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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3/16 17:10:34
Name 김연우
Subject 기동전
- 전투력과 기동력

소위 유닛의 '능력치'는 전부 전투력과 관련되어 있다.
체력,공격력,방어력
하지만 전투력 이상으로 중요한 '기동력'은 숫자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전투력에서 밀린다면, 앞선 기동력을 이용해 빈집털이로 이길 수 있다.
기동력에서 밀린다면, 상대의 발걸음을 붙잡는 본진 타격을 통해 이길 수 있다.

둘다 밀리면 방법없이 진다.



- 저그와 프로토스의 속도전

과거 두 종족의 속도 싸움은 체제 변환 속도, 유닛 기동력 모두 저그의 우위였다.

하지만 현재
오영종vs박태민<블루스톰>의 서바이버 토너먼트 경기는 체제 변환 속도에서
김택용vs마재윤<카트리나>의 스타리그 8강 경기는 유닛의 기동력 모두에서
이 두 경기는 토스가 저그의 속도가 대등해졌음을 말한다.
비수류의 완성이란 글에서 말했듯, 김택용은 프로토스의 체제 변환 속도와 유닛의 기동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 레어 저그, 하이브 저그

레어 저그와 하이브 저그의 차이는 전투력이다.

테란전을 볼까.
테란전은 전형적인 '전투의 테란과 속도의 저그간의 대결'이다. 레어 저그는 속도를 이용해 확장하고 테란의 한방을 우회한다.

하지만 저그가 하이브에 돌입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이브 저그는 디파일러와 울트라로 테란의 한방을 괴멸시킨다. 테란은 마린메딕과 드랍쉽의 난전으로 저그의 병력을 우회한다. '하이브전은 전투의 저그와 속도의 테란간의 대결'으로 바뀐다.

프로토스전도 같다. 특히 옛날 토스는 질템 체제의 전투력으로 레어 단계의 저그를 끝내려 했다. 만약 하이브에 돌입하면, 그나마 프로토스가 갖은 우위인 전투력조차 사라지니까. 그래서 성큰과 럴커밭에 미친듯이 꼴아박았지. 하이브 가면 못이기니까.



- 이제동

뭐라 표현하기 힘들지만, 이제동은 참 기동전을 잘한다. 치고 빠지기, 우회, 소수 저글링 견제. 전에 뒷담화에서 엄재경 해설위원이 그랬다던가, 이제동의 별명으로 강력함과 속도 사이에서 고민했다고. 정말 아쉽다. 이제동은 속도 그 자체인데.

도재욱전에서 보여준 화려한 사방치기. 로키2에서 이영호 상대로 보여준 난전.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비수류 이후 엄청난 프로토스의 득세속에 싸울 수 있는 까닭은 그의 속도 때문 아닐까.



- 박성균

레어 저그보다 하이브 저그 상대로 더 잘싸우는 테란.
캐리어 뜨기 전의 토스보다 캐리어 띄운 토스 상대로 더 잘싸우는 테란.

레어 저그까지는 전투력으로 승부하는 테란이 하이브 저그는 기동력으로 상대해야 한다.
프로토스의 지상군에게는 전투력으로 승부하는 테란이 캐리어 토스에게는 기동력으로 상대해야 한다.

드랍쉽 운영을 잘하는 박성균. 난전과 기동력의 박성균. 하이브저그와 캐리어 상대로 더 잘싸우는 까닭은 이것 아닐까?





- 자랑

다름의 미학, 전투력vs기동력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recommend&page=1&sn1=on&divpage=1&sn=on&ss=off&sc=off&keyword=%B1%E8%BF%AC%BF%EC&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60

4년전의 글. 현재 상황을 보면 어느정도 맞춘듯 하다.(이히히히)



- 러쉬거리

현재 트렌드는 속도.
역설적으로 선수들의 속도를 보기 위해서는 경기가 길어져야 한다. 뛰기 위해 도움닫기 하듯, 비행기가 활공 가능 속도를 얻기 위해 활주로를 이용하듯.

러쉬거리가 짧으면 단타전이 일어난다. 교전 타이밍은 빠라진다. 대신 모두가 빨라지기에 오히려 선수들의 속도 차이가 덜 느껴지는 듯 하다.




이상 스타크래프트의 기동력에 관련된 잡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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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손잡이
08/03/16 17:13
수정 아이콘
있으나 마나한 윗글 아래글 속에서도 그야말로 홀로 빛나는 것.
김연우님 감사합니다. 추천이라도 눌러야지 뭐.
질럿은깡패다
08/03/16 17:17
수정 아이콘
그런 의미로 자리잡기 또한 '기동전'의 또다른 요소임에 틀림없죠.

