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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26 15:59:22
Name toss
Subject 수비형 유머에 대한 고찰
가끔 사회생활하다보면 혼자 개그하고 혼자 깔깔대며 웃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의 오버섞인 웃음이 더욱더 클수록 그것을 보는 나로선 더욱더 안스러운 느낌이 증폭된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신이 정말 재미있는 줄 알고 계속 비슷한 류의 개그를 한다. 보통사람들은 주변의 반응을 살피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냉랭하면 아 이건 아니다 하고 접는다. 그리고 정말로 웃길때 확 터트려서 웃긴다. 천하의 개그맨 유재석이나 신동엽도 말만 하면 항상 웃기는건 아니다. 자신이 뭔가 멘트를 쳤을때 반응이 썰렁하면 이 썰렁함도 개그로 이용하던가 아니면 이렇게 하면 안웃기는구나 하고 자제하고 다음에 정말 중요한순간에 한방 제대로 터트려 웃음을 주는거다. 즉 그들은 맺고 끊을때가 확실하다.

유재석이나 신동엽도 항상 웃길수는 없는거다. 하지만 그들은 주변반응을 고려해가며 자신이 한 멘트중 분위기 좋은 멘트는 아주 그걸로 뽕을 뽑고 주변 반응이 안좋은 멘트들은 적당히 다른 멘트를 하거나 해서 위기를 모면한다.

하지만 아까 말했던 그런 류의 사람들은 그런 맺고 끊음이 확실치않다. 주변 반응이 냉랭해도 자신이 해야 할 유머는 끝까지 다한다. 주변이 썰렁해졌음에도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즐거우면 다 재미있는것으로 착각한다.

요즘 PGR에 수비형 유머라는 신조류의 유머가 등장하고 있다.
수비형 유머....
일종의 아스트랄함을 베이스로 깔아 뻔한 말장난이나 어이없음을 무기로 그 글을 읽은 이에게 상당한 황당함과 정신적 데미지를 가하는 유머라고 알고 있다. 이 수비형 유머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유머를 우주류 유머라고도 한다.

간혹 이런식의 유머다.

글 : 큰일이에요. 어쩌죠....?

내용 :     존내크게 쓴    1


하여간 수비형 유머 혹은 우주류 유머는 그 글을 읽은 사람에게 썰렁함과 황당함 그리고 상당한 양의 정신적 데미지를 안긴다. 그래서 그 글을 읽은 사람은 그 글을 나서면서도 무언가 찝찝하기 이를 데 없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혹 이게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건가 하는 착각까지 든다.
마치 앞에서 말한 사회생활에서의 그 썰렁한 사람을 인터넷에서 만나는듯한 느낌도 든다.
아니 그 사람이 PGR에 접속해 글을 남기고 있지나 않은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가뜩이나 웃고 즐길게 없는 이때, PGR유머게시판은 가끔씩 심심할때 들어와서 깔깔 웃고 지나갈수있는 삶의 천연암반수이며 오아시스다. 그런데 가끔 눈에 띄는 수비형유머는 마치 천연암반수를 마시다 돌을 씹은 듯한 느낌이 든다. 이게 아닌데 하는 찝찝함이 드는거다. 글쓴이는 그 글을 쓰며 좋아라했을지 모르겠지만 그 글을 보는 사람들은 정말 무언가 안스러움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건 아닌데 하는 안스러움이...

