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때 내 생일은 맥도날드에서 친구들을 불러모아 치뤄졌었다.
8명이 넘는 친구들을 초대해 햄버거를 먹었고,
아버지도 사업이 잘 되실 때라 기쁜마음으로 누렸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유치원때 찍은 사진에 한상 가득한 음식들과 친구들이 있는 것을 봐선 유치원때도 생일을 거하게 챙겨주셨던 것 같다.
2.
"풍선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초등학교 4학년쯤 친구들을 불러 생일잔치를 했었다. 어느 영화에서 봤는지 나는 천장에 풍선들이 가득 매달려 있었으면 했다.
헬륨가스를 넣어서 풍선이 자동으로 떠 있었으면 했지만, 어머니는 입으로 풍선을 불어 천장에 테잎으로 붙여주셨다.
예쁜 색깔의 풍선들이 천장에 가득했고, 풍선 주둥이에 말려있는 모양의 노끈들은 외국에서 볼법한 파티의 한장면 같았다.
케익, 치킨, 김밥, 잡채 등등 한상 크게 차려져 있었고 친구들을 초대하였다. 나는 친구들의 선물들을 수거하며 천장에 매달린 풍선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다른날은 몰라도 생일은 정말 거하게 챙겨주셨었다.
나는 당연하게 누렸었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기억이었다.
4.
"이거 문구 수정한다네요, 수정해주세요~"
"네.. 아 시파 이거 몇번째야.. 과장님 이거 벌써 열번도 넘게 수정하고 있네요 아 진짜.."
아침부터 승질이 났다. 지난 월요일에 프로모션 페이지를 완성했다. 4월에 치뤄질 프로젝트이다.
그런데 고작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때문에 수정을 하고 서버에 이미지 업로드 하고, 레이아웃이 바뀌어 이미지 버튼 위치가 달라져 맵핑값도 다시 잡아줘야 한다.
pc 로 접속하는 웹도 문제지만 모바일은 java 값도 다시 넣어줘야한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짓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계속 수정하고 있었다. 거기다 완성된 이미지는 각 8개 지사마다 또 수정해서 보내줘야하고.
그렇게 승질이 나는 와중에 쪽지가 와 깜빡거리는 네이트온.
'헐, 내일 만우절이 생일이세요? ㅋㅋㅋ'
'아아, 내일 만우절이에요? 넵 제 생일입니다 ㅋㅋ'
'미리 축하드려요~ 내일 빠따 하나 챙겨와야겠네요 ^^'
아침부터 승질나는데 내일은 내 생일이다. 만우절.
여느때 같으면 킥킥대며 즐거워 했을것 같았다. 이야기 거리가 많으니까. 특이하기도 하고.
그런데 앉아서 정말 별것도 아닌 먼지같은 단어. 문장 하나 고치느라 뺑끼를 쳐 대며 앉아있다.
5.
"어렸을 적에는 내가 뭔가를 할줄 알았어. 아니 TV에 나오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뭔가를 이룰줄 알았단 말이지"
"에이~ 선생님 그런말씀 마세요, 이쪽 업계에서 선생님이 얼마나 유명하신데요. 제 주변사람들 다 선생님 이야기 물어봐요~"
40대 중반에 접어들으며 업계에선 나름 1,2위를 다투시는 은사님과의 식사자리. 내 입장에선 부러울 따름이지만 선생님은 그런게 아닌가보다.
어렸을적 유달리 사랑과 기대를 많이 받았다.
이십대 때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뭔가를 해 보거나 되보려고 절박하게 노력했었다.
서른.
별 생각없이 지나갈줄 알았는데, 나를 향했던 수많은 기대들이 머리속에 맴돌아 잠이 잘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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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조카도 만우절이 생일인데,주변에서 조카 친구들이 안믿어 준데나봐요ㅎㅎ 게다가 조카낳을때 사촌언니가 진통으로 병원에 간다니 형부가 "응응 장난치지말고~"라며 두번 넘어가더니 세번째에 병원 전화 받고나서야 부리나케 병원 가셨다는 후문이....ㅎㅎ;; 저도 출산 앞두고 있는 와중인데,오늘 왠지 배가 살짝 아리듯이 아픈게 오늘 생일인 아가가 나올까 겁(?;;)이 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