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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16 21:47:29
Name santacroce
Link #1 http://santa_croce.blog.me/220521380057
Subject [일반] 의료비 급증의 시대

아래 각국의 의료 보험 제도 글이 있길래 작년에 쓴 글이지만 다시 올려 봅니다.

최근 발표된 2015년 OECD 의료 통계(OECD Health Statistics 2015)를 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의료비 지출(공공+개인)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2014년 기준 7.1%)입니다. 

OECD 평균이 8.9%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의료비 지출 비중은 평균보다 2%p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의료비 지출이 OECD 평균으로 무조건 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좀 잘 산다는 국가 중에서 의료비 비중이 낮은 나라를 봐도 핀란드 8.6%, 영국 8.5% 등 최소 8.5%를 넘는다고 보면 한국도 정상적 발전 경로를 밟는다면 의료비 지출 비중이 최소 저 수준으로는 늘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 2013년 OECD 국가들의 의료비 지출 비중


 

사실 한국의 의료비 지출은 이전에 비해서 상당히 증가한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시기였던 2005~2009 기간 동안 한국의 의료비 지출 증가 속도는 연 9.0%로 체코의 11.3%를 제외하면 OECD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의 의료비 지출 증가세가 빛을 발하는 것은 오히려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3 시기입니다. 이 시기 한국 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5.4%로 그 이전에 비해 많이 둔화되었지만 체코가 0.6%로 주저앉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아예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에 비추어보면 매우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금융위기 전후의 각국 의료비 증감 추이


 

한국 의료비 지출 증가를 OECD 평균과 비교하면 한국의 지출 증가가 매우 빠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한국 의료비 증가와 OECD 평균 추이 

 


사실 한국의 의료비 증가는 1990년 이후 1인당 GDP 증가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물론 비교 대상 모든 나라가 1인당 GDP 증가보다 의료비 지출 증가가 높긴 합니다. 

 

* 1990~2012기간 연간 1인당 GDP 증가와 의료비 증가 


 

아래 주요국의 의료비 비중 추이 시계열 자료를 보면 2000년 한국 의료비 지출은 GDP의 4.0%에 불과해 미국의 1/3 이하 수준이었습니다. 2014년에서야 한국은 미국 비중 16.4%의 절반을 넘는 7.1%가 되었습니다. 

 

* 의료비 지출 비중 추이


 

한국의 의료비 지출이 단기간에 이렇게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출금액 자체를 보면 아직 다른 선진국들과 높은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의 연두색은 유로로 환산한 2012년 기준 1인당 의료비 지출액인데 한국은 천 유로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동유럽 회원들도 포함된 EU 28개국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며 일본의 1/3, 미국의 1/6 이하에 머물고 있습니다.  

 

* 의료비 지출액 비교(연두색, 오른쪽)(단위, 유로)

 

 

아래는 구매력을 감안하여 달러로 환산한 2010년 의료비 지출금액 그래프입니다. 한국은 2천 달러로 일본의 2/3, 미국의 1/4 수준입니다.  

 

* 2010년 1인당 의료보건 비용 규모(PPP 보정): 개인지출(오렌지색), 공공지출(파란색)


 

위 그래프의 파란색은 정부 재정이나 공적 의료보험에서 지출되는 돈이고 오렌지색은 개인이 별도로 지출하는 의료비인데 한국은 전체 절대액도 낮지만 공공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입니다. 

아래 시계열 자료를 보면 한국 의료비의 공공 지출 비중은 2000년 이래로 55% 전후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적 의료보험체계가 없다시피한 미국이지만 노인들 대상 메디케어나 빈곤층 대상 메디케이드 등 공공 의료 지출 비중은 전체 지출의 48%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한국 의료비 중 공공 지출 비중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의료비 중 공공 지출 비중 추이


 

주요국의 의료 인력을 비교하면 한국은 인구당 의사나 간호인력 수에 있어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다소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병상 수는 10만 명당 1,030개로 일본 1,370개에 이어서 매우 높습니다. 

