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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08:21
도서관에서 스르륵 읽은 책인데 다른 책에서 읽은 문구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마저 자본주의로 포섭된다] 에 딱 맞는 책 같았습니다. 속된 말로 차라리 비상식적 큰 부를 단숨에 벌어서 돈에 신경 안 쓰는 역행자가 되라는 말이 더 그럴듯하게 다가왔어요.
24/08/01 08:38
아예 소득 자체를 줄여버리는 게 최선의 자본주의 공격이라는 말도 책 안에 있긴 합니다. 그럴싸하긴 한데 실현 가능성은 없어 보이더군요. 온 세계 사람이 모두 탈출자가 되면? 이라는 사고실험으로 정당화하는데, 그런 사고실험이면 모든 나라가 군대를 없애면 평화로우니 군대를 없애도 되죠. 실상은 한 나라만 군대를 보유해도 꽝.
24/08/01 08:33
그런데 그것도 한국에서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어요. 대충 사는 것도 최소한의 전문적 능력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24/08/01 17:58
그 부분은 제가 좀 잘못 쓴 것 같네요. 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근무시간 단축, 시간제 근무, 자영업, 투자 등을 권하고, 소비하는 시간을 줄여서 생산적인 취미 활동을 하라고 하는데 제가 놓친 것 같습니다.
24/08/01 10:16
저 사람은 아마 푸드뱅크에서 식료품 지원을 받을겁니다. 생활비가 적게 드는게 다 이유가 있는거죠.
사회적 비용으로 생활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폄훼하는 기생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4/08/01 10:43
<몬트리올이나 베를린, 지중해> 등의 도시가 역사적 이유 덕분에 적은 비용으로 높은 삶의 질을 유지 할수 있었던 적이 있었죠.
2010년 초반까지요. 2018년에 한국어로 번역본이 나온 책이면 그때는 맞는 말이었을 겁니다. 현재 베를린은 집이 없어서 이사를 가는게 불가능할 지경이고요. 브뤼셀 등도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이게 가능했을 겁니다만 ... 또한 영국인의 기준에선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불어권인 몬트리올로 이사가는게 가능했겠고 유럽연합 여권이 있으니 독어를 못해도 베를린으로 이민가는 것도 아무런 장벽이 없었던 것이죠. 2010년 중반까지 영국인들에게 세계의 무대가 넓긴 했다는 느낌입니다.
24/08/02 08:08
저런 도시들의 특징은 한 국가의 종주도시였다가 다양한 이유로 인구가 탈출하였던 곳들입니다.
베를린은 1950년의 인구 330만명을 2005년에야 와서, 몬트리올도 1966년의 인구 196만을 2016년에야 와서 복구했으니까요.
24/08/01 11:18
이 글의 내용만으론 모든걸 파악할 수는 없지만, 소위 노매드의 삶을 추구하는 것 같은데, 세상 사람들이 모두 노매드의 삶을 살게 되면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무너져버릴 뿐더러, 글쓴이가 주장하는 기본소득 같은것도 근본적으로 불가능해지죠. 세금이 안 걷힐테니까요.
글쓴이는 사회변혁가가 아니라 했지만, 저런 사상을 선동(?) 하는 것 자체가 어마무시한 사회변혁을 외치고 있는거라 보입니다. 현대 자본주의 국가들이 굴러가는 근본 동력이 바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본의 노예가 되어 국가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라서요.
24/08/02 08:16
글쓴이는 현대 사회에서는 1사람의 노동으로 1만 명이 먹고 살 수 있다고 하는데, 모든 사람이 노매드의 삶을 살면 그 1만 명분의 생산을 해줄 사람이 없어지겠네요.
24/08/02 11:11
모두가 노매드의 삶을 추구하며 행복을 누리고 있다면 그런 삶을 사는 1만명을 먹여살리기 위한 노동을 하려는 사람은 자연히 없어지겠죠. 현타(?)가 올테니까요. 글쓴이의 주장을 좀더 극단화하면 소위 탕핑족들의 주장과 같아진다고 봅니다. 물론 저라고 지금처럼 모두가 자본주의의 노예처럼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요.
24/08/01 13:03
그래도 자본주의의 환상을 파는 부의 추월차선과는 결이 다른 거 같은데
결국 달콤한 주제로 책 팔아보려는 목표는 비슷한 거 같긴 하네요
24/08/02 08:21
부의 추월차선은 읽어보진 않았지만, 돈의 속성은 읽어봤는데 자본주의에 영합할 것이냐 반발할 것이냐는 방향성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달콤한 것으로 묘사하고 이대로 살지 않는 사람을 깎아내리는 면이 있다는 점에서는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24/08/01 17:09
리플을 보니 책에 대한 잘못된 비판을 하고 있는것 같군요.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는게 저자의 잘못은 아니죠. 영국에 사는 사람이 이억만리 타국땅 사정까지 생각해서 글을 쓰지 않는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글에 쓰인 바대로라면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실천해낸 것으로 보이네요.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면 그것이 타인에게 비난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자기가 자기 주장을 실천해냈다면 말입니다. 그것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니 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니죠.
24/08/01 18:05
그런 식으로 따지게 되면 세상에 번역이 될수 있는 책이 어디 있을까요?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는 번역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는 번역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도스토예프스키의 페테부르크 연대기는 번역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수용소 가본적도 없고 러시아 혁명가도 아닌 우리들에게 이런 책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책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24/08/01 18:22
이 책은 현실적인 탈출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책인데 그 탈출 방법이 2010년대 영국인만 실행할 수 있다면 한국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수용소 가본적도 없고 러시아 혁명가도 아니라도 글쓴이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은 행동을 권하는 책인걸요.
24/08/01 18:34
'무엇을 할 것인가' 도 구체적인 행동을 권하는 책입니다. 러시아 혁명을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서 쓴 책이니까요. 한국인에겐 레닌의 책은 이 책보다 더더욱도 쓸모가 없을 겁니다. 러시아 혁명 조직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지금 한국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 책 말고도 한국에 맞느냐 안맞느냐를 따지기 시작하면 번역 할 필요가 없는 책이 셀수도 없을 겁니다. 케인즈의 책은 대공황 시절에나 통했던 경제학이니 번역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헨리 조지의 책도 19세기 미국에서나 필요한 책이라고 해야겠죠. 그럼 이런 책들 다 번역할 필요가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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