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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27 01:16
늑대가 사람잡아먹을 것도 아닌데 괜히 죽인것 같습니다.
그저 늑대 잡힐 때까지 밤새며 대기 하기 싫으니까 손쉽게 죽여버린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취총은 어렵죠. 발사 사정거리 안에 인간이 접근하는 걸 허용할 늑대가 아닙니다. 늑대의 위력은 무리지어 다니면서 하나의 사냥감을 놓고 집요하게 쫓아다니는데 있는데, 홀로 떨어져 나온 늑대 한마리가 뭐가 무서워서 사살한 건지 참 의문입니다. 결국은 배고파서 인근 동네로 내려가서 먹이를 구할 건데, 그때 잡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09/08/27 01:58
늑대라니, 무슨 소릴까...하며 네이버 뉴스를 읽고 왔습니다. 토종 늑대 아리라는 녀석이 사살당했군요.
12살짜리 암컷 늑대가 탈출했었군요. 12살이면 이미 인간으로 치면 일흔, 여든 살인데... 일단 종류가 한국 늑대, 토종 늑대라고들 하니 어림잡아 30킬로그램 정도 되는 녀석이었겠군요. 그냥 좀 큰 개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12살짜리 암컷 늑대면 맹수 취급을 받을 나이는 지났다고 보는 게 맞긴 한데, 토종 늑대 아리라... 녀석의 생장과정을 알 수 없으니 함부로 속단할 수는 없군요. 느닷없이 한국 토종 늑대라니, 어찌된 일일까요? 분명히 남한의 늑대는 멸종된 것으로 CITES에 등록되어 있는데 말이지요. 남한에서 마지막으로 생포된 늑대는 1964년, 경북 영주의 늑대 가족입니다. 그들은 토종늑대의 마지막 개체들이었으므로, 근친교배를 강요당했고 그나마 쉽지 않아 결국 마지막 번식에 성공했던 한 마리만 남았죠. 수안보에서 1968년 한 마리의 늑대가 사로잡혔으나 이미 너무 늙어 자연사 직전이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 마지막 야생 늑대가 경북에서 쥐약먹은 쥐를 잡아먹고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병원으로 이송 중 숨을 거둔 이 늑대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남한의 자연에서는 늑대가 발견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1996년, 영주 늑대의 마지막 후손, 살아있는 마지막 한국 늑대가 서울대공원으로 이송됩니다. 단 한 번이라도 살아 있는 한국 늑대를 보고자 관광객이 잠시 몰려들었지요.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을까요. 이듬해인 1997년, 영주 늑대는 외롭게 숨을 거둡니다. 이미 이때 우리나라는 CITES에 늑대의 멸종을 등록해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1999년,사라진 한국 늑대를 복원하기 위해, 거의 동일한 아종인 중국 만주 지역의 늑대를 들여와 번식시키는 프로젝트가 발동됩니다. 김연수, 최현명 씨가 활약하셨죠. 동북아 희귀동물의 마지막 보고 하얼빈 동물원에서 늑대 두 쌍을 들여왔고, 천신만고 끝에 번식에 성공합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군요, 늑돌이, 애랑이, 그리고 살아남은 첫 새끼의 이름이 하나였지요. 어미늑대가 태어난 새끼를 물어죽이는 바람에, 직원들이 하나를 격리해내서 키우고, 직접 혀로 핥아서 하나의 배변을 돕는 등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나가 태어난 지 좀 더 되어서, 2000년대 초반에 중국에서 늑대를 몇 마리 더 데려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즉, 오늘 사살당한 아리는 12년생 개체이므로, 최소한 토종 늑대이거나 늑대복원 프로젝트의 후예는 아닙니다. 아마도 2000년대에 더 데려온 늑대 중 한 마리겠군요. 다 자란 성체를 수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람도 동물입니다. 보통 저런 희귀맹수는 전담사육사가 잘 안 바뀌는데, 사육사 분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성질이 더럽기로 유명한 하이에나들도, 전담 사육사가 들어가서 호통을 치면 바로 낑낑거리며 주저앉고, 먹이를 주러 들어가면 따라다니며 장난을 칩니다. 하물며 사람과 그토록 가깝다는 개과의 늑대였는데 말이지요. 사육사분은 정말 가슴이 아프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12년생 암컷 늑대에 대한 사살 결정은 타당한 것이었을까요? 