 

* 인구 10만 명당 병상 수, 의사 수, 간호사/조산사 수, 치과의사 수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의 그래프를 그려보면 한국은 캐나다, 일본, 폴란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인구당 의사수가 한국의 3배가 넘는 그리스에 대해서는 제가 정리한 그리스 시리즈에도 썼지만 민간 산업의 발달이 매우 부진하면서 독립적인 전문가 그룹의 선호도가 매우 높았던 결과로 보입니다. 나중에 그리스 시리즈 복지 이슈에서 정리하겠지만 그리스는 쿠바를 제외하면 1인당 의사 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면서 MRI가 가장 많이 보급된 나라이기도 합니다.) 

 

* 2010년 기준 국민 1만 명당 의사 수


 

다음은 2010년 기준의 의료 인력 비교 그래프입니다. 간호사와 조산사의 만 명당 수를 보면 노르웨이 319명, 핀란드 240, 스웨덴 119, 독일 110, 캐나다 104, 영국 101 순입니다. 한국 등 일부 나라가 누락되었지만 위 테이블의 한국 자료는 1만 명당 50.1명입니다. (개인적으로 북유럽의 상대적으로 풍부한 간호인력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지만 가정분만 비중이 높은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국민 1만 명당 간호사/조산사 수(파란색), 의사수(오렌지색), 한국 등 일부 국가 자료 누락(2010 기준)


 

다시 의료비 지출로 돌아오면 한국은 매우 빠르게 의료비 지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요 선진국들과 차이가 제법 있으며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의료비 지출은 더 증가할 것 같습니다. 

2009년 자료지만 1인당 소득과 의료비 지출 비중을 산점도로 그려보면 한국은 소득을 감안해도 상대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현 시스템을 고수하든 영국식으로 가든 아니면 미국식으로 가든 현재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의료비용의 GDP 비중과 1인당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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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6 21:56
수정 아이콘
혹시 의료비에 성형수술도 포함되나요?
santacroce
16/04/16 22:00
수정 아이콘
OECD 자료인데 의료비를 어디까지 포함시키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배제될 가능성 보다는 포함될 가능성이 클 것 같기는 합니다.
16/04/16 22:04
수정 아이콘
그럼, 단박에 이해가 가는 자료군요... 흐흐

좋은 글 감사합니다
santacroce
16/04/16 22:07
수정 아이콘
의료전문가는 아니지만 한국의 의료비 증가가 성형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은 잘 보지 못했습니다.
sway with me
16/04/16 23:01
수정 아이콘
의료비 증가는 만성질환 증가와 약값 상승으로 인한 약제비 증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고가 검사의 증가 정도가 중요한 원인입니다.
비급여 부분의 증가 추세가 있지만, 기본 급여 부분 증가에 비하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16/04/16 22:38
수정 아이콘
비보험 성형(주로 미용) 의 경우 통계를 내기 어렵지 않을까요?
sway with me
16/04/16 23:22
수정 아이콘
일단 저 통계자료가 국민보험공단 자료가 아니라, 공급자 센서스 자료라서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푼 카스텔
16/04/16 22:17
수정 아이콘
아마 한의사가 의사수에 포함되지 않았을거같은데... 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일차의료의 일부를 담당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단순 인구당 의사수 비교는 어려울것 같기도 합니다.
santacroce
16/04/16 22:18
수정 아이콘
이전 글에서 여러 의료인 분들이 말씀하신 한의사 포함과 장기간 근무의 문제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숲
16/04/16 22:28
수정 아이콘
의료비에 돈을 더 써야하는게 맞고 정치권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습니다.
의식주 중에 집은 요즘에 사기가 어려워졌으니 냅두고 배부르고 옷 따숩게 입고 살다가도

아프면 다 필요없고 안아프게만 해달라는 말 나옵니다. 옛날에 건강보험 없을때는 소팔고 심하면 집도 팔고 수술 받고 그랬다 던데...