단순히 전투하기 좋은 자리를 선점해서 전투시 이득을 본다는 개념 외에도,
상대방은 100의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반면에 나는 30의 거리만 이동해도 된다면 그 또한 속도를 올리는 또 다른 방법이기에,
자리잡기(라기 보다는 선점이라는 말이 좋겠군요)는 기동전의 또 다른 큰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테저전, 저플전의 '중앙 선점'이라는 요소.
마재윤 선수가 한창 득세할 때, 본진에서 출발한 한타 병력이 저그 본진에 도착할 때 빠른 기동력을 이용한 저그 유닛들이 먼 길을 돌았음에도 테란 본진을 먼저 타격해서 승리를 거뒀지만, 이제는 테란 병력의 출발지가 본진이 아닌 중앙 전장으로 바뀌면서 거리가 절반으로 줄어 저그 유닛의 기동성을 앞서는 효과를 거두고 있죠. 토스도 저그 상대로 마찬가지.

여러모로 요즘은 기동성이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Rosencrantz
08/03/16 17:18
수정 아이콘
나..날카로운 타이밍에 날카로운 글!
선추후 삼회 정독.
밀가리
08/03/16 17:20
수정 아이콘
오, 이 글로 카트리나 이제동vs이영호 선수경기를 재해석 하게 되네요.

이영호선수는 꾹참고 풀업 메카닉. 즉 기동력은 갖다 버리고 전투력만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전투에 임했는데, 이제동선수는 오히려 저그의 장점인 기동성을 버리고 가디언히드라라는 나름 저그가 가진 최상전투력을 가진 조합으로 맞상대를 했으나, 결국에는 테란에 그냥 밀린 경기가 되겠군요.

만약 그 경기에서 이제동선수가 전투력을 포기하고 기동성을 선택했더라면, 즉 엘리전이 됬더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요.
포풍저그
08/03/16 17:20
수정 아이콘
(삭제, 벌점)
Rosencrantz
08/03/16 17:23
수정 아이콘
그냥 지나가는 생각인데 스타의 전략도 현대전의 추세와 닮아 가는듯 합니다...
1차 세계대전은 최연성을 위시로 한 물량싸움
2차 세계대전은 마틀러 식의 운영.
그리고 지금은 현대전의 기동전쟁.
08/03/16 17:27
수정 아이콘
글이 좀 묻힌 감은 있습니다만...
저그유저로서 대공감.
추천 누르고 갑니다.
김연우
08/03/16 17:30
수정 아이콘
이제동vs이영호 카트리나 경기의 경우

가스는 뮤탈
미네랄은 6시 중앙멀티에 성큰 다수

이렇게 한 후 뮤탈로 이영호 선수 뒷마당 공격하고
수비오면 3시 중앙멀티치고
수비오면 뒷마당치고

이런 공격만 반복했으면 이길듯 합니다.
The Greatest Hits
08/03/16 17:41
수정 아이콘
김연우님// 질문있는데요.
정보력은 어디에 포함된다고 보시나요?
저는 정보력이 없는 기동력은 있으니만 못하기때문에 꼭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또한 정보력이 있는 전투력은 기동력의 기동능력을 분쇄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요.

예를 들어 계속 움직이는(기동력) 무탈이 무빙하는 경로에 마린(전투력)이 가만히 서있는다면.
그것은 기동력이 오히려 목을 죄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보이거든요.
또한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자리잡기는 '정보'의 유무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타내고요.
김연우
08/03/16 17:55
수정 아이콘
어떤 상황이 있을때,
정보력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받아들인 정보를 게이머가 분석한 후
전투력(컨트롤,진형)/기동성(우회)로 나타납니다.

정보력은 원인이고 전투력/기동력은 결과(현상)이니 분류를 달리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The Greatest Hits
08/03/16 18:10
수정 아이콘
김연우님// 네...그렇군요...감사합니다^^
뉴[SuhmT]
08/03/16 18:29
수정 아이콘
정확한 분석력. 추천을 누르게 하네요!
전 기동전의 의미도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종족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른 대세론을 많이 주장하곤했습니다.

