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자게에서 댓글만 달며 눈팅만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휴학하기 전, 전국에서 프랜차이즈형 오락실을 운영하고있는 한 오락실 업체에서 반년 가까이 알바를 뛰었습니다. 사실 오락실 알바를 하기 전부터 리듬게임에 취해 오락실을 자주 다니기도 했고... 알바천국에서 오락실을 확인하자마자 잽싸게 낚아챘죠.
동네 오락실이 아닌 메가박스와 연계된 오락실인데도 민폐, 진상 손님들이 꽤나 많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 보다는 가족 단위의 젊으신 분들이 대부분인데도 말이죠.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개를 꼽아보자면,
1. MB, 머신 브레이커
열심히 게임을 하시는 손님분들을 보면 종종 감정이 격해지셔서 그런지 애꿎은 기계를 건드리시는 분이 가끔 계시더군요. (애초에 내리쳐도 되는 게임기계가 없긴 하지만) 철권을 위시한 격투게임들이나 유비트, 테크니카같은 터치스크린식 리듬게임의 경우 주먹으로 세게 내리치면 기판의 선이나 버튼, 회로가 망가져서 버튼을 눌러도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자주 생깁니다. 결국 나중에 다른 손님들에 의해 버튼이 안 먹는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고개 푹 숙이고 죄송하다고하고 돈 다시 환불해드리고, 애꿎은 기계도 뜯어야 하고... 아무리 아깝고 아쉬워도 오락실 기계는 분노하신(?) 손님 한 분만을 위한 기계가 아닙니다. 다음에 즐기실 손님분들을 위해서라도 아껴주셨으면...
2. 히드라리스크
오락실엔 동전, 지폐를 넣고 노래를 부르는 '동전 노래방'이 있습니다. 오래방, 코인 노래방이라고도 하는데 노래를 부르시다가 목이 아프다는 핑계로 바닥에 침을 자주 뱉고 가시더군요. 언제 한 번은 노래방을 청소하다가 놀란 적이 있는데, 잡고 부르는 마이크와 의자에다 대놓고 가래침을... 정말로 씹던 껌이나 바닥에 널부러진 쓰레기 정도는 웃고 넘어갈 정도입니다.
3. 팝콘이나 가져와라 로빈
제가 일하던 오락실은 평범한 동네 오락실이 아니고 영화관과 같은 건물에 들어가서 가족손님들을 주 타겟층으로 노리던 프랜차이즈형 오락실이었습니다. 오락실 바로 옆에 메가박스가 있어서 손님분들이 팝콘과 콜라같은 음식을 자주 들고 들어오셨죠. 뭐, 그렇다고 손님분들을 내쫒을순 없어서 막진 않지만... 종종 바닥에 팝콘이나 콜라를 실수로 쏟아버리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살짝 흘린것 정도야 바로 치우면 상관없고 많이 흘려도 알바에게 말만 해주시면 금방 치워드릴텐데 쏟은 후 나몰라라 그냥 나가버리시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발 알바에게 말이라도 해주세요~
4. 나보다 약한 경고문의 말은 듣지않는다
유지비도 있고 새로 들여오는 값도 만만치않아서 (알바를 꽤 오래하다보니 영업팀장, 차장님이랑 식사도 하며 들은 뒷 이야기가 꽤 많습니다.) 최신기계로만 오락실을 맞추기는 웬만한 전국구급 오락실이 아니면 힘듭니다. 그래서 100원짜리는 그냥 먹어버리고, 반드시 500원짜리 동전만 써야 한다거나 하는 낡은 기계가 하도 많아서 벽에도, 기계에도 주의하라는 인쇄물들을 많이 붙여놓습니다.
그런데 500원을 넣어야 할 기계에 100원을 잔뜩 넣어놓고 안 된다고 욕을 하신다던가, 5000원이 넘는 스티커기계에 3000원만 넣고 작동을 안 한다면서 환불해달라고 하시거나, 게임을 하던 도중 영화보러 가야하니 돈을 돌려달라거나...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방에 붙여놓은 '기계를 흔들지 마세요'나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지 마세요' 정도는 애교입니다. 결국 욕은 욕대로 먹고, 이렇게 빵꾸난 돈은 지갑에서 줄줄 새고... 어렵더군요.
5. 마이클 조던
오락실에서 가장 흔히 볼 수있고 돈도 짭짤하게 벌어주는게 농구게임입니다. 돈을 넣고 내려온 농구공을 던져서 골망에 집어넣는 기계인데, 언제 한 번은 이리저리 오락실 내부를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던 도중 농구기계를 확인해보니 안에 농구공이 하나 부족하더군요. 원래는 6개인데 하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길래 CCTV를 돌려보니 꼬마아이가 농구 게임을 하던 도중 부모님이 불렀는지 오락실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문제는 농구공을 든 채로... 메가박스 직원분들에게 이리저리 물어보고 했지만 결국 못 찾았습니다. 메인 홀과 화장실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져도 안 나오더군요.
그 가족은 농구공이 꼭 필요했던걸까요?
메가박스 옆에 딱 붙어서 가족단위의 손님분들이 주로 오는지라 엥간히 큰 오락실마다 하나씩은 있는 체어샷 전설이나 리얼철권은 다행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메가박스 옆에 붙어있는 덕에 손님분들이 두고가신 치킨이나 팝콘, 콜라를 자주 줏어먹기도 했던... 크크크
모든 오락실이 그러진 않겠지만 제가 일하던 오락실은 알바하기가 매우 편하더군요. 청소, 기계수리, 상품관리, 손님응대를 제외하면 돈 채우기나 일일정산, 월간정산같은 돈 관리 뿐... 오락실 정말 강력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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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면 딱 하고 정전기 같은걸 발생시키는? 그런 물건이죠.
선 달린 부분을 코인구멍 쪽에 집어넣고 누르면 1크레딧을 생성하는...
가능한 기계가 있고 안되는 기계가 있었죠.
그외에도 테니스 라켓 줄을 집어넣는다거나 기판이 열리면 손가락으로 튕기거나 하는 방법 등이 있었습니다.
전기 라이터 같은데서 사용하는 스파크를 튕기는 기계입니다.
스위치를 누르면 따닥 소리와 함께 전기가 튀어서 따닥이라고들 했죠.
이거를 동전 넣는 곳에 대고 누르면 전기를 먹으면서 코인을 넣은것 처럼 인식되는 기계가 있어서 애고 어른이고 쓰쓰는 사람은 썼는데요.
가끔씩 합선된것 처럼 전기가 나가고, 기판이 고장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