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죄대 규모의 쇼핑몰인 서울타워
그만큼 사람도 물건도 바글바글하게 많은 이곳에서
갑자기 좀비사태가 발생하고
세시간 만에 진압되었습니다.
다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좀비가 되었던 탓에 서울타워의 좀비를 박멸하지는 못했고
정부는 서울타워를 봉쇄하여 좀비지구를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김인종은 그 난리통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서울타워에 갇혀버렸습니다.
어지쩌지 살아남기는 했지만 같이 온 친구들도 죽어버리고 인종 혼자 남은 상황
좀비들이 무서워 탈출을 망설이던 인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은…..
어지저찌 타워 안에서 1년동안 잘먹고 잘 살았습니다.
초대형 쇼핑몰이다보니 먹을 것, 놀거리들이 넘쳐났거든요
허나 이 생활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인종말고도 타워안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는 흔적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른 사람과 엮여버린 김인종
인종과 살벌한 대면을 한 이 여자는 인종에게 중요한 정보를 말해줍니다.
이 타워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대부분이 일부러 나가지 않는 중이라고요
실제로 타워 분실문센보관소에는 여자를 포함하여 여러 사람들이 아지트를 만들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얼떨결에 그 아지트까지 가게된 인종. 인종의 타워생활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타워에 남아있는 것일까요
전 123화 이명재 작가의 <위아더 좀비>입니다.
좀비사태로 시작을 끊고, 제목에까지 좀비가 들어가 있지만 이 웹툰은 일반적인 좀비물은 아닙니다.
이 웹툰 세계관에서의 좀비는 위험하지만 민간인들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거든요.
좀비흉내를 내면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 좀비들, 쇠파이프 하나로 좀비를 학살하는 등 좀비 자체는 이 웹툰의 메인토픽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여타 좀비물과는 달리 좀비로 망해버린 세상에서의 생존 또한 여기선 별 의미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좀비가 서울타워라는 거대한
고립된 지역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고립된 공간에 여러 사람들이
자의로 모여 살고 있다는 점이죠.
가끔 이런 생각을 하신 적 있으실 겁니다.
이 피곤한 세상 아무 신경 안 쓰고 살아가고 싶다!고
골치 아픈 인간관계, 평범하게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 세상에 부대끼면서
우리는 주말과 명절, 휴가를 절실하게 기다리죠.
그 때만큼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누릴 기회가 주어지니까요.
그런 면에서 좀비만 좀 조심하면 고립된 서울타워는 참 좋은 곳입니다.
타워에 들어온 순간 바깥사회에서의 고민과 고난들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위아더좀비에선 저마다의 이유로 서울타워라는 도피처네 들어와 눌러 앉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어찌보면 현실도피로 보일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웹툰을 읽다 보면 그 제각각인 이유들이 납득됩니다.
현실의 나도 겪어 봤을 만한 고민들이기에, 나도 그 고민들로부터 쉬고 싶었기에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죠.
한편으로 그렇게 고립된 공간을 원하던 이들이 모여 살고 있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모여 살기에 사고도 일어나고 성격이 맞지 않아 투닥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힘을 합쳐 사고를 극복하고, 서로 공감해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등 그게 꼭 좋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지만
바깥에선 고난에 치여 살던 이들은 오히려 좀비로 가득 찬 타워에서 내적 성장을 이룹니다.
비슷한 이들이 모여있기에 가능한 변화라 할 수 있죠.
동시에 우리 독자들 또한 저들과 비슷한 사람이기에 저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보면서 웃음짓다가도 묘한 울림을 느끼게 됩니다.
위아더좀비는 좀비라는 소재를 활용한 힐링, 블랙코미디, 성장물의 맛있는 짬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랙코미디이되 너무 냉소적이지 않고 힐링물이지만 마냥 꿈 같은 소리만 늘어놓지는 않으며, 성장물이지만 거창하지는 않습니다.
자극적이면서 속칭 사이다스러운 전개는 없지만 이리저리 꼬는 답답한 내용도 없으며 명쾌하게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그렇게 잘 차려진 웹툰의 도로를 편안히 걸으면 어느순간 이제까지의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앞으로의 나에 대해서 생각하는 자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들과 이질적이고 독특한 상황배경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편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다보고 난 뒤의 여운은 묵직한 뛰어난 완성도의 웹툰이라고 할 수 있죠.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웹툰 다 보셨으면
작가님 인터뷰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 웹툰에 대해서 말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위아더 좀비는 12일날 유료화되며 단행본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별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