가뜩이나 재미없고 썰렁한 세상이다. TV에서 해주는 개그프로그램등은 식상하기 이를데없고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토크프로그램등은 그 나물에 그밥이다. 뉴스를 틀면 암울한 소식들만 나오고 요즘 시트콤은 그저 신인 연예인들 홍보창구에 불과하다. 그런데 PGR에까지와서 자기들만 즐기고 웃는 수비형 유머를 보고 있으면 오한이 생기고 식은땀이 흐른다. 벌써 계절은 5월에 접어드는데 한겨울인것같은 느낌이다. PGR에서도 이제 따뜻하고 유쾌한 봄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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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26 16:01
수정 아이콘
의도와는 달리 이것조차 수비형 유머로 느껴지는것 왤까요. 하하하
밀가리
06/04/26 16:06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그래서 유머게시판으로~
먹고살기힘들
06/04/26 16:09
수정 아이콘
유머스런 글임에도 불구하고 자게에 더 어울리는 느낌이...
06/04/26 16:09
수정 아이콘
전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름 대로 즐기는 PGR분들이 많으신듯 하던데요
꼬기맨
06/04/26 16:13
수정 아이콘
천연암반수를 먹다가 돌을 씹은 느낌..
공감합니다.
06/04/26 16:32
수정 아이콘
뭐..나름대로 즐기는 분들도 있는데.. 모든 사람을 다 웃기게 만들수야 있나요.. 전 이 글이 좀 재밌네요..하하하..
06/04/26 16:32
수정 아이콘
몇년전 인터넷에는 텍스트유머가 전부였는데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 사진이나 그림 등의 유머로 많이 전환됫는데...어떻게 보면 이런 수비형 유머때문에 텍스트 유머가 더 꺼려지는거 같은느낌이..
06/04/26 16:33
수정 아이콘
사실 수비형 유머의 진정한 재미는 리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지알분들의 재치있는
리플들이란 정말..그런의미에선 또 수비형 유머가 없어지는게 안타까울 것도 같네요-_-;
06/04/26 16:38
수정 아이콘
수비형 유머라는 말은 이 글에서 처음 듣고... 소위 말하는 우주류...
저와는 전혀 맞지 않는 유머컨셉이더군요. 댓글을 통해 완성되는 유머라고나 할까요.
06/04/26 16:40
수정 아이콘
수비형유머라하면 타임레스님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군요..
06/04/26 16:43
수정 아이콘
탐레스님이 쓰신 글인가 하고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06/04/26 16:44
수정 아이콘
아예 유머가 아닌 글을 유게에 올리는 저로서는 뜨끔할 수밖에 없는... 흑흑
타조알
06/04/26 16:44
수정 아이콘
웃기려고 쓴글이겠거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갑니다
유게로 고우..-_-
언제나 초보
06/04/26 16:54
수정 아이콘
이젠 웃자는 거 마저 맘에 안들면 하지 말라합니다.
세상 각박하죠.
06/04/26 16:55
수정 아이콘
글쓴이도 안 웃긴 것 다 알고 쓰지 않나요...
구경플토
06/04/26 16:58
수정 아이콘
저는 발로 그린듯한 조잡한 그림에 '조낸 **하삼' 등의 유치한 대사로 떡칠된, 웃대/붐베식 유머보다는 수비형 유머가 훨씬 재밌더군요.
06/04/26 17:07
수정 아이콘
그냥 제목에다 [수비형]하고 쓰면 해결되겠네요.
싫어하는 사람은 건너뛰면 되고 보고 싶은 사람은 보면 되고.
06/04/26 17:26
수정 아이콘
소위 '수비형 유머'를 일상 생활에서 주로 애용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제 경우에는 남 웃기라고 '수비형유머'를 쓰지는 않습니다. 내 자신이 재밌기 때문에 반복할 뿐이죠. 다시 말하면 자기 만족적 행위....

뭐, 가끔 제가 생각해도 '너무했다' 할만한 소스가 나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만... 저와 같이 수비형 유머를 즐기는 분들이 있다면 그걸 유머게시판에 올리지 말아야 될 이유도 없지 않겠습니까?
06/04/26 17:32
수정 아이콘
주변에서 썰렁한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재밌기 때문에 반복할뿐이죠. 또 그 사람의 썰렁한 소리는 주변사람들을 몹시 힘들게 합니다. 이거 뭐 안웃기다고 대놓고 면박을 줄수도 없고...
비만질럿
06/04/26 17:41
수정 아이콘
수비형개그라고 불리는 유머 올리는거에 불만은 없습니다만, 유게에 너무 많은 수가 올라오긴 하더군요. 수량의 조절은 필요할듯합니다.
풍운재기
06/04/26 17:48
수정 아이콘
너무 까칠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Untamed Heart
06/04/26 17:52
수정 아이콘
음.. 썰렁한 유머가.. 그리 힘든가요?!
전 그냥 그려려니 하는 스타일이라.. 그냥 피식하고 넘깁니다만..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었군요.
하얀냥이
06/04/26 18:00
수정 아이콘
수비형 유머 일변도의 경기양상이 보이면 시청자들이 지루해 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겠죠.
청바지
06/04/26 18:53
수정 아이콘
하하하. 드디어 자게에도 수비형 글이 올라오는 것인가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장아장
06/04/26 18:58
수정 아이콘
머 고찰씩이나 하실것 까지 있나요. 그래도 유머라고 포장이라도 되어있는 수비형 유머보다 무슨 무슨 외계인하며 놀라오는 스포츠 관련 게시물이 유게의 정체성을 더 흔들리게 하고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리고 이 글은 또 다른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조금 부담스러운 글이군요.
You.Sin.Young.
06/04/26 19:04
수정 아이콘
그냥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으려니 합니다만,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그냥 유머게시판의 글을 골라서 봅니다.
밀가리
06/04/26 20:26
수정 아이콘
사실 우주류? 수비형? 류의 유머를 보면 난감한게 사실입니다. 저는 낚시성 유머랑 비슷한 느낌이던데요 --; 비교적 많은 수의 댓글수랑 제목보고 클릭했는데.. OTL

그래도 "여자친구 생겼어요^^ 부럽죠?" 류의 글보다는 낫죠.
You.Sin.Young.
06/04/26 21:38
수정 아이콘
밀가리 님//
그렇죠.. 커플을 강권하는 사회랍니다. 저 이번에 연봉 올라서 1억입니다. 부럽죠? 이런 개그랑 비슷한 거 같음;; 개그라도 되는가?
06/04/26 22:40
수정 아이콘
제가 바로 그런류의 유머를 하고 좋아하는 사람인데 말이죠..^^;;;
06/04/26 23:38
수정 아이콘
하얀냥이 님 댓글 재밌네요
06/04/26 23:38
수정 아이콘
저처럼 안보시면 됩니다.
넨네론도
06/04/27 01:23
수정 아이콘
확 인상쓰고 사는것보다 수비형유머 훨 좋습니다. 즐깁니다 아주.
[couple]-bada
06/04/27 04:10
수정 아이콘
?? 유머에 무슨 기준이라도 있는겁니까? 자기가 재밌으면 올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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