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5/02 14:54:43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아우라와 로봇
※ 편의상 존대말은 생략하겠습니다.


:: 아우라와 로봇 ::

A
복제품에는 아우라가 사라진다. 고유성이 있다고 인식되어야 하며, 그로인해 그 뒤에 무언가 상상이 이뤄지면서 아우라가 생겨날 수 있다.

B
반도체칩은 똑같이 찍어낸다. 똑같이 찍어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도 똑같이 다룰 수 있다. 그리고 그 기록된 내용을 똑같이 복제할 수 있다.

B'
나는 이렇게 본다. 앞으로 반도체칩이 똑같이 찍어내지는 않은, 특이성이 있는 칩이 만들어질 것이다. — 지금 그렇게 만들었다가는 불량품이라 할 수 있다. 하드웨어적 연결성에 부정확성 내지 임의성이 들어갔을 때, 이는 불량품이고 버려진다. 불량이 많으면 전체적인 비용이 증가한다. 불량률이 많으면, 그 기업은 실력이 없는 거라 할 수 있다. 트랜지스터가 원자 크기에 가까워질수록, 불량을 줄이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불량품이란 건 곧 고유하다는 의미도 된다. 중요한 건 그렇게 부정확성 내지 임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I가 돌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 나는 그게 가능하다고 본다. 인간의 뇌만 놓고 보더라도, 하드웨어적으로 달리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뇌는 정확히 똑같은 연결을 이루고 있지 않다. 시냅스는 가소성이 있으니, 이를 논외로 하더라도, 신경세포의 수도 다르고, 신경돌기의 방향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뇌는 잘 돌아간다. 인간의 개성을 만드는 중요한 하나가 바로 그러한 특이성이라 할 수 있다.

A'
복제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단점이다. 하나를 잘 만들어서, 여기저기 복제를 해서 써야 효율적인 거 아니던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첫째로 보안에 유리할 수 있다. 하드웨어가 다르기 때문에 복제를 해도, 똑같은 출력을 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그것이 고유하다는 느낌을 줄 것이며, 그로인해 애착이 생길 수도 있다. 개인용 로봇이 그런 식으로 되어 있을 경우, 이건 나의 로봇이라는 생각이 들고, 단순한 기계를 넘어선 감정이 생길 수 있다. 그건 공산품보다 수제품에 더 애착이 생기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것은 정신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기에, 그것보다도 더 깊은 애착이 생길 수도 있다.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애착은 돈이 된다. 그것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일단 애착이 생겨버리면, 다른 로봇으로 바꾸지 못할 것이다. 로봇의 모든 반도체칩이 고유할 필요는 없다. 일부만 그러면 된다. 나머지는 더 발전된 칩으로 교체해나가면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 전체로서 고유해진다.

셋째로 아우라가 생길 수 있다. 아마도 AI는 영화,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뉴스 등에 쓰이게 될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서 많은 사람들로 만들어낸 고품질 컨텐츠 산업도 발전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렴하게 혹은 신속하게 만들어낸 컨텐츠 산업도 발전할 것이다. — 오늘날에도 영화나 드라마만 있는게 아니라, 웹툰도 있다. 웹툰에 영화배우는 없다.

이러한 빠르고 저렴한 컨텐츠에 AI가 사용된다고 할 때, 그 AI가 단순한 복제품이라면, 그에 대한 느낌은 얕아질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렇게 본다. 가정용 로봇, 개인용 에이전트 AI, 이런 것만 고유성이 입혀지는게 아니라,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되는 것도 고유성이 입혀질 가능성이 있다. 데이터센터의 대부분은 복제성 반도체칩이더라도, 일부는 고유하면 된다. 그리고 이에 AI가 입혀지는 것이다.

C
그 경우 이제 복제가 불가능하다. AI에게 말을 시켜서 그 결과를 가져가는 수가 있을 뿐이다. 가중치 세트는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이며, 가져간다고 해도 복제되지 않는다.