너무 잔인하고 인정머리 없는 행정편의주의 결단이었을까요? 늑대는 매우 영리한 동물입니다. 구한말 늑대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다른 맹수들과 달리 몸집이 작은(말라뮤트보다 작습니다) 늑대는 영리하게도 젊고 건장한 사람은 노리지 않고, 아녀자와 노인만 골라 기습했다고 합니다. 인명피해를 끼치는 경우는 드물었고, 외모를 이용해 마치 개인 것처럼 시골집 마당에 어슬렁거리다가 느닷없이 주둥이로 빗장을 들어올려 열고 닭을 물어가는 사례도 보여줬었지요. 한술 더 떠서 개똥에 몸을 뒹굴어서 마을의 개들이 몰라보고 지나치게 만든 기록도 있습니다. 포수는 마을 한가운데로 도망갔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종적을 놓치고 말았지요. 따라서 아무리 늙었지만, 일몰후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는 판단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사고의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만, 인근 야산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 분들이 계셨다면 무턱대고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결정이죠. 늑대는 하룻밤 사이 이동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밤 사이 어디까지 빠져나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마도 저같은 무책임한 타입의 수목원장이었다면 근처 야산에 소개명령을 내리고 생포를 시도했겠지요. 프프. P.S : 마취총 쏘기 정말 어렵습니다. 보통 동물원 수의사 분들은 블로우건을 쓰지요. 마취총으로 늑대를 저격이라도 할 만큼 접근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늑대는 영리해지거든요. 마취총은 무슨 빵 하고 쏘면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그런 저격용 총이 아닙니다. 사살가능한 거리까지는 왔을지 몰라도, 마취총을 사용할 만한 접근 자체에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마취제 쓰는 건 동물들에게 상당히 위험합니다. 늑대야 잘 연구된 분야인 개과에 가까우니 좀 쉽겠지만, 일선의 동물원 수의사 분들은 임상에서 초식동물들에게는 거의 마취제를 쓰지 않습니다. Bloat때문이지요. 어 티비에서 보면 마취 하고 뿔 자르고 옮기고 하던데? 라고 반문하시겠지만, 사실 그 대상이 초식동물, 특히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수일 경우 대부분은 기초적인 근육이완제일 뿐이랍니다. P.S 2 : 그럼 늑대는 어떻게 잡냐구요? 보통은 사냥개로 추적하여 개들이 시간을 벌면 포수가 따라잡아 총을 쏴서 잡습니다. 대부분의 사냥개는 풀어놓으면 더 영리하고 더 힘센 늑대에게 역으로 먹이가 될 뿐인데, 늑대 전문으로 개량된 품종이 있지요. 대표적인 것이 보르조이입니다. 주둥이가 길고, 다리가 길어서 무진장 빠릅니다. 보통 사냥개보다 훨씬 빠른 스피드로 추격해서 늑대를 따라잡자마자 다리를 물어 부러뜨리고 물러나는 것이 특기지요. 주로 다리를 노려 무력화시킨 후 물러서서 포수가 도착하길 기다리는 훈련을 받습니다. P.S 3 : 제 결론은 그래서 뭐냐구요? 음...일단 전문 맹수사냥꾼의 맥이 끊긴 현실상, 24시간 내에 늑대를 생포할 능력 자체가 없었다고 봅니다. 동물원 생활을 꽤 오래 한 녀석이라는데, 그럼 인간과 공존하는 데 익숙해진 상태라, 탈출해도 큰 탈이 없습니다. 게다가 12살이면...아마도 생포할 능력도 없고, 수목원 사무처리준칙 등 내규에 몇 시간 내 생포하지 못할 경우 해수류는 사살한다는 조항이 있었겠지요.
09/08/27 04:14
let8pla님// 과연 근처에 친척분들이 살고 계신다면 그런 말씀이 나올까 싶습니다.....
물론 성급히 죽인감이 없진않습니다만 밤새기 싫어서 그냥 죽여버렸다는 추측을 기반으로한 비난은 좀.. -_-
09/08/27 10:03
판님은 여러 게시판 둘러보실때
검색부터 하실듯...^^ 찾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판", "소환", PGR대표 맹수 "곰", "동물", "판렐루야" 등등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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