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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2/26 12:52:31
Name Songha
Subject 스타 제2의 전성기가 오려면?
요즘 스타에 관심없어하던 주변 사람들로부터 마재윤 선수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종종 듣습니다.
보통 마재윤 정말 잘하는가보다, 저그가 정말 잘하더라, 등등의 말이지요.
그것을 보면서 처음 제가 임요환을 통해 스타를 보기 시작했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코카콜라배 결승에서 홍진호를 이기는 임요환을 보고 팬이 되었었죠.
그 당시는 테란보다 저그가 좋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암울한 테란으로 저그를 압살해버리는 모습을 보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뭐, 지금은 당시 결승전에서 테란이 결코 암울하지 않았음을 알게 됬지만.)

지금의 마재윤을 보면 당시의 임요환이 떠오릅니다. 어찌보면 엇그제 마재윤이 이루어낸 우승은 과거의 임요환보다도 오히려 더 드라마틱하죠.
어떤 스포츠던 처음 접하는 사람이 가장 쉽게 그 스포츠에 빠져들게 되는 길은 잘하는 팀, 혹은 선수의 팬이 되어 알던 모르던 그 선수를 응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엄청나게 관심받고 있는 마재윤 선수는 기존에 떠나간 스타 팬이나 신규 팬들의 유입에 기여하기 가장 좋은 입장이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보이고 있고요.

하지만 아래 글들을 보았습니다. 마재윤에게서 뭔가 부족하다는 글들이 많더군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이번 시즌의 마재윤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대단했지 않습니까?
생각해보면 저 역시 마재윤의 팬이면서도 이번 시즌 전까지는 마재윤이 분명 뛰어나지만 s급 테란의 포스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 여겼습니다. 마재윤의 주종은 저그이고, 저그는 아무리 잘하다가도 테란의 무적모드가 발동하면 한순간 와르르 무너지곤 하는 종족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시즌 마재윤을 보며 그 생각이 변했습니다. 마재윤은 테란이 아무리 무적모드에 돌입해도 버텨내고 이길 수 있는 저그입니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마재윤이 테란의 무적모드를 깨뜨린 경기 제법 많이 나왔습니다만,
믿음이 부족했습니다.;; 그때는 마재윤의 승리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대편이 아무리 그래도 뭔가 조금은 삐끗했을 것이다. 저그가 어떻게 테란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정말이지 역대 이런 포스를 발휘한 저그 게이머가 있었던가요? 아니 저그라는 종족을 떠나고서도 정말 지금 마재윤은 누구와 상대해도 질것같지가 않습니다.

드라마틱한 우승에, 상향평준화란 말이 무색해질 듯한 압도적인 실력에, 호감형 외모(이건 아닐수도;;)까지 임요환의 뒤를 잇는 e스포츠계의 새로운 스타로 정말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헌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마재윤의 정석적인 플레이는 무척이나 난해하다는 것입니다.
저그로 테란을 압도하는 모습만으로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것은 마재윤의 전부가 아닙니다. 마재윤은 경기 처음부터 끝까지 사소한 드론 움직임 하나하나에 이유를 부여할 줄 아는 게이머입니다. 그런 움직임들은 그냥 옵저빙화면을 통해 한번 봐서는 반도 파악하기 힘듭니다.
생각해보면 요즘의 대세가 그렇습니다. 경기 양상이 비슷하다. 지겹다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비슷한 것은 큰 틀일 뿐 그 사이에서 선수들 간에 벌어지는 여러 심리전이나 수싸움은 전혀 비슷하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전과 비교도 되지 않게 치열하고 재미있어 졌지요.

시청자가 그런 재미를 놓쳐선 안됩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이 임요환을 대신할 영향력있는 스타 게이머와 더불어 스타의 또다른 전성기를 이끌 열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청자가 게임의 정말 재미있는 부분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것,'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은 누구일까요?
바로 해설입니다.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했을 때 해설자들이 정확하게 그것을 케치하고 시청자들의 이해를 이끌어줘야 합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정말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상향 평준화 되었습니다만 옵저빙과 해설은 예전과 비교할 때 선수들의 향상폭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느낌입니다.
이번 시즌 엠겜은 그나마 마재윤에게 4시즌이나 시달리다(?)보니 옵저빙이나 해설의 정확성이 높은 편인데(그래도 마재윤의 플레이의 1/5정도는 놓치는 느낌이지만.) 온겜은 마재윤의 경기를 따라가기 버거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온겜 해설의 특징은 이미지 메이킹입니다. 이게 무척 멋지고 그럴듯해서, 보는 이들에게 경기 자체보다 오히려 더 큰 재미를 주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엄재경해설의 가장 큰 능력은 그런 이미지를 통해 재미 없는 경기마저 뭔가 있어보이고 재미있게 만들어 버린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미지 메이킹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있으면 더 감칠맛나는 양념과 같은 것이지요.
그리고 원 재료의 맛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양념은 좋지 않습니다.

