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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9 13:54
이런건 이제 한국교회들이 독자적으로 가도 되는데 아직도 미국 따라가고 있죠
따라간다면 부활절처럼 통일이라도 해야 하는데 다들 제각각인건 별로에요 그래도 김밥 떡 얻어먹어서 좋긴 합니다
23/11/19 16:11
그쵸. 근데 어차피 서구 전체이든 미국국한이든 우리 입장에선 받아들인거라 굳이 유래를 따지기보다 실정에 맞게 운영하는게 맞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23/11/19 16:38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절기'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1년 50여개 일요일들 중 상당수에 온갖 절기들이 지정되어 있고, 각각의 절기에 대해서 의미가 부여되고 의미에 따라서 지킬 예식 형태(전례)가 정해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진짜 징할 정도로 의미부여를 합니다. 애초에 모든 '일요일'에 예수님의 부활을 기리는 '주일'(The Lord's day)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어 있기도 하고요 교단/교회에 따라서 다르지만, 요즘은 개신교회에서 절기 지키는 기능이 많이 축소되어 있기도 하고, 성탄절, 부활절을 포함한 몇 개 정도만 지키는 교회들도 정말 많죠. 그런데 그런 교회들 중에서도 추수감사절은 지키는 교회들이 꽤 많습니다. 한국 개신교회가 미국교회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른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미국에 종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농사의 결실에 대해 감사'하는 요소는 한민족 스스로도 비슷하게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ex. 추석/한가위) 오히려 다른 여러 절기들은' 어떻게 유래된 것인지 따로 설명해야 이해가 가능한데, 그보다는 추수감사절에 대해 공감하기가 더 쉬울 겁니다. 더군다나 한국 개신교회에 정착되는 과정에서도 나름 독자적인 의미가 부여되기도 했고요 전통적인 전례를 중시하는 교회들에서도, 전례 기능을 간소화시킨 교회들에서도 각자 자기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으니 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수감사절에 미국에서 부여된 추수감사절 의미를 그대로 기리는 식이 아니라면 별 어색할 것도 없고요.) 굳이 통일까지 할 실익도 없을 것 같고요. 앞서 말했듯, 그리스도교는 절기에 의미부여하는 기능이 굉장히 발달한 종교니까요.
23/11/19 17:06
되려 절기나 전례를 파괴한 미국교회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게 한국 교회의 문제라 봅니다.
가톨릭이나 성공회의 전례주의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그런게 없을 때 그 자리를 채우는 게 결국 '유행'이고 '행사' 거든요. (물론 원래 청교도들이 성공회의 형식주의가 답답해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떠나서, 자신만의 새로운 비전례교회를 만든 시작은 참 좋았다 봅니다만)
23/11/19 18:37
꼭 문제...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데, 암튼 한국 개신교회의 주요 특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죠.
원댓글에서도 썼듯이 저도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절기와 전례라는 요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추수감사절보다는) 절기/전례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고찰해볼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3/11/19 18:38
왜냐면 그 자리에 들어선 콘서트 형식의 뜨겁고 비싼 복음성가 행사, 뜨거운 설교가 결코 좋아보이지 않고. 신자들을 지키게 만드는거 같아서요. 개인적인 아쉬움이라 토로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례교회(성공회, 루터교. 차라리 가톨릭)외에는 피곤해서 아예 다니지를 못하겠더군요.
23/11/19 18:45
물론 저도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전례'를 살린다고 하면서 형식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얼마든지 상상 가능하니까요. 어떤 형식 자체가 더 바람직하고... 이런 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원론이고, 저도 말씀하신 이유들 때문에 전례기능이 일정 이상 살아 있는 교회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23/11/20 10:42
그냥 고민을 하고 그 결과라면 어떤 방식이든 받아들일수 있다 봅니다.
그래서 추수감사잘에 대해 분노하는 분들도 이해가 되요. 그냥 '미국이 하니까' 무지성으로 하면 안 되겠지요. 현재 맥락과 의미를 고민한 끝에 하면 참 좋은 거겠고요.
