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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1/29 23:08:10
Name Laurant
Subject G@mbc KPGA리그의 문준희 선수
7연패..
그의 플레이에서 가장 부족한 것.
바로 "전의"가 아닐까.
일곱 번을 지는 동안, 표정에서나 그가 움직이는 유닛들에게서 열렬한 전의를 느낄 수가 없었다. 임요환 선수의 허공을 가르고 스핀하며 나는 드랍쉽의 날카로움이나 이윤열 선수의 상대를 짓이겨 버릴 기세로 움직이는 탱크들의 중량감같은 것은 차처하고라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드라곤들인데도 왠지 롯데 자이언츠 소속 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필자는 '확정적인 요소'로 대부분의 관전평을 쓰는 인간이다. 야구건 축구건 바둑이건 간에 확정적인 것이 우선이고, '정신력'따위의 불확정적인 요소는 뒤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물론 가미카제처럼 싸우는 전사를 평하자면 온통 '불확정적'인 요소로 가득차 있겠지만.
그런데 문준희 선수의 플레이는 생산력과 컨트롤을 비롯한 전략 및 대응에서 크게 문제 삼을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사소한 실수에 주눅들어 뒷걸음질치는 유닛들이 눈에 띌 뿐이다.
애초에 후원도 달리 받으면서 주관 방송사는 KPGA의 각각의 이름이 다른 리그경기를 오히려 선수당 아홉게임으로 늘렸다. 하지만 이건 단체경기가 아니다. 지난 대회에서의 랜덤대 랜덤 전도 그랬지만 한 선수가 전 선수를 상대하는 풀리그에 잉여 두 경기를 더하는 방식은 한 경기, 한 경기의 중요도를 확 떨어뜨려서 그야말로 리그 중반부터 정신차려도 플레이오프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리그제의 묘미라고 하자. 프로게이머는 개인 플레이어다. 어느 개인 스포츠에서도(심지어 바둑이나 장기에서도) 4인 이상이 풀리그제로 우열을 가리는 방식은 취하지 않는다.
5패, 6패, 7패... 이미 탈락이 확정된 선수를 어떤 캐치플레이즈로 꽁꽁 묶을 것인가? 하일성 해설위원처럼 '8패 후라도 1승을 한다면 다음 대회의 분위기로 이어진다'는 억지소리를 할 것인가? 프로골퍼가 어느 PGA대회 예선 통과를 장담하는 걸 보았는가?
온게임 넷의 대회방식은 초창기 월드컵을 모델링 한 것으로 보인다. 16강이 참가하던 축구대회 말이다. 4인제 리그가 겹치는 것만으로도 대장정이요, 개인에겐 힘든 일일진대 7패, 8패, 9패가 나올 경우 그 선수에게 팬들은 무엇을 바라야 할까.
롯데 자이언츠의 참극은 팀 엔트리 전원이 나눠지고도 매우 무거운 것이었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은 짐을 지고 있는 열여덟 살의 '프로'가 나는 매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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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29 23:23
수정 아이콘
문준희 선수...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프로라고 하더라도, 아직은 지워진 짐을 견뎌내기 너무나도 어린 나이이기에 더욱 그런 듯 싶네요.

온게임넷의 inside stuff는 꼭 VOD라도 챙겨보는데, 챌린저 리그에서 1경기 패배 후 마우스를 만지작거리던 문준희 선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을 책망하거나, 평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진인사대천명.
일은 사람이 도모하는 것이지만, 이루는 것은 하늘의 뜻이죠.
더욱 더 높은 도약을 위해 하늘이 마련해 준 시련이라 여기시고, 자신감 잃지 않으시기를...

ps. 근데 그렇게 생각해보니 KPGA의 경기수가 좀 많은 듯 싶네요.
02/11/29 23:34
수정 아이콘
많은 경기수에다가.. 메이저 대회라 부르기 부끄러운(?) 상금....
우리의 어린 선수들은 어떻게 살라구....
信主NISSI
02/11/29 23:39
수정 아이콘
바둑은 8강리그전이 있습니다. --;
그리고, 7연패를 당하기 전에 일찌감치 탈락확정만큼은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분발했어야합니다.
우리나라의 프로스포츠와 다른점은 2부리그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2군은 있지만... 그 사람들은 아무런 노력없이 리그에 진출하지만, 문준희선수는 예선을 뚫었습니다. 그것만으로 본선에서 9연패를 했더라도 대단한 것입니다.
문준희선수 화이팅입니다.
프토 of 낭만
02/11/29 23:39
수정 아이콘
문준희 선수는 아직 신예이고....
게임을 한 날보다 할 날이 아직 더 많이 남았습니다....

