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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6 21:01:53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1차 대전사(3)- 벨기에 전투(1)
(1) 독일의 작전 계획

기본적으로 말해서 독일의 벨기에 침공에 대해 독일 군부는 벨기에 군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냐고
물어 본다면 아마
[그깟 벨기에군은 4일 안에 패야 독일답다] 라고 답했을지도 모릅니다.
뭐 사실 4일 팰거 한 보름 팼다 정도니 우습게 볼 법도 하지만요.

일단 전에 기술했다 시피 독일의 작전 계획은 이 당시 몰트케(소) 참모총장의 바로 전임자 슐리펜 백작이
세운 슐리펜 작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작전 자체는 현 참모 총장 몰트케(소)에 의해 많이 수정된 상태였습니다.

그럼 슐리펜 계획과 몰트케에 의해 수정된 슐리펜-몰트케 계획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 침공루트

<보라색이 프랑스와 벨기에의 요새선>
몰트케: 프랑스의 요새선이 너무 완강해서 독불 국경을 위대한 제 삼촌(보불전쟁 참모총장 몰트케(대)처럼 넘었다가는 피해가 상당하겠군요.
거기에 넘을 때 정도 되면 러시아 군이 우리 후방을 침공하고 있을 테구요.
슐리펜: 멍청한 녀석 독불 국경을 넘을 수 없다면 돌아서 들어가면 되지.
몰트케: !

슐리펜: 독일-벨기에 남부 국경은 붉그 죽죽하게 표기된 고지에 울창한 아르덴 삼림이고 그 아래는 마찬가지로 불그죽죽한
고지에 프랑스 요새가 즐비하다. 그러나 독일 벨기에 북쪽 국경은 하얀 평원. 그 평원에 세워진 리에쥬 요새 빼면 장애물도
없다. 약체 벨기에 군 상대로 3~4일이면 프랑스-벨기에 국경을 넘을 수 있을터.
몰트케:!
슐리펜: 이를 위해서 전 서부 전선의 야전군 중 5개군은 벨기에 국경에 그리고 주로 예비군으로 구성된 소수의 2개 군은
프랑스 국경에 배치한다.
프랑스 얼간이 들은 이 약체 2개 군을 공격하기 위해 알자스-로렌으로 들어 오겠지만 우리는 압도적인 5개 군으로 벨기에를
격파한 후 프랑스를 북쪽에서 넘어서 프랑스 얼간이들을 회전문처럼 돌아서 배후에 친다. 프랑스 군을 싸먹은 후
룰루랄라 파리에 입성하면 되는 겨.


<슐리펜 계획 전개도>

몰트케: 하지만 아르덴 숲을 제외하면 독일-벨기에 국경은 돌출된 네덜란드 령 마스트리히트 때문에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프랑스로 가는 길은 리에쥬 하나 뿐이구요.
슐리펜: 멍청한 넘, 미스트리히트 치면 되잖아.
몰트케: 그럼 네덜란드까지 적으로...
슐리펜: 벨기에나 네덜란드나, 독일 앞에서는 하찮은 벌레 같은 것....

이게 진퉁 슐리펜 계획이었습니다. 벨기에 침공군이 7이라면 프랑스와 국경을 방위하는 병력은 1.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네덜란드 침공까지도 염두에 둔 계획이었습니다.

한편 슐리펜이 떠난 후 몰트케는 이 슐리펜 계획을 이렇게 수정합니다.

<헬무트 몰트케(소), 비스마르크와 쌍벽이었던 삼촌에 뒤를 이은 그는 삼촌에 훨씬 미치지 못했으나 더 힘겨운 임무를 맡아야 했습니다.>

몰트케: 벨기에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침공이라니... 이런 정치적 위험성은 솔직히 피하고 싶군. 네덜란드 침공 배제.
몰트케: 솔직히 프랑스 국경에 병력이 너무 적은거 아니야? 만약에 프랑스군에 조기에 무너지면 안돼. 슐리펜 백작은
예비군이 너를 믿는 거 처럼 나보고 예비군을 믿으라지만 무리. 병력을 좀더 프랑스 국경에 배치하자. 벨기에에 3 
프랑스 국경 1정도 비율로 맞추자.

사실 이수정에 대해 후대인들은 몰트케를 까게 되지만 애초 슐리펜 계획 자체가 [내가 내일 할 일 스케쥴을 초단위로 계산해서
완벽하게 시행하지 않으면 않된다]
를 6주 기간으로 400만명의 전군 단위로 짠 것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었습니다. 이걸 정말 이룬다면 아마 그건 인간의 군대가 아니라 신의 군대겠죠.

