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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1/19 15:51:49
Name Lupus
Subject 팬들은 본좌를 원한다 !!
옛날.. 하지만 너무 멀지 않은 옛날 시절만 해도 누군가가

" 야 요새 스타 누가 잘하냐 "

라고 물으면 주저없이

" 임요환 "

이라고 대답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

하지만 요즘 누가 저렇게 물어본다면, 쉽사리 대답하기가 힘들어집니다.

" 마재윤? 이라기엔 요새 너무 휘청휘청하고, 김택용? 맞는것 같은데 신예한테 결승에서 패하고 뭐랄까.. 박성균? 글쎄 우승은 했지만 아직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

..

한 시대를 풍미한 본좌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널리 회자되는 임이최마(엄-_-;;) 라인이 그것이지요. 본좌는 그 시대의 스타판의 중심이자 다른 선수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벽, 그리고 재미를 불러오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합니다.

본좌가 없다면? 어떨까요. 전부다 비슷비슷한 기량에 누가 누구랑 붙는다 해서 쉽사리 한명의 승리를 장담할 수도 없고 상대전적은 전부 50%대로 비슷비슷하다면?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겠지만 재미가 있을까요. 절대, 재미가 없을것 같습니다. 전부다 비슷비슷하니 무엇이 잘하는 건지도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죠.

그래서 팬들은 꾸준히 본좌를 원합니다. 전 시대의 본좌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자연히" 다음 본좌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 다음 강자들을 상대로 철저하게 "본좌 검증"을 합니다.

..

스타판은 태생이 개인리그입니다. 우승자는 단 한명이고, 최고의 선수로 대우를 받죠. 그래서 항상 팬들의 의식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있죠.

"본좌는 하나다,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는 없다."

..

하지만 프로리그는 좀 다릅니다. 우승은 한 "팀" 일뿐입니다. 팀 안에 잘하는 선수 못하는 선수도 고루고루 섞여있죠. 단지 선수 누구 한명 때문에 저 팀이 우승했다, 라고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선수의 출전 빈도는 하루에 한번으로 정해져 있고 출전 하는데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어 지독한 원맨팀이 아닌 이상 팀 소속 선수 개개인의 실적이 뭉쳐서 우승을 이룬것이니까요.

그래서 프로리그가 우승하더라도 팬들은 큰 관심이 없습니다. "본좌 선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까요.

..

올해 초, 마재윤이 강자들을 죄다 꺾어버리고 그 험난한 맵을 뚫고 본좌 대열에 합류했을때도 CJ엔투스는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누구도 마재윤이 본좌가 아니라고 한 적도 없으며 그렇다고 우승팀에서 한명을 뽑아 본좌로 만들자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

이런 이유가 프로리그가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타판의 가장 큰 화두인 "본좌논쟁"과 큰 관련도 없는 경기를 보고있자니 재미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본좌들을 상대론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 보다는 신예의 독특한 전략으로 스나이핑만 노리는게 주가 되고 그렇게 한경기를 따내든 못따내든 본좌는 하루에 한경기, 길어야 두경기만 하고 자취를 감추는데 말이죠.

..

그래서 저는 팀리그 방식을 원합니다. 프로리그도 물론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만, 팬들이 원하는, 즐기는 이 판의 가장 큰 논쟁거리를 너무 배제하고 있습니다. 7전 4선승제 팀리그에 무지막지한 본좌급 선수가 있다면, 나올때마다 올킬을 한다면 적어도 40연승 혹은 그 이상의 성적으로 팀을 우승시킬수도 있습니다. 최연성 선수의 선례가 있었듯이 팀리그만큼 새로운 본좌가 출연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방식도 없다고 봅니다.

..

어쨌든 재미입니다. 재미가 없으면 스타판 망하는건 순식간입니다. 굳이 스타가 아니더라도 뭐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서 대체 뭐가 재밌는거냐?

전 "새로운 본좌의 탄생"이라고 봅니다. 경기질이 조금 떨어져도 경기양상이 조금 지루해져도 전종족전 승률 80%를 뛰어넘는 괴물같은 본좌가 혜성같이 등장한다면? 스타판 무지하게 재밌어질겁니다.

