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7/09/24 22:15:40
Name 워크초짜
Subject 워크래프트3에게 가졌던 기대감과 배신감 그리고 변치않는 애정...(下)

전작 : 워크래프트3에게 가졌던 기대감과 배신감 그리고 변치않는 애정...(上)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war3&page=1&sn1=on&divpage=1&sn=on&ss=off&sc=off&keyword=워크초짜&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459


1. 영원한 비교대상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

이것만은 모두들 인정한다...
워3는 잘 나갔던 시기가 분명 존재한다...
다른 게임보다도 베타시절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졌고, 리그 또한 스타래프트 초창기에 비하면 말도 안 될 정도로 많고, 상금 또한 좋았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잘 나갔던 게임이 지금은 방송에서 보기가 이리도 힘들까?

개인적으로 워3는 '통속적인 인식'에 희생된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게임 중 하나라고 표현한 것은 비단 워3 뿐만 아니라 수많은 게임이 그런식으로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한국에 큰 획을 그었다...
스타크래프트를 해보지 않았어도 SCV라는 말은 이제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히드라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히드라보다 침을 뱉는 유닛으로 더 인식 되고 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잇는 게임은 하나도 없었다...
아니, 뒤를 이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 아니었으니까...(아이러니하게도 스타크래프트2 역시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변했다)

그렇다...
워크래프트3 뿐만 아니라 많은 게임들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관점에서 접근을 당했던 것이 어쩌면 국내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위대하다라고 과도한 표현을 써도 될 정도이다...
하지만 왜 다른 게임을 스타크래프트의 관점에서 해석되었을까?
필자의 친구들에게 워크래프트3에 대해 물어보면, 그 느린 게임을 어떻게 하느냐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반응은 종종 보인다...
그렇다면 왜 그 기준은 스타크래프트인가?

하지만 그 때로 넘어가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고 다른 국산 게임 리그는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스타크래프트와 맞먹는 혹은 그 이상의 게임이 E-Sports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요했었다...
그리고 그 절묘한 상황에 나온 게임이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 회사의 워크래프트3 였다...

같은 RTS게임이지만, 두 게임은 엄연히 달랐다...
하지만 두 게임을 같게 보고 비교하려는 시선은 끊임이 없었다...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비교가 되었던 두 게임...


2. 게임용으로는 적합, 방송용으로는 부적합???

워크래프트3에게 따라다니는 또 다른 말은...
'게임용으로는 적합, 방송용으로는 부적합' 이다...
분명 화려한 그래픽, 적재적소의 영웅 스킬과 아이템은 게임을 하는데 흥미를 느끼게 해주지만...
아이템의 랜덤성 요소라던지, 화끈한 물량전이 없다는 것에서 방송용으로는 부적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블리자드가 방송용 게임을 만들자고 한 것도 아니니...
워3가 무슨 죄가 있겠냐만은...
왜 워3가 방송용에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그리 쉽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앞서 얘기했지만, 스타크래프트로 익숙해진 물량전과 비교하면 워3에는 분명 그런 것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워3 만의 장점을 되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과거 프라임리그에서 결국은 악용되었지만, 에디터 능력을 활용해서 맵을 좀더 세련되게 보이게 한다던지, 영웅의 스킬을 화려하게 표현한다던지, 긴박한 상황에서 바꾸는 카메라 각도 등은 분명히 좀 더 발전 시킬 수 있는 여지가 존재했다...
(결과적으로 맵조작이라는 파동으로 이어졌지만, 좀 더 연구하면서 철저한 관리가 있었다면, 팬들을 더 끌어모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온게임넷과 프라임리그...

2005년은 워3 리그에 한 획을 그을 뻔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연결되고 그리고 세계의 고수들까지 초빙되어 진행된 리그...
그 이름하여 WEG...
워크래프트3 뿐만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 또한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미리 말하지만, 이 WEG를 통해서 리샤오펑 선수는 한국 팬들에게 강한 인식을 남기고, 루나틱하이와 프로젝트X는 한국을 대표하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팀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다시 돌아가서, 처음 1차리그는 온게임넷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결승전은 중국에서 열렸고,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 속에서 2차리그를 기대하면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게 왠 날벼락?
WEG 2차리그를 온게임넷이 포기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재정적인 문제였다...
확실히 스타크래프트 만으로도 흑자를 내기가 힘든 상황으로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하게 WEG를 주관하는 것이 힘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옆 동네 사건 때문이었다...
2005년 3월초 E-Sports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일명 장조작 사건...
금요일에 온게임넷에서 방송하던 스타리그도 무섭지 않았던 자랑스럽게 여겼던 프라임리그...
결국은 한 사람의 농간이였던 것이었다...
후폭풍은 더욱 거셌다..
당시 그 사건을 밝힌 이중헌 선수는 침착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고...
장용석 선수는 그 때의 충격으로 게이머 생활을 은퇴할 뻔 했다...(다행히 현재는 삼성칸의 테란으로 활약 중이다...)

아마 그 때는 정말 워3가 방송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도저히 재기를 할 것이라고 보이지 않았다...
한 쪽에서는 재정상 문제로, 한 쪽에서는 도덕성 문제로...

워크래프트3가 E-Sports에서 영원히 사라질 뻔 했다...


4. 한마음이 된 우리...