해킹은 소프트웨어와 메모리를 가지고 해킹하는 것이지, 하드웨어를 해킹할 수는 없는 일이다. 쇠로 된 열쇠를 복사하듯이, 반도체칩을 찍어서 복사해낼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AI 캐릭터를 하드웨어적 고유성에 기반하여 만들어낸 뒤에, 그걸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능적으로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더라도, 인간 사회는 상당부분 느낌에 의해 굴러가므로, 상업적 가치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체강국이기 때문에, 미래에 이런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본다. 불량이 고유성으로 바뀌는 수가 있다. AI 알고리즘은 지금보다 더욱 유연해질 가능성이 있다. 하드웨어의 연결망이 똑같지 않더라도, 이에 학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하나를 학습해서 복제할 수 없는 것이고, 각각의 하드웨어마다 학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하드웨어 전체가 이럴 필요는 없고, 일부만 고유해도 될 것이다. 대뇌에 비유하자면, 해마만 고유해도 될 것이다.

C'
이건 먼 미래를 놓고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지만, 하드웨어에 고유성이 더욱 강하게 입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드웨어가 경험에 따라 수정된다면 그렇다. 어떤 소재가 개발되는지에 따라서, 수정 가능성이 있는 거라 본다. 하드웨어가 수정되어야 할 실익이 있다. 그것은 앞서 고유성만이 아니다.

뇌가 연결을 제거하는 이유 중 하나는,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높이기 위함이다. 무조건 연결이 많은 것이 좋은게 아니다. 연결이 많으면, 그만큼 전력소모가 커진다. 그리고 그 연결을 통해서 의미적으로 소음이나 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 인간의 경우 약 5세에 시냅스 연결이 매우 활발해지고, 그 뒤로 줄어드는 걸로 안다. 인간의 지능은 5세가 최고 성능이 아니라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제조업체에서 반도체칩에 기본적인 시각경험을 단시간 시킨 뒤에, 그로인해 소재특성에 따라 연결이 하드웨어적으로 달라지고, 그 다음에 별도의 처리를 통해 이제 그걸 굳혀버린 뒤에, 상품으로 출시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각처리에 특화된 하드웨어 반도체칩이 된 거라 할 수 있다.

이것보다 더 과격한 것은 뇌 오가노이드라 할 수 있다. 즉 세포로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날로그 컴퓨터가 뇌처럼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안 되지만, 미래의 AI 중 일부는 마치 사이보그와 유사한 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뇌의 대부분은 딱딱해도, 일부분만 말랑말랑할 수 있고, 그러면 사이보그라 할 수 있다. 다만 인공배양된 세포를 기계처럼 쓰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윤리적으로 어떻게 생각할지 문제되고, 금지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것에 의식이 있다며 난리칠지도 모른다.

A''
의사, 변호사, 판사, 관료, 장교에게 그러한 고유성이 필요한 건 아닐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어느 구역에 특정 AI 영화배우의 고유한 반도체칩이 있을 경우, 바로 그곳이 그 배우의 주소라 할 수 있다. 그 데이터센터에 미사일이 날아와 폭파된다면, 그 배우는 사망한 거라 할 수 있다. 하드웨어를 옮길 수는 있겠지만, 복제는 하지 못한다. 주소는 하나이고, 그곳이 폭격받으면 사망이다. 다시 만들어도 그 배우를 흉내내는 것일 뿐이다.

