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쟁선계, 쟁선계 얘기를 들었었는데 완결이 안되어서 안보다가 얼마전에 쟁선계가 완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지금 쟁선계를 보고 있습니다.
역시 듣던대로 좋은 작품이어서 잘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연벽제가 바즈라-우파야의 힘으로 석대원의 왼팔에 있는 혈옥수 내의 마라를 제거하는 장면에서 읽기를 멈췄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게 아니라면 마라를 제거하면서 연벽제도 재가 되어 사라진게 맞는거죠?

여기까지 읽으면서 든 생각이...제가 잘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석무경(천선자, 혈랑곡주)과 운리학(운 노선생)의 안배는 무엇을 위한 안배이고, 그들이 원하는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 수 없다..란 것이었습니다.
몇 십년에 걸쳐 비각에 대해 안배를 펼쳤는데 그들이 그렇게 숨어서 전전긍긍하며 조심할 만큼 그 비각이 별로 강해보이지도 않아요.
운 노선생은 신무전에 있는 아들 운소유의 죽음도 방치하지요(비각이 신무전을 친게 돌발상황인지도 모르겠지만 제 눈엔 방치로 보였습니다.).
석무경도 자신의 자식, 손자, 증손자에 대해 그다지 애정이 있는 것 같지도 않구요(천선기 때문에 세속의 인연이 멀어진 것 때문이라고 억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쟁선계를 관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기에 어느 정도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16권을 읽고 있는 지금까지도
잘 이해가 안되니 답답한 마음이 있습니다.

이패 중 하나인 신무전이 비각에 대한 아무 경각심 없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다거나, 소철의 둘째 제자인 백운평의 일탈과 죽음이 아무
반향이 없다거나, 일반 민초들의 목숨을 아무 이유없이 죽여버리던 진금영이 석대원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비련의 여인이
되어 버리거나, 주인공이라고 생각되는 석대원의 행보가 아무런 매력도 없고 민폐만 끼치는 것, 작가님은 동시간대의 일을 설명하시느라 그러신 것 같지만 너무 자주 배경이 이동하여 글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등의 개인적인 감상은 말그대로 개인적인 것이라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위에 말씀드린 석무경과 운리학이 원하는 정의와 안배가 가지는 의미를 잘 모르겠다는 것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연벽제가 마라를 제거하고 사라지게 되는 장면에서 읽기를 멈춘 결정적인 이유는.....
연벽제가 사라진 상실감도 크지만.... 더이상 재미가 없어졌고, 뒷얘기가 궁금해지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매력넘치고 재미나는 주변인들에 비해 매력없는 주인공이라 생각되는 석대원이 재미없고, 매력넘치는 주변인들이 개연성없이 안타깝게
없어져 버리면서 석대원이 앞으로 뭘 하든, 비각이 어찌 되든 궁금해지지 않게 된겁니다.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는 피지알에는 쟁선계를 보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입니다.
제가 잘 이해 못한 부분을 알려주실 분들과 그 뒷얘기를 해주셔서 제가 다시 쟁선계를 이어 볼 마음이 생기게 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러니 스포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