백만원 벌면 십만원은 의료비로 써도 된다고 봅니다.
이제 와서 미국은 커녕 일본 흉내도 내기 힘드니 사보험 생각 안나게 건강보험료를 단계적으로 10 프로 육박하게 올려야 합니다.
까딱하면 독감치료 못하고 죽는 사람 나올까봐 두렵습니다만 삼성생명 등등이 가만히 손놓고 있을리가 없겠죠?
MoveCrowd
16/04/16 23:57
수정 아이콘
보험료를 생각 못하신거 같은데 이미 국민 다수가 백만원 벌면 그 중에 십만원은 의료비에 쓰고 있습니다.
혹은 그거보다 덜 쓰면서 한 번 제대로 아플 때 고생할 각오를 하고 있거나요.
16/04/16 23:24
수정 아이콘
저 인구 대비 의사수는 2010년 자료에서 더 업데이트가 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산타크로체님을 탓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국내에서 의사 수 부족론을 밀고 있는 분들은 국민 1인당 의사수가 늘더라도 2010년 자료만 계속 들이밀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그 외에 의료비 증가 추세 말씀해주셨는데, 의료인 증가 추세 역시 oecd 내에서는 순위권이지요
sway with me
16/04/16 23:31
수정 아이콘
OECD 통계가 2013년까지는 업데이트 된 것 같군요. (https://data.oecd.org/healthres/doctors.htm)
통계청에는 2014년까지 업데이트 되어 있군요.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772)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0년 간 30% 가까이 증가하고 있으니 참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네요.
16/04/16 23:48
수정 아이콘
제가 표현을 잘못한 것 같은데, 그러니까 제가 읽어본 인터넷 글들을 보면 주로 2010년 자료만 가지고 이야기들을 하시더라.... 하는 것입니다. 통계청에서 통계를 작성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인 증가수가 가파르다는 것인지 아니라는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sway with me
16/04/17 05:59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제가 맥락 이해를 잘못한 모양이네요.
말씀드린 그대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저도 의사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거든요.
켈로그김
16/04/16 23:29
수정 아이콘
약 자체의 가격을 조정하는게 중간과정에서 필연적이 될 것이고,
제약회사가 정리되는 수순도 필연적이라고 봅니다.
(제네릭 비중이 높은데 제네릭 약가도 비싼 나라라 현재 제약회사는 꿀을 빨고 있지요.
그 꿀의 일부는 리베이트로 빠져나가고 있고.. 많이 잡혔는데 아직 적발되지 않은 제약회사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에 종사하는 직장인의 상당한 실업이 결과로 나타나겠죠.

마찬가지로 의료인이나 보건인의 수를 조정하거나 수가를 조정하는 과정도 필연적이 될 것이고
의사의 경우에는 전문의 비중에 대해서도 말이 나올 수 있겠죠.

일반 국민의 경우에는 세금이나 의료보험료의 인상이 있을 것이고.


고통분담에 있어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텐데,
우리 사회가 그게 될지 걱정스럽습니다.
아마 관련된 종사자 모두 비슷한 생각일겁니다.
그러니 어차피 몰락하고 있고, 몰락했다고도 하지만 마지막 남은 꿀을 빨려고 하고..
16/04/16 23:38
수정 아이콘
여담인데 의대 정원은 의전 도입하면서 한 번 줄였고, 전문의 수는 과마다 차이가 있지만 2017년에서 18년부터 감축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켈로그김
16/04/16 23:43
수정 아이콘
의대 정원은 줄었다고 볼 수가 없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데요.
전문의 수는 이미 너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감축이 급하다고 봤는데 그나마 빨리 감축이 시작되긴 하네요.

이게 단순 직종 내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료비와, 교육비, 보상심리까지 모두 엮여있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대학만(대학병원 포함) 좋은 일 시켜주고 있는거죠..

약대는... 영원히 정신 못차릴 집단이고 ㅡㅡ;;
16/04/16 23:52
수정 아이콘
쪽지 드리겠습니다
몽키매직
16/04/16 23:57
수정 아이콘
한국은 노령화 속도로 치면 세계 탑 수준이라 그게 반영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sway with me
16/04/17 06:00
수정 아이콘
네 그렇게들 해석합니다.
노인이 많아지는 것은 만성질환자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이미 전체 인구의 15%가 안 되는 노인이 전체 의료비의 30%를 넘긴지 꽤 되었습니다.
16/04/17 00:04
수정 아이콘
고령화 사회와 더불어 의료비 급증이 눈앞에 있는데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참 궁금합니다. 앞서 한의사가 언급이 되었는데, 한의사 수는 의사 수의 20% 정도 되니 고려해 가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6/04/17 15:06
수정 아이콘
일단 의료비를 더 써야하는데 노답입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로도 감염관리등에 돈을 더 투자해야한다는 여론은 하나도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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