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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03 10:43:19
Name Lionel Messi
Subject [일반] 벨기에는 어떻게 다시 강팀이 되었나 (3)
벨기에 프로리그는 2013-14시즌 초반 현재 UEFA 리그랭킹 10위로, 최근 5년간 클럽대항전 성적을 모두 포함한 랭킹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는 벨기에 리그의 경쟁력이 매년 계속해서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자료이다.





벨기에 국대의 암흑기는 자국리그의 암흑기와 함께 했고, 
리그의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대표팀도 그에 따라 강해지고 있다.


벨기에 리그는 1895년부터 시작된 역사가 오래된 리그이며, 리그 랭킹은 유럽의 탑클래스라 하기 힘들지만 유럽무대에서 이름이 나름 알려진 명문팀들이 여럿 있다. 2013년 현재 기준 챔피언스리그에는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나가고, 3,4위팀과 컵대회 우승팀이 유로파리그에 나간다. UEFA 클럽 랭킹이 높은 몇몇 팀들을 중심으로 벨기에 리그가 어떤 선수들을 길러냈는지 살펴보자.





벨기에리그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안더레흐트는 리그 2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7위 나폴리, 38위 보르도, 40위 세비야 등과 비슷한 포인트를 쌓았다.


안더레흐트는 수도 브뤼셀에 소재를 둔 리그 역대 최다 우승기록(32회)을 가진 명문클럽이다. 전 편에 잠깐 얘기했듯 수도 브뤼셀은 프랑스어를 주로 쓰는 사람들의 비율이 더 많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특히 전편에 말한 프랑스어권 서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이다. 뒤에 다시 나오겠지만 우리나라의 설기현이 뛰었던 클럽이기도 하다. 최근 2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해냈다.

안더레흐트에서 유스를 거쳐 데뷔한 유명한 벨기에 국대 선수로는 콤파니, 루카쿠가 있다. 펠라이니는 안더레흐트 유스이지만 스탕다르 리에쥬로 이적해서 데뷔했고, 메르텐스도 유스 출신이지만 헨트로 이적해서 데뷔했다.

스탕다르 리에쥬는 앞에 잠깐 나왔지만 왈롱 지방에 위치한 클럽으로 안더레흐트와 함께 수많은 아프리카 혈통 및 프랑스어권 선수들을 유소년부터 발굴해낸 현 유망주의 보고이다. 이 유망주들의 포텐이 터진 2007-08, 2008-09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벨기에 리그 한계상 포텐이 터지면 빅클럽들의 레이더에 들어가서 다 채가기 때문에 계속 유지하기는 힘든 모양이다.

스탕다르 리에쥬에서 데뷔한 유명한 벨기에 국대 선수는 펠라이니, 비첼, 질레가 있다. 샤들리와 벤테케, 미랄라스는 리에쥬 유스 출신이지만 타팀으로 이적해서 데뷔했다.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때 잠시 검색어 순위에 올랐던 모로코계 이민자 후손 신성 바칼리도 저번 대표팀에 호출되었으나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했는데, 리에쥬 유스를 거쳐 PSV로 이적해서 데뷔했다.

클럽 브뤼헤는 안더레흐트에 이어 두 번째로 리그 우승을 많이 한 팀이지만 2004-05시즌 이후 거의 10년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브뤼헤 유스 출신 벨기에 국대선수로는 센터백 롬바르츠가 있다.

KRC 헹크는 클럽 랭킹은 위의 네 팀보다 낮지만, 꽤 좋은 유스출신 선수들을 배출해냈다. 역시 이 유망주들의 포텐이 터진 2010-11시즌 10년만에 리그 타이틀을 차지했고 그와 동시에 역시 지니스카우터를 켜놓고있던 빅클럽들의 오퍼를 뿌리치지 못했다.

헹크 유스가 배출한 제일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티보 쿠르트와이다. 1999년부터 유스팀에 들어가 연령별 팀을 모두 거친 뒤 만 16세이던 2009년에 리그에 데뷔했고, 2010-11시즌 40경기에 선발로 나와 32실점, 클린시트 14회를 기록하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치며 올해의 골키퍼상을 받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괴물 유망주를 데려가기 위해 빅클럽들이 노력을 했으나 결국 승자는 체흐의 장기적인 후계자를 찾던 첼시였다. 이후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있듯 벨기에 국대와 AT마드리드 주전키퍼로 활약중이다.