이에 대한 반론 — 미키 17은 복제된 거 아닌가 하는 것이다. 미키 17은 미키 16와 똑같은 육체를 가진 듯 보이지만, 디테일하게 보면 하드웨어가 다를 것이다. 피라미드뉴런들의 구체적인 돌기들까지 그 연결성을 똑같이 복제해내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벽돌에 기억을 저장해놓고, 그걸 다시 학습시킴으로써 복제가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즉 하드웨어가 디테일하게 다른데, 복제가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또다른 반론 — 인간은 계속해서 세포를 교체한다. 다만 신경세포는 그렇지 않다. 피부세포는 각질로 내보내고 새로운 세포를 붙이는 식으로 교체한다. 내장을 비롯해 인간의 온갖 장기는 세포교체를 하는 걸로 안다. 그러나 신경세포는 그렇지 않다. 아마도 그 이유는 신경세포는 먼 거리의 연결을 해내야 하는데, 새로운 세포로 그걸 모방하기 곤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계속 주장할 수 있는 건, 신경세포도 바뀌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해마 치상회에 새로운 세포들이 들어오는 걸로 안다. 이곳의 세포들은 먼 거리를 연결하는 건 아닐 것이다. 또한 내가 알기로 전두엽에도 일부 새로운 세포들이 들어오는 걸로 안다. 뿐만 아니라 잘 쓰고 있던 세포들이 파괴될 수도 있다. 노화로 기능저하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그때 세포의 하드웨어적 변화가 동반될 것이다. — 즉 인간도 하드웨어가 계속 변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정체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 축구선수가 4년전과 지금이 세포가 달라졌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수는 동일한 선수로 인식되고, 그 선수에 붙어있는 아우라는 계속 유지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간단히만 답을 하자면, 이렇다. AI가 복제되었는지 아닌지, 그리고 AI의 아우라가 있을지 없을지, 그리고 있다면 계속될지 아닐지는, 그 AI를 대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일일 것이다. 인간을 놓고서는 실존적인 의문을 제기해야 하지만, AI를 놓고서는 그저 인식의 문제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베게 인형을 놓고도 아우라를 느끼고 인간처럼 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인간을 놓고도 아우라를 못 느끼고 기계처럼 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shen One
25/05/02 14:58
수정 아이콘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인가요? 뭐 그건 그렇고, 반도체에 대한 기본이 너무 부족하셔서 말이 안되는 말을 하고 계십니다.
25/05/02 15:07
수정 아이콘
벤야민을 겉핥기로 읽은 사람이 이르는 루트인데
모링가
25/05/02 15:25
수정 아이콘
거리가 먼 통섭을 할땐 상위 계층에서만 노셔야지 아래 층위로 내려오시면 전문성도 함께 담보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25/05/02 15:38
수정 아이콘
뭔가 과거 황교익의 칼럼을 보는 기분
번개맞은씨앗
25/05/02 15:52
수정 아이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제가 잘못 알고 쓴 부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특정하지 않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방’이라 봅니다. 특정하고 맞는 설명을 해주신다면, 다른 분들이 잘못 아시고 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에는 AI 아키텍쳐에 관하여 두 가지 설명을 제가 빼놓고 이야기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 얘기를 하려면 글이 길어졌을 것이고 이 주제에도 멀어졌을 것입니다. 이는 댓글로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특정하지 않으시고 전체를 두루뭉술하게 가리키면서 잘못되었다고 하시면 추가설명 기회는 없는 것이고 이는 불공정한 거라 봅니다.
Ashen One
25/05/02 16:27
수정 아이콘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특수하게 디자인되는 반도체는 지금도 있습니다. 그런 건 제쳐두고 일단 반도체는 디자인 한 방식으로만 구동되어야 합니다. 1+1=2가 나와야지 1+1=3이 나오는데 이를 고유성이나 특이성으로 여기면 어떻게 사용할수 있습니까? 그럼 1+1=3으로 계산하는 사람을 누군가가 고용해서 쓴다는 건가요?
번개맞은씨앗
25/05/02 16:48
수정 아이콘
반도체칩은 반도체만으로 이뤄진게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연결채널을 포함한 거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GPU는 연결이 병렬적으로 매우 많습니다. GPU는 그래픽 처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죠. 이는 AI에 최적화된 건 아닐 것입니다. 

연결주의 관점에서 단순하게 볼 때, 기본적으로 연결이란 것은 모든 도트를 연결할 경우, 연결 채널의 넓이 또는 부피가 문제되는 거라 봅니다. 대뇌를 보더라도, 겉표면의 회백질이 반도체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 안을 채우고 있는 백질은 반도체가 아니라, 구리선에 해당하는 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백질은 피라미드뉴런의 축삭돌기죠. 대뇌가 피라미드뉴런으로만 이뤄진게 아닙니다. 연결 채널 때문에, 한계지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이는 뇌뿐만 아니라, 연결에 대한 일반론이기도 합니다. 대도시의 도로를 놓고도 말할 수 있고, 동물의 핏줄을 놓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백질내에서도 연결이 모든 도트와 모든 도트를 연결하는게 아니라, 국소적으로 연결된 중간뉴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는 GPU와 다른 연결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결국 연결성을 바꿀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최소한 일부 AI는 GPU를 벗어나서 새로운 하드웨어적 연결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연결은 제거하고 어떤 연결은 살려야 할지 문제될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임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거라 봅니다. 

