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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07 14:30
알고 계신다면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아버지의 반대로만 가시지 말고 다양한 서적이나 아내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내가 받지 못했기에 주지 못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절실하기에 더 잘줄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행복을 주시길 기원합니다. 리플을 달면서 제 아이에게 저는 어떤 아버지일까도 생각해보니 많이 반성하게 되네요
11/03/07 14:34
와이프가 사회복지사이자 미술치료사 인대.. 와이프가 항상하는얘기가....
모든 사람들은 미워하는 사람을 닮게 되어있다네요.. 그래서 어렸을때 가정폭력에 시달린 사람이 가정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아버지를 사랑하고 용서하는건 아버지를 위한게 아니라 아들을 위한겁니다..
11/03/07 14:35
보통 그런 말을 많이 하잖아요.
아내를 때리는 아버지를 둔 아들은 그 아버지를 그렇게 경멸하면서도 자신이 결혼하면 아내를 때린다라고요.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릴 부분은 아닌 거 같지만, 본인이 자신의 행동과 그것에 위험을 자각하고 있고 혼자의 각오만으로 도저히 그것을 고칠 수 없을 때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인지한다고 그것이 행동의 변화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럴 때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03/07 14:44
저도 비슷한 고민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제게 많은 것을 해주셨지만, 어릴때 때리기도 무지막지하게 많이 때리셨던 분이구요. 아버지 어머니 둘 다. 그러니까 제가 잘못하면 매부터 드셨고 한번 매를 드시면 적어도 2시간은 줄창 맞았구요. 부모님 본인이 기분나쁜일이 있어도 절 때리시곤 했구요...(얼마전 다시만난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구요.) 아버지는 어머니를 많이 때리셨는데, 전 어렷을때 그런 사실은 몰랐구요. 어쨌든, 본인은 자신이 본만큼 행동하게 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노력을 하면 반감되겠지만, 본인이 아는 만큼이죠.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은 닮게 행동하는 것 같아요.
11/03/07 14:47
좋은 아버지 밑에서 자란 사람보다 힘든 것이야 사실이겠지만,
역시 노력을 한다면 될 수 있지요. 무엇보다도, 지금 모카님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계시잖아요. 18개월인 아이라면 아직 결혼하고 시간이 많이 (사실 길다면 길다고 할 수도 있지만) 흐르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계신 것이니 좋은 아버지, 남편이 되실 분 같습니다. 다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며 알고 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sungsik님 말씀처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나중일이지만요.
11/03/07 14:48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고 이미 결혼해서 애까지 있으시다면 저보다 한참 인생 선배이신 분이군요...
부디 자신을 이겨서 훌륭한 아버지가 되시길 빕니다. 경험은 제가 일천하지만...그래도 어디서 들은 얘기가 있어서 말씀드리자면...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한다면 닮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모카님의 나이라면 아버지를 기대야할 대상이라기 보다는 돌봐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많이 편해지실거예요. 다만 돌봐야한다고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는게 아닙니다. 자식을 돌본다고 자식이 원하는대로 다 해주지 않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님보다 정도는 덜하였지만 비슷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를 돌봐야한다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많이 극복하였고, 얼마전에 아버지께서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에는 정색하면서 거절했는데 저의 멘토 같은 분이 그러면 안된다고 일단은 대화를 해보라고 하셔서 어떠어떠한 상황이라 어째서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차근차근히 듣고 만들어드렸습니다. 그러고나니 저도 마음이 편하고 아버지도 저를 살갑게 대하시더라구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난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일단 예전보다는 제 마음도 많이 편해졌고 아버지도 마음이 편해지신 것 같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닉넴만 몇 번 본 사이에 제가 하는 말이 얼마나 와닿을지 모르겠네요 ^^; 제가 깨달은 것이 아니라 저도 배우고 실천해본 것들입니다...부디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혼자서는 너무 힘드시다면 쪽지 주셔요. 도와드릴게요. 저도 도움을 받고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있으니까요. 저도 혼자서 하려고 했다면 모카형님처럼 너무너무 힘들어서 못 했을겁니다...
11/03/07 15:05
음. 제가 약간(?) 글 쓰신 분과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결혼해서 아이 하나에 둘째도 곧 태어나구요.. 근데 전 오히려 어렸을 적 그런 경험을 해서 그런지,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되더군요. 피는 못속인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긴 했었지만, 집사람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도 제게 '좋은 아빠'라고 하는 걸 보면 심하진 않은 듯 해요. 저는 무엇보다, 아이가 너무 좋습니다. 만 세 살 남자아이인데.. 같이 축구하러 운동장 가고, 책 읽어주고, 레고 놀이하고, 안아주고, 뽀뽀하고... 이런 경험들이 정말 재밌고, 즐겁습니다. 생각해보면 애 때문에 제 개인 생활은 없어지고(출근 - 퇴근 - 놀아주기 - 취침) 쥐꼬리만한 월급에 생활은 팍팍해졌지만(집도 없고 차도 없고 ㅜ) 아이 자는 것만 보고 있어도 행복합니다. 저도 아직은 애가 어리고, 둘째까지 생기면 더 힘들어질 수 있겠죠. 언제까지 이렇게 좋은 아빠일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항상 생각해요. 제가 느끼지 못했던 것, 부족하다 생각했던 것, 그니깐 화목한 가정이요.. 이거는 아이들에게 내가 꼭 느끼게 해줄거라구요.. 자는 아이 보면서 항상 생각해요. 글 쓰신 분의 경우는 아마도 육아 스트레스가 좀 많으신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한번 바라보세요. 자는 아이 정말 천사같잖아요. 화이팅입니다!