또 다른 유명한 선수로는 벤테케가 있다. 위에 잠깐 나왔었지만 리에쥬 유스를 거쳐 헹크로 이적한 후 데뷔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해 다시 리에쥬 이적 후 임대를 다니다 2011시즌에 다시 헹크로 이적해와 폭발했다. 현재 포르투의 중원을 이끌고 있는 데푸르도 스탕다르 리에쥬에서 5시즌동안 활약했지만 헹크에서 데뷔했었고, 그 외에도 데 브뤼네, 포코그놀리 등 현재 벨기에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선수들을 매우 많이 키워냈다.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황금세대는 리그에서 시작되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벨기에가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로, 최근 벨기에 국대는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면서 압도적인 기세로 유럽예선을 통과하기 직전에 와있다. (물론 유럽예선 성적과 월드컵무대의 성적은 별개인 경우도 꽤 있다...) 올해 벨기에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는 선수나, 월드컵이 1년도 안 남은 현재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를 갑자기 본선무대에서 주전으로 쓰는 것은 대회 전까지 엄청난 월드클래스급 임팩트를 주지 않는 한 벨기에의 현 스쿼드를 봐도 쉽지 않은 일으로 보이므로 이 두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을 모은 스쿼드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중간에 꽤 보이는 베이르스훗 AC는 앤트워프를 연고로 한 클럽이었다. 
플란데르 지방의 유망주들을 많이 키웠는데, 대표적인 선수로 뎀벨레, 베르마엘렌, 베르통언등이 있다.
현재는 재정난으로 다른 클럽과 합병되었다.





벨기에 황금세대에는 함께 성장한 무대가 적고, 국적만 같을 뿐 벨기에 리그에서 활약한 적이 없는 선수들이 많다는 기사 (링크)를 본 적이 있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지난 글의 분석에서도 그랬지만 기사에 나온 것처럼 아자르, 베르통언, 알더베이렐트, 베르마엘렌은 벨기에가 아닌 옆 나라의 유소년 시스템을 거쳐 데뷔했다. 그러나 그들도 유소년 시절엔 지역 유스팀에서 시작했다가 옮긴 케이스이고, 그 외는 거의 다 벨기에 리그 유스팀으로 시작해 벨기에 리그를 통해 데뷔한 케이스가 많다.

벨기에 대표팀이 성장한 배경에는 이처럼 자국 내에 유소년 시스템이 잘 갖춰진 리그팀들과, 전 세계에서 스카우트되어오거나 벨기에로 이민온 사람들의 후손들을 발굴해낼 만한 인재풀이 뒷받침되어 있다.

벨기에에선 리그가 끝나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여러 시상을 한다.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키퍼상, 그리고 골든 슈와 에보니 슈가 있다. 올해의 선수와 골든 슈는 한 시즌을 대상으로 하느냐(올해의 선수) 한 해를 대상으로 하느냐 (골든 슈)의 차이가 있을 뿐 리그의 MVP를 뽑는 것이다. (왜 한 시즌을 대상으로 하는데 Player of the year라고 하는진 나도 모르겠다..) 올해의 키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에보니 슈(Ebony Shoe)는 무엇일까?





역대 에보니 슈 (Ebony Shoe) 수상자들. 이미 눈치 챈 분들도 많을 것 같다...



그렇다. 바로 그 해에 벨기에 리그에서 뛴 아프리카 계통의 선수들중에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아예 아프리카 계통 선수들중에서 MVP를 뽑아 상을 하나 만들어 줄 정도라니, 벨기에리그에서의 아프리카의 위상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이 상을 탄 선수들이나 탈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은 이미 수상하기 전 부터 빅리그 클럽들의 강력한 관찰 대상이다.

이 뿐만 아니라, 올해의 선수상 (Belgian Professional Footballer of the Year)의 역대 수상자 명단을 봐도 예전에 비해 최근에 수상한 선수들의 출신 국가 분포가 많이 달라진 것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04-05의 콤파니와 2006-07의 모하메드 치테는 에보니 슈도 수상한 아프리카 계통의 선수이다.
거의 자국 선수나 몇몇 주변 유럽국가들의 전장이었던 벨기에 리그는 이제 사실상 전 세계의 전장이 되었다.


특히 저 모하메드 치테는 벨기에의 또다른 식민지였던 부룬디 출신 선수다. 그러나 벨기에 리그에서 맹활약한 후 2008년에 벨기에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도 벨기에 국대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낸 선수였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선발되었지만, FIFA에게서 이미 부룬디 국적으로 성인대표팀을 뛴 경력이 있고 그 전에도 잠시 르완다 소속으로 옮겼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렇듯 벨기에 리그는 자국의 유망주들을 전세계에서 모은 선수들과 경쟁시킨다는 측면에서도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벨기에의 국대와 리그의 강점을 대충 알았으니, 남의 나라 얘기만 계속 할 것이 아니라 눈을 돌려 우리나라와 연결시켜보도록 하자. 우리나라에서 이 벨기에리그에 십년도 더 전에 진출해 로열 앤트워프에서 1시즌동안 25경기 12골, 안더레흐트에서 3시즌동안 72경기 18골을 기록 4시즌동안 총 30골을 넣은 선수가 있으니...

-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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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의영웅오세훈
13/10/03 12:00
수정 아이콘
벨기에 참.. 저같이 아는거 없는 막눈이 보기에도 대표팀명단을 대부분 알겠네요. 스페인 독일 빼면 막을팀이 있을까요? 심지어 어려 ...
수퍼펄팩이
13/10/03 12:20
수정 아이콘
지니스카우터에서 빵 터졌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신인류신천지
13/10/03 14:45
수정 아이콘
벨기에가 분리되면 리그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gezellig
13/10/03 15:49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13/10/03 21:39
수정 아이콘
와.. 시몬스 선수 저 막강한 라인업 사이에서 아직도 국대 콜업이 되다니 엄청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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