien6627 16/06/11 6627 0
65686 [일반] 박사 전문연구요원 합격 후기를 가장한 사실상 텝스 후기, 아니 자랑...입니다. [25] 하디14640 16/06/11 14640 4
65685 [일반] 지엠2 향후 예상 겸 뻘글 [8] 사상의 지평선3527 16/06/10 352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