11/03/07 15:31
육아에 대한 아내분과의 대화의 시간을 한번 가져보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모카님은 육아시 심적 스트레시가 있고 아내분은 육체적 피로가 있으니까 모카님은 퇴근해서 집안일을 좀더 아내분은 육아에 좀더 시간을 쓸수 있도록 두분이 잘 조율해 보시면 되겠네요. 좀더 큰 다음에는 몸으로 놀아 주면 될 겁니다. 걸어 다닐 때쯤..
11/03/07 15:48
변명에 불과합니다.
물론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잠재된 성격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압니다. 저도 제가 부모님의 싫은 면이 저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을 느끼고, 사회에서 용인 할 수 없는 부분은 다 노력으로 고쳤습니다. 아버지를 용서하라 용서하지 말아라하는 문제는 본인의 가치관에 따른 판단이 필요한 문제 이지만, 최소한 자녀를 대함에 있어서 본인이 받았던 그 대우가 싫었다면, 그러지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셔요.
11/03/07 15:59
다른 얘기지만 전 군대에서 맞기는 했어도, 후임은 절대 때리지 않았습니다..
악습은 내 대에서 끊으면 되는 겁니다.. 그냥 자식은 사랑으로 대해주세요..
11/03/07 17:06
댓글이 많이 달려서 놀랬습니다. 댓글달아주신 분들 모두 진심어린 감사드립니다.
퇴근길에 버스안에서 댓글을 읽고 오늘 집에서 아이를 대할때 많이 유해진 저를 발견했습니다. 사실육아로 저와 와이프 둘다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상황이긴 합니다. 아이가 많이 민감한 편이였기에 극심한 육아스트레스로 정신과 상담을 부부가 함께 주기적으로 받았었고 그때 제가 자란환경을 설명했었습니다. 주는 아이에 대한 상담이였지만 번외편으로 제문제도 상담을 받게되었었죠. 그때 제가 얻은 방안책은 아버지를 갠관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라는 것이였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가슴에 담고 살기 때문에 분노시 무의식적으로 표출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잡고 있기에 애를 잡아줄 손이 없다고... 그런데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도저히 아버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기 힘들더군요. 아직도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날때가 많습니다. 평상시엔 좋은 아빠이자 좋은 남편입니다. 주5일 9-5가 가능한 직장에 다니고 있어 가사일에 참여할 시간이 많은 덕분에 저녁과 점심 도시락을 늘 제가 준비하고 장보기, 설거지, 베큠, 쓰레기 버리기등은 제가 합니다. 애기 목욕 시키는것도 요즘엔 제가 하는 편이고요. 가끔 서로 설거지 하겠다고 싸우곤 합니다. 나머지 사람은 애기보거든요... 하지만 체력적으로 한계에 달했을때 또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정도 애기봐달라고 하고 스타를 할때 애가 힘들게 하면 제가싫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제자신에게서 발견하는거죠. (어제 이성을 잃고난리친후 그냥 스타를 접기로 했습니다) 아들녀석을 아버지께 제대로 보여주질 않았습니다. 손주볼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또 가급적 늦게 낳던지 아에 안낳아도 된다고 말씀하신 아버지니까요. 살다보면......좀더 유해지는 날도 있을거고 그러다 보면 아버지랑 한잔 하면서 손주얼굴 보여줄 날도 있겠지요. 좋은 아버지로써 열심히 살겠습니다. 힘든 고민이였는데 피지알을 알고있어서 참 행복한 하루입니다.
11/03/07 17:43
개인적으로 심리상담도 함께 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내적으로 상처가 많이 난 사람들은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그 상처가 올라와서 표출되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나 좋은 환경도 치유할수는 없다고 하더군요. 사랑과 용서만이 치유할수 있다고 하는데.. 용기가 많이 필요하다고 하니 와이프분이랑 상담해보시고 심리상담도 부부끼리 받는것도 좋아보입니다.
11/03/07 20:11
뭐라 단언을 할 수가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제 스스로 이야기를 하자면 이 글을 읽기 전에, 저 역시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 아들은 아버지를 빼닮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상처를 받고 자라온 사람은,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서도 그 아버지와 같은 행동 양상을 보일 확률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제가 주변에서 결혼한 형들을 좀 봐와서요.. 어릴 때 부모로부터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형은 결혼해서도 자기 자식을 거의 방치하고 있습니다. 별명이 공무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뭔가 항상 여유롭고 교양있고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형은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도 참 자식 사랑이 극성이고 가정적으로 올바르게 키우고 있더라구요. 저도 이게 잘못된 선입견인 것 같은데.. 그런 상황을 단 몇 차례만 봤을 뿐인데도 부전자전, 가정을 꾸리는 가장은 누구보다도 자기 유년기 시절의 친아버지와 비슷한 가정환경을 꾸리는 것 같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아마도 글쓴분도 이런 선입견으로 인해 고민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글쓴분 본인도 그토록 닮고 싶지 않았던 친아버지의 모습을 자신도 점점 닮아가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과 고민..
답은 간단합니다. 본인은 그리 되지않게 노력하셔야죠. 그리고 이글을 올릴 정도로 깊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아버지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본인이 그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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