(2) 벨기에 군



슐리펜 백작 이하 독일군들에게 개무시당 했던 벨기에 군. 하나 이 군대가 개무시당할만 했을까요?
답은 개무시할만 했습니다. 상비군은 총 6개 사단. 예비군까지 합치면 예비군은 13만 정도의 야전군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질적인 면에서 군 근대화에 대실패하는 바람에(군주정이라도 절대군주정이 아닌지라, 유권자를 설득 못해서) 장비나
질적인 면에서 거의 약소국 군대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훈련 부족, 장비 부족, 병력 부족.... 충분한 건 없어...

더 웃기는 건 독일, 영국, 프랑스 어느 쪽에도 거스르지 않아야 전쟁을 막는다라는 생각 때문에 어느 국가와도 전략적 교류도
없었고 조율도 없었습니다. 그런 주제에 국가 안보의 주전략은 침략자의 적을 통해 침략자를 막겠다....

이런 마인드는 독일군의 침입에도 조율된 전략적 움직임이 없이 방어가 쉬운 엔트워프에서 좀 버티면 영국군이랑 프랑스군이
우리를 지켜주겠지라는 한심한 수준의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엔트워프는 벨기에 북서부에 있는 항구도시)


<전장의 개장수들 이 아니라 정말 구식 스럽게 개가 끄는 기관총으로 무장한 벨기에군>

하지만 벨기에에게 희망은 있었으니 유럽에서 강력한 두 요새 지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

하나는 독일 국경에 설치된 리에쥬 요새 지대.


<연성진!!!>
그리고 리에쥬와 프랑스 사이에 위치한 나무르 요새.

나름 현대화 된 이 요새들은 벨기에의 자랑이었습니다만.... 문제는 다시 전략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벨기에의 왕 알베르 1세>
아마추어인 알베르 1세의 전략은
[빨리 두 요새에 병력을 보내고 요새를 중심으로 영국과 프랑스 군이 올 때까지 방어해야 되지 않음?]
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벨기에 참모 총장(전쟁 직전 몇년간 공석인 걸 채운...) 드 모랑빌 장군은
[폐하, 그러다가 독일군에 밀리면 우리는 모두 죽어요. 그냥 벨기에 북쪽 제트강 서안에 있다가 독일군이 몰려오면 항구도시
엔트워프로 튀죠]
란 기존 벨기에 군이 짜놓은 전략을 고수하는 바람에 결국 이 두 요새에 1개 사단과 1개사단+1개 여단 병력 밖에 보내지 못했습니다.

무려 리에쥬에만 무려 6개 정예 독일군 사단이 붙을 예정이었는데 말이죠.

(3) 리에쥬 전투(시작)
1차 대전 최초의 전투가 된 리에쥬 전투. 사실 가장 먼저 선전 포고한 세르비아- 오스트리아 간에 교전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정상이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오스트리아 군은 자신만만하게 선전포고는 했지만 오스트리아 군 참모총장 콘라드 회첸도르프는 한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아! 우리는 전쟁 준비가 안되어 있구나..] 라는 사실 말이죠.

이덕에 가장 전쟁 준비 잘한 독일이 만만한 벨기에 상대로 첫번째 전투가 벌어진거죠.
그런면에서 독일에서 벨기에로 향하는 관문인 리에쥬 요새지대가 첫번째 전장이 된건 당연했습니다.  

<독일군과 싸우는 벨기에군... 저러다가 포 떨어지면 몰살입니다. 한마디로 당시 밀집대형-> 산개로 바뀐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습니다.>

다만 순수하게 따지면 양군간의 전력차는 심하지 않았습니다. 후방에 30개 사단이 넘게 자리 잡고 있었어도 독일군은 6개 사단 6만 가량
리에쥬는 1개 사단+1여단이 추가되어 요새병(아르바이트 군인들...)까지 합치면 3만 정도에 화포 수는 독일에 세배, 거기에 유럽 최강의
요새에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만약 프랑스 군이나 영국군이 이 요새를 지키면 쉽지 않은 승부가 되었겠지만 문제는 독일군은 화포 수는
적지만 효율적이었고 최정예 병력들인데 비해, 벨기에는 잡다한 화포가 많았으며 무려 아르바이트 생들이 전력의 반을 넘긴 상태였습니다.

