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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3 20:46
엔딩씬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서 다시 한 번 찾아봤는데 또 눈물나네요ㅠㅠ
감정을 정말 정갈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합니다...ㅠㅠ 엔딩씬 음악도 정말 좋네요...ㅠㅠ
16/03/23 20:41
저는 기분이 우울할 때 한번씩 봤더니 지금은 10번 넘게 본듯하네요.
참 좋은 영화입니다. 재개봉했다고 하니 조만간 또 보러가야겠네요.
16/03/23 20:51
결국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우리가 도망쳐 떠나온 모든 것에 바치는 영화입니다.
한때는 삶을 바쳐 지켜내리라 결심했지만, 결국은 허겁지겁 달아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에 대한 부끄러움이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처참한 결말을 논외로 한 채 사랑 자체의 강렬함만으로 따지면, 오라뮨데 백작 부인만큼 온 몸을 던지는 사람도 없겠지요. 정서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조제만큼 절박하게 사랑이 필요한 경우도 드물거고요. 공포 때문일 수도 있고 권태나 이기심 탓 일 수도 있겠지요. 동생이 되물었듯, 츠네오는 그저 지쳤던 것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를 떠나갑니다. 모든 이별의 이유는 사실 핑계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긴, 사랑 자체가 홀로 버텨내야 할 생의 고독을 이기지 못해 도망치는 데서 비롯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게 어디 사랑에만 해당되는 문제일까요. 도망쳐야 했던 것은 어느 시절 웅대한 포부로 품었던 이상일 수도 있고, 세월이 부과하는 책임일 수도 있으며, 격렬하게 타올랐던 감정일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는 결국 번번히 도주함으로써 무거운 짐을 벗어냅니다. 그리고 항해는 오래오래 계속됩니다. 그러니 부디, 우리가 도망쳐 온 모든 것들에 축복이 있기를.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부박함도 시간이 용서하길. 이 아름다운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마지막 장면에서 처음으로 머리를 깨끗하게 묶은 조제의 뒷모습처럼, 결국엔 우리가 두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삶의 뒷모습도 많이 누추하지 않기를. 이동진 평론가의 글 중 일부에요. 일본 영화중에 제일 좋아하는 영화에요. 또 보고싶네요.
16/03/23 20:54
글 정말 잘 쓴 것 같습니다. 저는 연애의 경험이 없어서 이런 영화에 접근하고, 감상할 때 좀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완전히 [공감]하기는 조금 어렵기도 합니다만, 보편적 측면에서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6/03/23 23:06
도망쳐 떠나온 것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게 사랑하는 사람의 부족한 무엇으로 부터의 도주였던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에 목놓아 울면서 봤던 영화입니다. 그 당시는 스스로 그래서 그런게 아니라고 자기 합리화 했습니다만. 영화를 보면서 사실은 스스로 지키고자 했던것으로 부터의 부끄러운 도망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숨길수가 없더군요. 그 부끄러움의 감정을 다시 느끼기가 두려워 이영화를 다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졸렬한 병명이지만 다행이도 제가 두고 떠난 삶의 뒷모습은 많이 누추하지 않고 아름답게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16/03/23 20:59
이미 몇 번 봤지만, 스크린으로는 본 적이 없어서 지난주에 조조로 봤습니다. 멜로는 거의 안보는데 이 영화는 제게는 인생영화중 하나에요.
일단 조제가 너무 매력적이죠... 마지막 장면은 말할 것도 없구요. 언젠가 지치고 식게 마련인 사랑과 그것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모습이 많이 공감돼요.
16/03/23 21:03
조제라는 캐릭터는...진짜 외로움이라는 게 정말 아름답고 깨끗하게 형상화되어 있고,
또 그걸 받아들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수 있을 수도 있는 포텐셜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16/03/23 23:08
20살에 대학교 교양수업 발표 때문에 보고, 24살에 우연히 또 교양수업 감상문 때문에 봤습니다. 20살에 볼 때와는 전혀 다르게 보이더군요.
원래 영화 여러번 보는 성격은 아닌데 이 영화랑 인생은 아름다워 등 몇몇 영화는 서른 넘어서 다시 보려고 합니다.
16/03/23 23:17
저도 감명깊게 본 영화 중 하나입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렇게 끝날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거든요. 일본 영화는 엔딩에서 뭔가 담담한데도 생각해보면 굉장히 슬프고 먹먹한 그런 정서를 느끼게 하는 영화가 많은 것 같아요.
16/03/23 23:24
많은 분들이 엔딩이나 우는 장면을 좋아하시는데 전 남주가 친동생과 통화하며 "지쳤지?"란 말을 듣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대사가 나오기 전에 '저 친구 지쳤겠는데?' 생각이 드는 찰나, 동생이 저 대사를 말해서 정말 놀랐어요. 저때의 감정이 어떤건지 너무 잘 알고 그것 때문에 참 괴로웠었기에 그랬던 것 같아요.
16/03/24 07:13
좋은 영화죠...츠네오가 튈 거라고 살짝 예상은 했지만 막상 튀니까 먹먹하더라구요...벽장씬 (손 잡기 씬)과 첫 잠자리씬 전에 조제가 츠네오 등짝 때리기 씬이 기억이 많이 납니다...그리고 우에노주리와의 싸대기배틀도 인상적이었어요...이 영화도 정말 좋았지만 잇신 감독의 다음 작품인 "메종 드 히미코"를 더 좋아합니다...기회되면 꼭 보세요...
16/03/24 10:13
한창 젊을을 불태을 무렵에 봤을 땐 저도 인생영화급 감상에 빠졌었는데,
나이좀 먹고 다시 보니 그냥 되게 건조하더라고요. 제탓이겠죠 흑. 츠마부키하고 하정우가 같이 찍은 영화(..보트..)까지 찾아봤습니다만, 그냥 조제까지만 보는 걸로..
16/03/24 11:13
처음 볼 때는 남주의 마지막 오열이 기억에 남았는데
나이 더 먹고 보니까 둘의 이별장면이 가슴이 아리더군요. 아무렇지도 않게 끝나는 이별씬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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