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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24 16:03:36
Name 노틸러스
Link #1 http://ysweb.yonsei.ac.kr:8888/curri120601/curri_pop2.jsp?&hakno=SLS2002&bb=15&sbb=00&domain=H1&startyy=2021&hakgi=1&ohak=1005
Subject [기타] 기말고사가 티어업인 대학수업이 있다? e스포츠(산업)학 개론 강의 소개 및 후기
안녕하세요 과거 PGR21의 겜게 담당 운영진이었다가 지금은 한직인 추게 운영진으로 물러나 운영진 회의 내 거수기를 담당하는, 노틸러스입니다. 오늘은 공지가 아니라, 이번 학기 e스포츠에 관련해 강의한 것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제가 대학에서 시간강사 생활을 시작 한 게 2018년 1학기였으니, 벌써 4년 정도 시간이 지났네요. 그동안 제 메인 전공인 여가학, 스포츠 투어리즘, 레크리에이션, 야구 등 전공과 관련한 이론/실기 과목을 가르치다, 21-1학기 기회가 닿아 주제 개설이 용이한 1학점짜리 세미나 수업을 하나 강의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본인이 스덕 출신이었고, LOL도 초기에는 나름의 관여도를 가지는 등 e스포츠에 애정이 있었기에, e스포츠와 관련한 수업을 한번 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전공 수업이지만 P/NP 수업에 간단한 세미나 수업이기 때문에, 볼륨이 크지 않은 선에서 강의 주제를 결정하였고, 학과의 이름에 맞추어 원제는 "e스포츠산업학개론" 이었지만 교직원... 분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e스포츠학개론"이라는, 다소 거창해 보이는 이름을 걸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강의는 모두 Zoom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의 개설 배경
1. 기존의 e스포츠학과들은 e스포츠와 관련된 실기에 집중하였으며, 특히 수도권 주변에서는 e스포츠와 관련된 산업을 이론적으로 다루는 수업은 찾기 어려웠다.
2. 여러 대학에서 e스포츠학과를 개설한다는 류의 MOU를 맺은 적은 존재하지만, e스포츠가 하나의 학문 영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실제적인 시도의 사례는 부족한 실정이다.
3. e스포츠를 잘 아는 학생, 잘 모르는 학생 모두에게 e스포츠산업 관련 동향을 알아보는 강의의 수요가 충분히 존재한다.

강의 목적
1. e스포츠(산업)과 관련한 학문적 토대의 마련
2. e스포츠(산업)과 관련한 스포츠적 시각 이해

강의 방법
1. 본 강의는 다음과 같은 5개의 주제를 2주씩의 묶음(1주 : 강의, 2주 : 학생발제)으로 진행하였습니다.
2.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 / e스포츠의 미래 종목은 무슨 장르일까? / e스포츠는 학문적 영역으로 분화 가능한가? / e스포츠 팬들의 참여 동기는 무엇일까? / e스포츠는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까?

과제 및 성적부여
1. 학생들은 중간고사를 발제로 대체하며, 기말고사는 학기 초 본인이 주로 하는 e스포츠의 티어를 조사, 기말고사 시에 얼마나 티어업을 했는가를 통해 성적을 부여받았습니다.
2. 제 수업은 꿀강이기 때문에 빡빡하게 성적을 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짜피 P/NP니까..

수업을 통해 나타난 주요 논의
1. 학생들이 생각하는 (임요환, 페이커 제외) e스포츠 영향력 Top은 중계진이었다.
2. e스포츠는 기성 스포츠를 위협하는 현재의 대세 종목이 맞다.
3. 다만 e스포츠는 종목의 주인(개발사, 주관사)이 있어 기존의 스포츠와는 다소 다른 산업발전 양상을 보인다.
4. e스포츠를 대학에서 다루기 위해서는, 종목의 주관사나 거대 구단들과의 관례를 유지하여 산학발전의 양상을 띄는 것이 필수적이다.
5. e스포츠(게임)을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산적한 문제가 많다.
6. 젊은 세대이지만, e스포츠 자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이들을 잡는다면 발전할 파이가 더 많을 것.

하고싶었지만 하지 못한 토론
1. 정글러는 백정이고 서포터는 도구인가? 라인에 대한 신분격차, 이대로 옳은가?
2. 페이커가 먼저인가? T1이 먼저인가?

제가 조금 더 발전하고, 수업의 볼륨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충분한 시간과 예산의 지원이 가능하다면, 현직에 계시는 분들을 모시고 수업 내 특강 등을 통해 수업의 전문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업에서 나온 내용과 학생들의 반응에 대하여 더 많이 이야기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이유들로 글은 여기서 갈음하도록 하겠습니다.
향후 비슷한 수업들이 대학에 많이 생겨서 학생들도 듣고싶은 수업, 재미있는 수업, 사회 트렌드에 맞는 수업을 많이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강의평가 중 맘에 들었던..흐흐 내용을 마지막으로 자랑(?)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스포츠 시청에 흥미가 있어 신청한 과목이었지만, '겜잘알' 교수님과, 같이 수업듣는 학생분들 덕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간 것 같습니다.]

