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3/12 18:02:23
Name 허저비
Subject 케스파컵, 차라리 개최를 말지...
그야말로 역대 최악의 흥행을 기록한 결승전으로 기록되겠지요. 스파키즈의 변성철 코치와 함께 십수명의 팬들이 썰렁한 관중석에 앉아있는 사진은 (슬픈)코미디 그 자체였습니다. 우승한 선수들의 모습에서 기쁨이 아닌 씁쓸함이 묻어나는 모습또한 참 안타깝더군요.

역시 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파이터포럼은 3일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는 기사와 함께, 귀맵논란에 셋팅문제, 제멋대로 조정된 일정, 홍보부족 그리고 결국 그로인한 흥행"대"실패를 몇가지 사소한 문제점으로 은근슬쩍 축소시킨 결산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파포가 협회 기관지임을 감안하면(휴우...), 이 대회를 케스파가 저런 관점으로 간단히 치부해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가 될 정도이군요.

전후사정이야 어찌됐든, 많은 팬들은 프로리그가 재개된다면 아마 다시 TV앞에 앉을겁니다. 얼마간 애정이 식은 팬이 있을거고 또 일부는 환멸을 느끼고 떠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 재미있는 경기들을 다시 보지 않을 수는 없는 팬들도 많을겁니다.

그러나 이번 케스파컵을 보아하니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재미를 이후의 프로리그에서 느낄 수 있을지 정말 큰 의구심이 생기는군요. 딴에는 양방송사 없이도 우리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완전히 역효과... 오히려 양방송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깨닫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협회의 큰소리가 얼마나 공허한지 증명한 꼴이 되었습니다. 지방 군소도시의 게임대회만도 못한 운영과 빈약한 상금...예를들어 같은시각 벌어진 러시아의 게임대회에서 우승한 워3의 장재호선수가 받는 우승상금이 3600만원상당이었다는데 케스파컵 워3부문 박준선수가 받은 우승상금은 300만원...장선수가 케스파컵에 불참하는게 너무나도 당연해 보였는데 이래서야 어디 권위가 서겠습니까?

기사를 보니 신한은행이 협회와 프로리그 스폰서 문제로 협상중이라고 합니다. 협회를 향한 뒤틀린 시선을 억지로 삼키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제가 신한은행측 관계자라면 협회측의 대회개최 능력과 방송제작 능력에 대해 확실한 보장이 없다면 협상을 유보할 것 같습니다. 이번 케스파컵 역시 그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임에 분명한데 협회는 왜 이런 자충수를 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요. 혹은 최소한 이번 일을 이용해서 스폰서 금액을 깎을 수도 있겠죠. 협상 테이블에서 자기 스스로 자폭카드를 하나 획득하신 협회분들이십니다...명분, 실리 어느것에서도 얻은것이 없네요.

이렇게 될 줄 몰랐으니 그랬겠지만 어쨌든 이번 케스파컵은 협회 입장에서도 차라리 연기를 하는 편이 훨씬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대회 연기 책임을 양방송사로 몰아서 명분도 쌓고 차근차근 준비했었어야죠. 뭐가 그리 급했는지 준비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부터 저지르고 본 결과는 참담 그 자체..

게다가 더욱 우려되는 점은, 혹시 이번 양방송사와의 협상 파행도 이처럼 아무 대책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저지르고 본 일이 아닌지 하는겁니다. 대책없이 집나갔는데 날은춥고 잘데는 없고...몇일 친구집에서 잔다 치고 그 다음엔 어쩔겁니까?

참 갑갑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気持ちいい
07/03/12 18:09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에 신한은행이 스폰하면 광고수익는 커녕 있던 고객마저 빠져나올듯 ...
산타아저씨
07/03/12 18:34
수정 아이콘
気持ちいい ...//동감입니다.. -_-
punction
07/03/12 18:37
수정 아이콘
아니죠. 그래서 협회가 자신들의 한계를 비싼 값 물고 깨닫게 된 점에서는 아주 의의가 큰거죠. 하하.
07/03/12 18:4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렇게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게 낫죠..

정일훈 캐스터께서 워3 결승전 중에도 말씀해주셨는데..
"아마추어 선수들과 워크래프트3, 카운터 스트라이크 종목 선수들과 팬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 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 팬들께서는 재미없는 경기들만 주구장창했고 경기 수준도 꾀나 낮았으며..
진행도 많이 미숙하고 관중도 많이 없어서 재미 없으셨을 것도 같고 협회 주최 리그의 실패에 통쾌해하시는 것 같지만..

박준 vs 노재욱 선수의 결승전은 다섯경기 모두 명승부였고 박준이라는 또 한명의 우승자를 낳았으며..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는 라베가 게이밍이 프로젝트kr을 꺽는 파란도 일으켰습니다.