요즘의 경기들은 대부분 그 수준이 높습니다.
마치 질이 좋은 고기와 같습니다. 과도한 양념이 필요 없죠.
그런 고기에는 재료 자체의 맛을 살려주면서 싱거움만을 없애주는 가벼운 양념이 더 어울립니다.
그런 경기 자체의 재미를 제대로 읽고 가르쳐 주는 가벼운 양념같은 해설 그것이 스타리그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하나의 방책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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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그대는
07/02/26 13:00
수정 아이콘
제가생각하는 전성기는
제1의 전성기 임요환 홍진호 김동수 박정석 공존 시대
2001 ~ 2003
그리고 2004년 초반 최연성 이윤열 강민의 등장
제2의 전성기 질레트 EVER (EVER 8강때 맴버가 후덜덜이죠)
MSL도 대단했고
제3의 전성기는 아직 안왓다고 봅니다
07/02/26 13:07
수정 아이콘
so1스타리그의 인기도 굉장했는데 말이죠 히히
황제의 귀환을 막고 가을의전설을 이뤄낸 사신토스
AstralPlace
07/02/26 13:46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에게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데에는,
마재윤 선수의 플레이를 완벽하게 쫓아가지 못하는 옵저버도 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옵저버 분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다만 마재윤 선수의 지금 플레이스타일이 한 번에 다 캐치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번 결승전에서도 그랬지만,마재윤 선수는 정말 '매복의 귀신'입니다.
상대방의 선발병력이 올 때,보통 저그는 '이것만 막으면 이긴다!'는 생각 하에 전 병력을 가드에 쏟아붓습니다.
가끔 우회하는 병력은 보통 자원줄을 끊으러 가는 것이죠.

하지만 마재윤 선수는 정말 하기 힘든 선택을 합니다.
선발대 병력을 막을지 못막을지 단언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피같은 럴커를 빼돌려서 중간에 심어놓는 것이죠.
그 럴커들은 '복병'이 되어 테란의 추가 병력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추가 병력이 지나가는 순간 지체없이 낚아버립니다.
그리고 선발대 병력은 결국 본진 추가병력등을 합하여 막아버리죠.
그리고 하이브...이후의 얘기는 언제나 보시는 그런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하이브때에도 엄청난 운영능력을 보여주지만,제가 정말 마재윤 선수를 높게 치는 것이
바로 저 '매복능력'입니다.마치 제갈량의 십면매복을 보는 듯한 위치선정...

압도적인 경기내용은 단순히 운영능력만으로 나오는게 아니라고 봅니다.
상대의 흐름을 요소요소에서 끊는 완벽한 매복전술.
기존의 드랍 게릴라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한 차원 높은 전술.

이 플레이를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면,더이상 '마재윤 경기는 너무 뻔해서 재미없다'는 말을 할 수 없을 겁니다.
그 뻔한 경기를 만들기 위한 마재윤의 귀계에 전율하게 될테니까요.
07/02/26 13:47
수정 아이콘
플토에서도 본좌가 나올때 다시 한번 전성기가 오지 않을까요.
요즘 스타보면 마치 2종족만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마재윤선수와 맞설 경쟁자가 테란이 아닌 플토에서 등장한다면! ..물론 가능성은 2.69%
07/02/26 13:51
수정 아이콘
이번 결승전에 대한 관심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학교에서 이렇게 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건 강민vs박태민의 포르테 혈전, 그리고 So1 이후 처음인듯...
EarlCain
07/02/26 13:5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마재윤 선수는 상당히 호감가는 외모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종일 스타만 틀어놓고 있다보니 어머니께서 프로게이머들의 얼굴을 어느정도는 아시는데, 어머니께 호평을 받는 선수는 별로 없습니다. 어떤 선수를 보시고는 쟤도 인기가 많냐면서 정말 특이하다고 얼굴만 보고도 웃기다고 정말 신나게~ 웃으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였는데-ㅁ-) 그런데 마재윤 선수를 보여주니 얘는 좀 남자답게 생겼다고 칭찬을 하시더군요. 친구들에게도 제가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들의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마재윤 선수는 처음 보여줄때는 별 반응이 없더니 반복적으로 몇 번 보여주니까, 볼 수록 귀엽다고 하더군요. 제 주위 반응으로 보면 적어도 여성들에게는 호감 갈 수 있는 외모 같습니다.

마재윤 선수의 외모 얘기만을 늘어놓았는데, 글의 내용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특히 마지막의 고기와 양념 이야기는요. 마재윤 선수의 스타성을 얘기할 때 마재윤 선수의 스타일이 지루하다거나, 임펙트가 없기 때문에 스타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에는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프로게이머는 실력으로 경기로 팬들에게 말을 하면 되는 것이고, 팬들은 그 실력과 경기에 열광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마재윤 선수는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이 없어서, 유독 한부분만 두드러지는 게 없을뿐이지요. 마재윤 선수에게 부족한 게 있다거나, 스타일을 바꿔야 할 필요성보다는 방송사에서 조금 더 재미있게 마재윤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대중들에게 경기 내용을 전달하는 기술(?)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그최강 박태
07/02/26 14:08
수정 아이콘
예전에 한번 나왔던 중계에 멀티비전(이거 말고 좀 복잡한 말이였는데 기억이...)을 통한 맵전체를 지속적으로 볼수있는 시스템 도입이 생각나게 하는군요... 어찌보면 난잡하고 복잡해보일수도 있겠지만 지금 마재윤선수등의 심리전이나 병력운용을 보기에는 가장 좋은방법이 아닐까 싶군요.
스타급 센스
07/02/26 15:01
수정 아이콘
화면 3분할해서... 옵저버, 양 선수 개인화면 다 보여주는 건... 무리인 거 같고요.
해설을 3사람 둬서, 1명은 옵저버 해설, 2명은 양 선수 개인화면을 보면서 해설. 이러면 해설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거 같기도 해요.
07/02/26 15:20
수정 아이콘
해설은 지금이 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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