그리고 설명하기 까다로운 부분이지만, 연결뿐만 아니라, 트랜지스터 일부가 먹통이거나 오류인 경우도 그게 돌아가게끔 AI 알고리즘이 설계되는 수가 있는 거라 봅니다. 마치 뇌가 일부 신경세포가 먹통이거나 오류여도 돌아가는 것처럼 그렇습니다. 물론 제가 잘못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 보기에 트랜지스터가 원자 크기에 수렴해갈수록, 이것의 필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shen One
25/05/02 22:37
수정 아이콘
무슨 말을 하는 지 도통 모르겠네요. 유사과학 만들지 마세요.
25/05/02 16:30
수정 아이콘
인간의 개성을 만드는 것은 신경세포 수의 차이따위가 아니고
하드웨어 연결에 들어간 불량/임의성 나부랭이가 고유성이나 아우라로 포장될 낭만은 없습니다.
정신 차리세요.
안군시대
25/05/02 16:47
수정 아이콘
뭐랄까.. 반도체 칩을 인간의 뉴런과 1:1로 놓고 생각하시는 것 자체부터가 오류인지라,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오히려 특정 상황에 대해 훈련시키던 AI 모델에 일종의 예측못한 메모리 오류가 생겨서 고유의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면 좀 이해하겠습니다만, 그건 반도체 칩의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데이터의 문제겠죠.

반도체라는건, 프로그램 언어를 이용해서 코딩을 하건, 아니면 특정한 동작만 수행하도록 처음부터 설계했던 간에, 단순하게 어떤 "논리"만 수행하도록 설계되고 만들어집니다. 만약 그 부품 중에 무언가가 찐빠(?)가 났다면, 그 영향은 전체 회로로 퍼져서, 의도한 동작 자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죠. 물론 개중에는 코어가 여러개 들어가 있는 설계도 있어서, 그 중 한두개가 불량이 나더라도 그 부분을 격리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고장난 코어가 예상하지 못한 동작을 하는 것을 그대로 둔 채로 전체 회로가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은 없고, 앞으로도 그런 기술은 나오지 못할겁니다.
번개맞은씨앗
25/05/02 17:09
수정 아이콘
단순하게 말하자면, 아마도 가중치와 트랜지스터들이 매칭되어서 고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GPU를 AI에도 쓰고, 그래픽 연산에도 쓰고, 이런게 일반적인 컴퓨터의 사용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무언가가 먹통이거나 오류이면 곤란합니다. 그러나 오직 하나에만 쓸 뿐이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폰노이만 구조가 AI에는 최적화된게 아니라고 보고,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결국 합쳐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모든 칩이 아니라, 일부 칩은 그런게 만들어져서 쓰일 거란 거죠. 

그게 무슨 유용성이 있는지는 차치하고, 과연 그렇게 해서 돌아갈 것인지를 이야기하자면 이렇습니다. 트랜지스터가 먹통이거나 오류라는 것은 곧 AI 네트워크에서 일부 가중치가 달라짐을 의미할 것입니다. 