23/11/19 20:58
원래 취지에 맞추자면 추석과 맞춰서 추수감사절을 보내면 의미는 있겠다 싶긴 한데, 미국과 싱크로율 높은 개신교 특성 상 이런 방식은 변질로 보이겠군요. 카톨릭은 현지 문화를 고려한 로컬라이징이 참 자연스러운데 말이죠
23/11/19 21:31
미국 교회의 영향을 많이 말씀해주셨는데, 유교와 불교, 민간신앙 전통이 알게 모르게 강한 한국 상황에서 미국 교회의 영향력이 낮아진다는 건 곧 종교적 소수자의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선다는 거라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만의 전통을 만든다는 게 유불무교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는 거 아닐까 하는 고민이 들겠죠. 또, 한국 교회가 미국을 벤치마킹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에서처럼 기독교의 세력이 세속 사회를 강하게 물들이고 싶다는 건데, 미국 교회와 멀어지면 종교적 소수자로서 세속 사회를 기독교화해야 하니 버겁죠.
23/11/20 10:43
사실 뭐 지금도 대형교회적 콘서트를 무속적으로 변형한 느낌이 많기는 합니다... 그냥 죽어라 체제계혁 해야 하는거 같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혁명 운동이거든요. 심지어 지도자 교체하는 허섭스레기 같은 혁명이 아닌 진정한 '관점의 전환'
23/11/19 22:45
우리나라에서 추수감사절은 1920년에 "기독신보"라는 장감 연합신문에 추수감사절에 대한 찬송시가 실렸고,
적어주신 1902년은 아마 "신학월보"에 기사가 실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공자긴 한데 자료가 없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요. 추수감사절은 교회마다 어떤 중요 행사와 엮는 경우가 많고요. 예를 들어 교회 역사책을 낸다거나 하면 부활절 넘어, 맥추절 넘어가면 여름엔 여름행사 돌려야되고 9월은 추석이고 하면 행사할 타임이 딱 추수감사절입니다. 맥추와 추수감사절 등 절기에 내는 특별헌금은 예산에 반영하고요. 요즘엔 안그럴텐데 제가 현장에 있을때는 다음주 주보에 액수별로 쭉 나열해서 헌금 적게 냈다고 까이기도 크크크크. 그래서 개체교회마다 시기가 다 다르고 담목님이 결정하시거나 장로님들과 상의해서 교회별로 정합니다. 부활절이나 성탄절처럼 연합예배도 없고 11월은 교회력상 해의 마지막이라 총회와 당회준비로 바쁘고 성탄절이 다가오는지라 교회별로 그냥 너희 교회 언제함?? 첫주 빠르네? 너희 교회는? 우린 셋째주. 늦네 당회랑 성탄절 준비로 힘들겠네 이러고 그려려니 합니다 크크크크
23/11/20 01:53
오…?
저는 가톨릭 쪽인지라 부활절, 사순 이런건 열심히 챙겨도 추수감사절쪽은 잘 안 챙겼던 걸로 기억하는데(차라리 어린이 주일학교? 에서 할로윈을 챙겼죠..크크크) 개신교 쪽은 챙기는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23/11/20 13:52
추수감사절은 절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좀 있습니다.
긴 이야기이지만, 아실만한 건 다 아시니 넘어가고... 특별히 개혁주의 신앙을 바탕에 둔 교단은 추수감사, 맥추감사절을 지키진 않습니다. 물론 교회마다 필요에 의해 할수 있습니다.
23/11/20 14:01
덧붙이자면, 정통개신교는 부활주일을 가장 메인으로 삼고, 성탄주일 정도를 더 지키는 것 같습니다. 이 외에는 특별히..?
심지어 매 주일을 부활주일로 섬기는 마음으로 주일을 지내자고 강권하죠(안식일이 주일이 되었다 마인드) 맥추절은 요즘엔 오순절을 기념하는 '성령강림주일'로 지키는 교회가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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