본좌 탄생의 문을 이렇게 비좁게만 열어두고 있는 한, 점점 열기는 식어갈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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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1/19 16:05
수정 아이콘
하긴...예전에 SK T1이 트리플 크라운등등을 통해서 프로리그 내에서 오랜기간동안 1등하던 시기에 누가 SK를 꺾을 것인가를 보는것을 재미로 보던 적이 있던 것같습니다. 지금은 비록 몇몇 강한 팀들이 있지만, 장기간 압도적으로 강한 팀이 없는 것같네요.(그러니까 강한 팀이라는 것이 그냥 강한 팀이 아니라, '우헐 저 팀을 누가 꺾어?' 라는 기준입니다. 그것도 장기간으로 말이지요0
Black_smokE
07/11/19 16:25
수정 아이콘
어쨌든 재미입니다. 재미가 없으면 스타판 망하는건 순식간입니다. 굳이 스타가 아니더라도 뭐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스타판 망한다는 이야기는 언제쯤 그만 나올까요?
재미가 있다 혹은 없다의 기준은 천차만별일텐데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이러이러해서 난 재미가 없으니 망한다' 인가요?

글쓴이처럼 춘추전국시대 보다는 본좌 한명이 스타계를 지배하는 판을 더 재밌게 생각할 수도 있고,
오히려 무지막지하게 강한 최종보스 보다는 각 종족별 스페셜리스트들이 서로 잡고 잡히는 춘추시대를 재밌어 할 수도 있구요.

한명이 혜성처럼 상대팀의 모든 선수들을 잡아버리는 팀리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1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4경기까지 가서 적어도 에결까지는 끌어 갈텐데.. 에결에서 누구대 누구 나오면 대박일텐데,
라고 예상하는 것을 즐기며 현 프로리그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구요.


위와의 논거와는 별도로 저도 개인적으로 '재미'라는 요소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또한 절대 그 '재미'로 모든 것을 다 해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다 동의하는 절대적인 재미가 설령! 존재 한다고 할지라도,
그 재미를 현실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동기- 즉 이윤이 없다면 말입니다.
팀리그로 회귀한다고 해서, 개인리그를 확대한다고 해서, 혹은 그 어떠한 재미의 절대적인 요소를 추구한다고 해서
과연 스타판을 현실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방송사, 혹은 협회의 동기가 비약적으로 증가할까요?
다시 말해서 위의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해서 스타판 전체가 생산하는 이윤이 급격히 감소할까요?


계속 똑같은 글들이 쳇바퀴 돌듯 주제, 혹은 논거만 바꿔서 올라오고 있지만 결론은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 그쳐서는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바꾸려는 목표가 과연 올바른 목표인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가(좁게 pgr의 다수라고 정의한다면) 과연 스타판을 바꿀만한 힘이 있는가?
혹은 바뀌게 할 만큼의 이윤- 동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없다면 만들 수 있는가?


제발 스타판 망한다는 이야기 그만 좀 듣고 싶습니다.
정테란
07/11/19 16:57
수정 아이콘
팀리그와 프로리그에 대한 투표도 피지알내에서 있었던 것 같은데 자료를 찾기 힘들군요.
그 차이가 7:3 이상으로 팀리그 쪽의 지지가 높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2&page=2&sn1=&divpage=5&sn=off&ss=on&sc=on&keyword=설문&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7033

하나 찾은건데 인원수가 부족한 설문이지만 인원수가 늘어난다 쳐도 저 수치에서 큰 차이는 보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Black_smokE
07/11/19 17:08
수정 아이콘
fourms님// 흠, 제가 조금 과민반응했나요?;

얼마 전에 누군가가 순한맛, 매운맛 라면으로 예를 드셨더군요. (예를 드신 분 혹시 불쾌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우리는 상당수가 매운맛을 좋아했는데 기업이 제 멋대로 매운맛 라면을 없애버리고 순한맛만 팔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꾸 우리는 매운맛이 좋다, 계속 순한맛만 팔면 너희들 망한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등 불만을 표시합니다.

그렇게 불만만 표시하지 말고 그냥 먹지 말라고 더러는 이야기 합니다만 일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렇게 불만이라도 표시해야 기업이 바뀔 것 아니겠냐고, 직접 시위는 하지 않겠지만 이렇게라도 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그냥 주면 주는데로 먹는 것만이 소비자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먹을 권리가 있는 것이 소비자라고.

전 이것이 현 상황을 어느 정도 적절히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선 첫째, 순한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은 망하지 않을 겁니다.
둘째,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순한맛만 있다고 해서 짜짜로니로 넘어가는 수가 비교적(상당히) 적습니다.
셋째, 그렇다면 매운맛을 왜 안 내놓으냐고 계속 불평, 불만하는 것보다 순한맛에 고추장을 넣었더니 더 맛있더라,
순한맛이 매운맛보다 지속적으로 먹으면 몸에 좋다더라, 라는 현 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넷째, 그래도 여전히 매운맛이 좋다면 계속 기업이 듣지도 않을 불만보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우리 말을 듣게 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 방안이 아닐까.
Black_smokE
07/11/19 17:09
수정 아이콘
fourms님 어디가셨을까....-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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