수학문제는 많이 틀리면 그만큼 몇번이고 더 풀어보면서 실력이 늘어나지만, 한번에 문제를 풀어버린다면 실력이 제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항상 저희 담임선생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학생이 감히 이런 말을 --/__ 그래도 .....)

문준희선수는 이번 리그 때 힘이 많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위와같이 틀린문제를 자꾸 풀어보는 것처럼 그날 경기를 지면 '내가 왜 졌을까?'하면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또 하고 .........
처음부터 게임을 잘 한다고 믿는 사람은 실력이 제자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연습을 해야되는 것이죠.... 게임 한판을 수학문제 하나로 생각하면 문준희선수는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을것이라고 믿습니다.... 에디슨같은 사람처럼....

항상 발전하는 선수가 되길 바라며.........
프토 of 낭만
02/11/29 23:45
수정 아이콘
아 참고로 KPGA경기수가 많으니까 패를 한 선수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만, 사람의 기분이라는 것이 모두 다르기는 하지만, 연패를 하고있으면, 점점 자신이 없어지기 때문에(물론 성격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승을 올리기가 더욱 더 부담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인가?)
그러나 KPGA에는 이 면이 선수들을 더욱 더 긴장시키면서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것 같아 좋네요.....
02/11/29 23:5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바둑에 8강리그가 있는 것을 간과했군요. 한-중-일 국제 대회엿던가요?
02/11/29 23:52
수정 아이콘
중국으로 알고 있습니다. 리그전 있는 곳...
민경진
02/11/30 01:47
수정 아이콘
음....중국에는 8강리그는 없습니다. 중국바둑리그라 함은 10여개 팀이 리그를 벌인다는 뜻으로 각각의 팀들이 맞붙을 때는 서로 4명씩 대국을 해 승-패-무를 가리는 방식입니다.

'중국바둑리그'를 제회한 거의 모든 기전은 '도전기'입니다. 즉, 전회 우승자는 1년동안 도전자를 기다립니다.(맨 꼭대기에서 말이죠...전회 대회 우승자가 다시 예선부터 참가하거나 중간에서 시드를 받는 것은 선수권전이라 하죠) 그 사이 1년동안 벌이는 대국들은 그 전회 우승자와 맞붙을 도전자를 가리는 방식이고, 그 최후의 방식이 8인리그입니다. 그러니까 예선을 펼쳐 8명을 뽑고서(이 중 몇몇은 전회 8인리그 상위성적자로 시드배정자) 그 8명이서 몇 달동안 리그전을 펼쳐 전회 우승자에서 도전할 한명의 도전자를 뽑는 것이죠...

이런 8인리그전이 있는 기전들은 우리나라 기전 중 왕위전, sk엔크린배 명인전이 있고, ktf배 프로기전은 10명리그입니다. 일본기전에선 기성전이 6명 리그(2개조), 명인전이 9명리그,본인방전이 8명리그로 치뤄지고 있습니다.
김성모포에버
02/11/30 03:08
수정 아이콘
전 kpga 풀리그 방식이 좋습니다. 일단 그 리그에서 보고싶은 매치의 경기는 죄다 볼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동률 3위나 4위가 4명정도나오는 것으로 봐서 프로게이머가 죽어라 한다면 리그는 막바지로 갈수록 피가 튀길 겁니다. 그래서 문준희 선수의 경우가 더욱 안타깝습니다.
02/11/30 12:55
수정 아이콘
문준희선수를 볼 때마다 너무 아쉽습니다.
다른데서도 많이 언급을 하지만, 항상 힘내서 후회없는 경기를 하길 바랍니다.
저도 kpga풀리그 방식이 좋습니다.
선수들에게는 장기전이라는 약간의 부담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다른 측면으로 생각하면 선수들에게 기회의 폭도 넓어지는 것이죠.
지금 매가메치 선수들도 4패 5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플레이오프전 진출 기회는 있지요.
그리고 절정의 선수들의 경기때문인지 매경기마다 재있던데요? ^^a
여하튼 남은 게임들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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