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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2/29 18:27:41
Name 배드민턴유망주?
Subject [일반] 엄마의 핸드폰


알람시간보다 정확히 5분전, 카톡이 울렸다.
누나였다.

"엄마 핸드폰 너가 사주는거지?"


연차수당 받으면 사주겠노라고,
작년 11월즈음 말했던거 같다. 그랬다.


3개월정도 지나서였을까,
3초동안 답장을 망설였다.

"응 그랭"


출근하고보니, 카톡이 와있었다.

"농협, xxx-xxx-xxx..."


내 월급확인하려고 회사 인트라넷 들어가서 2차 인증은 곧잘하면서,
공인인증서 한번 사용하는게 조금 짜증이 났다.


"뱅크 월렛 좀 써"
"엄마 계좌야"
"엉 그래"


오후 3시,
회의중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끊었다.


오후 4시,
회의 끝나고 카페에 왔다.
웹툰만 열심히 봤다.


오후 5시,
드르르륵,
문자가 왔다. 엄마였다.


"아들 핸드폰 잘쓴께 고맙다 춘은데밥잘먹고 사랑한다 엄마 아들"



얼마전까지 BB-8 스피로를 살까말까 고민했었다.
나에게 아무짝에 쓸모없지만 그냥 갖고싶어서.

그보다 3만원 비싼 엄마 핸드폰 때문에, 3초동안 망설였다.
엄마한테 사주겠노라 약속했었는데...


그냥 가슴이 먹먹하고,
일이 손에 안잡힌다


미안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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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자유게시판에 글을 써보네요.
얼마전 설 선물로 아버지 정장한벌, 어머니 옷 한벌을 사드렸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정도면 된거지라는 생각을 했었나봐요.

엄마의 오타투성이 문자를 보고나니,
너무 미안하고 먹먹하네요..

핸드폰오면, 제일 비싼 케이스 사드려야겠습니다.


좋은 저녁되세요 모두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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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29 18:31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자꾸 엄마한테 뭘 해주게 되더라구요.
나이를 먹긴 먹었나봅니다.. 흑흑
16/02/29 18:38
수정 아이콘
저도 제 피씨살때 120은 쉽게 쓰고서 아부지 컴퓨터도 맞춰드리다가 SSD를 넣나 안 넣나 고민하다가 후회하고 좋은걸로 넣어드렸습니다 ㅠ
곧미남
16/02/29 18:44
수정 아이콘
작년 11월 여행을 계획하다가 어머니 모시고 와이프랑 다녀왔는데..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와이프라는 벽이 있지만 그래도 가끔이라도 가려구요
이쥴레이
16/02/29 19:04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5월에 아버지 크루즈 여행 보내드립니다.
거기다가 이번달 건강검진이랑 TV 사드리다보니 피를 토하게 되더군요. ㅠ_ㅠ
솔직히 와이프 몰래 비상금 200만원정도 만들어 놓았는데.. 마이너스로 변하더니 이제 나머지 잔금처리가 문제네요... 흑흑..
그래도 아버지가 좋아하시니 다행이네요.
비둘기야 먹자
16/02/29 19:49
수정 아이콘
작년 어머니 생신때 백 사드리고 크리스마스 때는 팔찌 해드리고... 돈 벌어서 부모님 선물 사드리는 것 보다 기쁜일이 없죠!
아이폰6s Plus
16/02/29 20:24
수정 아이콘
작년 냉장고 사드렸습니다. 무려 500만원짜리.. 뿌듯하더군요. 어머니는 괜히 하이마트 가셔서 냉장고에 기웃거리시길래 우리집꺼 보다 좋은 냉장고 없어 하고 말렸죠. 더 좋은게 생겼나 확인 해 보고 싶었나봐요. 아버지 회갑때 일본여행 가시라고 200만원 드렸는데.. 안가시네요.. 저금하신건지..
Love.of.Tears.
16/02/29 20:48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피아노
16/02/29 22:5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배드민턴유망주?
16/03/01 00:15
수정 아이콘
취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문득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결혼을 언제할진 모르겠지만 부모님께 내 마음대로 해드릴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것 같다는..
그래서 해드릴수 있을때 마음껏 해야지라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돈을 결재해야하는 상황에서는 잠깐잠깐 망설여지는 제 자신이 밉네요.
내일 전화라도 한통 더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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