이렇듯..
워3,카운터 스트라이크 팬들에게는 꾀나 재밌는 케스파컵이였습니다.
셋쇼마루사마
07/03/12 18:47
수정 아이콘
필력이 좋으시군요.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아도 멋이 느껴집니다...
아무튼, 결과론적으로 방송국에 힘이 되버린 형국은 확실하네요.
소스라이프
07/03/12 18:59
수정 아이콘
DeMiaN님의 지적처럼.. 스타에 국한시켜서 말한다면..
방송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방송국을 배제하고 협회 주도로 처음 치뤄진 대회인만큼.. 협회에서도 나름 총력을 기울였을텐데..
결과를 보니.. 협회 주도의 프로리그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져만 가네요.
폭주유모차
07/03/12 20:56
수정 아이콘
우려만이 아니고...100%망한다는걸 확실히 보여준격이라고나 할까...
The xian
07/03/13 00:52
수정 아이콘
방송 기술, 관중 동원 능력, 마케팅. 말하지 않겠습니다. '말 다했죠'니까요.
협회라는 존재가 '고작 일개 방송사'보다 못한 노하우와 식견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협회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언론들을 움직여 거짓 기사를 쓰도록 하는 일 외에는.
그래서 물타기라도 해서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없었다고 봅니다.


같은 시기에 장재호 선수가 우승한, 러시아에서 벌어진 워크래프트 3 대회의 우승상금이 한화로 3600만원이었습니다.

프로가 돈밖에 모르는 존재는 아니지만, 돈이라는 것이 엄청난 동기부여를 한다는 점에서만 봐도
이번 KeSPA컵은 '완전 실패작'입니다.

E-Sport의 종주국이라 말하는 나라의, 그것도 일개 이벤트전도 아니고 협회에서 주최하는 공식 대회의 상금 규모가
워크래프트 3 부문의 최고급 프로 선수들조차 끌어오지도 못할 정도로 형편없었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냉정하게 이야기해 정말이지 국제 망신입니다. 이 소식 보고 머리가 지끈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아쉬움과 보완점이니, 임요환 선수 VOD가 또 10만 넘기니 어쩌니 하는 기사 실린 거 보면
수치심이나 개념 같은 건 이미 안드로메다에 두고 온 인간들 같군요.

출범한지 한두달 된 어린애 이벤트전도 못하면 비판받는 게 E-Sport 세상인데
이미 7년이나 끌어 온 이 시장에 대해 그런 난장판을 해 놓고 아쉬움과 보완점 운운하다니. 그것도 협회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060 팬택 선수들이 어디로 가게 될까? [45] 체념토스7915 07/03/14 7915 0
30059 온게임넷, 스타리그 2007 시즌1 예선전 10시간 생중계! [38] kimbilly7442 07/03/14 7442 0
30058 입장료...받으면 과연사람이 줄어들까?(스타와 세계이야기 조금) [33] 카오루6265 07/03/14 6265 0
30056 이번 슈파 대진방식은 좀 애매하네요. [13] 뜨와에므와4314 07/03/14 4314 0
30055 이윤열 선수의 추후행보에 대해서. [47] JokeR_6992 07/03/14 6992 0
30054 토스대 테란의 역사, 3번째 [15] 불타는 저글링4253 07/03/14 4253 0
30053 개인리그 진행이라는 좋은 뉴스와 팬택 매각이라는 안 좋은 소식이 있군요~~ [16] 다주거써5635 07/03/14 5635 0
30050 재미있네요^^ 이번 슈퍼파이트 투표 [32] 블러디샤인8064 07/03/13 8064 0
30049 시대는 변화하고 또 다시 다른 하늘이 열린다. (1) [1] 체념토스3957 07/03/13 3957 0
30048 토스대 테란의 전쟁의 역사, 2번째 [32] 불타는 저글링5712 07/03/13 5712 0
30047 제5회 슈파 '최강 종족전' [72] 반바스텐9190 07/03/13 9190 0
30045 토스대 테란의 전쟁, 그 역사를 한번 살펴보자~ [22] 불타는 저글링6318 07/03/13 6318 0
30043 파이터포럼. 투표가 말장난입니까!! [23] The xian8482 07/03/13 8482 0
30042 중계권분쟁을 둘러싼 언론의 상반된 움직임 [15] 아유5447 07/03/12 5447 0
30040 케스파컵, 차라리 개최를 말지... [8] 허저비6681 07/03/12 6681 0
30038 향후 '스타'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 몇가지. [22] 사랑해5023 07/03/12 5023 0
30037 협회 비판? 게임단 비판? SK 비판? [35] DeaDBirD6519 07/03/12 6519 0
30036 스타리그가 결코 망해서는 안 될 다섯 가지 이유 [6] 한윤형4579 07/03/12 4579 0
30035 영웅의 만가.(부제:그 질럿의 선택, 그 드라군의 선택 2부) [7] legend4690 07/03/12 4690 0
30034 이런일이 벌어 질 수도 있다(1)? [7] AGAPE084275 07/03/12 4275 0
30033 광통령, 그리고 어느 반란군 지도자의 이야기 (3) - 끝 [31] 글곰4517 07/03/11 4517 0
30032 전 이번 케스파컵이 마치 99년도 초창기 경기보는줄알았습니다 [30] PeRsoNa7279 07/03/11 7279 0
30031 옵저버.. 한계.. 그리고.. (경기 승패 스포일러 주의) [16] Casual-5192 07/03/11 519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