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쓰러질 듯이 피곤한데, 저녁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느라 쉽게 잠이 오질 않네요
친구와 몇시간동안 이야기하면서 제 개인적인 답답함도 이야기하고 푸념도 늘어놓았지만, 알 수 없는 허전함은 가시지를 않네요.
머리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은 여전히 허전하네요. 그저 pgr 인생선밴들 의견이 듣고싶어서 인간관계의 관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제 대학생활에서의 인간관계가 조금씩 틀려있다는걸 느끼긴 했었습니다. 저는 25살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평범한 대학생인데 저희과는 한과에 정원이 250명 이상이 되기 때문에, 흔한 과생활은 커녕 선배,후배,동기도 없습니다. 덕분에 과생활이 조금 빡신, 소수과애들이 간혹가다가 부러울때가 많습니다. 이런 저에게도, 1학년 새터때부터 알게 된 1살많은 동기가 있었습니다. 한 과에 정원이 많기 때문에, 1학년 OT, MT때부터 친해진 10~11명 무리들끼리 친해지거나 혹은 같은 동아리 내 사람들끼리 친해지는 그런 구조입니다.
MT때 만나서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지내는 동기 무리들 중에 그 동기도 포함이 되어 있었고,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주욱 알고 지냈습니다.
그 동기(형)은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갔고, 저는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갔기에 실질적으로 학교를 같이 다닌 시간은 고작해야 2년 남짓이지만, 당시에는 대학교 동기중에 누구랑 제일 친하냐고 물었을 경우에 1순위로 꼽을수 있었던 사이였습니다.
1살 많은 형이였기도 했고, 성격적인 면은 많이 달랐지만, 대학 1년 학년때는 제가 그형에게 장난을 치거나 까면, 그 동기는 제 장난을 받아주거나, 아니면 장난스럽게 버럭 화를 내곤하면서 히히덕 거리면서 놀았습니다. 몇명 되지 않은 동기들 중에서도 이 형이랑 제일 친했기에 1학년때부터, 제 속마음도 얘기다하고, 좋게말하면 제 속마음을 서스럼 없이 드러낼수 있는 사이였고, 나쁘게 말하면 이 동기앞에서 찌질거리기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군대를 갔다오고, 그 동기는 동아리에 들어갔고, 동아리 장을 맡게 되면서, 연락이 점차 뜸해졌지만,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함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장난을 치거나 하면 정색을 하더군요.. 왠지 모르게 형대접을 받으려는게 느껴지고, 예전 같은 웃어넘기는 그런 장난들도 한심하다는 말로 화를 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일시적인 현상이였고,
연락이 뜸해도,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한 기류도 없고, 작년 8월까지는 먼저 연락도 와서 밥도 먹고 그런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에 제가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와중에,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될것 같다는 심정으로, 그동기가 장으로 있는 동아리를 지원하게 되었고,
동기가 장이라서 그런지 비교적 동아리에 수월하게 가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경쟁률이 높아, 면접도 보는 동아리였습니다.)
동아리는 1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주제를 선정해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하는 동아리였는데, 발표준비를 위해선 동아리내에서 조를 만들어서 일주일에 최소 3일이상은 투자해야합니다. 아직 명확히 진로도 결정하지 못한상태에서, 과생활도 없고, 이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되겠다 싶어서 들어간 동아리라 미친듯이 고민했습니다.
'동아리회장이 내가 모르는사람이였으면 일단 해보고, 할지 말지 결정해도 되겠지만,
동아리 회장이 나랑 가까운 사람이니, 내가 만약에 동아리 생활을 성실히 못하면 내주위사람을 욕먹이는 거니, 신중히 결정해야돼'
라는 생각을 가지고 2일 고민해본결과, 왠지 어영부영해서 민폐만 끼칠 바에는 빠져나오는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동아리 가입승인 발표후 2일후, 동기에게 직접 찾아가서...
이 동아리 너무 들어오고 싶고, 좋은 사람도 많은것 잘 알지만..아직 내가 준비가 안된것 같다... 내 진로도 확실히 모르겠고, 미안하다
라고 못한다고 말을하니..
완전 표정이 굳더군요..
술한잔하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싶었으나, 그냥 됐다고...자긴... 약속있다고,..그렇게
말을 하고는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마주쳐도..제가 인사를 해도
표정이 항상 굳어있습니다... 오랜만에 봐도 간단한 안부조차 묻지 않고요...
오늘도 같은 수업을 같은 교실에서 5~6시간 같이 들었지만(저는 혼자듣고, 그 동기는 동아리사람들이랑 같이 듣습니다)
아는척조차 안하네요..
화장실에서 한번 마주치고...그냥 눈만 마주치고 지나간게 끝?!
답답한 마음에
친구 2명과 이야기 해본 결과..
그 동기가 저를 싫어하다는군요
그때 제가 동아리 가입했던 일을 꺼내면, 그냥 말도마라면서 짜증난다고
이런식으로 반응을 하고...
친구들은...크게 신경쓰지마라고,
대학동기 원래 소원해지고,
또 그일 때문에 너희들 관계가 뒤틀린건 아니고, 그 이전부터 삐그덕 거리는게 무엇인가 시발점이 된거니까
그거에 너무 집착하지말고
제 할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니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고민하는거니까... 대범해지라고..
니가 크게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하면 당당해 지라고
그리고..진짜 관계 되돌리고싶으면 먼저다가가서 무엇때문에 화났는지 직접 대면하라고 조언을 해주는데
뭔가 어렵네요
회의감이 듭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친구들이랑 아직까지 연락하고 또 간간히 만날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또 학교외부 동아리를 해서, 정말 외로울때 만날 사람들도 있지만
정작 과내에서는 과생활도 없고, 과 내 동아리도 안하고, 과내 몇없는 동기와의 사이도 소원하네요...
그냥...제가 한심해집니다..
제 인간관계 모토는 '적을 만들지 말자'인데..
한때 제일 친한동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저를 싫어한다니..그냥 뭐랄까... 혼자남겨진 듯한 기분이 드네요
남들에게 '꼬깔콘초코 정도면 참 괜찮은 사람이다, 친하게 지내고 싶다' 라는 소리를 듣고싶은데..
정말 그러기가 쉽지 않은것같습니다
괜시리......제가 인생을 잘못 산것 같고... 제 칭찬을 해주는 사람보다는 욕을 하는 사람이 많을것 같고...
그렇네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친한 친구들은 전부 고시준비하고, 그나마 몇없는 동기의 사이마저 소원하고, 다른 과내 동아리 하기에는 눈치도 보이고,
학교 다니기 정말 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