계산을 안 해서, 합산을 안 하고 있거나, 계산이 오류가 나서 숫자 1을 더해버렸다거나, 이것이 동일한 가중치에 대해서 일관성있게 계속되는 경우,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특이성은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안군시대
25/05/02 17:52
수정 아이콘
그런 단계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칩에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메커니즘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쓰신 글 같아서 그렇습니다. 논리회로에서는 모든 시그널을 0과 1의 디지털로 처리하지만, 그 시그널을 보내는 전기신호는 아날로그고, 아날로그 신호는 약간의 전기적 특성이 바뀌거나 온도가 변한다거나 해도 쉽게 노이즈가 생기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시그널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오류 검출 및 수정 작업이 들어갑니다. 대표적으로 CRC 체크 같은거죠.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트랜지스터가 잘못되었을 때, 그 트랜지스터가 내보내는 전기 신호를 그 다음 단계의 반도체 칩에서 그대로 받아서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합니다. 애초에 원하지 않는 시그널이 왔을 때는 시그널을 차단해 버리는게 디지털 회로의 기본이거든요. 만약 이런 에러검출 로직이 필요없다면 아마 CPU의 클럭 스피드 제한이라던지, 코어 수의 제한, 메모리 용량의 제한 등등도 다 풀릴 수 있을겁니다. 단순하게 집적도나 용량의 문제가 아닌거지요.
번개맞은씨앗
25/05/02 18:04
수정 아이콘
저는 기본적으로 연결주의자입니다. 뇌를 해석할 때도 그렇고, AI에 있어서도 연결주의가 나아갈 길이라 봅니다. 상징주의는 매우 정확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연결주의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것은 곧 반도체칩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고 봅니다. 과연 시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까다로운 부분이지만, 아날로그 컴퓨팅까지도 배제하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활성화함수를 ReLU로 만들어놨더니 어느 인공뉴런에서는 그걸 시그모이드로 계산한다고 해봅시다. 혹은 계단함수로 혹은 ReLU의 2배수로 출력한다고 해봅시다. 저는 그래도 돌아갈 거라 봅니다. 다만 그게 일관적이지 않고 이 뉴런 저 뉴런 돌아가면서 바꿔서 출력한다면 그건 일종의 노이즈와 유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노이즈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문제가 있지만 원론적으로 약간의 노이즈를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일관적으로 특정 뉴런 또는 일부 뉴런들에서만 이런다면 꽤 일관적인 출력이 나올 것이고 그것은 외부 관찰자가 보기에 아예 인식이 안 되거나 개성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안군시대
25/05/02 18:14
수정 아이콘
뉴런 네트워크 내의 가중치 값의 이상현상으로 인해 어떤 특이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납득합니다. 그런데 그게 트랜지스터의 이상으로 인한 하드웨어의 개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가정은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작은 회로들도 사실은 개개의 특성이 다 달라요. 같은 MCU, 같은 트랜지스터와 센서들을 사용했다 해도, 1% ~ 5%의 오차율 정도는 다 감안하고 제작되고, 그로 인해 특성이 다 달라지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똑같은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말씀하신 하드웨어적 특성이 그 기기의 개성이 될 수 있으려면, 하드웨어를 설계할 때 애초에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해야 합니다. 고전적인 방법이라면 가변저항을 달거나 해서 각 기기마다 특성이 다르게 하는 거죠. 그렇지 않은 경우에 일종의 "불량"으로 인해 개성이 생기는 것은 하드웨어 설계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번개맞은씨앗
25/05/02 18:29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바로 그거죠. 애초에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는 거죠. 어려운 일을 해내면, 해자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요. 저 생각은 푼돈 벌자고 할 일이 아닌 거죠.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필요한 일일 것이고요. 우리나라는 반도체 기업들이 있으므로 기회가 있는 것이겠고요.

그리고 저 아우라 내지 감성은 심지어 일본이 오래 전에 로봇으로 시도한 일인 걸로 알고 있어요. 강아지로봇이나 물범로봇 이런 아주 단순한 로봇조차도 사람들이 애착을 보이고 심지어 제사도 지내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거든요. 개인용 로봇, 가정용 로봇에 정서적 애착을 갖게 되고 이에 발목잡힐 때 문제는 그걸 기반으로 가전제품들을 다 한국 것을 쓰도록 유도해낼 수 있다는 점이겠죠.

AI의 양축은 데이터센터 거대 AI와 개인용 로봇(또는 AI)이며 지금은 별로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후자도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거라 생각해요. 글에서도 강조했든 개인정보 문제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일본이 해낸다? - 안 그래도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때문에 힘든 상황인데 한국은 대체 미래에 뭘 먹고 살지 문제라 할 수 있겠죠. 
하이퍼나이프
25/05/02 17:00
수정 아이콘
고유하다는 느낌이 뭔가 돈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거하게 한탕 해먹고 거품 꺼진게 NFT 라고 있어요 한번 알아보세요
번개맞은씨앗
25/05/02 17:44
수정 아이콘
인터넷이 뭔가 돈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거하게 한탕 해먹고 거품 꺼진 사례도 있는 걸로 압니다. 그 사례는 하나 둘이 아니었죠.

