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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08 22:42:54
Name 달려라투신아~
Subject 그 곳에서도 사람은 산다..
아마도 pgr에 글을 써보는건 두번째 인듯 합니다.(첫번째 글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어떤 선수의 승리로 너무 기쁜나머지 글을 썼던것 같습니다..)

군대 다시가라면 가기 싫고, 나오면 이야깃거리가 가장 많은 곳. 그 곳이 군대라 생각됩니다.. 제가 쓰려는 것은 군대에 대한 나쁜 이미지도 많이 존재하지만, 그 곳 역시 사람은 사는 곳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 제 이야기를 써봅니다.

제가 군대의 들어가게 된것은 2003년 6월 306보충대에 들어가면서 부터입니다. 저 역시 불안함이 없지 않았고, 또 여기저기 선후배들에게 들은 군대의 안좋은 이미지는 잔뜩 가지고 있었기에 훈련소때도 그리고 후반기 교육을 받을때도 자대에 대한 두려움은 연속이였습니다.

자대에 들어가서 느낀 감정은 역시나 였습니다. 저는 운전병이라는 보직을 가지고 있었지만 운전은 해본적인 없는 그런 녀석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임병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힘들었고, 많은 갈굼도 받았습니다.

지내는 동안 정말 나가고 싶다. 정말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00일 휴가를 갔다온 후, 긴장이 풀어진 것인지 아니면 적응이 안된 것인지 휴가 복귀 후 다음날 몸살과 함께 급체를 해서 앓아 누웠습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등병때 아프면 참 눈치가 많이 보이죠.. 누워있으니 제가 제일 싫어하던 그리고 절 가장 괴롭히던 고참이 와서 아니나 다를까 욕설을 퍼붓더군요..
아픈 사람앞에서 그런 행동을 하니 눈은 감고 있지만 눈물이 날 것 같더군요..

아프고 약기운 때문인지 계속 잠들어 있다 점오시간(점호인지 헷갈리는군요 ^ ^;)쯤의 잠에서 깼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더 깔아져 보자는 생각으로 눈만 감고 있었습니다.

점오가 끝날때 저에게 그 욕설을 퍼붓던 고참이 불침번에게 말하더군요.
"XX아프니까 근무시간에 깨우지 말고 나 깨워라"라고 말이죠..

그때부터, 저는 군대 생활도 할만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나쁜사람은 없다고 말이죠..

그 고참이 전역하는 날. 모든 부대원들이 나와 도열을 했습니다.(도열이란 간단히 전역하는 고참을 배웅하기 위해 2열로 서서 인사를 하는거죠)

그 무섭기만 하던 그 고참.. 눈의 눈물이 고여 있더군요. 그리고 조용히 그 고참이 저희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한 것에 대한건 이것으로 부족할지 몰라도 조금은 용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이죠..

전 이런 모습을 보고 이게 군대세계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군대라는 곳. 사실 힘든 곳이 맞습니다. 억압돼있는 생활. 엄격한 규율등. 그리고 알게 모르게 저질러지는 부조리들..

하지만 그런 안좋은 이미지만 있는건 아닙니다. 선임이 몰래 챙겨주는 근무 끝나고의 뽀글이(봉지라면). 생일이 되면 다 보일정도로 티나는 깜작 생일 파티 등.. 이런 좋은 모습또한 존재하는 곳이 군대라 생각합니다.

분명 군대라는 곳은 힘듭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사람냄새가 나고, 좋은 사람들도 살아가고 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동전의 앞이 있기에 뒤가 있고, 밝은 곳이 존재하기에 어두운 곳이 존재합니다. 어차피 2가지가 모두 존재해야 한다면 저는 밝은 곳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어두운 곳이 있는건 알지만 그래도 좀더 밝은 곳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쓰다보니 앞뒤 두서도 안맞고 제 마음이 전달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말이죠..