프라임리그 파동 이후 MWL로 새롭게 시작되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장재호,홍원의,박준,조대희의 강함은 분명 대단했지만, 과거만큼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장재호는 판타지스타라는 화려함보다 안드로장이라는 위압감을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워3를 살린 것은 온게임넷도 아니고 엠비시 게임도 아닌 바로 워3 팬이였다...
아프리카tv라는 방송으로 아마추어 방송인들이 사비를 털어서 리그를 진행하고...
그 전부터 힘을 내던 나이스 게임TV분들은 더욱 힘을 내어서 워3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기획을 준비했다...
그리고 ACB라는 리그를 통해서 아마추어 게이머들은 방송에서 보이던 모습 이상을 보이기 위해 힘을 냈다...

그리고 워3는 여기까지 왔다...
분명히 스타크래프트 물론, 프로리그 열리던 과거에 비하면 초라하다고 볼 지 모른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워3의 중심은 한국이다...
오히려 그 때보다 더욱 한국 게이머들은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비록 방송상으로 보이지 못해 아쉬워 할 것 없다...(사실 아쉽긴 하다...)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누가 여기까지 이끌고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방송사 분들 중 많은 분들이 포기했지만, 우리는 여기까지 끌고 오지 않았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온라인 방송을 하고 계신분들...
지금 이 순간에도 온라인 리그에 참가하고 계신분들...
지금 이 순간에도 워크래프트3를 즐기시는 분들...

당신들 모두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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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언니
07/09/24 23:53
수정 아이콘
스타의 맵핵과 배신, 그리고 불편한 배넷과 욕, 노매너 게임에 질려서 워3로 전향했습니다.
2:2 랜팀 온리 언데드유저로 1200승정도 했는데 워3가 아직도 재미있네요. ^^;
다크레인저 달때까지 고고
엘렌딜
07/09/25 00:43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스타, 워3 둘다 관심있게 지켜 보는 팬으로서 워3 충분히 방송용 게임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조차 요즘은 직접 플레이 하는 것보다 각종 대회의 리플을 받아서 보는 재미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편견이 정말 아쉽습니다.
아직까지도 제 주위의 사람들은 워3 이야기하면

'게임 진행이 너무 느리다 - 실제로 평균 게임시간은 스타와 대동소이합니다',
'타격감이 없다 - 알트키의 활용으로 유닛의 생사를 더욱 리얼하게 볼 수 있죠'
'물량이 안나온다 - 정말 토나오고 욕나올 정도로 긴박한 영웅스킬, 유닛 마법 활용, 아템 활용, 유닛 살리기 컨트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안타깝습니다..
07/09/25 01:24
수정 아이콘
정말 국내 워3리그가 없다는게 너무 아쉽네요. 엠겜W3에 기대를 걸었지만 섬머 그랑프리 이후로 열릴 기미는 보이지 않고....워3 프로게이머를 보기위해선 해외리그를 볼 수 밖에 없단 사실이 슬픕니다.

그건 그렇고 좋은글 잘 봤습니다. :)
하만™
07/09/25 01:26
수정 아이콘
워크가 방송용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건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게임 진행이 느리다는건 평균 게임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유닛의 이동속도와 관련된거라 생각합니다.
이동속도 자체는 그렇게 차이나지 않겠지만(맵대비 이동거리) 유닛이동의 체감속도는 스타가 더 빠르다고 느껴집니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방송용으로 부적합하다는건 워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워크방송을 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스타 같은경우엔 전투의 승패, 게임의 유불리 같은 것이 비교적 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워크 같은 경우 업킵시스템, 영웅의 존재때문에 교전에서의 이득과 손실 그리고 유불리는 워크를 하지않는 사람들에겐 보이지않거든요.

어느정도 워크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본다면 워크는 방송용으로 스타보다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워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 워크대회를 보며 재미를 느끼기는 힘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만™
07/09/25 01:29
수정 아이콘
나늬님// 곧 10월쯤에 AWL이라고 나이스게임티비에서 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총 상금 1000만원 상당의 꽤 큰대회구요.
적어도 3회까지는 스폰지원을 약속받아서 3회대회까진 한다고 하더군요.
프로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케스파 공인대회가 될거라더군요.
장재호 노재욱 박준등 최정상급 워3프로게이머들도 참가한다는 것 같구요.
대회방식은 16강 4개조 조별리그로 하는 전형적인 온게임넷 리그식으로 한다고 합니다.
07/09/25 03:42
수정 아이콘
하만™님// 오오 그렇군요 나겜에서 AWL 하는건 알고 있었는데 3회진행은 처음 들었네요 꼭 챙겨 봐야겠습니다 ^^
Mr.Children
07/09/25 08:25
수정 아이콘
홀스님 말씀으론, 주2회 방송하신다고 하더라구요~ 선수들이 준비할수있는기간을 줄수 있도록.
六道熱火
07/09/28 02:48
수정 아이콘
어차피 스타든 워크든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방송을 보기는 힘듭니다.
스타가 워크보다 보기 쉽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스타를 어느정도 접해봤기 때문에 나오는 것일 뿐, 게임에 관심없는 사람이 보면 스타든 워크든 똑같습니다. 승패판단도 마찬가지, 스타를 어느정도 아는 상태이기 때문에 승패판단이 쉽게 나오는 것이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다릅니다. 질럿과 저글링의 특징 차이, 마린대 질럿 싸움에서 발업 유무와 템플러 포함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의 차이, 커세어와 무탈의 특징을 모르면 아예 모르는 사람한테는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기 힘들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나 FPS와는 달리 RTS 자체가 어느정도의 연구를 통해서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도 쉽게 게임 방송을 즐길 수 있다' 라는 특징을 가지는 RTS 게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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