*링크를 통해 수업 강의계획서 열람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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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쿠아스점안액
21/06/24 16:06
수정 아이콘
교수님, 히오스 티어 올려도 됩니까?
아 e스포츠니까 안되겠군요... 대회가 없으니...
노틸러스
21/06/24 16:07
수정 아이콘
그 주제도 다루기는 했는데.. 대회가 없어지는게 야 이게 스포츠냐? 뭐 이렇게 진행이 되었었죠..
보로미어
21/06/24 16:08
수정 아이콘
저도 대학생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반드시 수강 신청 1순위였을텐데 ㅜㅜ 안되겠죠 크크
노틸러스
21/06/24 16:09
수정 아이콘
요즘 학생이 없어서요, 입학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21/06/24 16:08
수정 아이콘
운빨망겜 하스스톤 티어 올려도 되나요? 크크
노틸러스
21/06/24 16:10
수정 아이콘
다행히 저도 전설 턱밑까지 가본적이 있어서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크크
21/06/24 16:26
수정 아이콘
오 크크크크 가장 티어 높은 학생은 어느 정도였나요?
노틸러스
21/06/24 16:27
수정 아이콘
운동부녀석이.. 마스터더라구요? 감독님한테 전화하려다 말았습니다 크크
왕십리독수리
21/06/24 16:27
수정 아이콘
요즘도 포인트로 수업 경매하나요? 수강전쟁이 벌어졌을 것 같네요
노틸러스
21/06/24 16:32
수정 아이콘
학과전공이라 변방 + 1학점 + 아직 안알려짐 으로 무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왕십리독수리
21/06/24 16:58
수정 아이콘
어휴 라떼 당구, 골프 수업 인기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을 거 같습니다만 크크
시옷시옷히읗
21/06/24 16:48
수정 아이콘
대체 왜 왜 왜 왜 왜 제가 졸업하고 나니까 이런 강의가 열리는거죠.... 혹시 졸업생 신분으로도 청강이 가능하다면 다음학기에도 참여하고 싶은 강의네요 ㅠㅠ
노틸러스
21/06/24 18:49
수정 아이콘
예전에 다른 수업에서 청강 열었다가 사이즈가 커지니까 힘들더라구요 흐흐
Hard Rock Cafe,
21/06/24 16:56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수업에 논의되는 내용들도 깊이가 있네요.. 정말 재미있어보입니다. 혹시 게임을 안하는 학생은 없었나요? 기말고사를 위해서 게임을 새로 시작한.. 그런 사례는 없었는 지 궁금합니다.
노틸러스
21/06/24 17:01
수정 아이콘
대략 롤 70퍼 타게임 20퍼 / 겜안함 10퍼 정도의 비율이었습니다. 아예 안하던 친구는 한학기 동안 롤 22렙 까지 올렸네요 흐흐
양파폭탄
21/06/24 16:58
수정 아이콘
롤은 진작에 한계티어라 벽 느꼈는데 새로운 게임을 찾는 학생들이 많았겠군요
AaronJudge99
21/06/24 17:14
수정 아이콘
헛... 부럽읍니다...연머가면 꼭 들을게요 크크
하늘이어두워
21/06/24 17:18
수정 아이콘
들어보고싶네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Burnout Syndrome
21/06/24 17:38
수정 아이콘
하 학생때였다면 진짜 열심히 들었을텐데 ㅜㅜㅜ 아쉽습니다..
김칫국얼리드링커
21/06/24 18:06
수정 아이콘
아니??? 너무 멋지십니다.
취준공룡죠르디
21/06/24 18:32
수정 아이콘
1년만 더 빨리 열렸어도 서상훈 교수님 올림픽과 스포츠과학 대신에 이걸 들었을텐데 ㅠㅠ
그 과목도 좋았지만 그래도 롤 티어 올리기는 못참지
노틸러스
21/06/24 18:50
수정 아이콘
저도 조심조심 열고 있습니다 흐흐
21/06/24 18:46
수정 아이콘
요즘 드는 생각인데 일반인들이 즐기는 게임, 특히 온라인게임은 스포츠적이어야 할까? 하는 물음이 자꾸 떠오릅니다.
'스포츠적'이라는게 무척 모호한데, 기본적으로 공평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스포츠에서 어느쪽이 이기기 쉽게 해놓고 하는 경기는 상상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실제 수많은 게임들은 누군가 유리하게, 혹은 유리해질수 있게 구성된 게임이 많고, 그런게임들도 인기가 많다는 점은 관전하는 용도로서는 공정한 게임이 필요하지만 내가 즐기는 데에는 (주로 내가 유리한)불공정함을 바라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하면 불공정함이 전제된 게임은 e스포츠에서 애초에 탈락인데, 상당수의 유저들이 불공평함을 바라는게 현실이라면 e스포츠도 어딘가 한계가 있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해요.
노틸러스
21/06/24 18:52
수정 아이콘
수업을 하면 할수록 e스포츠의 공평함/공정성 에는 더 의문을 가지게 되기는 합니다만.. 일단은 돈이 e스포츠에 몰리는 대세 종목이다보니 그런게 아직은 많이 가려지는 것 같습니다. 한계가 있기는 한 거 같아요. 다만 지금 파이가 급격히 커지다 보니 외면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BlazePsyki
21/06/24 22:27
수정 아이콘
요즘 롤이라는 게임에서의 지표, 나아가서는 이스포츠의 기록에 대한 글을 구상하고 있는데, 이렇게 학문적으로 접근한 글을 보니 더욱 더 쓰고 싶어지네요. 연세대는 출장으로만 가봐서 수업 들을 기회는 없겠지만... 학부생이었다면 꼭 들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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