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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06 14:30:30
Name 씨야1
Subject 공산주의와 독재
대학교에서 교양으로 서양현대사라는 과목을 듣고 있습니다.
20세기의 역사이다 보니 사회주의의 형성과 해체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알다시피 공산주의는 한 때 소련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면서 주변 국가들도
공산화 되는 등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정치체제를 보면 일당독재에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가 없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질문을 드리자면...
막스의 공산주의는 원래 경제이론이 아닌가요? 자본주의가 스스로 가진 모순으로 붕괴되면
프롤레탈리아가 주도하는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 새로운 세상이 일어난다는 그런 걸로 이해하는데
왜 현실에서 보이는 공산주의는 독재에 자유가 없는 모습일까요? 원래 막스의 이론도
이런 정치현실을 말하나요?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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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06 15:05
수정 아이콘
학부 졸업한 지가 오래되어서 기억은 안 나지만, 결국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려면 자본주의가 스스로 가진 모순으로 붕괴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 주체는 프롤레타리아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실제 이 과정은 일어나지 않고, 자본주의에 수정이 가해져 복지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문제는 레닌의 혁명은 이런 계급적 상황이 아닌 당시의 정세와 맞물려 있다는 게 크겠죠. 레니의 공산주의 혁명은 마르크스 이론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제 형태는 레닌주의로 바뀌어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레닌주의라는 말도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는 경제에 입각한 기준입니다. 민주주의 대 독재가 정치에 입각한 기준이겠죠. 이 둘은 별개로 놓고 봐야 합니다. 북한도 표면상은 '조선인민민주주주의공화국' 아닌가요?^^;; 사실 누가 주창한 이론이든 간에 그걸 실행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형태로 나타나겠지요.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요.
11/04/06 15:17
수정 아이콘
공산주의는 경제제도로 이해해도 되지만 이것은 상식적인 분류일 뿐이고, 공산주의의 기초가 되는 유물론적 입장에서 공산주의는 민주주의를 더 잘 실현시킬 수 있는, 그러니까 민주주의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그것도 대의제 민주주의가 아닌 직접민주주의를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러니까 공산주의를 '경제제도'다 라고 분리시켜서 말할 때는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를 분리시켜서 '자유서방' 이라고 대립시키고 공산주의를 독재라고 부르는 단순화된 도식이 은연중에 포함된 것이죠.

그런데 왜 현실 사회주의가 독재로 점철되었는가... 그것은 마르크스에게로 연유되는 '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 개념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마르크스 주의를 피와 폭력의 사상이라고 불리게 만든 이 개념은 실제로 현실사회주의가 참혹한 독재, 숙청으로 얼룩지게 만들었죠.

그러나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개념이 현실사회주의의 독재와 동일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라는 말은 무섭지만 마르크스의 맥락에서 이것은 '부르주아 독재'와 대칭되는 말이거든요. 마르크스의 시대에 대의제라는 것은 '있는 놈들이 있는 놈들을 뽑는 제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이죠. 화이트 칼라가 대다수인 지금과는 다르게 그때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바로 프롤레타리아였고, 부르주아만 선거하고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압도 다수 국민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여기에서 여타 아나키즘과 구별되는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요, 그것은 '비국가를 지향하는 국가'라는 개념입니다. 마르크스는 최종적으로 국가가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그것은 개인들이 국가를 '거부'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소멸시켜가는 권력이 존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것이 '과도기적 국가'인 프롤레타리아 독재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죠. 예를 들어 보육원 짓고 학교 짓고 공유제도를 만들고 협동 기금을 만들어야 국가가 사라져도 된다는 것이고, 그 전에 사라지는 것은 안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과도기의 인정 여부가 단순한 파괴/폭동으로 전술을 제기하는 일부 아나키즘과 구별되는 점입니다. 우리의 일반적 인식과는 다르게 마르크스는 꽤나 현실적(?) 인 사람이었거든요.

물론 현실 사회주의 국가는 과도기인 '척'하다가 우리가 이해하는 의미의 독재로 돌아섰습니다. 여기엔 마르크스가 제공한 개념이 불완전했다는 '약점'이 있겠지요. 마르크스는 어디까지나 현실을 해석하는 상태론을 이야기했지 어찌어찌하라는 운동론은 (거의) 말하지는 않았거든요. 세상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 이러한 운동론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죠. 어떻게 마르크스를 이해하고 비판하며 계승할 것인지.
11/04/06 18:40
수정 아이콘
현실 사회주의 국가는 과도기인 상태에서 정체되어 버린 셈이군요. 이상사회로 나아가질 못하고 스스로의 모순에 의해
무너져버린 것으로 봐야겠군요.두 분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 도움이 되었습니다
냥이낙타
11/04/06 19:22
수정 아이콘
윗분들이 잘 말씀해주신거에 살짝만 덧붙이자면
공산당 선언 마지막 말은 '만국의 프롤레타리아들이여! 단결하라'입니다. 마르크스는 공산당 혁명과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발전된 자본주의를 갖고 있는 국가들에서 발생하여 서로 연계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국에서 혁명이 먼저 일어나고, 그 뒤를 독일과 프랑스가 잇는 식으로요.
그러나 정작 가장 먼저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성공한 나라는 아직 자본주의를 시작도 못한 러시아였고, 서유럽 국가들의 혁명(혹은 소요)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에서 러시아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일어났고, 러시아는 '일국 사회주의'를 제창합니다. 전세계적인 혁명이 아니라, 일단 러시아부터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고 그 다음에 생각하자 라는 결론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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