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의 미래가 암울합니다. 협회와 블리자드 사이의 충돌 상황에 피지알을 보면 과연 우리(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협회를 비판하고 (간혹 블리자드도 비판), 비판으로 끝납니다.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협회는 바로 게임단의 모임, 즉 협회의 목소리는 현재 게임단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협회는 블리자드와 현재 파워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팬은 협회가 그동안 보여줬던 아마추어틱한 행동에 분노를 머금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부분은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과거의 그런 바보 같은 행동을 바로 게임단의 목소리에 의해 일어난 것입니다. 즉, 게임단과는 별개로 협회가 단독으로 어떠한 일을 벌인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블리자드는 협회와 더는 논의를 하지 않고, 게임단 내지 양방송사와는 이야기 할 여지를 남겨놨습니다. (물론 곰TV가 대행하는 형태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게임단들은 협회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고 있습니다. 결국 게임단은 현재 블리자드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가진 것인데, 그럼 협회와 블리자드 사이 협상이 최종 결렬이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1. 과거로

예전부터 이 판에 거품이 많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과거 배고팠던 시절 순수했던 이야기는 옛 이야기가 된지 오래고, 프로라는 타이틀과 대기업 스폰으로 인해 이 판은 파이가 커졌고, 그에 따른 과거의 고생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는 불려놨는데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충분히 이행 하지 못한 몇몇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비정상적인 면으로 간신히 이 판의 틀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나 싶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이제는 전면적인 수정 내지 공중분해가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협회와 블리자드는 최후 협상을 할 것이고, 결렬되면 협회, 즉각 프로게임단은 해체 순으로 갈 것입니다.

그럼 스타1 중심의 이 판은 어떻게 될까요? 과거로 돌아가야 하나요? 과거 개인 중심으로 몇몇 감독들이 선수 몇 이끌고 각자 블리자드나 곰TV가 주최하는 스타1 대회에 참여 해야 할까요? (블리자드와 곰TV가 과연 스타1 대회를 개최할 지도 미지수입니다)

택뱅리쌍의 경기는 이제 볼 수가 없는 건가요?
공군팀은 어떻게 되나요?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지금 피지알을 통해 보는 팬심은 대충 이렇습니다. 협회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블리자드와 제대로 된 협상을 하라고 합니다만, 협회 즉 게임단은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작습니다. 어차피 스타1은 가고 스타2가 온다면 무엇 때문에 돈 더 들게 스타1을 유지하겠습니까?


2. 스타1은 안 보실 겁니까?

스타2가 자리 잡으면 스타1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당연합니다. 스타2 유저들이 많고, 시장의 논리에 의해 수요가 늘면 과거의 버전은 사라지겠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바로 ‘자연스러움’ 입니다. 이는 어느 누군가의 의도적인 행태가 아닌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연착륙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지금 파워 게임은 이런 자연스러움에 위태로움을 더 하고 있습니다.

스타2에 대한 어떠한 시장 법칙도 아직 세워지지 않은 가운데 파워 게임을 통해 스타1은 본의 아니게 의도적으로 죽어가는 형국입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몇몇 대회로 그 명맥을 간신히 유지는 하겠지만 서서히 우리 기억 속에 사라질 것입니다. 바로 게임단 해체를 통해서 말입니다.


3. 딜레마

리쌍록을 통해 이 판은 르네상스를 맞아가는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승부조작과 파워 게임이 시작되면서 이 르네상스는 짧게 끝날 것 같은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팬은 리쌍록은 보고 싶고, 협회는 싫고 파워 게임에서 블리자드가 이기길 바랍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블리자드가 이기면 리쌍록은 당분간 (어쩌면 영원히)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즉 게임단이 블리자드가 원하는 수준으로 협상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협회의 과거 행태를 방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리쌍록은 보고 싶습니다.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4.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가장 Nice 한 걸까?

협회가 사라지고 새로운 협회 혹은 어떤 조직체가 새로 생겨 블리자드와 깔끔하게 협상을 맺어 현재 이 판을 유지하면서 스타2의 연착륙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Nice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양 방송사야 어차피 곰TV와 계약을 맺어 스타1 이든 2든 방송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런데 협회의 공중 분해는 현재 게임단의 해체와 같은 말이고, 게임단 해체는 스타1 유지가 어렵다는 말과 같습니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 이 판의 초창기 시절로 돌아가면 됩니다만 우리가 과연 그것을 원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협회는 싫고, 현재 이 판은 유지하고 싶고, 그렇다고 블리자드 요구가 비이성적인 것도 아니고, 스타2 출시는 가까워지고….복잡합니다.

어떻게 해야 가장 Nice 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