단 독일군에게 약점은 슐리펜 계획대로라면 2일 만에 정리해야 했기에 촉박했다는 점과 좁은 통로로 무려 4개 야전군이 쏟아져 들어온
관계로 병력과 보급 물자 이동에 엄청난 애로사항을 겪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리에쥬 요새 지대. 파란색이 1차 대전 당시 요새, 그리고 빨간색이 1930년대 건설된 추가적 요새들입니다. 공통점은 양차 대전
모두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함락되었다는 거... 그나마 1차 때가 좀더 성과는 좋았습니다.>

일단 벨기에 군 입장에서는 병력 질이 허접해도 총 12개 현대식 외성, 거기에 현대화된 리에주 시 성곽+ 여기에 달린 요새까지
모든 걸 요새에 투자한 나라 답게 엄청난 수준의 요새를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콘크리트로 된 이 요새들은 무려 210mm 독일군 중포의 포탄을 튕겨낼 수 있었습니다.


<요새 내부모습>

하지만 몇십년 동안 전쟁만 준비한 독일 입장에서 210mm 중포로 상대 요새를 못뚫는다는 건 이미 아는 사실. 그래서
그들은 이 괴물을 준비합니다.

크루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가라 구스타프>의 1차 대전 초기작 빅베르타를 말이죠.  420mm와 305mm 두 종류가
준비되었고 11km의 사거리를 가진 이 괴물은 순수 요새를 아작내기 위해 존재했습니다.

이런 비장의 카드를 가진 독일군은 8월 5일 1차 대전의 첫번째 전투에 돌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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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해머
14/08/26 21:15
수정 아이콘
여기서 제일 개그스런 건, 슐리펜 계획 원본도 미완성 계획이었다는 데 있죠. 충분한 기동로를 끝까지 못찾았거든요. 네덜란드를 희생시켜도 미봉책에 불과했습니다. 거기다 벨기에를 너무 가볍게 봐서, 심지어 도로같은 걸 파괴하는 사보타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니... 거기다 파리에 대한 대책도 못세웠습니다. 프랑스 야전군을 포위섬멸하려 하면 필연적으로 파리를 지나가야 하는데, 파리는 프랑스에서 가장 강력한 요새들과 야전군으로 보호받는 요새도시이기도 하단 말이죠.
캡슐유산균
14/08/26 21:47
수정 아이콘
독일은 전쟁을 잘하는 나라였네요.
요정 칼괴기
14/08/26 21:49
수정 아이콘
엄밀히 말해 전투를 잘하지 전쟁은 못하죠. 특히 프로이센 기반 독일 국가들은.... 양차 대전도 그렇고.
14/08/26 22:30
수정 아이콘
이분은 나같은 잉여 리버풀빠돌인줄 만 알았는데

가끔 이런 글을 쓰는통에 거리감이 너무 들어.....

아 이러지 맙시다 ㅠㅠ
요정 칼괴기
14/08/26 22:35
수정 아이콘
근본은 잉여 리버풀 빠돌이죠. 크크크
키니나리마스
14/08/26 22:42
수정 아이콘
저건 레알 암스트롱포인건가...요?
14/08/26 22:43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저당시 벨기에군이 얼마나 장비가 후졌던건가요?

폴란드군은 2차대전 개전당시 독일이 떙크 몰고 쓸어버리러 왔을떄도 장군들이 말타고 나타난게 팩트였다던데
요정 칼괴기
14/08/26 22:46
수정 아이콘
후지다기 보다는 불충분하고 관련 교육을 재대로 못받았다는 게 맞습니다.
프랑스제 소총이나 맥심 기관총인데 야포 수준은 좀 낮을지 몰라도 이정도면 다른 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죠.

2차대전 폴란드 군은 기병이 있긴 했는데 하마 기병대입니다. 즉 전투시 말에서 내립니다. 단지 기병돌격은 했는데
의장용 창으로 급하니까 돌격한 거지 정상적이라면 말에 내려서 참호 파고 소총으로 총격전하죠.
14/08/26 22:49
수정 아이콘
아 아니 말에 내려서 참호 파고 소총으로 총격전 하면 말은 워쩌라고....?

어쩃든 저당시 420mm급 똥포의 위엄은 정말 엄청났겠네요... 저당시 기준 400mm 포가 사거리가 11키로라니
요정 칼괴기
14/08/26 23:05
수정 아이콘
후방에 놔두고 가야죠. 사실 번거로우니까 나중에 다 트럭이나 지프로 바뀐건데... 폴란드는 충분한 차량이 없으니.
고마워요
14/08/27 08:56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다음글이 기다려지네요흐흐
14/08/27 12:31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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