이제 뉴스에서도 군대에서의 멋진 전우애의 대한 뉴스를 많이 다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군대를 떠난지 1년이 되가는 한 청년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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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팽이
06/06/08 23:01
수정 아이콘
이등병때는 군대있는 쪽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 그랬는데...참 국방부시계는 꺼꾸로 매달아도 간다라는 말이 틀리진 않더군요. 저도 제대한지 몇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그 생활들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사람의 추억이라는게 미화를 잘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억줄께 다시 가라고 해도 안 갈껍니다. 흡.
구름지수~☆
06/06/08 23:01
수정 아이콘
100일휴가복귀 하루전인 이등병인 저로써도 군대는 지낼만한곳이라는 생각이 드는데말이죠.. 어떤주는 하는일마다 지적받고 욕먹고 했던날도 있지만.. 원체 사고가 긍정적이라 그런지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고 동기들하고 재미나게 놀다보니.. 시간도 금방가고.. 어짜피 고작 몇개월 지나면 제 인생에서 사라질 사람들인데.. 물론 좋은 사람들도 있고 말이죠.. 그냥 군대이기때문에 짜증나는거지.. 아주 최악적 장소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군대
06/06/08 23:13
수정 아이콘
오늘 예비군훈련을 다녀왔는데.. 평소에 운동 열심히 해서 체력엔 자신이 있었는데... 각개전투 할 때 왜그리 땀나고 지치던지... 교관이 한 마디 하더군요....군복입으면 그렇게 된다고...생각의 차이죠..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힘들수도 할 만 할수도 있는 겁니다.
Den_Zang
06/06/09 01:15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버티는 가장 좋은 법은 안좋은건 다 잊어먹고 좋은것만 기억하고 봐라.. 즐겨라.. 머 이런건데 이게참 ;; 쉽지가 않다는..
평균APM514
06/06/09 01:36
수정 아이콘
음.. 이제 곧있으면 군대갈 저로서는 참.. -_-;; 걱정되는군요 ...
Yourfragrance..
06/06/09 01:47
수정 아이콘
저도 열흘밖에 안남았는데..ㅜ_ㅜ흑흑
T1팬_이상윤
06/06/09 05:18
수정 아이콘
어느분은 군대가서 사람되니깐 걱정말라고 하시더군요.
나두미키
06/06/09 08:47
수정 아이콘
군대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생각하기 나름.. 하기 나름입니다.
저는 지금 민방위입니다. 군대가시는 분들에게는 말씀드리고 싶은 몇가지
1. 절대로 건강이 최우선이다 (특히 무릎과 허리를 상해 오시는 분들 많습니다..조심..조심)
2.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몸을 만들어오던지 공부를 하던지 하세요)
3. 군대생활 방향을 잡으세요 (묻혀서 조용히 지내시거나, 정말 열심히 해서 휴가를 매달 나오시거나)
힘내세요~
Peter Geach
06/06/09 11:20
수정 아이콘
사람 냄새 별로 안 좋아하니까, 그냥 정해진 일이나 잘 했으면 싶습니다..
forgotteness
06/06/09 14:02
수정 아이콘
군대가기전에는 군대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혹자는 피해의식이니 보상의식 운운하는데...
그것과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람을 알고 얻는다는것 만으로도 2년이란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그 외의 여러가지 것들도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플러스 요인을 더 가져올수도 있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죠...
앞으로 군대가실 분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사람이 애초에 악으로 시작해서 악으로 끝나는 사람...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니 절대 소수라고 봅니다...

군대가서 자신을 생각하고 내세우기 보단...
어울림이란걸 배운다면 문제없이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다 사람사는 곳입니다...
야간알바
06/06/09 20:31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하자면
군대 가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 알고싶은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나랑 별 상관없는 사람 고작 2년이란 시간이면
남남으로 살아갈 사람 서로 감정만 상하고..
그럴꺼면 뭐하러 알고 지내나요 처음부터 모르는게 더 낫지요..
저도 이번달 28일에 면접결과가 나오고 붙게 된다면
7월10일에 입대를하게되는데 제 성격상 사람 부대끼는곳 싫어하고
조용하고 혼자 있는걸 좋아해서.. 그런지 점점 예민해져 가고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의식 보상의식을 운운하는게 아니라
충분히 그런발언할수있죠 .. 아예 그런말 못하고살순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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