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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11 17:12
음...비슷한 글 2개를 놓고 한쪽은 오글거리고 한쪽은 괜찮다고 하는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만,
노래나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것과 글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전자가 더 감정이입이 되죠. 눈에 보이거나, 들리거나 할수있으니까요. 후자의 경우 순수하게 상상력만으로 그 감정을 느껴야되는데 이게 좀 힘들고...이게 실제로 슬픈데 저런걸 하는건지 아니면 걍 쓰는건지...하는 의문도 있을거니까요. 적어도 저는 그렇더군요.
11/05/11 17:16
유명한 시건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올라온 시건 오글거리는 건 똑같습니다. 자게에 흔히 올라오는 수필도 오글거리는 게 있죠. -_-;;
어떤 내용에 오글거리느냐는 그야 말로 개인 차라고 생각합니다. 전 직설적인 글이면 좀 오글거리더군요.
11/05/11 17:18
글은 같은글이라도 다른 두사람이 본다면 전혀 다르게 느낄수 있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쓰고자하는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기 힘든것이 글이라고 생각해요. 말과는 다르게 억양이나 표정 심하게는 손짓발짓까지 의사전달에 도움을 주는반면, 글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11/05/11 17:21
정말 잘 쓰여진 글이나 시를 읽으면서 한번도 오글거린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습니다.
그 차이는 글에 겉멋만 들어있으냐, 아니면 정말 그 글이 멋이 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11/05/11 17:21
허세이냐 진심이냐는 쓰는 사람 마음 속에 달린 거라 봅니다.
아픈 속내를 남에게 보여주려는 게 허세 때문인지 혹은 남이 내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주길 바라는 마음인지 알 수는 없죠. 오글거리는 글을 쓴 거에 대해서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거나 혹은 충격적인 상황에 대해 대처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무턱대고 허세라고 비난하는 건 불난 사람 마음에 기름 붓는 거라 생각합니다. 글이 좋지 않다고 해서 그 사람의 본심이 그릇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 사람의 본심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글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본심이 있는 만큼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겠지요.
11/05/11 17:24
90년대 영상 트랜드를 지배해버린 왕가위 감독도 요새 허세킹이라고 까이는데
넷상에서는 어떤 글을 써도 미사여구나 비유가 들어가면 허세로 까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11/05/11 17:25
일단 구조적으로 문법적으로? 아무튼 그런 형식상 어느정도 표현의 급을 매길 수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려면 그 글쓴이의 평판이 절대적이죠. 예술 분야에는 그런 경우가 허다하죠 저만해도 '이것은 피카소 그림이다' 하고 보면 '아 뭔진 모르겠는데 대단한 것 같아....' 이러지 아무 정보 없이 보면 뭐가 대단한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공연 한번하면 수십억씩 벌어들이는 세계적인 연주가가 옷 허름하게 입고 거지처럼 분장한다음에 길거리에서 연주했는데 관심가지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고 하죠 꼴랑 동전 몇 푼 던지고 가는 사람이 전부..... 어짜피 일반인이야 그 귀가 그 귀니 '저 거지는 뭔데 여기서 연주하고 있지?' 하고 지나갔겠죠. 물론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같은 사람의 연주를 들었다면 '아 xx 할 말을 잃었습니다. 너무 대단합니다.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전율이 오네요. 눈물이 흘러요' 이랬겠죠. 그런데 어쨋든 이런걸 떠나 기본적인 문법이나 표현상으로 어느정도 급을 매길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뭐 이런건 진부하잖아요? 그런 것 처럼요.
11/05/11 17:38
굳이 예술 부분이 아니라 이 세상 어떤 것도 단순히 행위, 대상 자체만으로 평가되지 않는 거 같습니다.
외적인 것들이 핵심까지도 결정짓는게 태반이죠.
11/05/11 17:39
저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니까 그렇죠.
원태연 씨의 시도 시가 아니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구구절절 동감하며 공감을 표하는 사람도 있듯이요. 뭐 귀여니 책도 그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출간되고 판매되었던 거 아닐까요? 다만 자기 만족을 위해 쓰는 글과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쓰는 글은 다릅니다. 싸이나 블로그는 아무리 노출되었다 한들 개인 공간이죠. 자기 감정을 극대화시키던 절제시키던 누구도 상관 안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거나 피드백을 유도한다거나 대가를 지불하게 하려는 의도라면 다르죠. 그에 관한 비평도 단순히 받아들여야 하고요. 솔직히 오글거림이든 허세든 시적 표현이든 사실 개개인의 기준과 감상에 따른 한끗 차이라고 보긴 합니다. "아, 시읏비읏 기분 X나 좋아"라는 말이 아무리 내가 지금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라고 할지라도 듣기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공감 코드들도 있습니다. 즉 교집합에 얼마나 들어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문제죠. 교집합 안에 그 내용이 있다면야 시적 표현이 되고, 공감의 문제가 되겠지만, 그 교집합 밖에 자리잡고 있다면 그냥 개인의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싸이나 블로그 등의 글은 교집합 밖에 자리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말이지요, 샤이니가 링딩동을 부르면 신나고 재미나지만, 일반인이 링딩동을 부르면 웃겨서 노래 못 부릅니다. 그런 걸 우리는 색채와 특화라고 하지요.
11/05/11 21:59
대학교 다닐 때 친구가 시 워크샵을 들었는데 지도하던 시인이 이런 말을 했다네요: '시를 쓰고 나서 자기 자신에게 잘 썼다는 느낌이 들면 버려야 된다고'.
11/05/11 23:23
영화나 노래 가사의 경우에는 슬픔을 담아내서 남에게 와닿게 표현하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지만
싸이월드의 경우에는 비밀 일기장에 혼자 써도 아무 상관 없는 내용을 "남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 을 꾸미기 위해서 올린다는 점이 거슬리는 것 같습니다. 장근석씨의 싸이 허세글도 많이 놀림감이 되어 왔었는데, 장근석씨가 영화에 나와서 비슷한 류의 연기를 했다면 놀림감이 되지는 않았겠죠. 누가 하느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왜, 어떤 맥락에서 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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