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11 04:42:05
Name ataraxia
Subject [잡담]당신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 묻고싶습니다....
잠시나마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아보니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혼자만의 그리움이고 애태움이고 눈물이었을 뿐....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알고 있음에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망하지 않으리....

기대하지 않으리....

수없이 되뇌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쉽지는 않나 봅니다.


바라만 보아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사랑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와서 당신을 원망할 수도 없고,

당신에게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와

당신께 한번이라도 나를 보아달라고 애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내 자신이 한없이 바보같이 느껴집니다.

하기사 이러니 바보이겠지요....


참으로 사소한 기억입니다.

쉽게 잊어도 어느 누구하나 뭐라하지 않아도 될 기억입니다.

오히려 잊지않고 있는 내 모습을 손가락질 하네요....


더이상 아무것도 아닌것에

그래도 .... 못내 서운하긴 한가봅니다.


날마다 조금씩 써가던 편지가

어느새 습관이 되어있었나 봅니다.

허나 받는 이가 없는 편지는 이제 그만 하고 싶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는 것을 보면....

잊을것도 없고, 기억할 것도 없는데도

전혀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왜 새벽이면 달빛 사이로 잊혀진 무언가가 떠오르듯 아련하고

그렇게 서운한지 모르겠습니다.


다행이도 사랑이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사랑이었다면 당신을 원망할 뻔 했습니다.


이제 많이 바뀌어버린 우리들 사이에선

당신의 이름조차도 낯설어 졌습니다.

어떤 한 단어를 수없이 곱씹다보면,

그 단어가 참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반복해서 한 단어를 말하다 보면

그 단어가 이상하게도 낯설어집니다.


그렇게 당신 이름도 한없이 낯설어서

그래서 조금은 웃음이 납니다.


한때 지나가던 열병도 아니고

그렇다고 첫사랑도 더더욱 아닌것이

가슴에 그렇게 남아서 조금은 웃음이 납니다.


작은 미련조차 허락하지 않은 당신이 고맙습니다.


당신이 그리 허락하셨다면

어쩌면 이것이 사랑이었다고 착각할 뻔 했습니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었기에

앞으로의 어떤 마음도 사랑이라 이름 붙일 수 없게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께 한없이 고맙습니다.


하마터면, 제 유일한 사랑이 될 뻔 했는데..

그렇게 제 마음 거두게 해 주셔서

한없이 고맙습니다.


그 고마움을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주인없는 편지의 인사로 대신할까 합니다.


당신이 언제나 말했죠?

건강하세요....

아프지 말고 제 때 챙겨드시는거 잊지 마시고요..

과일 많이 드세요. 물도 많이 드시고요.

감기 조심하세요..그리고..

잘때 이불 꼭 덮고 편히 주무세요.

좋은 꿈 꾸시고요.

행복하세요.

잠시..

하나의 생각이 스치네요.


왜 저는 그렇게 당신의 사소한 일상이 걱정되었을까요.

다른 큰 일들이 걱정된게 아니고

왜 당신의 일상이 그렇게 걱정되었을까요.

한끼정도 안먹어도, 물 한컵 안마셔도, 감기 한번 걸려도

그리 큰일이 아닌것을..

왜 그런 사소한 것들이 걱정되었을까요.

그것이 지금에 와선 몹시도 이상하게 생각되네요.


아마....


.....사랑이 아니어서 그랬나봅니다. .......

당신에게 다시한번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사랑이었나요?

아니면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 중 하나였나요....


이젠 사랑 받기만 원하지 않으렵니다....

사랑은 주고 받는 거라 사람들은 말합니다.

당신의 사랑을 받기만 원했던 제가

이제 당신 아닌 다른사람에게 제 사랑을 주어도 될까요?


P.S. 사랑이었을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카징키
03/10/11 06:29
수정 아이콘
사랑은 자기의 이름을 지운다.
사랑은 스스로 너에게 글을 쓴다. - 파울 첼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3960 박서...그의 마이큐브에서의 모습... [37] ManG4165 03/10/11 4165
13959 BoxeR. [9] yami☆2846 03/10/11 2846
13958 한글날은 지났지만~ [3] indiabeggar1562 03/10/11 1562
13957 [잡담]당신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 묻고싶습니다.... [1] ataraxia1734 03/10/11 1734
13956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사상최초의 토스전 파이날이 나올 가능성 [8] 초보랜덤2402 03/10/11 2402
13955 이제는 웃을 때입니다.(한빛팀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12] Terran_Mind1913 03/10/11 1913
13954 박경락....그리고 OSL 4강 이후 [3] 제임스 김1882 03/10/11 1882
13953 수줍은 러브레터를 위장한 검은 욕망의 표출!(승리를 기원합니다.) [10] 안전제일1765 03/10/11 1765
13952 나의 기쁨 나의 슬픔 박서.. [7] 꿈그리고현실2494 03/10/11 2494
13949 요즘 한빛팀 분위기 좋네요.^-^ [9] 귀차니즘2320 03/10/11 2320
13948 가을의 전설... 최대의 피해자.. Zeus [18] 박지완3778 03/10/11 3778
13946 [피투니] 놀러 오세요.~ [6] 피투니1739 03/10/10 1739
13943 [후기]호미님을 보다 !! [3] 이리와.1860 03/10/10 1860
13941 3플토 1저그라.. [38] 義劍無敗3554 03/10/10 3554
13940 오늘 경기에서 든 의문점 [21] 어딘데3216 03/10/10 3216
13938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이머 변성철 [15] 자빠진이봉주3065 03/10/10 3065
13937 [잡담]온게임넷.. 린킨파크 음악을 참 많이 쓰는 군요^^ [15] 낭만다크2685 03/10/10 2685
13935 타인의 글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17] 항즐이3190 03/10/10 3190
13934 두근두근..쿵쾅쿵쾅... [12] 세린1599 03/10/10 1599
13933 PGR에 저의 첫번째 글을...... 너무나도 남기고 싶었습니다.... [13] 분홍색도야지1644 03/10/10 1644
13931 플토 vs 플토의 아비터 활용.... [11] 질럿파워2114 03/10/10 2114
13930 수고하셨습니다 [49] Vocalist2719 03/10/10 2719
13929 더이상 참을수없다...실시간방송에 대한 쓴소리... [7] 다크고스트2729 03/10/10 272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