대 저그전에서 테란처럼 수비 단단히 하고 아주 큰 판을 꾸미는 프로토스
대 토스전에서 저그처럼 몰아치고 타이밍잡고 속도로 앞서는 테란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인한 대세론을 이끌어준 사람이 강민이었는데, 이런저런 타입의 선수들이 많아서 참 재밌어요 스타리그는.
당신은저그왕
08/03/16 18:48
수정 아이콘
추게로 누릅니다. 특히 레어저그와 하이브저그 부분에서 심히 공감이 가네요. 역시 달필가는 다르다는것..흐흐...
요즘 테란들이 저그에게(혹은 이제동에게)무참히 패배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하이브 저그의 완성 때문이라 봅니다.
더 정확하게는 연우님이 말씀하신데로 '레어저그에게 테란은 전투력, 하이브저그에겐 기동력'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사실 테란의 기동력은 저그의 기동력에 비해 떨어지는것이 사실입니다. 드래그하여 어택땅만 찍어도 일정수준의 전투력을
갖추는 울링 조합이 있는데 반해 테란은 그랬다간 뭐.....일일이 마린, 파벳에게 스팀팩을 걸어줄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그의
놀라운 기동력에 맞서기 위해 정신없는 와중이라면 말 다했죠..예전엔 드랍쉽이라는 타개책이 있었으나 저글링을 다수로
뽑아두는 저그의 특성상 요즘 그것에 휘둘리는 저그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동을 제외한
다수의 저그들이 그래도 테란을 상대로 호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들을 실행해내는 손놀림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도 합니다. '말이 쉽지'라는 말처럼 머리놀림만 잔뜩 있으면 뭐하냐구요...연우님께서 말씀하신데로 '뭐라 표현하긴 힘들
지만'이라는 말에 저는 '이제동의 APM'이라는 답을 내리고 싶습니다. 이상, 연우님께 잘난 척 하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08/03/16 21:12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스포츠와 게임에서 기동력은 아주 중요하죠 ..
08/03/16 21:38
수정 아이콘
그런데 있으나 마나한 아래윗글이라 쓰신 분이 계신데.... 제 생각은 다른데요.

아랫 윗글이 더 훌륭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추천수는 이 글보다 없지만요.

단지 '기동력이 중요하다'는 진부한 글로 읽은 저는 저기 추천하지 않은 수천명중에 1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글을 추천한 유일한 1인중에도 저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저기 수십인중 1인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있으나 마나한 아래윗글이라고 하신다면.... 좀 심각한 자기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신지요?
진리탐구자
08/03/16 21:41
수정 아이콘
4thrace님// 직접적으로 바로 아래와 위에 있는 글을 지칭하셨다기보다는, 여러 글 중에서 돋보인다는 '군계일학' 정도의 의미로 말씀하신 것이 아닐런지요.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1페이지에 글쓴 다른 분들의 심사를 건드릴 수 있는 댓글이긴 합니다만...
08/03/16 21:46
수정 아이콘
있으나 마나한 리플가지고 너무 신경쓰시지 마세요
08/03/16 22:24
수정 아이콘
덕분에 오랫만에 로그인 했습니다.
아주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역시 날카로운 분석과 표현력은 감탄을 자아내게 하네요
사상최악
08/03/16 22:46
수정 아이콘
4thrace님// 저분이 말씀하신 윗글, 아랫글은 현재 삭게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의 윗글, 아랫글을 말씀하신 건 아닙니다.
아까 좀처럼 보기 드문 망측한 일이 있었거든요.
Wanderer
08/03/16 22:47
수정 아이콘
로그인하게 만드시네요 ^^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추천한방 날리고 갑니다!
김일동
08/03/16 23:21
수정 아이콘
안구가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추천이요~ ^^
마음의손잡이
08/03/16 23:30
수정 아이콘
4thrace님// 일부의 개념없는 스갤러들이 와서 침략을 했었습니다. 오해 없으셨으면 하구 사상최악님 감사드립니다. 겨우 몇시간 전이었지만...
김연우님의 글이 그렇게 빛나 보인건 처음이었습니다.(실제로도 김연우님의 더 퀄리티가 높다고 보이는 글에도 추천을 누르지는 않았었습니다. 날카로운 타이밍.)
블러디샤인
08/03/16 23:57
수정 아이콘
날카롭네요. 김연우님의 글은 언제나 즐겁게 보고있습니다.
08/03/17 02:18
수정 아이콘
지금은 잘 보이지 안 보이지만.......
변형태(광전사) 선수와 한동욱(부스터 on) 선수는 기동력으로 저그를 잡으시던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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