우리나라가 앞으로 무엇으로 돈을 벌지 문제이고, 그중 하나는 최고 품질을 낼 수 있는 기술력을 추구해야 하고, 또다른 하나는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인간 심리에 대한 뿌리깊은 이해를 토대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거라 봅니다.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역량 둘다 선진국의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거죠. 애플 감성이라면서 비아냥대지만, 개인심리와 사회심리를 분석을 못하니, 조롱하고 질투하는데 에너지를 쓰는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게 정답이란 확신이 있어서가 전혀 아니고 그저 다양한 가능성 중 하나로서 발산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주제는 중요한 주제라 봅니다. 인간이 AI를 어떻게 대할 것이며 어떤 느낌을 받을지는 문화적으로도 중요하지만, 또한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주제라 봅니다. 중요한 주제이니만큼 그리고 미래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보다 개방적인 태도로 다양한 의견들을 모으고 부실한 점이 있다면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지금 당장 가능하다고 주장한게 아닙니다. 미래에 가능할 거라 보는 것이고요.
인간실격
25/05/02 20:42
수정 아이콘
하드웨어적 변동 없이 지금도 충분히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데 제품의 외견 말고 반도체의 디자인 변경을 통해 나타나는 개성이 얼마나 의미있을지 모르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자게 운영위 현황 및 정치카테고리 관련 안내 드립니다. [28] jjohny=쿠마 25/03/16 17101 18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301565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55815 10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58528 4
104145 [일반] 생각보다 심각한 미국의 마약 문화와 그것을 매우 경계해야 하는 이유 [22] 독서상품권3590 25/05/02 3590 10
104144 [일반] 환율 근황. [23] This-Plus4663 25/05/02 4663 0
104143 [일반] 아우라와 로봇 [18] 번개맞은씨앗2707 25/05/02 2707 1
104142 [일반] 도덕에 대하여 [12] 번개맞은씨앗6081 25/05/01 6081 6
104141 [일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 착각, 믿음, 이해. 모든 것을 담은. (약스포) [2] aDayInTheLife4449 25/05/01 4449 4
104140 [일반] 거룩한 밤&썬더볼츠..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는.. (스포유) [17] ph5273 25/05/01 5273 1
104139 [일반] K2 북벽 난이도 체감 해보기 [20] Croove7267 25/05/01 7267 5
104138 [일반] 이제 '강의'도 필요 없어지는 걸까요? [18] Quantumwk7683 25/05/01 7683 3
104137 [일반] <썬더볼츠*> - 부연설명 없이도 괜찮은. (노스포) [39] aDayInTheLife4721 25/04/30 4721 5
104136 [일반] 못생길수록 게임 더 많이 한다?…英·中 공동연구 결과 [75] 如是我聞7326 25/04/30 7326 4
104135 [일반] 루리웹에서 '아동 성학대 이미지' 예시가 공개되었습니다. [70] 리부트정상화10167 25/04/30 10167 4
104133 [일반] 이번 SKT 해킹 사건으로 가장 떨고 있을 사람들에 대하여 [39] 깐부11346 25/04/30 11346 0
104132 [일반] eSIM 가입하려다가 망할뻔함. [54] 사업드래군11346 25/04/29 11346 9
104131 [일반] LLM 활용에 대한 간단한 팁과 의견 [7] 번개맞은씨앗5668 25/04/29 5668 5
104130 [일반] 새롭게 알게된 신선한 유튜브 채널 추천 [12] VictoryFood11410 25/04/29 11410 7
104129 [일반] 나의 세상은 타인의 세상과 다르다는 걸 [29] 글곰8854 25/04/28 8854 49
104127 [일반] PGR21 대표 덕후들의 모임☆ 덕질방 정모 후기 (움짤있음) [39] 요하네스버그8221 25/04/28 8221 47
104126 [일반] SK텔 해킹 사태에 대응한 보안 강화 요령 [42] 밥과글11900 25/04/28 11900 19
104125 [일반] 종말을 마주하며 살아가기 [38] 잠봉뷔르8607 25/04/28 8607 2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