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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04 05:16:52
Name i_terran
Subject 영화잡지에서 내 친구의 이름을 발견하고...

언제나 시나리오 모임에서
숙제를 제대로 해가지 않은 나를 혼내면서 '조금만 열심히' 하자
라고 말하던 친구가 드디어 메이져 영화 각본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매트릭스3 때문에 영화잡지를 보다가 발견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사실대로 얘기하자면, 저는 글에 대해서 그 친구만큼 집요하지 못했고
그때 짝사랑에 실패 후, 스타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던 때였죠.
인터넷 끊고 스타를 끊으려고 했지만 한달이 한계였습니다.
가끔 글을 쓰다가 글이 풀리지 않으면 내 인생도 풀리지 않는 것 같았고
모 글을 연재하다가 스토리를 끝내 마무리 짓지 못하고 주저 앉고
모 신춘문예에 환타지 소설 단편을 낸 이후로는 창작이란 것을 중단했습니다.

실패냐 성공이냐 그 친구의 인생이 혹은 제 인생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성공으로 두느냐 실패로 두느냐도
다르겠죠.
노력했지만 실패하는 사람들.... 물론 있습니다만
그것이 두려워서 노력하지 않는 다면 그것을 영원히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여건에 따라서 노력해도 늦게 이루어지기도 하고
원하는 것보다 적게 이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노력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내 친구를 보고 느낀 건 그 친구는 미래를 두려워해서 안절부절하기 보다
(물론 두려웠겠지만 )
그 두려움을 잊을 만큼 아무 생각 없이 우직하게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골방에 앉아서 (정말 골방이었음 ) 세상과는 거의 담을 쌓고
그 친구는 계속 글을 열심히 또 쓰고 또 썼던 것입니다.
곧 수능이 끝납니다.
대부분 상심하게 될것입니다. 어떤 의미로건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세요. 두렵다면 그 시간만큼 무엇인가 열심히 한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싶어서
저도 잊지 않기 위해서  이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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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dongsoo
03/11/04 06:40
수정 아이콘
i_terran님 힘내세요. 항상 그렇지만, 그렇게 접하게 되면 '사실' 자체가 조금 과장되게 느껴지게 되지요. 그냥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세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그래도 님은 축복받았잖아요.

나도 여기 후진국에 쳐박혀 책만 파고 있을 때,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보다 큰 도약을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음에 한국 들어가면 꼭 연락하지요. 작년엔 나도 님도 너무 바빠서 여유롭지 못했지요.
03/11/04 06:56
수정 아이콘
i_terran님//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님이 쓰신 글을 읽고 제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고, 머라 말 할 수 없는 용기를 얻었으며 실행하겠다고 님처럼 다짐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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